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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임의 글 공장입니다.

싱글벙글 고시원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드라마

완결

홍차임
작품등록일 :
2015.10.23 23:35
최근연재일 :
2016.04.02 21:4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69,116
추천수 :
969
글자수 :
181,952

작성
16.02.24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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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
추천
16
글자
13쪽

30화. 추억이라는 놈.

DUMMY

송은 플라자 고시텔에서 살기 시작했다.


분홍이 지하 캐시뮤직에 도착했는데 송이 보이지 않았다.


“송, 나 왔어. 어디야?”

“응. 여기 근처에 유기농 샵이 있더라고. 뭐좀 사느라고. 곧 갈게, 분홍~!”


검은색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송이 고려 인삼이라고 적힌 종이백을 들고 들어온다. 유기농 샵이라더니 자연보호 차원에서 종이백도 재활용을 하는 듯했다. 송은 손잡이를 나무로 만든 거라며 유기농 칫솔이며 용기에 아무런 그림도 없는 유기농 샴푸 등을 분홍에게 보여주며 신이 났다.


송은 캐시 뮤직 장사를 이어갔고 연이 엄마 말마따나 ‘송 사장’이 되었다. 분홍은 다소 불만스럽게, 다소는 어리둥절하게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연습실 한달 요금을 내야 하는 날, 분홍은 내지 않았다. 연이 엄마도 달라고 하지 않았다. 검은색 건물에서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동거의 주체는 다름아닌 송과 연이 엄마였다. 두 사람의 어색하기도 하지만 친밀해 보이기도 하는 팀워크가 분홍에 눈에 들어왔다.


플라자 고시텔. 그곳에는 송의 방이 있고 분홍의 방은 없었다.


“송, 나 니 방 구경해도 돼?”

“그럼! 당연하지! 자, 이리 와봐. 남자가 사는 방을 보여줄게.”


조심스러운 분홍의 말과는 달리 송은 두팔 벌려 환영하는 기색이다.


책상이라고 부르기엔 옹색한 하얀색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다. 흰 테이블 위에는 수건 하나, 컵 하나, 면도기 하나가 있었다. 그리고 간밤에 배가 고팠는지 사발면 하나가 놓여 있었고 화장실에는 다 먹은 빈 사발면 그릇이 놓여 있었다.


그의 방에는 살림이 갖춰지지 않은 휑함과 살림이 없는 방만이 줄 수 있는 간결한 느낌이 공존하고 있었다.


‘송은 정말로 이제 고시원에서 사는구나.’


그의 얼굴은 만족스러워 보였다.


분홍은 모든 일이 낯설었으나 동요하지 않는척, 평소처럼 노래 연습을 하고, 6층 식당에 올라가서 밥을 먹고, 학생들에게 노래를 가르쳤다. 송이 플라자 고시원에서 숙식한지 5일째, 분홍은 연이 엄마한테 갑자기 말한다.


“언니, 저도 제 방 열쇠 주세요.”


연이 엄마는 놀란듯이 눈이 조금 커지더니 조금 후에 방 열쇠 하나를 건넨다. 그 방은 6층 식당 층에 있는 방이다. 연이 엄마가 머무는 방과 같은 층이며 그녀의 방과는 바로 이웃한 옆방이다. 그녀가 알기로 식당 층에 있는 방은 방 안에 화장실이 없어서 공용 화장실을 써야 한다.


“방마다 화장실 샤워기 다 있겠다, 얼마나 좋아?” 라고 분홍을 꼬셔댔지만, 막상 분홍의 처지는 흠이 있는 방을 받아도 따지지 못할 처지가 되었다.


분홍은 열쇠를 받은 다음 날 집에서 십자가부터 가져와 6층 방 테이블 위에 세워 놓는다. 그 십자가가 자신을 지켜주길 바라며, 무엇이라도 하나 자신의 방을 채우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송과 연이 엄마는 그런 분홍의 행동을 조용히 바라본다.


그녀는 원룸에 있던 물건 정리를 시작한다. ‘읽어야 되는데......’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읽지 않은 책들. 정리대상 1호다. 그녀는 먼저 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암에 걸린 여자의 죽음까지의 과정을 때론 코믹하게 때론 애절하게 담은 미드 시리즈를 보다가 어느 날 영어 공부의 바람이 불어 안 하던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날 이후로 한 권씩 모으다가 이제는 잔뜩 쌓인 영어 교재들이 버릴 책 1순위였다.


