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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최근연재일 :
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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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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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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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03화. 바람이 분다(1)

DUMMY

"그 말, 왕국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해도 되는 위험한 발언이라는 거 알아?"

"꿈은 크게 가지는 게 어때서 그렇습니까. 어차피 여기까지 굴러 떨어진 이상, 당장에 이온에서 이리로 왕가의 기사들이 달려올 것도 아님에 이 말을 하는 게 무슨 대수라고요."


능청스럽게 현우의 말을 되짚는 그를 보며 날개의 마법사는 왕실 연회에서 보았던 이들을 떠올렸다.

권력으로 점철되어 말과 행동에 어느 하나 자신감이 깃들지 않은 것이 없었던 그들에게선 오히려 자만의 냄새마저 흘러나왔으니.

현우의 감각이 흐트러지지 않았다면 슈테판 역시 그러한 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리라.


"그러던 와중에 저는 그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허나 남들이 이자나드 님을 믿고 따라 구원을 받았다면, 저와는 그분이 거래를 제안했다는 차이가 있지요."


그 말을 하는 슈테판의 눈에선 조금이나마 행복감이 깃들어 있었다.

순수한 행복이라기 보다는, 같은 선상에 있는 간부진들이라도 자신은 개중에서 특별하다는 우월감에서 우러나온 행복이었다.


"자신은 남들과 다르다는, 특별하다는 인식이 너무나 또렷하기 그지없어. 그 고귀한 핏줄이라는, 사실인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은 것에 집착하는 건 너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크흐흐. 그래요, 그렇게 생각하실 거라면 마음대로 하세요."


고개를 삐딱하게 세우며 슈테판은 스태프를 휘둘렀다.

말은 그다지 상관하지 않겠다는 투였으나 행동은 결코 현우의 말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듯 그의 불꽃은 어느 때보다도 더 맹렬하고 사납게 현우의 볼을 할퀴려 들었다.


단번에 그에게 치달은 불꽃의 화살은 현우가 고개를 뒤로 젖혀 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턱을 스칠 듯이 지나갔다.

이글거리는 열기에 턱에 자라던 잔수염이 화르륵 타버리며 노린내가 현우의 코끝을 찔렀다.

미간을 찌푸린 그의 시야에 계속해서 날아오는 불꽃의 화살들이 잡혔다.


"실드! 형태 변화!"


에블린에게서 배운 그녀의 비전은 굳이 날개가 아니어도 다른 것들로 펼칠 수 있었다.

본래 그녀가 즐겨 쓰던 수단처럼, 현우 역시 무속성의 마나를 띤 실드를 둔기로 사용하는 법을 제일 먼저 배웠으니까.

온갖 강화 마법과 마력을 쏟아 부은 실드가 곤봉 형태로 압축되어 현우의 손에서 휘둘러졌다.


에블린과의 비밀 과외에서는 상당한 확률로 그녀의 감시자 역을 자처한 제롬 디아즈를 볼 수 있었고, 그와도 현우는 여러 번을 손을 섞어본 적이 있었다.

당장에 봄 교류제의 일 때문에 그와 겨뤄보지 않았던가.

그렇게 제롬 디아즈와의 대련에서 수십, 아니 수백 번을 굴렀다.

아무리 둔재라고 한들 그의 손놀림을 따라할 수는 있을만한 시간이었으며, 현우는 시어도어가 인정했듯이 결코 둔재의 수준은 아니었기에.


카강!


그의 손은 훌륭히 화염 화살 세례에서 주인의 몸을 지킬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위장이 뒤틀리는 것이 느껴졌다. 역병이 그의 몸을 지배하기 위한 한 걸음을 다시 내디딘 듯 보였다.


시간은 현우의 편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것을 아는 슈테판은 현우가 쏘아낸 바람의 칼날을 쳐내며 말을 이었다.


"제가 당신에게 주었던 팔찌는 어디에 두고 여기까지 일을 벌이는 겁니까! 서로서로 말로 했으면 이 사태까지 치닫지도 않았을 것을!"

"아무리 그게 귀중하다고 해도 적이 준 것이야. 네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그것 때문에 애써 준비해두었던 함정이 쓰지도 못하고 폐기되어버렸지 않습니까. 마치 어떤 가호라도 걸려있는 것처럼 그대는 제가 파놓은 술수들을 용케 피하고 있군요."


