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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일 님의 서재입니다.

데우스 논 불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이백일
작품등록일 :
2020.09.05 23:48
최근연재일 :
2020.11.02 08:1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5,722
추천수 :
311
글자수 :
370,832

작성
20.10.1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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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5쪽

첫번째 뒷이야기 (2)

DUMMY

케파는 정신을 차림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칼을 쥐지도 않은 손에 힘을 꽉 쥐고서.

손톱이 피부를 파고들 기세로.


“나와라, 유다!”


흐릿한 시야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어지러움.

외신들을 쓰러뜨릴 때와는 차원이 달랐던 마력의 울림.

케파가 보는 세상이 자꾸 흔들리고 뒤틀렸다.

술에 취한 사람처럼 균형을 잡지 못하는 케파.


“억!”


있지도 않은 유다에게 칼을 겨누던 기사는.

저 혼자 나무 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흙바닥에 얼굴을 처박는 케파.


“크윽···”


얼굴을 박았지만 뒷목이 얼얼하여 손이 갔다.

뒷목을 매만지며 케파는 유다와의 전투를 회상했다.


치열하다면 치열하고, 차분하다면 차분한 전투.

한쪽은 괴성을 지르며 덤비고, 한쪽은 차분하게.

한과 슬픔, 분노가 가득 담긴 작지만 큰 일격.

묵직한 철봉과 거대한 양손검이 맞부딪힌 순간.


-!

-!


금속성의 소리와 동시에 마력의 울림이 두 사람의 머리를, 영혼을 강타했다.

반석에 준하는 성기사, 위대했던 존재와 계약을 마친 무당.

고농도의 마력을 지닌 두 존재의 충돌.

강력한 울림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뭐야!

-큭!


훈련을 통해 인내심을 기른 케파도,

이쪽 분야는 누구보다 강인한 유다도.

의문이 느껴지고 신음할 정도의 강렬함.

영혼이 마모되고 머리가 깨질 듯한 고통.


-으랴아아!!

-후우···


그래도 결투는 계속되었다.

몇 합 끝에 둘 다 정신을 못 차릴 때까지.

색과 형태를 분간 못하고 이명이 일 때까지.


-구웨엑···

-으으···아아···


엉뚱한 방향으로, 중심도 잡지 못한 채.

앞과 뒤, 위와 아래도 구분하지 못하며 그들은 쓰러졌다.

바닥을 기고 허공에 무기를 휘두르다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지금, 서서히 분간되는 세상.


눈앞의 갈색 뿌리와 흙.

멀리 보이는 시뻘건 핏자국.

코를 자극하는 흙내음과 피냄새.

손톱 밑에 박힌 작은 알갱이까지.

모든 감각이 서서히 돌아왔다.


보통 사람, 기사, 성기사라면 상상도 못할 회복속도.

성흔을 발현했기에 가능한 영적인 재생.

믿음으로부터 오는 작은 보상이었다.


오감을 되찾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케파.

두 눈을 비비고 바닥에 떨어진 장검을 주웠다.

장검을 쥐는 순간 위화감을 느낀 그.


흠칫 놀라며 칼을 높게 들어올린다.

잘 관리되고 쓰인 적이 거의 없는 검.

흙이 묻은 케파의 얼굴이 검면에 비춰졌다.

그리고 그곳에 새겨진 익숙한 이름.


‘이건···’


자신이 길들이지 않은 무기.

다른 이가 길들인 쇳덩어리.

더 작고, 왜소한 소년이 사용하던 물건.

백발의 소년이 성인식 때 받은 칼.


유다 드 발도르.


대륙 서부와 중부의 공통된 문자.

파스투(Fastu) 문자로 새겨진 이름.


케파는 동료였던, 이제는 사냥감이 된.

친구의 이름을 보고서 팔에 힘이 빠진다.

아래로 떨어지는 오른팔.


“유다···”


아직도 충격이 가시질 않았다.

무엇 때문에, 어디서 튀어나온 외신에게.

모든 것을 걸고, 교회를 배반해서라도.

교회의 모든 동료를 적으로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외신에게 영혼을 팔았단 말인가?


