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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수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나한
작품등록일 :
2016.01.13 16:46
최근연재일 :
2016.01.28 23: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56,982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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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5,404

작성
16.01.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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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황금수 8화

DUMMY

봉추는 문득 온몸이 식은땀으로 축축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그동안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광천뢰까지 놓이자 이젠 정말 모험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귀가 명철의 두 다리를 잘랐단다.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게 백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아네. 문은 닫아 두고 갈 거야. 그리고 광천뢰와 연결된 무영귀린사는 문에 고정시켜 놓을 테고.”

“만일 누군가 문을 열면?”

“펑! 터지는 거지 뭐.”

진시운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 놓고 볼일을 보러 간다고?”

봉추는 물론이고 음희설의 얼굴도 잔뜩 일그러졌다.

무영귀린사를 문에 고정시켜 둔다고 하지만 그건 단순한 매듭이 아니다. 아예 풀 수 없는 특수한 매듭이었다. 아니, 매듭은 차치하고라도, 누군가 실수로라도 문을 열어 버리면 그땐 어떻게 할 것인가.

“길어야 한 시진 정도일 거야.”

“그러니까 한 시진 동안 우린 불안에 떨고 있으란 말이냐?”

봉추는 진시운을 무섭게 쏘아보았다.

“지켜 줄 사람이 있으면서 뭘 그래. 아무튼 다녀올게.”

진시운은 봉추를 빤히 바라보다가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 식경 후 두 사람을 남겨 둔 채 마차에서 내렸다.

“지켜 줄 사람이란 누굴 말하는 거죠?”

음희설은 불안한 얼굴로 봉추를 보았다.

“내 손녀를 비롯한 마예각 무인들을 말하는 거라네.”

“그들이 근처에 있어요?”

“며칠 전부터 따르고 있었을 거네.”

“저예요, 할아버지.”

봉추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마차 밖에서 봉서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절대 열지 말거라!”

봉추는 급하게 소리쳤다.

“무슨 장치라도 돼 있는 거예요?”

“문을 여는 순간 광천뢰가 터지도록 기관이 설치돼 있다.”

“그렇게 해 놓고 볼일을 보러 갔다는 거예요?”

봉서란은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

“지켜 줄 사람이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하더라.”

“우리를 말하는 거였군요.”

“그런 모양이다.”

“그런데 정말 광천뢰 맞아요?”

“모양은 광천뢰 맞다. 풍기는 분위기 또한 위험하기 짝이 없고.”

“그럼 맞다는 말인데…… 전혀 방법이 없어요?”

“지금은 그런 것 같구나.”

“마차를 다른 곳으로 끌고 가면 어때요?”

“내 몸에 장착돼 있는 형구를 풀 사람은 진시운밖에 없다.”

“형구에 기관 장치가 돼 있는 거예요?”

“만리비각 명철이 이 기구들에 의해 두 다리가 잘렸다고 하더구나.”

“그가 병신이 된 게 정말 그것 때문이에요?”

“아느냐?”

“얼마 전에 그에 대한 정보가 들어왔어요. 두 다리가 잘려 나간 상태로 금의위 옥에 수감되어 있다고 했어요.”

‘빌어먹을!’

봉추는 내심 욕설을 흘렸다.

손녀딸의 말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설마 하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정말로 진시운의 말을 믿어야 할 것 같았다.

“이 형구들에 대한 정보가 없이는 설사 탈출을 한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럼 어떡하죠?”

“우선은 금의위에 선을 대 보도록 하거라. 가급적이면 감옥을 담당하는 자들에게도 손을 써 놓고.”

“알았어요, 할아버지. 그리고 오늘부터 마차는 우리가 호위하도록 할게요.”

“호위를 하더라도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할게요.”

“그래, 그만 가 보거라.”

“또 들를게요.”

봉서란은 마차 곁을 벗어났다. 그러고는 곧바로 시장을 향해 몸을 날렸다.


한편.

그 시각 진시운은 시장 깊숙이 위치한 허름한 대장간으로 들어섰다.

대장간은 농부들이 사용하는 농기구부터 시작해서 집 안에서 사용하는 부엌칼과 도끼 그리고 무인들의 무기까지, 온갖 잡동사니 천국이었다.

대장간 입구에는 노인 한 명이 더위에 지쳐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한여름이라 그런지 밤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더위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맡겨 놓은 물건 찾으러 왔어요.”

진시운은 노인을 보며 말했다.