조금 전부터 숨을 쉬어도 예전 같지가 않았다.

주변을 전부 휘감는 불꽃 때문에 뜨거워진 공기 때문인지, 현우가 자꾸만 입 속으로 숨을 밀어 넣어도 안쪽에서는 부족하다며 아우성이었다.

바깥이나 몸 안쪽이나 전부 요동치며 상황을 타파해달라고 경종을 울려대는 와중이여서, 현우는 거센 콧바람을 내뿜으며 숨을 골랐다.


"덕분에 재미있게 되었네. 그건 이미 왕가에 넘겨주고 왔거든. 설사 내가 이 자리에서 패하여 쓰러진다 할지언정 슈테판 리, 당신의 그 원대한 목표는 이룰 수가 없게 되었어!"


날개의 마법사가 내지른 주먹을 따라 소용돌이치는 바람이 슈테판의 몸을 향해 쉭쉭 몰아쳤다.

허나 그것 역시 슈테판의 손가락에 이끌린, 업을 살라먹는 불꽃의 벽이 제 몸을 불살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렸다.


"오호, 왕가라. 당신이 그 정도까지 선이 닿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저는 단순히 그대가 가족은 내팽개쳐 두고 집 바깥으로 나돌아다니는 작자를 아버지로 둔 안타까운 집안의 자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뭐, 뭐..."

"왜 그러십니까. 제가 상대에 대한 뒷조사 하나 없이 당신을 상대하려고 하는 얼간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요?"


슈테판의 코웃음은 현우에게 들리지 않았다.

이미 현우는 호향에 있을 어머니에 대한 걱정에 몰두한 상태였으니까.


"장현우, 호향에 어머니 안나 장과 같이 살고 있으며, 아비는 집을 버려두고 실종된 상태. 그것 말고도 제가 파악할 수 있었던 수많은 정보들은 전부 '이면의 별' 제 3지부에 인편으로 보내둔 상태입니다."

"..."

"제가 다시 말을 돌려드릴까요? 설사 제가 이 자리에서 패하여 쓰러진다 할지언정, 당신은 영원히 우리의 먹잇감으로 지정되었다는 것을요."

"죽여버리겠어."

"그대의 가족까지, 영원히."

"슈테판 리이이!"


날개를 활짝 펼친 마법사는 그대로 땅을 박차며 미끄러지듯이 슈테판에게 돌진했다.

불꽃에 반짝이는 마력의 결정이 현우의 분노를 받아 더욱 날카롭게 벼려졌다.

그렇게 어깻죽지에서 피어난 두 자루의 검이 슈테판을 베어내기 위해 허공을 갈랐으며,


"그럼 어디, 장현우의 업은 얼마나 되는지 한번 볼까요."


슈테판의 주문이 터짐과 동시에,


"그대의 업화여, 다시 타오르라."


낮게 비행하던 마법사의 육체는 삽시간에 불타버린 날개의 잔해와 더불어 땅바닥에 푸드덕 소리와 함께 추락했다.


뚜벅, 뚜벅.

어찌된 일인지를 파악하느라 여념이 없는 현우의 귓가에 슈테판의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의 눈에 불꽃이 실린 검은 신발이 잡혔다.


퍼억!


"커헉!"


슈테판의 발길질에 현우는 가슴에 심한 고통과 함께 두어 바퀴를 굴렀다.

여전히 이글거리는 불꽃의 벽이 현우의 뒤에서 그를 노려본 가운데, 다시 한번 더 슈테판이 그에게 다가왔다.

공포감이 꾸역꾸역 그의 감각을 잡아먹는다.


"뭐, 걱정 마시길. 장현우, 저는 충분히 당신과 달리 적의 목숨을 살려줄 수도 있습니다. 대신."


슈테판은 무릎을 들어올리며, 여전히 불길에 휩싸여 있으나 결코 타버리지는 않는 신발을 현우에게 들이밀었다.


"핥으세요."

"시, 실발을 핥으라고?"

"혀까지 꼬인 모양이군."


쳇, 하고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싫으십니까? 존은 그렇게 하던데 말입니다. 물론 회복 물약 값은 자기가 충당했겠지만요. 그 덕분에 그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으니, 혀가 불판 위에 구운 돼지고기 같이 타버렸어도 목숨 값으로는 싸게 먹힌 것이라 생각합니다."


존? 그런 사람이 있던가?

