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인타임

황금수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나한
작품등록일 :
2016.01.13 16:46
최근연재일 :
2016.01.28 23: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56,981
추천수 :
7,119
글자수 :
135,404

작성
16.01.18 23:00
조회
3,693
추천
154
글자
11쪽

황금수 14화 - 약장수 약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DUMMY

호구를 받아 든 상관후는 복잡한 눈으로 진시운을 보았다.

“자신 없으면 패배 선언을 하든지.”

“개자식!”

진득한 욕설을 내뱉은 상관후는 호구를 오른손 손목에 끼우고는 진시운 앞으로 내밀었다.

진시운은 자신이 찬 호구와 상관후가 찬 호구를 번갈아 만졌다.

철컥! 철컥!

나직한 소리와 함께 날이 조금 튀어나왔다.

진시운은 손목을 약간 구부려 상관후 앞으로 내밀었다.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 믿지?”

상관후는 진시운의 손목을 압박하는 칼날을 확인하며 물었다. 진시운 또한 같은 상태였다.

“작은 칼날이나 큰 칼날이 들어갈 때나 나올 때는 반드시 방금 들었던 소리가 나게 돼 있어. 소리가 났는데도 내 손이 멀쩡하면 속임수를 쓴 거라고 보면 돼.”

“그때는 내가 손을 써도 된다는 뜻이구나.”

듣고 있던 구양휼이 말했다.

“미래엔 적이 되겠지만 지금은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데 당연히 그래야지.”

“친구처럼?”

“친군 아니잖아.”

“하하하! 말을 재미있게 하는구나. 네 말이 맞다. 상관후와 난 친구는 아니지만 친구처럼 지낸다. 하지만 친구처럼 지낸다고 해서 널 죽이는 데 주저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게 좋아. 속임수를 쓰는 순간 곧바로 네 목을 잘라 버릴 거니까.”

구양휼은 검을 뽑아 발 옆에 꽂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인정돼.”

“뭐가 말이냐?”

“손목이 잘리고 난 다음엔 내공을 마음대로 사용해도 괜찮다는 거야.”

“그, 그렇구나.”

구양휼은 진시운을 가만히 보았다.

시종일관 싱글벙글 웃고 있다. 그런데 하는 말들은 살벌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어떤 녀석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시작 구호는 철 소저가 해 주세요.”

진시운은 상관후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알았어요. 준비하세요.”

철군악은 고개를 끄덕였다.

상관후와 진시운은 오른손을 들어 올려 거리를 최대한 벌렸다. 그러고는 주먹을 불끈 틀어쥐었다.

“박투술을 좀 했다고?”

진시운은 오른편으로 천천히 돌며 입을 열었다.

“명투明鬪라고 들어 봤는지 모르겠구나.”

“명투 이운청?”

“잘 아는…….”

콰앙!

상관후는 오른발을 내디디며 왼손 주먹을 빠르게 찔러 넣었다.

진시운은 왼편으로 고개를 젖혔다.

퍽!

하지만 한발 늦은 듯, 상관후의 주먹은 진시운의 콧잔등에 꽂혔다.

“크윽!”

진시운은 비명을 지르면서 왼편으로 빠르게 돌았다.

각자 오른손에 호구를 찬 상태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오른편을 점유한 사람이 유리했다. 진시운이 오른편으로 빠르게 돌아간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그런 사실은 상관후도 잘 알고 있었다. 상관후 또한 진시운의 오른편을 장악하며 빠르게 돌았다.

우당탕!

의자가 넘어가고 탁자가 뒤집혔다.

상관후의 왼손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슥! 퍽!

또다시 상관후의 주먹이 진시운의 얼굴에 박혔다.

단순히 견제를 위한 주먹인 듯 진시운이 받는 충격은 미미했다.

슉! 퍽!

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짧은 주먹을 계속 맞자 코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허수아비가 된 모양이구나, 진시운.”

상관후는 비아냥대며 계속해서 주먹을 뻗었다.

그가 주먹을 내뻗을 때마다 진시운의 얼굴에서는 어김없이 둔탁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피가 튀었다.

하지만 진시운은 여전히 반격을 하지 못했다. 몇 번 주먹을 휘둘러 보긴 했지만 상관후는 가볍게 피했다.

슉! 퍽!

상관후의 주먹에 힘이 실리기 시작한 것은 진시운의 찢어진 왼 눈두덩에서 흘러내린 피가 시야를 방해할 무렵부터였다. 바닥을 밟는 오른발에도 힘이 실리고, 팔뚝의 근육이 힘을 머금었다.

슉! 퍽!

비틀!

‘지금이다!’

약간 힘이 실린 주먹에 진시운이 비틀대자 상관후는 오른발을 번쩍 들어 올렸다.

지금까지는 단 한 번도 주먹에 체중을 싣지 않았다. 체중을 싣게 되면 순간 동작이 느려져 기습에 대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드디어 끝장을 낼 기회가 온 것이다.

진시운은 눈이 찢어져 시야 확보는 거의 불가능하고, 중심마저 잃은 상태.

