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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 님의 서재입니다.

레전드헌터 회춘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비레
작품등록일 :
2017.11.13 07:59
최근연재일 :
2018.03.07 20:0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4,462
추천수 :
369
글자수 :
141,245

작성
18.02.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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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5화-첫 출격(3)

DUMMY

A급 헌터, 하재민은 경박하고 껄렁해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전투시에는 대단히 침착하고 냉정한 타입이었다.

그래서 재민은 S급 괴물, 흑빛의 거신(Colosuss) 올라그(Ulag)를 저지하라는 본부장, 아밀 휘리에스의 명령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도망가지는 않았다.

"일단은 명색이 헌터니까 말이지."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어느정도 붙잡아두는 것은 가능하겠지.

하재민은 헤어밴드를 단단히 고쳐 쓴 뒤, 수십미터나 되는 거신 앞에 섰다. 그리고 조금 전 거인이 흩뿌린 수백개의 칼로 인해 벌집처럼 변한 도심을 둘러보았다.

그 참혹한 광경을 보며 재민은 꿀꺽, 침을 삼켰다.

마치 비처럼 내리는 칼의 폭풍.

그것을 자신이 피할수 있을까.


재민은 발을 굴렀다.

그러자 그의 발에서 불길이 일었다. 그리고는 마치 축구공을 차듯, 울라그를 향해 발길질을 했다. 그러자 거대한 불덩이가 발에서 쏘아져 울라그의 얼굴을 강타했다.


강철마저 녹일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공격이었지만, 불길이 걷히고 난 뒤 울라그에는 티끌만한 흔적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재민은 놀라지 않았다. 애초에 자신이 공격이 먹힐거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울라그가 자신을 돌아보자마자 주저없이 불길을 일으키며 질주했다.


그 속도는 정상적인 인간이 낼수 있는 속도가 아니었다. 그것이 악마술사, 하재민의 2차 계약 능력. 자신의 생명력을 태워 순간적으로 신체능력을 비약적으로 항샹시키는 기술이었다.

원래는 비상시를 위해 아껴두려고 했지만...

"지금이 바로 비상시니까 말이지!"

재민은 빌딩 벽을 따라 타고 달렸다. 재민이 지나간 자리의 빌딩의 유리벽이, 열과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박살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민은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있던 자리에 칼들이 꽂히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속도를 늦췄다간 그 칼들에 의해 벌집이 될 터.


어느새 거신의 어깨 높이까지 오른 재민은 벽을 박차 거신 쪽을 향해 뛰었다. 거신은 몸에서 다시 수백개의 칼을 돋아나게 해 재민의 접근을 차단하려 했지만...

"유감스럽지만 그쪽을 노리는게 아니거든!"

재민은 거신을 지나쳐, 반대변 빌딩에 착지했다.

우수수 부서지는 유리벽을 밟고 재민은 다시 반대편 빌딩으로 도약을 반복, 그리하여 재민이 지면에 착지했을 무렵에는, 어느새 그의 동선을 따라 난 불꽃의 길이 거신의 주변을 휘감고 있었다.

재민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

"이거나 먹어라!"

그와 동시에 그 불꽃들이 거신에게 조여들어와...


-콰과광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해, 해치웠나?"

2차 계약의 반동으로 재민은 지면에 털썩 주저앉았다. 손도 까딱하기 힘들 정도의 피로감이 몰려와서 꼼짝도 할수 없었다.

그리고 재와 먼지로 자욱한 폭발의 연기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연기가 걷히자...


상처하나 없는 거신이 서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재민은 하하, 헛웃음을 흘렸다.

"...빌어먹을, 이게 S급 괴물이라고?"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수백개의 칼들을 바라보며 재민은 죽음을 직감했다. 속으로 어느새 사라져버린 춘봉을 탓하는 그 순간...


-콰과과과광


하늘이 무너질것 같은 폭발과 함께, 강춘봉이 칼들을 죄다 날려버리며 거신에게 부딪혔다.


***


"꺄아아악!"