날개의 마법사는 빠르게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의 이름만을 뽑아 목록을 만들었다.

찬찬히 넘겨지는 인명록에서 그는 슈테판의 말과 일치하는 한 사내를 떠올렸다.


"너, 액스 선배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크, 크흡."

"말해!"

"크하하하하!"


등을 젖혀가며 웃음을 토해내는 슈테판은 현우의 물음도 씹어버린 채 하늘을 보며 실실 입꼬리를 흘렸다.

다시 시선을 돌리는 슈테판의 눈에서 현우는 엿볼 수 있었다. 냉철하고도 맹렬히 타오르는 농밀한 광기를.


"그에게 베풀어준 은혜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면서 제대로 할당된 임무도 수행하지 못하는, 오히려 당신에게 휘둘리기까지 하는 그런 무능한 수족을 제가 가만히 놔둘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말해! 그에게 무슨 짓을 한 건지!"

"글쎄요, 혹시나 당신이 이곳으로 불러낼 까봐 조금 주의를 주었다고 말하면 알아듣겠습니까?"


겨우 그 정도가 아니리라. 방금 불타오르는 신발에 입을 맞추라고 현우에게 압박을 넣었던 슈테판이었다.

당연히 존 액스에게도 그것을 시켜보았다는 것과 무슨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겠는가.


"하지만 장현우, 당신은 다행히 존에게 접근하지는 않았습니다. 신은 그대를 총애하는 듯 하군요. 당신이나 존이나, 그 이상의 위험을 겪을 일은 없었으니 말이죠."


정말로 애석하다는 듯 머리까지 좌우로 저으며 어깨를 으쓱거린 슈테판이 계속해서 안타까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그러니 이번에는 그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군요. 과연 너는 그 자식과 같은 선택을 할까? 자, 어서 내 신발을 핥으라고! 비굴하게 말이야!"


현우는 가슴 언저리로 시선을 돌렸다. 불길에 휩싸인 발길질을 맞아서인지 로브에 구멍이 나있었다.

새로운 옷을 챙겨주면서 루크가 걸어준 보호마법들이 없었다면 이미 몇 번이고 목숨이 경각에 달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아마 이번에도.


"발을 내밀어."

"그래? 그으래? 하, 하하하!"


참으로 친절하게도 슈테판은 계속 쓰던 불꽃의 걸음마저 확 죽이고서는 검은 신으로 현우의 코를 쳤다.

코피가 흐르는 와중에도 현우는 천천히 신발의 표면에 입을 가져다 대었다.

불길이 죽었어도 여전히 뜨거운 것은 마찬가지. 현우의 일그러지는 표정은 슈테판으로 하여금 실실 웃음을 흘리게 했다.


불꽃에 몸을 날리는 행위는 말로도 쉽게 내뱉을 수 없는 것이었다.

당장에 동물들조차 들판에 번진 불을 보고 어떻게든 살고자 난동을 부리는데 더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는 생물들은 오죽하겠는가.

허나 그런 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이라.


"멍청한 놈."


핸디드 매직을 사용하는 마법사의 주 무기는 다름아닌 손.

그리고 그 특징이 가장 잘 발현되는 때는 여느 마법사와는 달리 손이 미치는 근거리였다.


덥석.

현우의 손이 슈테판의 왼다리를 붙잡았다.

정강이를 붙잡은 손에서 일렁거리는 현우의 마력에 슈테판은 급히 스태프로 현우를 찍으려 했지만 애석하게도 방심하고 있던 쪽이 더 빠른 법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칼날 돌풍."

"끄아아앗!"


돌풍이 터져나가며 피가 흩뿌려졌다.

그것이 누구의 피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슈테판이나 현우나 두 사람 다 붉은 것들이 몸에 덕지덕지 묻은 상태였다.


허나.


"이 빌어먹을 새끼가!"


왼쪽 발목이 갈려져 버린 슈테판 쪽이 누가 보아도 흩어진 피의 주인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급하게 불꽃으로 살갗을 지진 그는 스태프로 중심을 잡으며 현우에게 외쳤다.


"이 미친 새끼가 기어코! 내 노예가 되는 것으로 봐주려고 했더니만!"

"미친 건 네놈이다."


손톱이 모두 날아간 오른손을 부여잡으며, 현우는 숨을 헐떡임에 따라 위아래로 내려가는 시선으로 슈테판을 바라보며 외쳤다.