“여우 년···”


케파가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허리춤에 장검을 찼다.

그나마 짐작할 수 있는 이유.

사람 모습에 가까웠던 사특한 존재.

자신에게 심장이 갈린 어린 외신.


피샤의 죽음이 유다를 타락시킨 원인일까.

그 여우가 어디까지 유다를 홀린 것일까.

유다의 취향으로 둔갑하고 꼬리를 살랑거리며 유혹한 거겠지.

두 마리나 되었으니 마음 약한 유다라면 충분히···


“···파···”

“누구냐!”


숲 속을 울리는 작은 목소리.

방금 전의 전투로 잔뜩 예민해진 케파는 양손검에 절로 손이 갔다.


“···파!”

‘응?’


서서히 커지는 익숙한 목소리.

케파는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깨닫고 칼손잡이에서 손을 뗐다


“어딨어 이 새꺄!!”

“선생님!”


웰링턴 교구 기적심사원 제3보좌사제 에말.

쾌활한 에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하늘 높이, 땅 깊숙이 저승에 닿을 기세로.


“여기 있어요!”

“어디!”


그렇게 둘은 한동안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서로의 위치를 확인한 뒤에야 만날 수 있었다.


물어뜯긴 상처가 그럭저럭 아문 에말의 오른팔.

한쪽만 남은 팔을 높이 쳐올리고 크게 흔들었다.

어린아이가 즐거운 구경거리를 볼 때처럼.


“야, 야! 여기까지 뭐 하러 왔···악!”

“선생님!”


그러다 균형을 잃고 어이없게 넘어지는 사제.

그 모습이 마치 광대가 웃음을 유발하는 것과 비슷했다.

선생의 우스꽝스런 행태에 웃음이 새어 나온 케파.


“어쭈, 웃냐? 지금 누구 덕분에 웃는지는 알아?”


에말은 웃으면서 자신의 왼팔을 흔들었다.

팔꿈치 아래가 깔끔하게 사라진 꼬락서니.

그런데도 그는 환하게 웃었다.


“죄, 죄송합니다.”

“이것 참. 팔 하나 날려서 저주, 가 아니라 마법으로 보조했는데. 솔직히 이렇게 밀릴 줄은 몰랐어. 게다가 제자는 팔 잃어서 균형 못 잡아 넘어진 선생을 보면서비 웃고.”

“선생님. 그런데 여기까지는 어떻게···”

“내가 누구냐? 기적심사원의 보좌사제씩이나 되는 몸이라고.”


자신의 가슴을 크게 두드리는 에말.

과장된 행동에는 자신감이 아닌 슬픔이 서려 있었다.


“아~주 짙은 잔향은 나도 볼 수 있지. 사제들도 마법 익히는 거 잊었어? 난 1위계뿐이지만.”

“그 정도 되는 마력을 지닌 존재는 없을 텐데요.”


에말은 케파의 말에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손가락으로 케파를 넌지시 가리키면서.


“저요? 제가 왜요?”

“너는 멍청한 거냐 겸손을 떠는 거냐? 성흔을 발현했으면서.”

“아, 그게···”

“솔직히 네가 먼저 눈치챘을 거 아냐. 푸흐흐.”


케파는 그의 놀림에 말을 잇지 못하였다.

자신도 어렴풋이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나중에 깜짝 놀라게 해줄 예정이었던 것이다.


부끄러움과 기쁨, 당황감이 한데 뒤섞인 얼굴.

케파의 반응을 보고 에말은 코웃음을 쳤다.


“영웅 탄생은 나중에 축하하고. 유다 찾으러 온 거지?”

“네.”

“같이 없는 거 보면 뭐···”

“죄송합니다.”


유다를, 같이 있던 여우를 떠올리며.

유다를 홀린 못된 외신들을 떠올리며.

케파는 이를 갈고 주먹을 꾹 쥐었다.

허리를 푹 숙여 선생에게 사과하였다.


유다를 버리자고 한 건 바로 자신.

독단적으로 찾으러 온 것도 자신.

외신과의 계약을 말리지 못한 일까지.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었다.


