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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 님의 서재입니다.

레전드헌터 회춘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비레
작품등록일 :
2017.11.13 07:59
최근연재일 :
2018.03.07 20:0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24,488
추천수 :
369
글자수 :
141,245

작성
18.02.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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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9화-시험(2)

DUMMY

"...드디어 찾았군."

SS급 헌터, 반룡(半龍) 카타프릭스는 강춘봉을 향해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런 그를 보고 버밀리온이 강춘봉을 향해 소리쳤다.

"거기, 위험하니까 당장 물러... 컥!"

버밀리온은 카타프릭스가 어깨로 몸을 들이 받아 버리자 신음을 내며 벽으로 날아가 쳐박혔다.

S급 헌터인 버밀리온이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것을 본 시험생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헤어밴드의 청년도 자신이 상대가 안된다는 것을 알고는 카타프릭스가 팔을 놓자마자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지금 이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은 것은 강춘봉 뿐.

여전히 자신의 팔을 붙잡고 있는 강춘봉을 보며, 카타프릭스는 눈을 가늘게 떴다.

"역시 보통 놈이 아니군. 그때 와이번(Wyvern)들을 불태워버린게 너 맞지?"

...위험하구먼.

근거는 모르겠지만, 이 반룡은 그때의 일을 자신이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곧이곧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랬다간 자신이 정체를 숨기고 행동한다는 아밀의 작전이 초장부터 물거품으로 돌아가버리기 때문이었다.

사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는 이처럼 나서지 말고 끝까지 자신의 힘을 숨겨야 했다. 춘봉도 사실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철없는 용이 날뛰는 것을 더 두고 볼수는 없지.

춘봉은 주변의 시험생들이 전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카타프릭스에게 물었다.

"헌터라고 들었는데,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이런 짓이라니?"

춘봉은 말 없이 뒤에서 나가떨어진 버밀리온을 가리켰다. 카타프릭스는 그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으르렁거렸다.

"나는 그저 싸우고 싶을 뿐이다. 강한 녀석과 피가 끓는 싸움을! 내 몸에 섞여있는 흑룡의 피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난동을 피우신다?"

카타프릭스는 춘봉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지구라는 곳은 너무 지루하더군. 너무 지루해서 하품이 나올 정도야. 그런데 마침내... 너란 녀석을 만난거지."

카타프릭스는 춘봉이 붙잡고 있지 않은 다른쪽 팔을 들어보였다. 그 팔의 비늘 한쪽은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와이번을 죽이러 가던 도중 네놈에게 당한 흔적이다."

춘봉은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입 밖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그랬다간 자신이 저질렀다고 긍정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내 방어 마법을 뚫고도 이 정도 피해를 입히다니, 네놈은 대체 정체가 뭐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하, 헛소리. 그 때의 불꽃 냄새가 네놈에게 진동을 한단 말이다!"


"헛소릴 하는 건 너고."


그때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카타프릭스는 고개를 돌렸고,


SS급 헌터, 고룡(古龍) 로마나는 그런 카타프릭스의 고개를 잡아 벽에 처박아버렸다.


***


"아, 흠흠. 내 말 들리나요? 시험생 분들?"

시험생들은 눈 앞에 있는 여성을 향해 겁먹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여성이 부드러운 인상에 귀여운 외모를 하고 있음에도 그들이 그렇게 겁을 집어먹고 있는 이유는 그 여성이 방금전까지 난동을 피우던 반룡을 한방에 잠재운 것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험생들은 무너진 벽에 파묻힌 카타프릭스를 보며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그런 그들의 속마음을 알지 못하고 그 여성, 로마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일단 이번 시험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서는 제가 저희 본부를 대표해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곧 상황을 정리하고 시험을 재개할 예정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솔직히 시험을 계속 할수 있을까?"

차승우를 비롯한 헌터들이 상황을 정리하는 것을 바라보며, 로마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 옆에서 버밀리온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으며 대답했다.

"전 회의적이라고 봅니다."

"몸은 좀 괜찮아? 치료 안받아도 되겠어?"

"별거 아닙니다. 다행히도 맞기 전에 방어마법을 써서 괜찮습니다. 벽까지 날아갈 걸 예상 못해서 정신을 잃은게 문제지만요. 젠장, 뭔 힘이 그렇게 무식하게 센지..."

"반룡이지만, 적어도 반은 용이니까."

로마나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버밀리온이 핫, 하고 헛웃음을 지었다.

"그럼 그 반룡을 한방에 쓰러뜨린 로마나님은 얼마나 강한겁니까?"

로마나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 자식이 방심해서 그런 거였어. 난 너무 늙어서 본 모습으로 돌아가지도 못하는 한심한 늙은이일 뿐이야."

그렇게 자조한 후, 로마나는 버밀리온에게 물었다.

"그래서, 이제 시험은 어떻게 하지? 네 말대로 가망없으면 접을까?"

"아뇨, 일단 위에서 그만두라는 말이 내려오기 전까진 계속 해야겠지요. 근데 아마 계속 하라고 할 걸요. 가까스로 예산 받아서 연 시험이니까요."

