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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 님의 서재입니다.

레전드헌터 회춘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비레
작품등록일 :
2017.11.13 07:59
최근연재일 :
2018.03.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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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1,245

작성
18.02.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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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화-회춘(2)

DUMMY

그리고 세시간 후, 강남의 한 카페.

강춘봉은 의자에 파김치가 되어 늘어져있었다.

“아이고, 죽겠구먼."

그 맞은 편에 앉아있던 요정, 아밀 휘리에스는 그런 춘봉을 샐쭉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대격변 시절 의 영웅이 고작 이런 걸로 죽는 소릴 하네."

"고작 이거라니! 세시간 동안 암것도 안하고 돌아다니는게 얼매나 힘든디!"

"아무것도 안하긴, 옷 골랐잖아? 그리고 머리스타일도 바꿨고. 훨씬 보기 좋구만 뭘 그래?"

아밀은 백에서 손거울을 꺼내 춘봉에게 보여주었다. 춘봉은 그 거울 안을 지친 눈으로 바라보았다.

촌스러운 가죽재킷과 바지가 아닌 깔끔한 스키니진과 체크셔츠, 그리고 그 위에 야구점퍼 스타일의 짙은 남색 재킷. 그리고 삐죽삐죽했던 머리를 투블럭으로 단정하게 하니, 마치 아이돌 같은 분위기가 풍겼다. 카페 안에 있던 젊은 여자들이 춘봉을 의식하는 게 아밀의 눈에도 훤히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보던 춘봉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전이 더 낫지 않어?"

"...말을 말자, 말아."

아밀은 거울을 채가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춘봉은 앞에 있는 과일 주스를 마시며 아밀에게 말했다.

"그, 내를 생각해서 이것저것 사준 것은 고맙긴 한디, 굳이 이런 짓까지 할 필요가 있어?"

"있지. 네 모습은 젊었을 적 너랑 판박이니까. 이렇게 스타일이라도 확 바꾸지 않으면 눈치챌 수도 있다고. 니가 강춘봉이라는 걸 눈치채면 곤란해져."

춘봉은 아밀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자신의 강력한 힘을 국가가 두려워한다는 말 말이다. 춘봉은 천천히 빨대로 주스를 휘저었다.

"근디, 내가 회춘했다는 사실 말이여, 갸들한테도 숨길거여? 그 우리 백호팀 있잖여."


팀 백호,

대격변 시절 강춘봉, 아밀 휘리에스가 속해있던 팀으로 대격변에서 세상을 구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팀이었다. 그들 말고도 마검을 가진 검사, 마술사, 그리고 3차원의 머신이나 4차원의 악마까지 다양한 존재들이 속해있던 팀이었지만...


그것도 50년도 더 전의 일이다.


아밀은 고개를 끄덕였다.

"숨기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걔들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지금 잘 지내고 있는데 굳이 말려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

"허긴, 한참 지난 일이제."

"콘도르 공작이 죽은지 10년도 더 넘었으니까."

둘 사이에 씁쓸한 침묵이 감돌았다. 그런 분위기를 떨쳐버리려는 듯, 춘봉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젊어졌다는거 말해봐야 믿지도 않을 거여!"

"명길이나 찬수 그 자식들은 깜짝 놀랄 걸."

춘봉과 아밀은 옛 친구들이 깜짝 놀라는 광경을 상상하며 서로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내 춘봉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너와 내 말고는 내가 이렇게 되었다는 걸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거지?"

아밀은 춘봉이 말하고자하는 바를 눈치챘다.

"손녀 때문에 그러는 거야?"

춘봉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긍정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아밀은 자리에서 일어나 춘봉에게 말했다.

"자, 그럼 가볼까?"

"뭐여, 다 끝난거 아니었어?"

질색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춘봉을 향해, 아밀이 말했다.

"그런거 아니거든?"

"그럼 어딜 가는데?"

"니 새 집."

"...뭐여?"

"이제부터 여기 살건데 집은 있어야지. 설마 그 시골에 처박혀 있을 생각은 아니었겠지?"

"그, 그 집은 어디서 난 거여?"

"어디서 나긴, 내가 너 주려고 샀지."

춘봉은 아밀의 말에 혀를 찼다.

"미쳤어, 미쳤구먼! 부담시럽게 뭐하러 그런 짓까지 혀!"

"나한테는 전혀 부담 안되니까 얌전히 따라와. 널 기다리고 있는 손님도 있으니까."

"...손님? 그게 누군디?"

의아해하는 춘봉을 향해, 아밀이 미소를 지었다.

"네가 잘 아는 사람."

