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회색빛섬 님의 서재입니다.

반드시 자살하는 가주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회색빛섬
작품등록일 :
2023.05.29 15:17
최근연재일 :
2023.07.03 23:26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292
추천수 :
10
글자수 :
200,506

작성
23.07.03 23:26
조회
19
추천
0
글자
17쪽

지하경매장(1)

DUMMY

30분. 35분 시작.


“좋은 아침이다!”


어느 때와 같은 세튼의 조례에 학생들은 크게 대답했다.


“네!”


일제히 터지는 대답은 이전에 작은 대답을 받은 세튼이 운동장에서 장난이라는 이름의 훈련을 시킨 전적이 있기에 가능한 진풍경이었다.


“좋군! 다들 알다시피 여름 축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즐거운 축제인 만큼 한 가지 알아야 하는 진리가 있다.”


검지를 핀 세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인생이 즐거울 수 만은 없는 법! 여름 축제 이전에 시험이 있을 예정이다.”


아카데미에서의 생활은 훗날 돈을 넘어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평가하는 부분은 각자에 따라 다르지만 누구나 시험 성적을 중심으로 본다. 그 만큼 중요한 일이나 학생들을 의외로 놀라지 않았다.


“좀 놀라는 시늉이라도 해라!”


이번 기수가 아카데미의 첫 기수가 아니다. 당연히 이전에 펼쳐진 시험들에 대한 정보는 다들 알고 있었다. 물론 매년 바꾸면 큰 쓸모는 없으나 아카데미는 늘 그렇듯 오만하다.

시험 내용을 바꾸지도 않는다. 숨기지도 않는다. 오히려 준비를 하려면 하라는 듯 널리 퍼트리는 특유의 방책은 많은 술자리의 화두가 되었다.


‘매년 이런단 말이지.’


가볍게 생각하는 학생들의 말로를 매년 보아온 세튼이기에 머리를 긁적일 수 밖에 없었다.


“다음 주 월요일 던전에 들어간다. 교장의 마법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니 상해는 입지 않으나 실질적인 고통과 공포는 일치하니 언제든 포기해도 좋다.”


실제로 들으니 제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시험 내용에 베리안은 코웃음을 쳤다.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헤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손을 든 그녀의 표정은 한껏 장난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면 포기해도 불이익은 없나요?”

“없다. 단지 이득이 없을 뿐이지. 쉽게 말하자면 평가는 최하 점수일 것이다.”


아카데미의 무개를 누구보다 여실히 느끼고 있는 학생들이기에 당연히 포기라는 선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그냥 하라는 거잖아요!”


진지하지 않은 단순한 투정이나 센트의 시선이 가라 앉았다.


“그럼 여기에서 뭐를 기대하고 온 거냐.”


한층 무거워진 분위기를 세튼은 깰 생각이 없었다.


“이곳은 아카데미다. 배움을 위한 공간임에는 반론이 없지만 ‘무었을’ 배우는지 다들 알고 왔을 것이지.”


굳이 표현하지 않은 단어가 온화한 부류의 것이 아님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물론 다들 이유는 다를 것이다. 명예를 위해- 권력을 위해- 인의를 위해- 전부 좋다. 타인이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지. 하지만 한 가지만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세튼의 굳은 눈이 모두를 향했다.


“우리가 전사다. 그러나···”


세튼은 잠깐 말을 뜸 들였다. 지금의 발언은 아무리 자신이라도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나 필요하다. 특히 제 갈피를 못 잡는 새싹들에게는 더 더욱.


“용병과 근본적으로 같고 도축 업자와 근본적으로 같다. 결국 모두가 생을 짓밟는 길을 걷는 이들이다.”


황실의 전 기사 단장의 말로는 믿기지 않는 언행에 실제로 던전 얘기에는 놀라지 않던 학생들이 지금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의문의 시선들에 세튼은 덤덤히 말을 이어갔다.


“마법사가 지식을 탐구하는 길을 걷는 이라면 전사는 자신을 알아가는 길을 걷는 이다. 수 많은 살행과 작은 선행을 하며 스스로 이유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전사가 평생 짊어져야 하는 업「業」이다. ”


말을 마치며 가볍게 숨을 마셨다.


‘역시 아직은 이르나.’