고시원 생활을 하면서 연이 엄마가 만드는 음식을 먹을 거라 접시들, 양념들, 이제는 하나도 필요가 없었다. 엄마가 주신 컵과 접시 셋트 등도 마찬가지였다. 버릴 것은 버리고 안 버릴 것은 깨끗이 닦았다. 부모님 집에서 봤던 오래된 그릇들이 떠올랐다. 노란색 플라스틱 바구니에다가 그런 부엌살림을 모두 담았다.


‘송한테 태워달라고 해서 엄마한테 줘야지.’


‘입지도 않는데, 추억 때문에...’


1년에 한 번도 안 입는 옷은 앞으로도 안 입을 것이니 버리라는 조언이 있다. 그녀에겐 추억 때문에 버리지 못하는 옷들이 꽤 있었다. 가방이란 건 의외로 유행을 많이 타서 새 가방을 사면 이전에 쓰던 가방은 쓰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면서도 가지고 있는 가방이 분홍에겐 많았다. 특히 가죽 가방은 특히 아까웠다. 옷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스카프는 분홍의 쪼들리는 생활에 큰 낙을 주는 아이들이다. 서른 장이 넘게 분홍의 행거 옷걸이에 걸려 있다. 여러장의 스카프가 포개져서 만들어내는 색의 콜라보레이션을 보는 걸 즐겼지만, 이제는 고시원 생활 시작이니 스카프와도 안녕하기로 한다.


“분홍이 넌 좋겠다. 난 너처럼 혼자 살아보는 게 소원이야. 무섭지는 않아? 혼자 살면 돈 많이 들지 않아?”


독립해서 혼자 사는 분홍은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분홍은 종종 혼자 살지 않았다면, 월세로 나가는 돈만 모았다면, 큰 돈을 모았겠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녀는 월세 외의 것엔 돈을 무척 아꼈다. 책상이 없는 방에서 살 땐 밥상을 책상으로 썼다. 옷 서랍도 사지 않고 문구점에서 종이 박스 예쁜 것을 두어 개 사다가 옷 서랍으로 썼다. 그러다가 2년 전에 큰 맘 먹고 처음으로 원목 책상을 샀다. 역시나 독립해서 혼자 사는 친구가 버린다는 걸 받아다가 쓰던 냉장고는 소리가 너무 커서 버리고 중고로 새로 샀다. 옷 서랍 대신 종이 박스를 쓰는 걸 보고 놀리기도 하고 안쓰러워하기도 하던 친구들이 옷서랍을 분홍의 생일에 돈을 모아 사주었다.


그런 초라한 살림이지만 정이 들었다. 특히 원목 책상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고시원에 가기가 싫어진다.


노래 실력보다도 기타 실력이 더 좋은 과 동기 재환의 약혼녀는 처음 보는 분홍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저는 정말 혼자 살아보는 게 소원였거든요. 근데 이렇게 결혼하게 돼서 이제 영영 그럴 기회가 없네요. 분홍 씨가 부러워요.”


결혼식을 며칠 앞에 둔 신부의 행복함이 묻어나는 말이라 정말 부러운 건지 그냥 하는 말인지는 알 수 없었다. 말이 끝나자마자 새신랑 재환이의 옆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확실한 건 많은 여자들이 혼자 사는 분홍을 부러워했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보고 고민하다 큰 맘 먹고 구입한 밝은 빛깔의 원목 책상. 방의 한쪽 벽에 날이 갈수록 쌓이는 책 때문에 동네 가구점에서 구입한 제일 싼 책장. 하루에 두 끼 먹는 것도 잘 먹는 것임을 알아챈 분홍의 엄마가 밥을 한 끼라도 더 먹으라고 사주신 전자 레인지.


‘추억이란 게 뭘까...?’