거리를 따라 일어난 연쇄폭발에 슈르미엘은 비명을 질렀다. 천호중 교수의 정령이 친 배리어 때문에 다행히 피해는 없었지만...

"...대체 무슨 일이지?"

"벌써 지원병력이 온건가요?!"

폭발의 파편을 중력제어로 막고 있던 조윤아가 천 교수에게 물었다. 천 교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마, 아닐 거야. 이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이는 본부에 없네. 엄청난 파괴력이야... 설마, 또 다른 괴물이 나타난건가?!"


***


"아이고, 하도 오래간만이라 익숙해지질 않네."

본의아니게 천 교수에게 괴물 취급을 받은 강춘봉은, 한손으로 어깨를 잡고 빙빙 돌렸다. 아무래도 갑주를 입고 싸운 적이 너무 오래간만이라 잘 적응이 되지 않았던 탓이리라.

"하긴 반세기도 더 된 일이니 말이여. 그나저나..."

춘봉이 뒤를 돌아보자, 자신일으킨 폭발 덕분에 쑥대밭이 된 도심의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다친 사람은 없겄지?"

춘봉은 그렇게 중얼 거리며, 보지도 않고 손으로 자신에게 날아오는 칼들을 쳐냈다. 그의 손이 닿자마자 폭발과 함께 춘봉을 향해 날아오던 칼들이 힘을 잃고 사방으로 튕겨져 날아갔다.

춘봉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에게 칼을 날린 거신을 노려보았다.

"멀리도 날아갔구먼."

춘봉은 거의 백여미터 가량을 떨어져있는 거신을 바라보았다. 거신은 상처하나 입지 않은 춘봉을 바라보다,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정체가 뭐냐."

"얼씨구 말할줄 아는구먼. ...그건 알 필요 없고, 댁은 뭐하러 온거여?"

춘봉의 물음에, 거신은 쿵, 하고 한걸음 내딛으며 말했다.

"나는 4차원의 악마, 올라그. 내 잃어버린 칼 중 하나를 찾으러 왔다."

올라그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거대한 칼날처럼 생긴 자신의 얼굴을 뽑아 손에 들었다.

"네놈에게서 그 칼의 기운이 느껴지는 군."

"자기가 물건 잃어버려놓고 이렇게 난리치면 곤란하지."

춘봉이 그렇게 비아냥 거리던 도중, 갑자기 아밀에게서 무전이 들려왔다.

"야, 강춘봉! 너 도시를 다 박살낼 생각이야?!"

"깜짝이야... 갑자기 소리지는게 어딨어?"

"이쪽이 더 놀랐거든? 난 니가 이 도시를 날려버리는 줄 알았다고!"

"재민이 위험해서 갑자기 끼어드느라 어쩔수 없었어. 그래도 이것도 나름 최대한 힘조절 한거여!"

무전을 통해 아밀의 길고 긴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어쩔수 없지. 여튼 이렇게 된 이상 우리쪽 요원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빨리 처리해. 괜히 피해를 뒤집어 쓸수 있다고."

"알어. 알겄어. 아무튼 금방 처리하면 되잖여!"

춘봉은 통신을 끊고는 이번에는 자신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서 거대한 칼을 들고 서있는 거신, 올라그를 바라보았다.

올라그는 말했다.

"나는 반드시 그 마검을 받아가야 한다. 그 이름은..."

"됐고, 이제 끝냅시다."

올라그는 갑자기 자신의 아래에서 들려오는 춘봉의 목소리에 황급히 아래로 칼을 내리치려고 했지만...


그보다 춘봉이 더 빨랐다.


춘봉은 폭발을 일으키며, 거신의 몸을 들이 받은 채 수백미터 상공으로 뛰어올랐다. 아무래도 부술게 없는 하늘 쪽이 마음 껏 힘을 발휘할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리고 주 의원의 집을 노리기도 좋고 말이여.


춘봉은 상공에 떠있는 찰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허우적 거리며 떠있는 거신 너머로 서울의 도심이 훤히 내려다보였다.

"이정도면 충분하겄지."