단숨에 깨닫는 일은 바라지도 않았다. 애초에 그렇게 즉시 되는 일이 아니다. 그런 급조한 마음 가짐이란 쉽게 부서지니까.

그저 이 말이 훗날 학생들이 길을 잃고 미혹에 빠질 때 작은 지팡이라도 된다면 충분하다.


세튼은 평소의 편하지는 않지만 가벼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뭐- 차츰 차츰 알아가라는 소리다. 이번 시험도 결국 학생들이 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니까.”


대답이 없음을 세튼은 나무라지 않았다.

다들 스스로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어 보였다. 아무리 열정적인 걸 좋아하는 자신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까지 원하지는 않았다.

단지 한 가지 걱정이자 의문은 들었다.


노트에 시선을 때지 않고 있는 베리안에게 세튼의 시선이 갔다.


‘이 얘기에 아무런 반응이 없는 녀석은 오랜만에 보는 군.’


보통 이 경우는 두 부류로 나뉜다.

검에 관심이 없거나, 인생에 미련이 없거나.


‘아마 후자겠지.’


근육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 매일 밤 베리안이 하는 훈련은 전신의 근육을 완벽하게 찢어 발기고 마나 유저의 비정상적인 자연 회복력을 믿고 짜여진 운동 분량이다.

그러나 육체의 재능을 지니지 못한다는 데이피스토의 혈통은 역시 험난했다. 근육의 성장이 더딘 것은 예상했지만 자연 회복력까지 기겁할 정도로 늦었다. 평범한 마나유저의 절반도 되지 못하는 성장률과 회복력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은 막무가내와 같은 방식이었다.

마나란 의지를 담는 힘, 생명의 위기 만큼 강렬한 의지란 없으니 한계를 뛰어 넘는 고통을 주는 것으로 육체의 회복력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본래는 경고 정도로 내비치는 기세도 한층 높여 생명의 위기를 느끼게 하며 매일 진행한 훈련은 전사 베리안에게는 성공적이었으나 인간 베리안에게는 차마 얼굴을 들기 힘들 만큼 가혹했다.


‘매번 상처 입은 몸으로 사자에게 쫓기는 기분이겠지.’


그럼에도 훈련을 도망 이전에 지각조차 하지 않는다. 과연 그러한 의지를 노력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분명 가능은 할 것이다. 노력 만큼 위대한 것은 없으니까. 하지만 평생을 해왔기에 확신할 수 있다.

그것들은 노력이 아니었다.

얼어붙은 호수와 같이 정적인 느낌, 베리안의 운동을 도와주고 있다 보면 한계까지 얼어 붙어 중심부터 갈라지기 시작한 호수의 중심에 서 있는 느낌을 받는다.

대체 어떤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지 모르지만 최대한 말리고 싶은 방법이다.


‘그런 식이라면 쉽게 부서진단 말이다.’


떠오르는 전례에 세튼은 걱정을 지울 수 없었다.


*


검을 익히는 데 필요한 준비물이 무엇일까.

검과 손? 낭만 있는 사람은 열정이라는 답변을 내놓을지 모르지만 애저녁에 말라 비틀어진 감성은 확고한 답을 떠올렸다.


‘재능, 뛰어난 스승, 비급서.’


첫 번째는 통과다. 자명의 반지로 인한 거짓 된 재능이라 할지라도 재능은 재능, 빛의 색은 달라도 여전히 눈부시다.

문제는 두 번째였다. 암흑 마나를 익혔고 검과 흑마법에 정통한 사람을 스승으로 구하는 일은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는 일이 그나마 현실성이 짙었다.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니 관심은 세 번째에 쏠린다.


비급서. 다행히 좋은 기회가 조만간 있었다.


‘조만간 던전에 가야 하니까 준비해둬야겠지.’


집 안 금고에 있는 제든이 준비한 두둑한 금화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줬다. 방과 후 돈을 챙겨서 그곳에 가면 된다. 미리 원작에서 알고 있는 정보와 자금력이라는 두 이득을 뭉쳐서 만들어낸 거대한 이득은 너무 날로 먹나 싶을 정도였다.

신이 혼잣말을 들은 것인지, 방과 후 의외의 상황에서 문제가 일어났다.


“베리안 어디가나요?”