"그런데 거기에 반룡 자식이 고춧가루를 뿌렸단 말이지."

"그것도 보통 고춧가루가 아니죠. 아마 이번 일 뒷처리 때문에 가뜩이나 하얀 본부장 머리가 더 하얗게 될 겁니다. 사실 그것보다..."

버밀리온은 시험생들이 있는 위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시험생들이 지레 겁먹고 도망가버리는게 더 문제지만요. 제가 회의적이라고 말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뭐, 면접 때 할일 덜었다고 생각하면 되는거 아냐? 이 정도 일로 마음이 꺾여서는 헌터 못하지. 어차피 이제 앞으로는 이것 보다 더한 일도 겪을 텐데..."

"하지만, 남아있는 시험생이 한명도 없으면요?"

"그렇진 않을 걸."

"예?"

로마나는 자신이 카타프릭스를 벽에 처박을 때, 놀라긴 커녕 정확한 타이밍에 카타프릭스의 팔을 놓았던 강춘봉을 떠올리며...

"그렇진 않을 거야."

한번 더 소리내어 말했다.


***


한편, 강당 밖 인적이 없는 구석진 곳.

"어르신, 좀 괜찮으십니까?"

"나? 나야 괜찮지. 별일 없었어."

춘봉은 카타프릭스의 팔에서 뜯어낸 검은 비늘을 이리저리 비춰보며 휴대폰에 대고 말했다. 차승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입니다. 전 어르신이 속한 팀에 일이 터졌다길래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나는 걱정하지 말어. 그보다 그 시험관 중 한명은 괜찮여? 한대 맞고 날아가던데?"

"아, 버밀리온 님은 괜찮습니다."

"그럼 다행이고, 근디 시험 계속 할수 있겄어?"

"아, 예. 위에 딱히 중지하란 말도 없고, 생각보다 시설이나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아 시험은 계속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그럼 다행이긴 한디 말이여..."

차승우는 늘어지는 춘봉의 말에서 뭔가 이상함을 눈치챘다.

"혹시 뭔가 마음에 걸리시는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마음에 걸린다니 보단 뭐라해야 하나, 이쪽에 문제가 좀 있는거 같어."

"무슨 문제 말입니까?"

춘봉은 슬쩍 열린 강당의 문을 통해 텅빈 대기실의 의자를 바라보았다.

"사람들이 다 도망가버린거 같은디?"


***


"에, 그러니까 지금까지 남아있는 시험생 분들이 접수번호 16번 강춘봉. 35번 조윤아, 그리고 42번 하재민. 이렇게 세명입니다."

또다른 시험관, A급 헌터 채동훈의 보고에 휴대폰 너머 상대는 침묵했다. 그래서 채동훈은 더 긴장했다. 그 상대가 본부장이자, 자신의 마법 스승인 아밀 휘리에스였기 때문이다.

동훈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문제라도...

"당연히 문제지! 그걸 말이라고 해? 마흔 명이 넘는 시험생들은 다 어디가고 세명만 남았어?"

아밀은 본부장실의 책상을 주먹으로 내려치며 이를 갈았다.

이번 시험 때 부족한 헌터 인력을 충원 시키면서 그 사이에 은근슬쩍 강춘봉을 합격시키려고 했는데, 이렇게 다 도망가버리면 인력 충원도 물건너 가고 강춘봉이 주목 받기 쉬워진다.

초장부터 완전 꼬이네.

"그 망할 반룡 같으니..."

아밀은 휴대폰 너머 동훈이 들릴 정도로 이를 빠드득 간 다음 책상에 앞에 놓인 서류를 집어들었다. 헌터 시험 응시자들에 대한 서류였다.

"일단 남은 사람들은 계속 헌터시험을 칠 의사는 있는 거지?"

"예에, 물어보니 계속 헌터 시험을 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다 합격시켜."

"...예에?"

"다 합격시키라고. 어차피 아직까지 남아있을 정도면 쓸만한 녀석들일거 아니야?"

"아니 그래도 잘 모르는데..."

"이제부터 차차 알아가면 되지. 일단 시험관들에게 본부장 명령으로 다 합격시키라고 했다고 전해."

아밀은 그렇게 내뱉고는 통화를 끊었다. 그리고 눈을 가늘게 뜨고 천천히 서류를 살폈다. 일단 강춘봉에 대해서는 아니까 제쳐두고...

"하재민? 얘는 강력한 능력에 비해 과거 기록이 너무 없네. 따로 조사해봐야 겠군. 그리고 조윤아라..."

아밀은 서류를 들고 의자에서 일어서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대격변 때 자신들과 함께 싸웠던 2차원 판게리움의 콘도르 공작은 대격변이 끝나고 한국에 귀화하면서 가문을 상징하는 독수리를 의미하는 조(雕)씨 성을 이어 받았다. 그리고 여기 한국에서 자신의 가문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그리고 조윤아는, 바로 그 콘도르 공작 가운의 후예였다.


"이렇게 과거가 이어지는군."

아밀은 씁쓸하게 웃으며, 서류 속 금발의 여성을 바라보았다.




잘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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