천만 다행으로, 혀가 데었어도 말하는 것에 큰 무리는 가지 않은 듯 했다.


"누구는 핸디드를 쓸 줄 몰라서 쓰지 않는 줄 아나!"

"그러면서도 내게 접근한 네 녀석이 잘못된 거지!"


슈테판은 평소 쓰던 스태프가 아닌 손으로 직접, 그리고 현우 또한 자주 쓰는 손이 아닌 왼쪽으로 마법을.

양쪽 다 어느 정도의 불리한 부분을 감수한 상태로, 쌍방간 펼쳐지는 마력탄의 세례는 그 어느 쪽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었다.


어느새 슈테판이 그토록 자랑하던 업을 살라먹는 불꽃의 자락은 사라진 상태였다.

심각한 충격으로 인해 마법을 유지하던 집중이 끊어진 것이 원인이었다.

결계 전부를 휘감는 수준으로 펼쳐졌던 마법이 제 스스로 유지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하, 좋아. 인정해주지."


슈테판은 여태껏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그리고 현우마저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의 손에서 반짝이는 하야면서도 시린 빛깔의 무언가.

마력이 아님을 현우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한차례 현우의 몸을 둘러싸 그를 지배하기도 했었던 힘이니만큼, 그것에 대해선 이미 몇 번이고 경험했던 부류의 것이었다.


"맞아. 슈테판, 당신 또한 이자나드의 힘을 다룰 수 있는 마법사였지."

"하하, 그렇습니다."


어느새 원래의 말투로 돌아온 그는 응축한 성력을 잘린 발목에 양껏 불어넣었다.

이자나드의 힘, 현우의 온몸을 둘러싸며 에블린의 머리 속에 침투하고, 다 잡아놓은 캐서린을 그대로 탈출시키게 한 그 압도적인 권능이 다시 한번 현우의 눈앞에 펼쳐졌다.


"젠장..."

"왜 그런 눈으로 보시는 겁니까, 장현우. 고위 사제들이 죽은 자들마저 살리는 기적을 보지 못하셨나 보지요?"


현우의 마법에 잘리기 전으로 되돌아온 발목을 이리저리 돌려보는 슈테판은 웃으며 말했다.

굳어버린 표정의 현우가 가관이라는 듯, 그는 혀를 차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원래는 그분의 힘을 이 정도까지 빌리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 때의 계약이었거든요."

"계약?"


다른 이들은 맹목적으로 이자나드를 추종했지만 자신은 수준이 다른 일종의 계약을 맺었노라 하는 슈테판의 말이 사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제가 이 힘을 쓴다는 건, 당신을 정말로 처단하겠다는 내 의지의 발로이기도 합니다. 내 목숨을 버려서라도 말이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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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217화. 학회의 밤은 길었다(2) 20.04.28 25 0 13쪽
216 216화. 학회의 밤은 길었다(1) 20.04.27 28 0 13쪽
215 215화. 마탑주 회의(2) 20.04.23 25 0 13쪽
214 214화. 마탑주 회의(1) 20.04.22 29 0 14쪽
213 213화. 용의 경고 20.04.21 26 0 13쪽
212 212화. 대륙 마법 학회(3) 20.04.20 23 0 14쪽
211 211화. 대륙 마법 학회(2) 20.04.17 29 0 14쪽
210 210화. 대륙 마법 학회(1) 20.04.16 24 0 14쪽
209 209화. 소환 명령(2) 20.04.15 24 0 14쪽
208 208화. 소환 명령(1) 20.04.14 25 0 13쪽
207 207화. 바람이 분다(5) 20.04.13 25 0 15쪽
206 206화. 바람이 분다(4) 20.04.10 23 0 13쪽
205 205화. 바람이 분다(3) 20.04.09 27 0 14쪽
204 204화. 바람이 분다(2) 20.04.07 29 0 13쪽
» 203화. 바람이 분다(1) 20.04.06 35 0 14쪽
202 202화. 융(3) +2 20.04.03 29 1 14쪽
201 201화. 융(2) 20.04.02 29 0 13쪽
200 200화. 융(1) +2 20.04.01 34 0 14쪽
199 199화. 폭풍은 두 번 몰아치나니(5) 20.03.31 27 0 14쪽
198 198화. 폭풍은 두 번 몰아치나니(4) 20.03.30 2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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