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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특성 : 돈이 최고!]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루오
작품등록일 :
2024.06.02 10:23
최근연재일 :
2024.06.29 19: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36,874
추천수 :
562
글자수 :
202,156

작성
24.06.05 11:05
조회
1,286
추천
19
글자
11쪽

11화_백화(白化) 몬스터

DUMMY

“왠지 으스스하네요, 형님.”

“그러게, 쇼핑몰이어서 깔끔할 줄 알았는데.”


서울타워 지하는 이전까지 쇼핑몰로 영업을 하던 장소였다. 깔끔했던 내부가 지금은 썩은 배설물의 악취와 짙은 어둠이 가득차 쇼핑몰이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버렸지만.



두두둑-

두둑-



“들려?”

“네, 저기 왼쪽 매대 아래 두 마리랑 오른쪽 천장에 한 마리요.”

“···응?”



탕!

타앙-



왼쪽 매대 바닥을 파고 올라온 두더지 두 마리의 머리통에 총탄을 발사했다.


“저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

“두더지요?”



타앙-!

쿵.



오른쪽 천장에서 튀어나온 두더지는 총탄이 뚫고 간 머리통에서 푸른 연기를 피워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보고 쏘는 수준이 아니잖아? 추적 기술이라도 있는거야?”

“그러게요, 제가 할 게 없는데요, 형님?”



[감각 Lv.1]

: 모든 감각 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이거 때문인가?’


확실히 오감을 비롯해서 감 자체가 예민해진 느낌은 있었다. 어쩌면 대상의 마력이나 기감을 느낀다거나, 예민하게 느껴지는 육감처럼 감각의 확장 영역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무의식중에도 느낄 수 있는 정도는 아니고.


“더 들어가 봐, 방심은 하지 말고.”


뒤에서 멀찌감치 뒤따라오는 이호선 이사는 확실히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꼼꼼하게 주변을 살폈다.



탕-

타앙-


털썩. 털썩.



미끼 역할로 두더지를 유인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긴 하지만 나타나는 족족 잡아대고 있으니, 미끼가 아니라 정찰대 혹은 선발대 느낌이 더 강했다.



탕-


털썩.



내부로 깊게 들어갈수록 희미했던 불빛마저 짙은 어둠에 심켜졌고, 그에 맞춰 일행들의 속도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시야가 어느 정도 제한되고부터는 대화도 사라져 버린지 오래.



탕-


털썩.



“혹시 지금도 두더지가 보이는 거야?”


어둠속에서 속삭이는 이호선의 목소리는 외모와는 다르게 꽤나 중성적이었다.


“감이죠, 뭐.”



탕-

타앙!


털썩. 털썩.



“형님, 이 정도면 야투경 끼고 계신 거 아닙니까?”

“감이 좋아서 그래.”


좋은 수준이 아니었다. 시야가 제한되고 본격적으로 집중하고 부터는 마치 눈에 보이듯 두더지들의 형태가 눈 앞에 그려지며 선명하게 느껴졌으니까.


“저건 덩치가 엄청 큰데요? 색깔도 다르고?”


땅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는 두더지는 모르고 보면 거대한 백곰이라고 볼 수도 있을 만큼 상식적인 두더지의 사이즈를 초월해 있었다..


“색깔이 달라? 무슨 색인데?”


감각에 더해 탈태로 인해 망막의 기능까지 개선된건지 이 어두운 공간에서 색의 유추가 가능할 정도였다.


“하얀색···?”



촤아아악-



기다렸다는 듯 등 뒤에서 쏘아 올려진 조명탄은 순식간에 지하 내부를 대낮처럼 훤히 밝혔고, 눈이 시큰거렸지만 우리가 있던 공간은 이미 인간의 흔적은 사라지고 두더지들의 영역이라는 확인할 수 있었다.



퍼엉-!

쾅!



“꾸르르르···.”



털썩.



‘저게 뭐야? 무슨 총에서 대포 소리가···.’


이호선의 리볼버가 폭발하듯 마력을 뿜어냈고, 고막이 찢어질듯한 폭발음에 귀를 막은 사이, 백곰같던 거대 두더지는 이렇다할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한 채 그대로 쓰러졌다.


“이런 조명탄이 있었으면 편하게 들어올 수 있었던 거 아닙니까, 누님?”