분홍이 안 쓰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단연 사람에 대한 추억이 담겨 있어서다. 그녀의 첫사랑이 페이지마다 손글씨를 적어 그녀에게 선물한 책, 이제는 만나지 않는, 한 때 친했던 친구가 준 촌스런 디자인의 씨디들, 분홍을 유독 잘 따르고 그녀에게 감정을 가지고 있던 남자 레슨생이 주었던 가방...


그런 추억이 서린 물건들이 분홍이 성냥갑 만한 고시원 방으로 들어가게 되자 결국 심판대 위에 올랐다. 분홍은 ‘추억’이란 이름 때문에 물건을 가져갈 수 없게 된 것이 한편으로는 후련했다.


‘이걸 준 사람은 이제 볼 수 없는데, 이게 좋은 것인들 비싼 것인들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그 물건에 대한 애착이 그걸 준 사람에 대한 감정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분홍은 송에게 짐정리하는 걸 도와달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는 캐시 뮤직의 장사를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고시원이라는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면서 이 때야말로 분홍에게 켜켜이 쌓인 추억이라는 놈을 털어내는 기회가, 이벤트가 될 거라고도 생각했다.


‘몇 번 나르면 되겠지.’


옷 수거함에 옷을 넣기로 결심했다. 친구들에 비하면 옷을 많이 사지 않는 분홍이었지만 여자는 여자였다. 행거에 걸린 옷과 옷 서랍 속에 들어있는 옷, 그리고 분홍색 상자에 들어 있는 옷을 모두 꺼냈더니 이 많은 옷이 어디서 나왔나 싶을 정도로 원룸 한가득이었다. 분홍은 가장 큰 쇼핑백을 찾아 옷을 담았다.


양 손에 옷을 들고 수거함 쪽으로 걷고 있는데 송에게서 전화가 온다.


“분홍. 힘들지? 내가 잠깐 가서 도와줄까?”

“아니야. 괜찮아. 너도 장사하느라 힘들잖아.”

“차로 가면 금방인데 뭐. 너 힘들까봐 걱정이다.”

“아니야. 괜찮아.”


분홍은 통화를 마치고 다시 양손에 옷이 담긴 쇼핑백을 하나씩 들고 걷는다. 기분이 이상하다.


‘나는 집에 있고, 내 남자친구 송이 캐시 뮤직에 있다니...’


옷 나르기 둘째날이 되자, 동네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분홍에게 다가온다.


“아가씨. 그 옷들 진짜 다 버릴 꺼야? 버릴 꺼면 나 줘.”

“아... 네...”


분홍은 순순히 내어 준다.


“저, 쇼핑백은 제가 다시 가져가야 되는데요.”


주섬주섬 옷을 꺼내던 등이 굽은 할머니는 모직 롱코트가 종이백에서 나오자 움찔하면서 놀란 얼굴이 되었다. 할머니의 얼굴에 화색이 돌자 분홍은 ‘버리지 말걸 그랬나?’ 순간 후회가 되기도 한다.


어느 정도 짐정리를 마치고 캐시 뮤직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탄다. 짐정리는 조금만 하고 가서 송을 돕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짐정리를 시작하니 끝도 없었다. 시간을 보니 레슨 시간에 맞추기도 빠듯하다.


송의 방은 1층 연이 엄마가 있는 사무실 옆, 분홍의 방은 6층 연이 엄마 잠자는 방 옆이었다. 송과 분홍이 연이 엄마의 왼팔과 오른팔도 아닌데 방은 연이 엄마의 왼쪽과 오른쪽이었다.


원룸을 하나의 ‘주택’으로 여기고 살았던 분홍은 성냥갑 방에 몸을 맞추려면 정리와 수납이 생명이라고 생각했다. 분홍은 검은색 소파에 앉아서 ‘수납의 여왕 되기’라는 책을 틈틈이 읽는다. 캐시 뮤직엔 아니나 다를까 손님이 없다.


송은 수납에 관한 책을 읽는 분홍을 보며 ‘내가 도와주면 정리가 하루면 끝날 텐데 왜 저렇게 일을 장황하게 하나.’라는 생각도 했지만, ‘내가 들어와 살자고 해서 사는 건데, 최대한 분홍의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연이 엄마는 분홍의 냉장고에 탐을 내었다. 냉장고 싸이즈가 얼만한지 볼 때마다 물었고, 중고 냉장고라서 망설이는 분홍에게 “여름에 수박 한 덩이 넣어 놓고 먹어야지.” 라며 자꾸만 싸인을 보내고 부추겼다. 분홍은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어 냉장고를 연이 엄마에게 주기로 결심했다.