종례를 마치고 반을 나가려고 하자 헤나가 붙잡았다.


“나···집 가는데.”

“또 그러시네. 알잖아요 제 앞에서 거짓말 하면 안되는 거.”


다가와서 어깨를 툭툭 쳤다. 약한 힘에서 느껴지는 포기하라는 확고한 압박에 베리안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말해봐. 무슨 마법을 쓰고 있는 것 아니냐?”

“심문 마법이라도 쓰고 있을 까봐?”

“그게 아니면 말이 안되잖아.”

“추정 치고는 첫날부터 적절하게 대응해온 거 알지?”

“그러니까 하는 말이다. 이렇게 신경을 쓰는 데 어떻게 알아 채는 거야.”


헤나가 한 발짝 다가왔다. 한층 가까워진 거리에서 조용하게 속삭였다.


“분명 비밀이 없게 해 달라고 했었지요. 먼저 시범을 보이자면 켈른 왕국의 혈통을 진하게 물려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코가 좋답니다?”

“후각 말하는 건가?”

“음··· 땡! 기감을 일반적인 감각이라고 하진 않잖아요? 마나를 익히지 않은 일반인은 평생 가질 수 없으니까. 제 것도 마찬가지랍니다? 베리안도 길의 거지도 심지어 세튼 선생님도 맡을 수 없는 향을 나는 맡을 수 있어.”


헤나는 베리안의 옷깃을 잡아 코에 갖다 대 냄새를 맡는 시늉을 했다. 진짜 소리까지 내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당황하는 냄새네요.”


베리안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 아닐까.”

“왕국의 비밀을 알려주는데 그런 반응이야?”

“장난이예요.”


향이라. 과연 그런 식이라면 헤나의 기이할 정도로 민감한 눈치와 불리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켈른 왕국을 지켜온 외교의 비밀이 딱딱 떨어져 맞는다.


“생각 이상으로 무거운 사실을 들은 것 같은데 이런 걸 외지인에게 말해도 괜찮나?”

“당연히 아니지.”


헤나는 제 목을 그어 보였다.


“누군가한테 떠벌리기 이전에 알고 있다는 사실만 알면 켈른의 사대 수호자들이 너의 목을 노리겠네요, 아이고 무서워라.”

“무서워서 살겠나. 선물 맞지?”

“당연히 선물이지요. 그리고 고향에는 이런 말이 있답니다. 선물을 받기만 하는 남자는 쓰레기다.”

“···선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면 오늘 시간은 남나?”


백발을 흔들며 헤나는 상큼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 일은 남아있지만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할 거야.”

“재밌거나 유익한 일은 아닌데.”

“됐고, 오늘의 목적지나 알려주세요.”


어쩔 수 없나. 누군 가와 같이 갈 생각은 없었지만 솔직히 헤나라면 훌륭한 동행인이다.


“돈을 쓰러 가볼 생각이야.”

“보석 같은 건 아니겠지?”

“어쩌면 보석이 나올 수도 있지.”


타국에서 살아온 헤나에게도 한 장소가 떠올랐다. 어떤 상품이 나올지 모르며 워낙 큰 규모에 의해 철저한 신원 확인을 거침에도 여러 소문이 떠도는 장소.


“남는 가면 있어요?”

“몇 개 있을 거야.”

“오늘 머리 마음에 들어서 가면은 쓰기 싫은데요.”

“어쩔 수 없잖아.”

“그건 베리안이 남자라서 이해하지 못하는 거예요.”


비급, 비밀, 영약. 온갖 것을 오직 돈으로 사고 파는 지하경매장을 가볼 생각이었다.


“혹시 토끼 가면도 있어?”

“있겠냐.”


결국 참지 못한 베리안이 손을 들어 올리자 헤나가 다급하게 손사래 쳤다.


“아하하- 아무 가면이나 상관 없을지도?”


*


제국의 중심은 제도이나 제국의 지배하에 있는 땅의 면적 만을 따지면 쌀 한 톨에 불과하다. 수 많은 귀족들이 다스리는 영지들과 단순한 들판, 이름 없는 수 많은 산까지 제국의 땅에 속한다.

제도에서 북쪽으로 마차는 반나절, 도보로는 하루가 넘게 걸어가면 도착할 수 있는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란 산이 있다.

