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상태창이 살아있다.

[전용 특성 : 돈이 최고!]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루오
작품등록일 :
2024.06.02 10:23
최근연재일 :
2024.06.29 19: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36,868
추천수 :
562
글자수 :
202,156

작성
24.06.02 20:05
조회
1,652
추천
23
글자
12쪽

4화_ENTJ

DUMMY

협회에서 진행되는 검사는 외부로 발설할 경우 강력한 처벌이 동반되기에 극비로 진행된다. 그런데 그런 극비로 다뤄지는 검사가 고작 MBTI라니.


“아직 렌즈 불출 전이니, 이쪽 컴퓨터에 앉아서 진행하세요.”


헌터의 증거라고도 할 수 있는 렌즈. ‘아이언 폰’이라 불리는 이 렌즈는 일종의 헌터 전용 스마트폰이다. 등급별 임무와 개인 임무, 몬스터의 위치와 개인 능력치뿐 아니라, 파티 모집이나 길드를 포함해 각성자에게 필요한 모든 첨단기술과 커뮤니티 기능이 집약된 초소형의 개체.



딸깍-

딸깍-



다만 그 렌즈를 받기 전까지는 일반인과 다를 바 없으니 컴퓨터에 앉아 마우스를 클릭해야 한다. 강제 각성 덕분에 이미 상태창을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있는 그대로 얘기할 수도 없는 노릇.



딸깍-

딸깍-



생각보다 많은 질문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모됐다. 원래 세계에선 금방 했던 거 같은데.


“결과지예요.”


검사 진행에 들어간 시간에 비해 결과는 허무할 정도로 빨리 나왔다.


“MBTI는 근거리(E)와 원거리(I), 무기 위주(N)와 마력 위주(S), 소환수에 대한 공감이 가능할지(F) 불가능할지(T), 이끄는 형인지(J) 따르는 형인지(P)를 복합적으로 판단해요.”

“이건 심리테스트 같은 거 아닌가요?”

“심리테스트 같은 신빙성 없는 검사라면 협회에서 채택하지도 않았겠죠.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결과를 가이드 삼아 성장하시면 실패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요.”


김미령이 건넨 결과지를 넘겨받으니 첫 장에 큼직하게 적힌 스펠링이 보였다.


“···ENTJ?”


어쩐 일인지 원래 세계와 똑같은 결과.


“16가지 유형 중 성공한 대형 길드장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유형이에요. 공감 능력이 극악이라 정령이나 소환수는 물 건너갔다고 봐야겠지만요.”

“어차피 지금 시대엔 없다면서요?”

“···그렇긴 한데 가능성이 더 없어졌다고요.”

“괜찮아요, 흥미도 없어서.”

“···완료되셨어요. 1층 교부처에서 렌즈랑 신분증, 기초물품 수령하시고 돌아가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왠지 기분이 언짢아 보이는 김미령을 두고 본관 1층으로 발길을 옮겼다.




+




“어? 동기님! 검사 끝나셨어요?”

“네, 태원씨도 끝나셨나보네요.”

“생각보다 빠르죠? 하루 종일 걸릴 줄 알았는데.”


269번 석태원은 검사가 먼저 끝났는지 교부처 안에 준비된 대기 의자에 앉아있었다.


“드디어 시작이네요! 두근두근 한데요?”

“장비는 어떤 걸로 하시겠어요?”


번호표를 건네받은 안내 직원은 나를 보며 벽에 걸려있는 장비 샘플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무기밖에 없네.’



[장바구니]


- [무기] : 500 코인

- [탈태] : 1,000 코인

- [축복] : 1,500 코인


[보유 코인 : 0 ]



혹시나 싶어 다시 열어본 장바구니에는 인벤토리가 빠지고 ‘축복’이 추가되어 다시 3가지로 맞춰졌지만, 여전히 ‘무기’가 존재하고 있었다. 협회에서 주는 무기와 어느 쪽이 더 윗 등급일지는 몰라도 아마 초반 무기니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는 않고. 그럴바엔 무기만 두 개 얻기보다 하나는 방어구로 하는 게 유리하다.


“방어구는 없나요?”

“방어구요? 첫 장비를 방어구로 하시면 전투가 힘드실텐데요?”

“괜찮습니다. 저는 특성 때문에 방어구가 더 유리해서요.”

“아, 그러세요? 그럼 이쪽으로 따라 오세요.”