연이 엄마는 겨울이 되자 스키장에 다니던 이야기를 시작했고 요즘도 틈만 나면 한다. 찬 바람이 불어도 스키장, 눈이 내려도 스키장, 날이 맑아도 스키장 이야기를 했다. 분홍은 ‘연이 엄마에게는 스키장이 자신이 부유했던 시절의 상징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스키장 이야기를 듣곤 했다. 집을 날리면서도 스키 장비만은 버리고 싶지 않았다는 그녀에게 연민을 느꼈다.


바가지 모양 생머리를 한 키가 작으신 청소 아주머니는 분홍의 책에 관심을 보이셨다. 연이 엄마가 분홍더러 고시원에 들어와 살라고 꼬실 때마다 분홍은 ‘냉장고가 너무 커서’, ‘책이 너무 많아서’ 등의 이유로 거절하곤 했었다. 그 말이 바가지 머리 아주머니에게 건너간 것이다.


“이모님, 책 필요하시다구요?”


계단을 걸레로 닦고 있는 바가지 머리 아주머니에게 분홍이 물었다.


“아니, 그게. 누구 줄 사람 있으면 주고. 혹시 줄 사람이 없으면. 아니, 괜찮아요. 괜찮아요. 난 괜찮아요.”


연이 엄마는 바가지 머리 아주머니를 ‘언니’라고 불렀지만, 분홍은 말이 느리고 바가지 머리를 한 청소 아주머니에게는 언니라는 말이 나오지 않아 다른 사람들처럼 그녀를 ‘이모’라고 불렀다.


분홍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의 많은 물건들 중에는 포장을 뜯지도 않은 새 가방, 한 번도 입지 않은 옷, 한 번도 신지 않은 신발 등도 있었다.


‘그런 건 버리지 말고 이모들 드려야지.’


163 센티의 분홍에게 작아서 드린 옷들도 두 이모에겐 컸다. 하지만 고시원 식당에서 펼치는 그녀들의 패션쇼는 즐거웠다.


-싱글벙글 고시원,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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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송의 프리젠테이션. +2 16.03.13 1,069 12 20쪽
34 34화. 프랑스 사람들처럼. 16.03.11 776 15 11쪽
33 33화. 분홍이 같은 애는 없어. +2 16.03.08 985 14 8쪽
32 32화. 플라자 고시텔. 16.03.02 1,124 15 10쪽
31 31화. 성냥갑 같은. 16.02.29 969 15 9쪽
» 30화. 추억이라는 놈. 16.02.24 879 16 13쪽
29 29화. 고시원 첫날밤 잘 보내. 16.02.23 1,100 20 6쪽
28 28화. 그녀의 대답은 노. 16.02.22 844 17 10쪽
27 27화. 선생님은 능력자 16.02.21 988 17 7쪽
26 26화. 방 두 개. +2 16.02.21 862 19 9쪽
25 25화. 떨리고 두근거려. +2 16.02.19 1,054 17 16쪽
24 24화. 해볼게요. 16.02.18 738 1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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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두번째 유혹. +2 16.02.15 992 16 12쪽
21 21화. 강남 남자. 16.02.14 894 18 13쪽
20 20화. 누런 개, 연이. 16.02.13 788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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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번-아웃. 16.02.10 775 21 10쪽
17 17화. 나에게도 남편이 있다. 16.02.09 800 22 11쪽
16 16화. 나는 당신 편이예요. +2 16.02.08 809 19 10쪽
15 15화. 두 지배자의 갈등. 16.02.07 840 19 9쪽
14 14화. 꽁지머리 남자와의 화해. 16.02.07 896 19 11쪽
13 13화. 새로운 지배자. 16.02.05 787 19 12쪽
12 12화. 초록색 교복. 16.02.05 848 20 11쪽
11 11화. 컵밥과 조각케익. 16.02.05 1,027 21 9쪽
10 10화. 깊어진 계약. 16.01.25 1,052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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