특별히 귀한 식물이 자라지도 않고 딱히 경치도 좋지 않은 데다가 산세가 험악하고 절벽이 많아 위험한 탓에 이름도 없는 산이지만 재밌게도 정상에는 작은 잡화점이 존재했다. 세월이 엿보이는 나무 문과 유리 창으로 보이는 등산 중 구매할법한 식수나 건량이 보이는 건물의 앞에 두 남녀가 섰다.


툭-


둘 다 로브를 입어서 체형을 알 수 없지만 검은 색이 전부인 가면과 귀여운 토끼 가면은 성별을 쉽게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둘은 잡화점에 다가가 바로 문을 열지 않고 남자가 조심히 노크 했다.


툭- 투툭-


끊어지듯 노크를 이어간다. 몇 번을 치자 문의 안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만물은-”


검은 가면의 남자, 베리안은 화답했다.


“이곳에 있으니.”


끼익- 문이 열리고 비슷한 검은 가면을 쓰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낙찰자인가 판매자인가?”

“둘 다 낙찰자로.”

“총 4금화 일세.”


가면 속 베리안의 눈이 찡그려진다.


‘더럽게 비싸네.’


무언가를 사는 것도 아니고 출입하는 가격이 한 명당 2금화다. 심지어 물건을 경매장에 출품하는 판매자는 입장 만으로 10 금화니 할 말이 없다.


“받으시요.”



그럼에도 베리안은 말 없이 주머니에서 금화 4개를 꺼내 건냈다. 돈의 가치가 모든 것을 정하는 곳인 만큼 이곳의 입장료는 충분히 값을 한다.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구만.”

“제 일이나 합시다.”


제든이 준비한 만큼 망토에 새겨져 있는 아공간 마법에서 금화를 꺼낸 지라 눈치를 챈 모양이다. 소리는 일부러 들려주지 않았는데 어떤 식으로 눈치 챘는지 의문이었다.


“잠시 확인 좀 해보지.”


눈 앞의 사람은 금화를 받아 손 위에 올려 안경을 꺼내 감정을 시작했다. 금화가 가짜인지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 아까운데 재밌는 얘기나 해보지 그러나.”

“나는 이야기꾼이 아니라네. 지하 경매장의 담당인이지.”

“어떻게 아공간 마법을 인지했는지 궁금한데 정보를 안 값으로는 충분하지 않나?”

“실수를 이용해 실수를 만회한다라···괜찮은 수완이자 거래군, 좋네. 안 방법은 단순해.”


남자는 동전에서 시선을 때지 않고 말했다.


“이곳에서 수표가 아닌 금화로 물건을 사려면 상당한 양의 금화를 들고 와야겠지 그런데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았어.”

“단순히 힘이 강할 수도 있지 않나?”

“그렇다면 걸음 소리가 무거워야겠지.”

“보법의 경지가 뛰어나 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비약인가.”

“이곳에 무희가 있을 리도 없지 않나.”


가벼운 농에 베리안도 가볍게 받아 쳤다.


“그러게 말이지.”

“말도 꽤 잘 통하는군, 역시 금화도 진품이야. 딱 보면 가짜를 쓸 사람은 아니란 걸 알지만 규정이 이런 지라 이해를 해주게나.”

“나도 얻은 게 있으니까 상관 없습니다.”

“흐흐- 좋은 사고 방식이야. 따라오게.”


베리안과 헤나가 따라 나섰다. 소박한 잡화점의 내부는 당연히 목표가 아니다.


끼이이익-


남자가 바닥을 구두로 두드리자 나무 판자가 갈라졌다. 열린 공간은 빛이 없어 어렴풋이 보이는 계단에 남자가 발을 내딛자 불빛이 기름에 불이 붙듯 차례대로 밝혀졌다. 벽면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설치된 전등이 일제히 켜지는 모습에 헤나가 흠칫 놀랫다.


“이곳은 처음인가?”

“그렇게 보이나요?”

“단순한 물음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저도 마찬가지예요.”

“아가씨는 영 대화하기 힘들 군.”


단숨에 헤나의 본질을 파악하는 모습에 베리안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이건 좀 놀라운-”

“가기나 해요.”


