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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 님의 서재입니다.

레전드헌터 회춘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비레
작품등록일 :
2017.11.13 07:59
최근연재일 :
2018.03.07 20:0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4,478
추천수 :
369
글자수 :
141,245

작성
18.02.16 23:10
조회
1,084
추천
14
글자
8쪽

17화-든든한 아군(2)

DUMMY

S급 괴물, 거신 울라그(Ulag)를 물리친 게 너 아니냐고 묻는 로마나의 말에, 강춘봉은 조금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고 태연히 잡아뗐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내 두 눈으로 직접 봤어."

이쯤 되서는 춘봉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정도로 춘봉은 어리숙하지 않았다. 한번 떠보려는 걸수도 있기에, 춘봉은 꿋꿋이 자신은 아니라는 태도를 고수했다.

"뭘 봤다는 말씀이신지..."

"네가 이상한 갑옷을 뒤집어 쓰고 거신 날려버리는 걸 봤다고. 나도 그 하재민이라는 청년을 구하려고 했거든."

로마나은 그렇게 말하며 눈가의 웃음을 지웠다. 그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네가 훨씬 더 빨랐지만 말이지."

춘봉이 느끼기에 아무리 봐도 이 고룡(古龍)이 거짓말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정해버릴수는 없어서, 끝까지 잡아뗐다.

"이상한 소리를 하시는 군요. 당신같은 SS급 헌터라면 모를까, A급 헌터인 제가 무슨 수로 S급 괴물을 날려버릴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나라도 그런 짓은 못해. 그리고 자꾸 그렇게 잡아떼려고 하는데..."

로마나는 춘봉의 품에 얼굴을 파묻을 기세로 다가와 코를 킁킁 거렸다. 그리고 당황해서 흠칫 물러나는 춘봉의 옷자락을 붙잡고 씨익 웃었다.

"소용없어. 지금 너한테는 그 때의 냄새가 나거든."

...사실 여기에 용들은 죄다 용이 아니라 개인거 아녀?

헌터 시험 때 카타프릭스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춘봉은 속으로 어이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한편으로 이것도 허세가 아닐까, 생각하며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석을 찾으려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는 와중에...

"로마나."

위에서 본부장, 아밀 휘리에스가 마치 깃털처럼 사뿐히 내려왔다. 그런 아밀의 모습을 보고 로마나가 웃었다.

"부유마법을 걸고 위에서 뛰어내리다니, 어지간히 급했나 보네."

아밀은 그런 로마나의 말을 무시하며, 기미가 가득한 눈으로 말했다.

"우리 잠깐 이야기 좀 해."

"미안하지만 지금 여기 강지섭 씨와 볼일이 있거든. 그쪽은 나중에..."

"그거랑 관련이 있는 이야기야."

춘봉은 화들짝 놀라 아밀을 바라보았다. 아밀이 그렇게 말했다는 것은...

설마 다 밝힐 생각이여?

아밀은 춘봉을 힐끗 바라보며 눈빛으로 괜찮다고 신호를 보냈다. 아밀이 그렇게 한다면 춘봉은 어쩔수 없었다. 자신이 이렇게 자신을 숨기고 활동하는 것도 다 그녀의 부탁 때문이었으니까.

아밀이 괜찮다고 하면 괜찮겠지.

춘봉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무렵 아밀이 입을 열었다.

"일단 장소를 이동하지. 아무에게나 들려줄 이야기가 아니거든."

아밀이 딱, 하고 손가락을 튀기자 순식간에 사방에서 어둠이 몰려왔다. 밝고 탁 트인 본부의 1층 로비에서 순식간에 어둡고 공허한 공간으로 옮겨진 로마나는 처음 보는 공간에 얼굴을 찌푸렸다.

"여기는...?"

"균열연구본부 지하에 있는 특수실험실이야."

"...이런 공간이 있다고는 들어본적이 없는데."

"당연하지. 나랑 이녀석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구역이니까."

로마나는 아밀을 의미심장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방금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 요컨대 여기 강지섭 씨랑 본부장이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라고 봐도 되는 거지?"

"두 가지가 틀렸어."

아밀의 말에 로마니는 고개를 갸웃했다.

"두 가지?"

"그래, 이제 하나는 그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에 로마나, 네가 포함이 되었다는 거고..."

아밀은 강춘봉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이 사람은 강지섭이 아니거든."


***


아밀은 시원하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모든 것을 로마나에게 털어놓았다.