최고의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콰앙!

“끝이다, 개자식!”

상관후는 버럭 소리치며 왼손을 찔러 넣었다.



6. 약장수 약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전 체중을 실은 최강의 주먹이었다.

상관후는 강한 힘을 머금고 나아가는 자신의 주먹을 보았다. 비록 내공은 머금지 않았지만 이 정도면 코뼈를 주저앉힐 정도는 될 터였다.

진시운의 얼굴이 함몰되는 광경이 선했다.

막 미소를 지으려는 순간, 차가운 광채가 시야에 잡혔다. 그건 진시운의 오른쪽 눈이었다.

거의 감긴 왼쪽 눈과는 달리 오른쪽 눈은 멀쩡했다. 그런데 주먹이 날아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그대로 뜨고 있었다. 아니, 날아오는 주먹을 노려보고 있었다.


-상대의 주먹이 눈에 와 박혀도 결코 눈을 감지 않는 자들이 있다. 실력의 고하를 떠나 그런 자들은 진짜 박투가다. 그런 자와의 싸움은 가급적이면 피하도록 해라.


문득 명투 사부의 말이 떠올랐다.

스윽!

그리고 귀신처럼 진시운의 얼굴이 주먹 앞에서 사라졌다. 단 두 치를 남겨 두고.

퍼억!

곧이어 명치에 강한 충격이 왔다.

“크윽!”

숨이 턱 막히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의지와 상관없이 상체가 앞으로 구부려졌다.

그리고 흐릿한 시야에 검은 물체가 잡혀 들었다.

그것이 진시운의 무릎이란 사실을 알아차리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상관후는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퍼억!

“커억!”

진시운의 무릎은 오른손을 뚫고 얼굴에 박혔다.

이번엔 숙여졌던 상체가 뒤로 젖혀졌다.


-절대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고 있으면 기회가 온다.


상관후는 눈을 부릅떴다. 그러자 진시운의 주먹이 보였다.

그는 곧바로 고개를 틀며 빈 공간으로 주먹을 찔러 넣었다.

퍼억!

주먹으로부터 둔탁한 느낌이 왔다.

상관후는 눈을 부릅뜨고 진시운을 살폈다.

찢긴 왼쪽 눈을 또 때린 모양이었다. 녀석의 동체가 뒤로 넘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죽여 주겠다, 진시운!”

상관후는 살기 어린 외침을 토해 내며 진시운을 쫓아 발을 내디뎠다.

휙!

바로 그때였다.

호구가 채워진 오른손이 쭉 끌려갔다.

스악!

탁자 한 귀퉁이가 맥없이 잘려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탁자 모퉁이를 잘라 낸 무영귀린사가 빠르게 목을 향해 다가왔다.

“헉!”

상관후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전혀 생각지도 않은 공격이었다.

호구라고 부르는 수갑은 칼날이 약간 튀어나와 손목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그 상황에서 힘을 쓰면 칼날은 손목으로 파고 들어간다.

문제는 그 칼날이 동맥을 자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오른손을 잡아채 버린 것이다.

퍼억!

“커억!”

또다시 눈앞에서 별이 반짝였다.

수갑이 채워진 오른손에 신경 쓰느라 방어를 제대로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상관후는 정신을 차리고 진시운의 움직임을 살폈다.

휙!

또다시 오른손이 당겨졌다.

상관후는 그대로 끌려가듯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는 왼손을 쭉 내뻗었다.

퍼억!

퍼억!

둔탁한 촉감이 왼손 주먹에 감지된 순간 옆구리에서 강한 충격이 밀려왔다.

“커억!”

입이 저절로 벌어지며 비명이 비어져 나왔다.

휙!

다시 오른손이 당겨졌다.

‘이번엔…….’

상관후는 힘을 거스르지 않았다. 진시운이 당긴 힘을 이용해서 과감하게 오른손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의 오른손에는 힘이 실려 있지 않았다. 부상을 염려하여 완전한 힘을 싣지 못한 탓이었다.

턱!

그마저도 중간에 막혀 조그마한 충격도 주지 못했다. 진시운 또한 끌어당긴 힘을 이용해서 돌진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퍼억!

잡아당긴 힘을 역이용해서 왼손 주먹을 내뻗었을까. 상관후는 머릿속이 울릴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았다.

‘이건…….’

정신이 가물가물했다.

지금까지 맞았던 주먹과는 차원이 달랐다. 방금 그것은 주먹이 아니라 돌이었다.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안 돼! 히, 힘을…….’

상관후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좌우로 또는 앞뒤로 움직이며 공격을 했다.

방어를 위한 공격이기 때문에 날카롭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 애꿎은 의자가 부서지고 탁자만 잘려 나갔다.

하지만 이미 승기는 진시운에게로 기운 후였다.

정신을 완전히 차리기도 전에 오른손이 당겨지고, 그쪽에 신경 쓰면 주먹이 또는 발이 몸에 박혔다.