옆구리로 들어오는 헤나의 날카로움 팔꿈치 공격에 속절없이 당한 베리안은 컥컥- 거리며 옆구리를 부여 잡고 계단을 내려갔다.


‘저 목소리로 하니까 진짜 성격 안좋아 보이네.’


제든이 준비해둔 마도구는 헤나의 목소리를 평소의 서늘한 바람같이 간질간질한 목소리가 아닌 카랑카랑한 날카로운 목소리로 변조되어 있었다.


“빨리 와라.”


당연히 베리안의 목소리도 변조되어 있었다.


“풉.”


옆에 있는 베리안만 들릴 정도로 작은 웃음 소리에 말 없이 먼저 내려가고 있는 남자 쪽으로 따라 갔다. 하필이면 변조한 목소리가 심하게 느끼해서 제도의 이동 마법을 이용 할 때도 비웃었다.


‘돈은 전부 내가 내고 있는데.’


이동 마법은 무려 한번 이용하는데 20 금화였다. 따라 오겠다고 해서 돈은 들고 올 줄 알았는데 당연히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헤나의 가면 속 표정이 생각나 주먹을 참기 힘들었다.


“이제 그만 할게. 화의 냄새가 작렬하네.”


화의 냄새는 무슨 느낌일까. 조금 궁금하긴 했지만 말을 했다가는 헤나의 화법에 말려 피곤해질 것 같아 어느새 따라 붙어진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경매 장의 설명 좀 부탁 드립니다. 이것도 값이 필요하지는 않겠지요?”

“걱정 말게. 애초에 별 것은 없으니까. 그저 자리에 앉아 경매 인의 판매를 보며 끌리면 손을 들어 경매를 하는 것이지.”

“주의 사항은 있습니까?”


원작에서 와본 적은 있지만 이곳은 현실인 만큼 세세하게 확인을 해야 했다.


“이곳에서는 없다네. 지하 경매장은 경매 중 모든 낙찰자와 판매자의 안전을 보장하니 말이야.”

“새겨 듣겠습니다.”


경매 중 안전을 보장한다. 즉 경매 장 밖에서의 보복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를 위해서 가면을 쓰고 있지만 보복 하려면 결국 어떤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영악하니 큰 문제는 없겠어. 자 도착이라네.”


내려가는 길은 의외로 짧아 어느새 마지막 계단을 밟고 있었다. 마지막 계단의 앞에 앞을 완벽하게 가리고 있는 검은 천을 남자가 들어 올렸다.


“금의 마굴에 온 것을 환영하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반드시 자살하는 가주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일정. 23.06.11 28 0 -
» 지하경매장(1) +1 23.07.03 20 0 17쪽
31 회식 23.07.01 14 2 14쪽
30 다툼 23.06.29 16 0 14쪽
29 이상「理想」(2) 23.06.28 17 0 8쪽
28 이상「理想」(1) 23.06.26 19 0 12쪽
27 다르면서 비슷한 둘 23.06.25 22 1 12쪽
26 매(2) 23.06.24 22 1 11쪽
25 매(1) 23.06.23 23 0 16쪽
24 진리회 23.06.22 20 0 14쪽
23 나쁜 짓 (2) 23.06.21 20 0 13쪽
22 나쁜 짓(1) 23.06.20 21 0 14쪽
21 하이에나 23.06.19 22 0 15쪽
20 성질 23.06.18 25 0 14쪽
19 운동 23.06.17 31 0 12쪽
18 오만 23.06.16 23 1 13쪽
17 악연 23.06.15 23 0 16쪽
16 대련(2) 23.06.14 28 0 18쪽
15 대련(1) 23.06.13 24 0 12쪽
14 입학 23.06.12 23 0 13쪽
13 입학 시험 23.06.11 26 0 17쪽
12 눈 먼 대장장이 23.06.10 36 0 14쪽
11 용사와 흑마법사(3) 23.06.09 29 0 15쪽
10 용사와 흑마법사(2) 23.06.08 33 0 14쪽
9 용사와 흑마법사(1) 23.06.07 45 1 10쪽
8 훈련 23.06.06 56 0 14쪽
7 내기(3) 23.06.05 56 0 18쪽
6 내기(2) 23.06.04 67 0 12쪽
5 내기(1) 23.06.03 68 0 16쪽
4 감옥 23.06.02 89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