사과를 받으며 입을 쩝쩝대는 사제.

사제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그러나 이내 곧 고개를 흔드는 그.

지나간 일은 과거에 불과하기에.


“됐어. 도깨비불에 홀렸을 때부터 이미 끝난 거지.”

“자세한 사정은 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어서시죠.”

“좋아. 돌아가자고, 성인(聖人) 님.”


케파가 에말에게 손을 뻗었다.

제자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고 의지하는 스승.

어느새 스승보다 커진 제자는 든든했다.

누가 이끌 것도 없이 두 사람 다 잔향의 흔적을 역추적한다.


그렇게 한참 조용히 걷던 케파.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이다.

죽어버린 스승이 떠오른 탓이다.


외신사냥에 나서기 전에 서로 껴안을 정도로 각별했던 사이.

정확히 무슨 사이인지는 모르지만 가장 소중했을 동료.

가만히 생각해보니 선생은 동기를 잃고도 웃고 있었다.


“···선생님.”

“겨울인데 모기가 앵앵거리네.”


귀를 들이대며 가벼운 언행을 보이는 에말.

케파는 그런 그의 언행이 오늘따라, 아니 지금에서야 유독 처량해 보였다.

어른이 된 소년은 그 속뜻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기에.


“선생님. 시몬 스승님이 돌아가신 거 아시죠?”

“누가 몰라? 머리통이 통째로 사라졌던데.”

“그, 그럼. 그···어째서 웃으시는지···”

“응?”

“기분이 어떤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침을 꿀꺽 삼키며 말을 마치는 케파.

혹시 실성한 것은 아닐까,

마음이 무너져 내린 것은 아닐까.

잔뜩 걱정이 되어 결국 말해버리고 말았다.


에말은 케파의 걱정과는 달리 담담했다.


“아, 기분? 기분이라. 비슷한 말로는 느낌이나 감상이 있지.”


예전에 선생 노릇을 할 때처럼 설명조로 말하는 사제.


그러고는 뜬금없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다음에는 크게, 아주 크게 웃었다.

마음이 망가져 울음을 잃은 자처럼.

정신이 나가 웃음만을 짓는 이처럼.


케파는 당황하며 발걸음을 멈추었다.

자신의 예상이 맞은 건 아닌가 하는 불길함.


“선생님?”

“불경스러운 대답인데 정말 듣고 싶어?”

“···네.”

“이십 몇 년을 함께 한 여동생과 팔 하나를 잃은 남자의 심정을?”

“···”

“지금 당장 자살하고 싶어.”


실성.

가벼운, 너무나도 가벼운.

깃털과 대기보다도 더 가벼운.

지겹도록 가벼운 실성이었다.


***


케파 일행은 격렬한 전투가 있었던 그 자리에 네 사람의 시체를 묻고 이틀에 걸쳐 루트로 돌아왔다.

기사관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마친 뒤에 한 방에 모인 일행.

책이 흔한 요즘, 좀 사는 집이라면 어디에나 있다는 서재였다.

언제 외신이 출현할지 모르는 최전방에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사치.

인쇄기란 위대한 발명품이 이룬 이기이자 쾌거.


사치스런 장소에서 편한 복장을 한 채 기다렸다.

케파가 입을 열기까지.

유다의 행방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이의 증언을.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드디어 운을 떼는 케파.

한참을 혼자 끙끙 앓던 성인이.

눈을 감았다가 뜨고 술을 몇 잔이나 걸친 성기사가.

결의를 다진 표정을 하고 고개를 들었다.


“발도르 출신 유다. 저희들의 소중한 동료였던 유다는 죽었습니다.”

“아···”


탄식을 자아내는 마리.

아무런 말도 않는 카인.

눈을 감고 애도를 표하는 아벨.

기사관에 머물던 기사도 애도를 표했다.

에녹은 아직 회복 중이라 자리에 없었다.


홀로 떨어져 앉아 사과주를 홀짝이는 에말.

추운 북쪽이기에 포도주가 귀했다.

잔에 남은 술을 쭉 들이키고 한숨을 내쉰다.


몸과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냄새.