“밝으면 두더지가 안 나와서 못써. 쪼렙들이 앞에서 유인해야 나오지.”


쓰러진 두더지에게 다가선 이호선 이사는 기절한 두더지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미리 챙겨온 우리 안으로 집어넣어 버렸다.


“진짜 여기 있었네, 하얀 두더지가.”


우리를 통째로 인벤토리에 챙긴 이호선 이사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우리를 돌아보며 질문을 던졌다.


“두더지들은 원래 인간을 피하기 마련인데 왜 이곳에 터를 잡았을까?”

“···글쎄요? 인간들이 땅굴을 다 뚫어놨으니까?”


석태원은 단순한 답을 뱉어냈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였다면 이호선 이사가 물어보지도 않았겠지. 석태원의 대답에 가벼운 웃음을 머금은 이호선 이사는 나와 눈을 마주친 채 대답을 기다렸다.


“보통은 인간의 흔적이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에 굴을 뚫지 않나요?”

“맞아. 근데 이 두더지들은 습성이 달랐지. 아마 이 하얀색 두더지가 우두머리 노릇을 하며 무리의 습성을 바꿔버린것 같아.”

“하얀색 두더지가 뭔데요? 결국 저거 잡으러 오신 거죠?”

“진짜 있는지 확인차 온 건데 온 김에 잡았으니 잘됐지, 뭐.”


내부의 산소를 태우며 환하게 밝혀주던 조명탄이 꺼지고 나니, 고요한 적막이 주변을 가득 채웠다.


“일단 나가죠. 목적 달성 하셨으면 여기 더 있을 이유도 없을 텐데.”




+




“하얀색 몬스터 본 적 있어?”

“아뇨, 처음 봐요.”


카페에 앉아 말을 꺼낸 이호선의 첫마디는 ‘하얀색 몬스터’였다.


“하얀색은 특별해.”

“뭐가요?”


하얀색. 희소성이 있다는 데는 동의한다. 이전 세계에서도 백호나 백사자는 특별취급을 받았었지.


“하얀색 몬스터는 차원을 통해 넘어왔다는 뜻이거든.”

“차원이요? 던전 같은?”

“던전도 다른 차원이긴 하지만, 그거랑은 조금 달라..”


이호선은 커피를 한 모금 쭈욱 빨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마 어디까지 말을 해줘도 될지 필터를 돌리는 중이겠지.


“하얀색 몬스터, ‘백화(白化) 몬스터’라고도 하는데, 이 ‘백화몬’은 던전에서 나오는 게 아냐. 다른 세계, 혹은 다른 차원에서, 게이트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넘어오면서 하얗게 변해버린 거지.”

“뭐가 다른건데요? 같은 말 아닙니까?”


석태원은 복잡한 건 질색이라는 듯 단순하게 설명해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흔히 던전은 게이트라 불리는 입구가 있지. 그 입구를 통해 서로 다른 차원을 연결하는 거고.”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입구가 없는데도 차원을 이동하는 경우가 한번씩 생겨.”

“입구가 없는데 어떻게요?”

“그걸 확인중이야. 게이트도 없는데 하루 아침에 사라지거나, 하루 아침에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있거든.”

“에이, 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이호선 이사는 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물었다.


“우리 루키는 어떻게 생각해? 게이트도 없이 어떻게 차원을 이동했을까?”

“···글쎄요? ‘눈 떠보니 다른 차원이었다’ 뭐 그런거 아닐까요?”

“아하하, 그것도 재미있네.”

“두더지 말고 더 있었나요? 백화(白化) 몬스터가?”


그래도 이 정도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건 아마 백화몬이 나타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거다. 위치까지 서울타워 지하로 특정했다는 건 누군가의 제보가 있었거나 특정 수치를 이용해 대략적인 위치라도 측정할 수 있다는 뜻일테고.


“자세한 건 아직 말해주기가 좀 그렇네.”

“미끼로 써먹고 이제와서 팽하시는 겁니까?”

“아하하, 무슨 소리야? 개인 퀘스트도 완료했으면서, 서로 윈윈한거지.”



[퀘스트 : 두더지 사냥]

: 서울타워 지하의 두더지 처치 (20/20)

: [완료]


[보상]

: 방어구 ‘한 걸음의 장화’



[추가 능력치 +1을 획득했습니다.]