더 이상은 명투 사부의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상관후는 아득해지는 정신을 부여잡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고통 저 깊은 곳으로 침몰했다.

퍽! 퍼억! 퍽! 퍽!

상관후가 기절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시운은 손과 발을 꽂아 넣었다. 상관후의 신형이 멀어지면 오른손을 잡아당겨 그 반동을 이용하여 주먹을 꽂아 넣었다. 그가 오른손을 잡아당길 때마다 손목에서 피가 벌컥벌컥 흘러내렸다.

“맙소사…….”

봉추는 질린 얼굴로 진시운을 보았다.

오른팔에서 흘러내린 피의 양을 보면 그의 동맥은 이미 끊어진 상태다. 그런데 저 상황에서도 계속 오른팔로 상관후를 끌어당기며 주먹을 꽂아 넣고 있다.

엄청난 독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는 기절했다, 진시운. 네가 이겼다!”

구양휼은 버럭 소리쳤다.

턱!

“그래서 어쩌라고?”

진시운은 오른손을 끌어당겨 상관후의 목을 틀어쥔 채 구양휼을 보았다.

“그만 끝내라는 말이다!”

“착각하지 마. 시작은 너희가 했을지 모르지만 끝은 내가 내.”

진시운은 상관후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바로 옆 탁자를 향해 힘차게 메다꽂았다.

“크아악!”

고통이 다시 깨운 듯, 상관후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내기는 어느 한쪽이 패배를 시인해야 끝나는 거잖아. 이놈은 아직 패배를 시인하지 않았어.”

진시운은 옆에 있는 의자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상관후의 왼팔을 상해 사정없이 내리찍었다.

콰앙!

둔탁한 소성과 함께 의자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

하지만 그걸로 만족하지 못한 듯, 진시운은 다른 의자를 들어 올렸다. 이번에 의자의 목표 지점은 상관후의 얼굴이라는 건 자세만 보아도 금세 알 수 있었다.

“저런 미친!”

“맙소사!”

천유단 대원들은 질겁한 얼굴로 진시운을 보았다.

만일 저 의자로 얼굴을 내리찍으면 정말로 상관후는 죽어 버릴 것만 같았다.

휙!

들어 올렸던 의자가 섬뜩한 소리와 함께 상관후의 얼굴을 향해 떨어졌다.

“네, 네가 이겼다, 진시운!”

상관후는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로 패배를 시인하고는 고개를 떨궜다. 다시 기절하고 만 것이다.

퍼억!

“헉!”

“윽!”

천유단 대원들은 홱 고개를 돌렸다.

의자에 가격당한 상관후의 얼굴을 차마 볼 수 없어서였다.

“진작 패배 시인을 했으면 그렇게 맞지 않잖아.”

진시운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고개를 돌렸던 자들은 다시 상관후를 보았다.







다음에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황금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황금수 연재 중단 안내드립니다. +3 16.03.14 1,515 0 -
25 황금수 25화 +4 16.01.28 3,873 173 13쪽
24 황금수 24화 +2 16.01.27 3,547 166 13쪽
23 황금수 23화 - 손과 발과 단전과 그리고 술 한 잔 +2 16.01.26 3,358 154 12쪽
22 황금수 22화 +2 16.01.25 3,256 157 12쪽
21 황금수 21화 - 그가 강호무림에 던진 건? +2 16.01.24 3,399 158 12쪽
20 황금수 20화 +2 16.01.23 3,696 142 12쪽
19 황금수 19화 - 그림자 왕 +2 16.01.22 3,446 149 12쪽
18 황금수 18화 +3 16.01.21 3,372 140 12쪽
17 황금수 17화 - 과거의 편린 +3 16.01.20 3,544 146 12쪽
16 황금수 16화 +2 16.01.19 3,748 149 13쪽
15 황금수 15화 +2 16.01.18 3,852 162 13쪽
» 황금수 14화 - 약장수 약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3 16.01.18 3,694 154 11쪽
13 황금수 13화 +2 16.01.17 3,660 152 12쪽
12 황금수 12화 - 여의박如意縛 +2 16.01.17 3,852 199 12쪽
11 황금수 11화 +2 16.01.17 3,622 156 13쪽
10 황금수 10화 +2 16.01.16 3,755 156 11쪽
9 황금수 9화 - 내 밥에 눈독 들이면 죽는다 +2 16.01.16 3,994 157 14쪽
8 황금수 8화 +2 16.01.16 4,073 165 11쪽
7 황금수 7화 +2 16.01.13 4,428 183 12쪽
6 황금수 6화 - 일왕일갑一王一甲 +2 16.01.13 4,744 173 13쪽
5 황금수 5화 +2 16.01.13 4,848 171 11쪽
4 황금수 4화 +2 16.01.13 5,067 194 12쪽
3 황금수 3화 - 현상금 사냥꾼 철왕팔 +3 16.01.13 5,530 209 11쪽
2 황금수 2화 +2 16.01.13 5,812 217 12쪽
1 황금수 1화 - 매우 중요한 고객 +4 16.01.13 8,255 225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