“어? 자네 왔구먼. 안으로 들어가게.”

퍼뜩 정신을 차린 노인은 손으로 안쪽을 가리켰다.

안쪽에는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다.

진시운은 그곳으로 내려갔다.

맨 밑쪽 두꺼운 나무 문을 열자 불빛이 확 덮쳐 왔다.

그 불빛 아래에 육십 대로 보이는 노인이 뭔가를 만지작대고 있었다. 머리가 훌러덩 벗겨진 이 대머리 노인은 대장간 주인인 만물노萬物老 당생이었다.

“어서 오게.”

당생은 웃으며 진시운을 맞았다.

“수리는 끝났어요?”

“수리랄 거나 있는가? 구음귀로九陰鬼爐 속에 넣어 두기만 했을 뿐인데.”

당생은 옆에 있는 상자를 진시운 앞으로 밀었다.

“구음귀로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죠.”

진시운은 싱긋 웃으며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손목 부분에 사각형의 특이한 장치가 달린 검은색 장갑 한 짝이 놓여 있었다.

진시운은 장갑을 들어 올려 꼼꼼히 살폈다.

“해진 부분은 완벽하게 복원됐네. 그런데…….”

당생은 말끝을 흐렸다.

“왜요?”

진시운은 왼손에 장갑을 끼우며 당생을 보았다.

“도대체 그건 뭔가?”

당생은 진시운의 왼손을 바라보며 물었다.

“사천당문의 공방 수석을 지내셨던 분이 모르는 무기도 있는가 보네요?”

진시운은 싱긋 웃었다.

“그 장갑이 무기란 말인가?”

“이걸 보면 영감님도 알는지 모르겠네요.”

진시운은 천천히 내공을 주입했다. 그러자 그의 왼손을 덮었던 검은 장갑이 흡수되듯 피부 안으로 스며들어 갔다.

“서, 설마?”

당생의 눈이 찢어질듯 커졌다. 착용하게 되면 피부 속으로 흡수되는 특이한 수갑에 대하여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시겠어요?”

“서, 설마 마수갑魔獸甲이란 말인가?”

당생은 여전히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

강호무림에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암기와 특수한 무기가 무수히 많다. 하지만 그의 가문인 사천당문에서는 전설로 불리는 그것들을 대부분을 넘어섰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단 두 가지.

사천당문에서도 최고로 인정하는 암기와 특수한 무기가 있는데 그 두 가지를 일컬어 일왕일갑一王一甲이라 하였다. 그것은 바로 암왕暗王과 마수갑이다.

암기 중 가장 강하다는 암왕은 어떻게 생겼는지 생김새조차 알지 못하고, 마수갑에 대해서는 설명만 들었다.

금강불괴지신조차도 두부처럼 으깨 버린다는 가공할 마병.

더욱 놀라운 것은 피부로 스며들어 마수갑을 차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런데 방금 피부 속으로 스며드는 병기를 목격한 것이다.

“잘 아시네요.”

진시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정말 마수갑이란 말인가?”

“어디 보자…….”

진시운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한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슉!

그의 손이 향하는 곳에서 작은 덩어리 하나가 날아왔다. 그것은 창고 구석에서 나뒹굴던 돌멩이였다.

“보세요.”

진시운은 돌멩이를 지그시 쥐었다.

하지만 돌멩이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건…….”

“이놈은 좀 단단한 돌인가 보네요. 아무래도 힘을 좀 줘야겠어요.”

당생이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진시운은 왼손 주먹을 꽉 틀어쥐었다. 그러자 그의 왼손이 검게 물들었다.

퍽!

그리고 손바닥 안에 있던 돌멩이가 산산이 부서졌다.

“보세요.”

진시운은 왼손을 펴 보였다.

“……!

당생은 멍한 얼굴로 진시운을 보았다.

“믿기지 않으세요?”

“그렇네. 지금 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네.”

그가 꿈을 꾸고 있다고 말한 것은 마수갑의 위력 때문이 아니었다.

방금 진시운이 아무렇지도 않게 가루로 만들어 버린 돌은 단순한 돌이 아니었다. 그것은 강도가 만년한철에 버금갈 정도로 단단하다는 묵정석墨精石이었다.

반박귀진의 경지에 이르고 환골탈태를 한 무인이라고 해도 지금 진시운이 한 것처럼 가루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마수갑을 끼고 있다고 해도 다르지 않을 터였다.