[아이템이 도착했습니다.]

: 한 걸음의 장화


인벤으로 들어온 새 신발을 꺼내 신고는 가볍게 바닥을 탁탁 찼다. 때가 잘 탈 것 같은 하얀색의 운동화였지만, 가볍고 발이 편안해 착화감은 나쁘지 않았다.


‘가볍고 좋네.’


신발에 붙어 있는 스킬인 ‘일보’는 기초 훈련장에 가서 연습을 좀 해봐야겠지만 무게와 착화감 만으로도 꽤 맘에 들었다.


“역시 인벤을 가지고 있구나?”

“···네?”

“형님 인벤 있으십니까?”

“넌 없어? 아까 이사님도 인벤 사용하셨잖아요? 두더지 우리 집어넣을 때.”

“맞아, 난 고렙이니까 있는거고. 쪼렙이 인벤을 가지고 있는 건 처음 보네?”


아차 싶었다. 이호선 이사도 당연하게 인벤을 사용하길래 헌터라면 말 안해도 누구나 하나씩 다 가지고 있는 거라고 쉽게 생각해버렸는데.


“운 좋게 얻었어요.”

“호오···, 인벤토리를?”

“그거 던전 돌면서 차원 에너지가 몸 안에 좀 쌓여야 생기는 거 아닙니까?”


···그런 거였나? 인벤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서 몰랐다. 공짜로 주길래 좋다고 받았는데.


“쪼렙일 때 있으면 좋지 뭐, 버리는 아이템 없이 싹 다 챙겨나올 수도 있고.”


이호선 이사는 신경 쓰지 않는 듯 웃으며 얘기했지만 괜히 혼자 뜨끔했다. 사실 차원을 넘어온 게 죄도 아니고 내가 원한 것도 아니었는데.


“능력치는 어떻게 돼? 슬쩍 오픈 해봐, 내가 총잡이로서 능력치 가이드 좀 해줄테니까.”


멍청하게 자기 능력치를 오픈할 헌터는 없다. 오늘의 동료가 내일의 적이 될지 모를 이 바닥은 더욱 더.


“괜찮아요. 가이드는 따로 있어서.”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꾸준히 장바구니가 비어있지 않도록 채워주고 있는 가이드. 물어볼 게 참 많은데···, 언젠가 때가 되면 알게 되겠지.


“그래···? 석도령은 딱히 뭐 필요 없지? 돈도 많은데 사면 되잖아?”

“뭐 그렇긴 하죠. 전 보상보다 경험치가 더 중요해서요. 돈으로 살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것도 안되고.··· 혹시 경험치는 못 주십니까, 누님?”

“경험치는 말그대로 경험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지. 공짜로 받을수도 없다고.”


이호선 이사는 교과서 같은 소리를 늘어놓고는 남은 커피를 쪽 하고 빨더니 석태원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 보았다.


“···그럼 저는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런 기회 있으면 또 불러주십쇼.”

“이런 기회가 뭔데?”

“형님이나 이사님이랑 모험할 기회? 하하, 파티나 전투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석태원은 카페 입구에 세워 둔 빨간색 SUV 차량에 올라탔다. SUV 차량 치고도 큰 덩치였지만, 특히나 바퀴가 차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독특하고 튼튼해 보이는 디자인. 멜론 마크가 박혀있는 걸 보니 분명 마력으로 움직이는 ‘아이언카’.


‘차가 있네? 비싸 보이는데, 역시 재벌 2세라 이건가.’


2년이나 쉼터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 그런지 집에 대한 욕심은 크게 없다. 빌라로 이사한 지금도 상황이야 훨씬 쾌적해졌지만 어차피 내 집도 아니고.


하지만 차는 다르다. 뚜벅이로 살면서 경차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두번 해본게 아니니까. 특히나 오늘처럼 일정이 끝난 뒤 지하철을 타러 갈 때가 되면 더 간절하다.


“저도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사님.”

“너는 물어볼 게 있는데.”

“저한테요?”


사뭇 진지해진 이호선 이사의 표정을 보니, 일부러 석태원을 먼저 보내고 이야기 할 타이밍을 잡고 있었나본데.


“너···, 이쪽 사람 아니지? 어디서 왔어?”

“···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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