춘봉에게는 그런 아밀의 미소가 몹시 의미심장하게 느껴져서 몸을 떨었다.


***


춘봉은 아밀이 자신의 집이라고 소개해준 장소에 가자마자 깜짝 놀랐다.

혼자 살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넓고 시설 좋은 풀옵션 아파트였다는게 춘봉이 놀란 첫번째 이유고, 두번째 이유는...


"...니가 여기 왜 있냐?"

"언니, 이 오빠는 누구에요? 꼭 어디서 본거 같은데..."

강춘봉과 그 손녀, 강수지는 서로를 가리키며 아밀에게 물었다. 아밀은 피식 웃으며 자초지종을 설명해주었다.


"...그러니께, 야가 하도 집으로 안가려고 해서 일단 여기로 데려왔다 이말이여?"

"...이 사람이 할아버지라고요?"


"뭐, 그런 거지."

아밀이 어깨를 으쓱 대며 한 말에, 춘봉과 손녀는 동시에 소리쳤다.

"그게 말이 되냐?"

"그게 말이 되는 소리에요?"

아밀은 긴 귀를 문지르며 인상을 찌푸렸다.

"시끄러우니 둘이 동시에 소리치지 마. 하나씩 말해."

먼저 입을 연 것은 춘봉이었다.

"야가 아무리 가기 싫어도 그렇지 집에는 보내야 할거 아니여? 그렇다고 집에도 안보내고 여기 두번 어떻게 혀?"

"본인이 가기 싫다고 집이 어딘지 안 알려주는데 어떻게 해? 그렇다고 경찰에 넘길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그렇게 응석 받아주면 한도 끝도 없어, 야는 학교 가기 싫다고 집도 뛰어나온 독한 지지배여! 그리고 아무 생각도 없이 이 할아비 집에 찾아왔다니께!"

둘의 대화를 유심히 듣고 있던 손녀는 중얼거렸다.

"말하는 거 들어보니 진짜 할아버지 맞는거 같긴 한데..."

"니 할아버지 맞다니까. 괴물한테 이상한 걸 당해서 회춘한 거야."

손녀는 아밀의 말을 듣더니 화들짝 놀라서 춘봉에게 달려들어 몸 여기저기를 만졌다.

"하, 할아버지 몸 괜찮아? ...와, 얼굴 뿐 만이 아니라 몸도 장난 아니네."

자신의 몸을 더듬으며 감탄하는 손녀를, 춘봉은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렇게 할아비 몸을 더듬으면 좋냐?"

"뭐, 어때. 좋으면 좋은 거지."

"요새 아 들은 대단혀..."

할말을 잃어버린 춘봉 대신, 아밀이 손녀에게 대신 물었다.

"이제야 할아버지라는 걸 믿겠어?"

"조금은요. 아니, 믿지만 뭔가 좀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조금은 남아있다고 해야 하나..."

"이해해, 나도 처음에는 믿기 힘들었으니까. 하지만 받아들여야해. 이게 현실이니까."

손녀는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춘봉에게 물었다.

"그럼 그 때 괴물에게 당한 거야?"

"뭐 그런 셈이여."

"그 때, 할아버지가 나도 곧 뒤따라 가겠다고 나 보고 먼저 가랬잖아?"

"그랬지."

"그런데 뭘 했길래 이렇게 괴물에게 당한 거야? ...설마 괴물이랑 싸운 거야? 헌터라서?"

손녀의 말에, 춘봉은 입을 다물었다. 그렇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럴수 없었다.


그의 머리속에서는, 괴물과 맞서싸우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있던 자식들의 모습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거 아니여. 그냥 물건 좀 챙길게 있어서 나오다 봉변을 당한 거여."

"그 거지같은 집에 챙길게 뭐가 있다고..."

"어매, 이 지지배 말하는 것 좀 봐. 이 할아비 사는 집에 대고 못하는 말이 없어."

춘봉의 말에, 갑자기 손녀는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갑자기 왜 웃어, 이 할아비 말이 웃겨?"

"응, 웃겨. 완전 젊고 잘생긴 사람이 할아버지처럼 말하니 안 웃기겠어?"

손녀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춘봉을 향해 배시시 웃었다.

"다행이야, 할아버지. 무사해서."

"...오냐."

춘봉은 손녀를 껴안고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던 아밀이 크흠, 하고 헛기침을 했다.

"감격스러운 할아버지와 손녀의 상봉에 초쳐서 미안한데, 사정을 모르는 남들이 보기에는 좀 이상하게 보일수 있으니 앞으로 그런 행동은 좀 자제해줬으면 좋겠어."

"아, 앞으로 안할 거거든요?"