그런데 진시운은 아무렇지도 않게 가루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건 곧 진시운의 무공이 엄청나다는 의미였다.

“믿지 않으면 어쩔 수 없고요.”

진시운은 어깨를 으쓱했다.

‘비밀이 많은 녀석이네.’

당생은 내심 중얼거렸다.

엄청난 무공에 마수갑마저 가지고 있는 걸 보면 현상범 사냥꾼 노릇을 할 자는 결코 아니었다.

“재질이 뭔가?”

당생은 다시 마수갑으로 화제를 돌렸다.

마수갑을 받은 지 두 달이 됐고, 거의 매일 살폈다. 하지만 마수갑의 재질을 알아내지 못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결코 쇠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영기라고 아세요?”

“영기라면 귀기의 정수를 말하는 건가?”

“그걸로 만든 장갑이에요.”

진시운은 왼손을 들어 올렸다.

“그럼 그건?”

이번엔 손목에 사각형으로 튀어나온 물체를 가리켰다. 언뜻 보기엔 마수갑과 한 몸인 듯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수갑의 재질과 더불어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였다.

암기를 담는 통이 분명한데 안쪽을 들여다볼 수 없었다.

“이건 장식에 불과할 뿐이에요.”

“거짓말.”

당생은 진시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평생을 암기만 만들어 왔고, 암기는 보기만 해도 얼마나 위험한 녀석인지 알아맞힐 수 있다.

그런데 마수갑의 손목 부분에 달린 그걸 보는 순간 온몸의 털이란 털은 전부 곤두서는 느낌을 받았다. 그건 곧 전설의 무기인 마수갑보다 더 엄청난 무기라는 뜻이었다.

“장식 맞아요.”

진시운은 싱긋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

“그게 뭔지 알려 주면 수리비는 물론이고 내가 만든 암기 중 최강의 암기를 선물로 주겠네.”

“생각해 볼게요. 그보다 심부름이나 하나 해 주세요.”

진시운은 품속에서 천에 싼 뭔가를 꺼내 탁자 위로 놓았다.

“뭔가?”

암기 담는 통에 대해 말을 해 주지 않아서인 듯 당생은 불퉁한 얼굴을 했다.

“오만 냥이에요.”

“이걸로 어쩌라고?”

“엽부촌에서 내기를 하고 있나 봐요.”

“어떤 내기 말인가?”

“살인루, 암영마루, 흑월루가 한 사람을 없애 달라는 청부를 받았다고 하네요.”

“세 업체가 한 사람을 놓고 경쟁을 하는 상황이 됐단 말인가?”

“그런 모양이에요.”

“어느 쪽에 걸고 싶은가?”

“표적에 걸어 주세요.”

“세 업체 중 한 곳이 아니라 표적이란 말인가?”

“네.”

“알았네. 그렇게 하지. 그런데 그 표적은 누군가?”

“철왕팔이에요.”

진시운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몸을 돌렸다.

“자, 자네라고?”

당생은 황당한 얼굴로 진시운을 보았다.

살인루, 암영마루, 흑월루는 단순한 청부 단체가 아니다. 은밀하게 돌고 있는 소문에 의하면 운영 주체가 무맹, 마림, 흑사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들의 표적이 됐다는 말을 저렇듯 쉽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봐요. 아무튼 부탁할게요.”

진시운은 손을 흔들고는 내실을 빠져나왔다.

“갈게요, 영감님!”

문 앞에서 졸고 있는 노인을 향해 소리친 진시운은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슉!

막 문을 나서는 순간, 어디선가 지풍이 날아왔다.

진시운은 곧바로 상체를 숙였다.

어둠 속에서 날아온 지풍은 곧바로 그의 머리를 지나쳐 갔다.

“누구…….”

고개를 들려는 순간 수혈에서 따끔한 느낌이 왔다.

“안 잡아 주면 죽여 버릴…….”

쿠웅!

둔탁한 소리와 함께 진시운의 신형이 지면에 처박혔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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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황금수 15화 +2 16.01.18 3,852 16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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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황금수 12화 - 여의박如意縛 +2 16.01.17 3,852 19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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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수 8화 +2 16.01.16 4,074 165 11쪽
7 황금수 7화 +2 16.01.13 4,428 183 12쪽
6 황금수 6화 - 일왕일갑一王一甲 +2 16.01.13 4,744 17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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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황금수 3화 - 현상금 사냥꾼 철왕팔 +3 16.01.13 5,530 20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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