독한 술내음과 마음의 내음이 뒤섞였다.


“이틀 만에 말씀해 주시네, 성인 님.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정확히 말씀드리면 육신은 죽지 않았습니다.”

“뭐?”

“대장, 그게 무슨 소리야?”

“육신이 죽지 않았다니. 그럼 움직이는 시체라도 됐다는 거야?”

“비슷해.”


에말과 동료들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케파.

비슷하다는 대답에 모두가 고개를 내밀고 주목했다.

술을 술술 넘기던 보좌사제까지.


“사람을 구성하는 건 육체와 마음과 영혼. 그 중 마음과 영혼이 죽었어요.”


“유다 드 발도르. 유다는 외신에게 영혼을 팔아 넘겼습니다.”


케파의 발언에 서재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찬물을 끼얹은 듯 다들 말이 없었다.

술잔으로 탁자를 두드리는 에말을 제하고.

경박한 행동과는 달리 표정은 무거웠다.


“케파. 확실한 거냐? 네 이름을 하늘에 맹세코?”

“네. 제가 죽였던 외신이 여우 형태였던 건 아시죠?”

“그럼. 내가 확인을 했는 걸.”

“그 여우에게 동생인지 가족인지 어린 것이 있었는데, 제가 반쯤 죽였습니다. 그런데 그 여우를 제물로 삼아 알 수 없는 외신을···외신을 부르더니 흙으로 무기를 만드는 주술을 부렸어요.”

“음.”


케파는 빈 잔을 술로 가득 채우며 신음했다.

하나 남은 손으로 눈썹께를 문지르는 그.

제자가 배교를 했다는 이야기에 머리가 아파온다.


증언자는 다름 아닌 성흔을 발현한 케파.

유다와 티격태격하면서도 가장 가까웠던 제자.


“유다를 찾으러 갔는데 외신을 죽이고, 다시 어린 외신을 반쯤 죽였는데 유다가 그 외신을 제물로 제3의 외신에게 영혼을 팔았다?”


그는 머리가 아파와서 케파가 했던 말을 반복하며 물었다.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제자.


“네.”

“그 뒤에는?”

“당연히 유다를···더 이상 유다가 아닌 유다를 죽이려고 했습니다만, 마력의 울림이 심해서 둘 다 쓰러졌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외신과 함께 사라졌고요.”

“저런.”

“그 뒤에 선생님과 만난 겁니다.”


사제는 술을 들이켰다.

단번에.

메마른 영혼을 적시려고.

불완전한 몸으로 발버둥을 친다.


“저기, 대장.”

“응.”

“그런데 여우한테 홀렸으면 여우랑 계약을 맺었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 아냐? 왜 다른 외신이 있었다고 생각해?”


아벨이 이상한 점을 콕 집어 지적했다.

그러자 급격하게 굳어가는 케파의 얼굴.

케파의 반응에 아벨은 그의 눈길을 피했다.


‘괜한 걸 물어봤나···’

“거울.”

“응?”

“너희들 유다가 늘 가지고 다니던 손거울 알지? 선생님도요.”

“물론이지.”


기사답지 않게, 마리보다도 더.

여자애처럼 제 얼굴을 바라보던 소년.

그 이유는 참으로 괴상했다.

돌아가신 엄마가 떠오른다는 이유.

자신이 엄마를 쏙 빼 닮았다는 핑계.


“제 추측이지만 그 거울에 외신이 깃들어 있던 것 같습니다. 영혼을 팔 때 그 거울을 중심으로 유다의 물건과 제물이···”


그리고 케파는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상세한 묘사에 충격을 금치 못하는 일행.

특히 에말은 한쪽 팔을 덜덜 떨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방금 말했던 흙으로 뭔가를 만드는 주술. 여우와 관련된 설화나 동화, 신화 중에 그런 건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그렇다면 유다는 나랑 처음 만났을 때부터 땅과 관련된 외신과 알고 지낸 사이라는 건가.”

“네?”

“그 거울, 발도르에 있을 적부터 챙기고 다녔거든. 난 엄마 유품이라도 되는 줄 알고 안 물어봤는데.”