춘봉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심호흡을 한 뒤,


[Safe mode : Disable]


힘을 '조금' 주어 거신을 후려갈겼다.


***


"...이틀 전 있었던 서울 시 균열 사태에 대해서 균열대책본부에서는 S급 괴물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A급 괴물이 다수 출현했던 지난 균열로 부터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아 이런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볼 때 일각에서는 이런 일련의 사태가 무슨 이상 징조가 아니냐, 대격변이 다시 도래하는 게 아니냐, 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자 전문가를 모셨습니다. 균열연구학 박사, 천호중 교수님입니다."

"안녕하세요. 천호중 교수입니다."

"네, 교수님. 그 저번과 이번 사태는 공통점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갑자기 폭발이 났다는 점이 특이한 점인데요..."


-삑


아밀은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다 못해 꺼버렸다. 그리고 집무실이 꺼져라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소파에 머쓱하게 앉아있는 춘봉을 향해 말했다.

"일단 그 개자식 집을 다 날린 건 잘했어. 그런데 말이야..."

아밀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 밖을 가리키며 외쳤다.

"....좀 심하게 날린 거 같다고 생각하지 않아?!"

창밖에는 폭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너덜너덜해진 도시의 몰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춘봉은 아밀의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내도 그러고 싶어서 그랬겄어? 그 악마가 좀 힘 줬다고 한 방에 펑하고 터져서 산산조각나서 파편이 튈줄 몰랐잖여."

"헌터들 사이에서는 무슨 괴물이 돌아다니는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아밀은 그렇게 말하고 나서 춘봉을 바라보았다.

"일단 힘을 좀 더 능숙하게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연습해줘. 장소는 내가 마련해줄게,"

"거기도 저번처럼 무너지는거 아녀?"

"안 그...렇다고 장담은 못하겠네. 안 무너지게 잘 컨트롤 해줘."

"말은 쉽지... 알겄어. 노력해볼게."

"부탁할게. 일단 그래야 널 세상에 보여줄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뭐?"

춘봉은 아밀의 말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아밀은 뭘 그리 놀라느냐는 표정으로 춘봉을 바라보았다.

"왜? 저번에 이야기했잖아? 우리 헌터의 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그럼 당연히 공개해야지."

"하지만 이렇게 일을 저질렀는디... 괜찮겄어?"

"...일단 그건 내가 괜찮게 만들어야지. 그게 내일이니까. 그리고 네 정체는 숨길테니까. 너한테 문제는 없을 거야. 정체불명의 헌터는 욕을 먹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지. 물론 그렇다고 맘놓구 부수지 말고."

"야야,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

"물론 아니지."

아밀은 그렇게 말하며 춘봉의 맞은 편에 다가와 털썩 앉았다. 그리고 춘봉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요번에 느꼈겠지만, 아직 세간의 우리 헌터들의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아. 그래서 이번 균열 사태를 잘 처리해서, 세상을 구하고 덤으로 우리의 이미지를 바꿔야 해. 그럴러면..."

"내 힘이 필요하다 이거지?"

아밀은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할게."

자신을 향해 간절히 부탁하는 옛 친구의 모습에서 춘봉은 과거를 보았다. 그리고 과거에서 춘봉은 이럴 때 언제나 항상 한결같은 대답을 했다.


내가 해야지. 어쩌겄어.


춘봉은 사람좋은 미소와 함께, 아밀에게 말했다.

"어쩔수 없구먼."




잘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벌써부터 귀성길 정체가 시작되네요 ㅠㅜ 다들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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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헌터(2) +4 18.02.08 1,286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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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시험(2) +5 18.02.06 948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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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회춘(3) +6 18.02.02 1,097 16 10쪽
6 6화-회춘(2) +4 18.02.01 1,236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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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영웅의 귀환(3) +4 18.01.30 1,390 22 15쪽
3 3화-영웅의 귀환(2) +2 18.01.29 1,398 22 14쪽
2 2화-영웅의 귀환(1) +2 18.01.29 1,506 17 16쪽
1 1화-프롤로그 +5 18.01.29 1,964 18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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