손녀는 벌겋게 된 얼굴로 소리쳤다. 그리고는 아밀에게 물었다.

"그럼 앞으로 할아버지랑 제가 이 집에서 사는 거에요?"

"니는 왜 여기 살어? 집 있잖여!"

"저번에 말했잖아? 집은 안가."

"아이고, 이놈의 지지배 누굴 닮아서 고집이 이렇게 센건지 모르겄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춘봉 대신, 아밀이 대답했다.

"응, 맞아. 그렇게 될거야. 뭐, 너도 여기 살지 말지는 내가 참견할 바가 아니니까 네가 알아서 해."

"그럼 제가 여기 살아도 되는 거죠?"

"안된다고 하진 않을께."

"...야! 아밀!"

"와, 진짜죠? 언니, 최고!"

아밀은 서로 상반되는 반응을 보이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손녀에게 카드를 건네주며 말했다.

"그럼 가서 필요한 거 이것저것 좀 사다 줄래?"

"네!"

손녀는 마치 소풍이라도 가는 것처럼 가벼운 걸음걸이로 집을 나섰다. 춘봉은 손녀가 나간 방향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다 아밀에게 말했다.

"...고맙네, 정말 고마워."

"우리 사이에 뭘. 그런데 손녀는 네가 헌터라는 거 알고 있었네?"

"지 엄마한티 들었다고 했어. 근디 헌터가 정확히 뭘하는지는 잘 모르는거 같어."

"그래? 그래서 그 사실을 숨긴 거야?"

"뭘 말이여?"

"니가 괴물을 쓰러뜨렸다는 거 말이야. 잘 모르는 손녀 걱정시키는게 싫어서 숨겼냐고."

"...그런 셈이여."

춘봉은 아밀의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아밀은 그런 춘봉을 바라보다,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 그럼 됐어.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 해보자고."

"무슨 이야기?"

"앞으로 네가 어떻게 할지 말이야."

아밀은 손가락을 튀겼다. 그러자 이 방 전체에 출입을 막는, 그리고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는 마법이 동시에 걸렸다. 혹시나 손녀가 다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아밀이 말을 이었다.

"일단 먼저 헌터 시험을 쳐."

"나보고 헌터가 되라 그 소리여?"

"그래, 대신 최대한 힘을 숨겨야 해. 그래서 그냥 평범한 헌터 강지섭으로서 우리 본부에 들어와. 그리고 활동하다가..."

"그러다가?"

"위급해지면 강춘봉이 되는 거야."

춘봉은 아밀의 말에 눈썹을 찌푸렸다.

"...다른 건 다 이해하겠는디 마지막 말은 잘 모르겄구먼. 위급해지면 내가 되라니, 그때는 힘을 보이라 그소리여?"

"맞아."

아밀은 그렇게 말하고는 휴대폰을 꺼내 그에게 뭔가를 보여주었다.


연구소 지하같은 곳에, 수겹의 안전 장치안에 들어있는 황금색 큐브.


신기神器 바르바토스(Barbatos)


그것을 본 춘봉의 미간의 골이 깊어졌다.

"발발이구먼."

"맞아. 전성기 시절, 네 힘을 컨트롤하기 위해 각 차원의 기술을 모아 만든 비밀병기지. 다들 알다시피 네 무기이기도 하고."

"잘 알지. 그래서 이걸로 뭐 어쩌란 말이여?"

"바르바토스는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꿀수 있잖아?"

"설마..."

춘봉이 아밀의 뜻을 눈치챘다. 아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걸 갑주 형태로 변신해서 뒤집어 쓰고 싸워. 그러면 얼굴이 드러나지 않잖아?"

"하긴 그러면 내가 강춘봉이란 사실은 알수가 없겠구먼."

"그래 그러면 정부도 그게 누군지 모르니 수작을 걸고 싶어도 걸수가 없겠지. 그리고 내가 최대한 안들키게 연막을 칠거야."

춘봉은 아밀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이해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해가 안되는 점이 하나 있었다.

"그렇긴 허지만, 그럴 바엔 아예 완전히 숨기는게 낫지 않겄어? 굳이 이걸 뒤집어쓰고 움직여봤자 긁어 부스럼만 되는거 아녀?"

"아예 숨기는 건 힘들거야. 균열이 일어나면 매스컴도 그렇고 이래저래 보는 눈이 많아 질테니까. 그리고...."

"그리고?"

아밀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헌터들의 힘을 정부에 보여줄 필요가 있어."


아밀의 말과 그 동시에,


-쿠우우우웅


하늘에 균열이 도래했다.




잘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2월 달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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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회춘(3) +6 18.02.02 1,097 1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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