에말은 허탈한 표정을 짓고 의자에 기댔다.

완전히 맥이 빠져 아무것도 하기 싫은 모습.


가장 성실하던 아이가 가장 불성실한 아이다.

가장 영특했던 아이가 가장 멍청한 아이였다.

가장 독실했던 신자가 가장 불경한 아이였다.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며 술을 들이키는 사제.

제자들도 에말의 발언에 말을 잃었다.

그 사이 목을 가다듬고 선배에게 묻는 케파.


“선배님. 일단 이건···보고해야겠죠.”

“다, 당연하지. 다른 것도 아니고 영혼을 팔아 배교를 한 건이야. 안타깝지만···정말 안타깝지만! 케파가 했던 것처럼 영구파문을 하고 죽이는 게 맞아.”


같은 교구 소속인 기사가 진지하게 충고했다.

선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후배들.

후배들, 케파와 마리와 카인과 아벨.

네 명의 얼굴에는 각기 다른 표정이, 그러나 똑같은 감정이.


친구를, 동료를 전우를, 전력을 잃은 그 마음.

상실감이 얼굴이란 도화지에 그려져 있었다.


“배교기사···기사는 아니었으니 아닌가? 아무튼, 하아···유다는 이제 교회의 적이야.”


선배 기사는 조용히 뒷말을 이었다.


“반드시 죽여야 할.”


작가의말

이백일:(뭔가를 열심히 수첩에 적고 있다)

마그나:자네 지금 뭐하나? 지금 다들 바쁜 거 안 보이나? 이사라는 건 보통 일이 아니거늘. 자네 짐이라도 좀 옮기게.

이백일:저도 거처를 옮기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마그나:뭘 적고 있는 건가? 보여주게.

이백일:아, 잠깐!

(실랑이를 벌이는 두 사람. 어느새 수첩은 마그나의 손에 쥐어져 있다)


마그나:가만 있어 보자...‘이번 막간, 케파의 언행으로 한 가지 확실해진 점:케파를 포함한 444번 지구 천교의 신자들은 수인과 동물귀의 매력을 모르는 무식쟁이가 분명함.’


마그나:?(눈을 게슴츠레 뜨고 이백일을 바라본다)

이백일:(당당하게 눈을 마주하며)응? 왜 그렇게 노려보세요?

마그나:???

이백일:?????

마그나:(어이 없어 하며 수첩을 내던진다)이게, 이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었나?

이백일:(두 눈을 부릅 뜬다)1권을 모두 엮고 난 뒤 누군가 멋대로 휘갈겨 쓴 후기보다는 훨씬 중요합니다!

마그나:(역겹다는 눈으로 바라보다가 슬금슬금 물러난다)

이백일:(지지 않겠다는 듯 혀를 찬다)그 매력을 모르다니...불쌍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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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샛별 (4) +2 20.10.22 60 5 22쪽
39 샛별 (3) +2 20.10.21 62 5 16쪽
38 샛별 (2) +6 20.10.20 63 7 15쪽
37 샛별 +2 20.10.19 62 5 16쪽
36 땅의 짐승 (2) 20.10.17 68 5 19쪽
35 땅의 짐승 +2 20.10.16 67 5 17쪽
34 첫번째 뒷이야기 (4) 20.10.15 67 3 11쪽
33 첫번째 뒷이야기 (3) 20.10.14 71 3 18쪽
» 첫번째 뒷이야기 (2) 20.10.13 70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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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Deus Non Vult (5) +4 20.10.09 94 7 35쪽
29 Deus Non Vult (4) +1 20.10.08 97 3 17쪽
28 Deus Non Vult (3) +4 20.10.07 86 4 21쪽
27 Deus Non Vult (2) +1 20.10.06 88 5 18쪽
26 Deus Non Vult +3 20.10.05 148 4 20쪽
25 Deus Vult (4) +1 20.10.03 94 3 20쪽
24 Deus Vult (3) +1 20.10.02 109 5 19쪽
23 Deus Vult (2) +4 20.10.01 92 7 18쪽
22 Deus Vult 20.09.30 151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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