강지섭이 대격변 시절의 영웅, 강춘봉이라는 것에서 시작해서 어떻게 강춘봉이 회춘해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었는지까지 전부를.

그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뒤, 로마나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요컨대 이 강지섭, 아니 강춘봉이라는 인간이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지만, 평화를 위해 힘을 숨기고 있다는 거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앞으로 대격변이 찾아온다는 중요한 내용이 빠진 거 같은데..."

"그건 중요하지 않아. 그런 위기는 나는 살면서 수백번은 더 겪었으니까."

로마나는 그렇게 말하며 춘봉을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 마치 처음으로 동물원에 온 소녀처럼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춘봉을 바라보았다.

춘봉은 그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며 물었다.

"뭡니까?"

"말 놔. 친구. 너도 사실 나이 많이 먹었다며?"

"하지만 당신에 비하면..."

"쟤도 나랑 비교하면 까마득하게 어린데 말 놓잖아."

로마나는 아밀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밀은 어깨를 으쓱 하며 말했다.

"나야 원래 이런 성격이라서."

"전 저런 성격이 아니라서요."

로마나는 춘봉의 말에 피식 웃고는 춘봉을 가운데두고 그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재미있군. 재미있어. 재미있는 인간이야."

"뭐가 그리 재미있습니까?"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힘에 휘둘리지 않지. 거기에 더불어 사려깊고 이타적이야. 도무지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걸."

"칭찬인가요?"

"반쯤은."

로마나는 한바퀴 돌아 춘봉의 앞으로 돌아와 빙긋 웃었다. 그리고 아밀에게 말했다.

"좋아. 나도 도와주지. 이 우스꽝스러운 촌극을 말이야."

아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녀는 로마나에게 사실을 털어놓기로 결정한 이후에도 많이 걱정하고 있었다. 이 능구렁이 같은 고룡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내가 뭘 도와주면 되지?"

로마나의 말에 아밀은 춘봉을 바라보았다.

"말해."

"뭘 말하라는 거야?"

"너, 훈련 잘 안되서 걱정하고 있었잖아. 그걸 말하라고. 저 고룡이 도움이 될수도 있으니까."

훈련이라는 말에 로마나가 이해가 안간다는 듯이 두 눈을 깜빡였다.

"훈련? 무슨 훈련을 말하는 거지? 내 생각에는 이 인간에게 훈련 따위는 별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 충분히 강하잖아?"

아밀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너무 강하니까 훈련이 필요한 거야. 요전에 울라그 사태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봤잖아? 자칫하면 여기 도시가 날아가버릴뻔 했다고."

"야, 그 정도는 아니었거든?"

"뻥치시네."

로마나는 티격태격하는 아밀과 춘봉을 바라보며 고민에 빠졌다.

"흐음, 요컨대 힘의 컨트롤이 잘 안된다는 건가?"

춘봉은 로마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힘을 어느정도 약하게 조절해야 할지 감이 잘 안와요. 주위의 피해는 최소화 하면서, 괴물에게는 치명타를 입힐수 있을 정도로 조절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어떤 점에서 쉽지 않다는 거지?"

춘봉은 이 특수실험실의 주위를 손으로 가리켰다.

"여기서 힘을 방출하는 훈련을 하면서 이곳 시설을 덜 부수는 쪽으로 힘을 조절하는데에는 어느정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괴물에게 유효한 타격을 줄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네."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춘봉을 향해, 로마나는 별거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그럼 간단하군."

"...예?"

"별거 아닌 일이잖나. 요컨대 샌드백이 필요하다는 말이렸다."

로마나는 그렇게 말하며 아밀을 바라보았다. 아밀은 처음에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로마나의 의도를 눈치채고 경악했다.

"잠깐 설마..."

"그래, 그 샌드백으로 딱 알맞는 녀석이 있지."

"...아냐, 그 녀석에게 밝히는 건 위험해."

"어차피 저번에 보니 반쯤 들킨거 같더만 뭐."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겨?

어리둥절해하는 춘봉을 향해, 로마나가 짓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너한테 딱 알맞는 훈련 상대가 있거든. 상대도 만족해할거고 더불어..."

이어지는 로마나의 말에 춘봉은 그 상대가 누군지 깨닫고 말았다.

"시험 때의 복수도 해야 하지 않겠어?"




잘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아무래도 구정 당일에는 차로 이리저리 오고가니 이래저래 피곤하네요. 독자분들도 다들 설 쇠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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