뱅글이 안경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맹해 보이는 안내 직원은 뒤쪽에 있는 창고 같은 방으로 나를 안내했다. 특성을 타인에게 노출시킬 경우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걸 알기에 직원도 더 이상은 캐묻지 않았다.


‘창고 맞네.’


먼지 쌓인 창고 안에는 역시나 쓸만해 보이는 장비는 없어 보였고,


“죄송해요, 보통 다 무기를 가져가시니까 방어구나 장신구는 다 이쪽 창고에 처박아 두거든요.”

“아, 예. 괜찮습니다.”


시선을 끄는 건 창고 안에 있던 아이템이 아니라 아이템과 실선으로 이어진 설명 박스였다.



[누더기 장화]

: 길거리 수선공이 남는 가죽을 짜깁기해 제작한 장화


등급 : F

분류 : 신발

효과 : 방어력 +1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장화였다. ‘생존의 달인’이었던가?



[마데차 반지]

: 모조품


등급 : F

분류 : 반지

효과 : 민첩 -1


이것도 분명 본 적이 있다. ‘이것이 알고 싶다’ 였나?


‘혹시···?’


처음 보는 아이템에는 설명란이 보이지 않는다. 설명 박스가 뜨는 건 언젠가 본 기억이 있던 아이템들 뿐.


“고르셨어요?”

“아, 잠깐 딴 생각 좀 하느라. 조금 더 둘러봐도 될까요?”

“네, 천천히 보세요.”


안내 직원은 재촉하지 않고 옆에 차분히 서 있었다. 처음 ‘동기화’가 뭔지 몰랐는데 어렴풋이 본 기억들이 정리되어 눈 앞에 상태창으로 떠오르는 걸 보니 왠지 알 것도 같다.


‘무슨 불량 딱지도 아니고.’


하지만 설명창이 붙어있는 아이템은 빠짐없이 F급, ···말 그대로 폐급이었다. 차라리 딱지가 없는 아이템을 선택하고 운에 맡기는 게 더 현명할지도.


‘비닐장갑이 웬 말이야? ···교복? ···판초 우의는 여기 왜 있지?’


의류 수거함을 털어왔다고 해도 믿을 만큼, 안 입는 게 생존에 더 유리해보이는 장비들뿐이었다.


‘···반지?’


딱지가 안 붙은 아이템 중에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건 밋밋한 디자인의 검은색 반지.


‘역시 남자는 블랙인가.’


아무 세공도 없는 올 블랙. 오히려 아무 가공이 안 들어갔다는 게 심플한 멋을 더했다. 헌터용 아이템을 디자인으로 고른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이 창고 안에 있는 아이템은 어차피 다 폐급이라 뭘 골라도 마찬가지, 오히려 디자인이 스펙인 유일한 장소가 아닐까?


“이걸로 할게요.”

“어···, 방어구도 아니고 반지를요? 괜찮으시겠어요?”

“네, 어차피 아이템 상태가 뭘 골라도 크게 상관 없을 것 같아서.”

“아하하···, 그렇긴 하죠.”


안내 직원은 멋쩍은 표정으로 지급할 아이템을 체크했다.



[‘아픈 손가락’을 획득했습니다.]


[아픈 손가락]

: 장난기 많은 마법사가 제작한 반지


등급 : F

분류 : 반지

효과 : 근력 –1


[추가 효과]

: 착용한 손가락의 근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 착용한 손가락의 감각이 대폭 상승합니다.



‘···애매하네.’


가뜩이나 5인 근력에 –1이 붙는데다, 상승되는 능력치는 고작 손가락이다. 그것도 착용한 손가락만. 원래 운빨이 없는 인생이라 크게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초보자에게 근력 –1은 너무한 거 아닌가?


‘처음 얻은 아이템인데 기념으로 챙겨두긴 해야지.’


반지를 인벤으로 넣는다는 생각과 동시에 손에 쥐고있던 반지가 사라졌다.




+




“아직 계셨어요?”

“에이, 그래도 동기인데 같이 나가야죠.”


석태원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지급품으로 보이는 거대한 아이템을 깔아둔 채 입김까지 불어가며 열심히 닦아대고 있었다.


“물품은 다 받으셨나 보네요?”

“네, 저는 바로 골랐죠.”


바닥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무기는 다름아닌 거대한 양손 대검.


“양손 대검? 그거 휘두를 수는 있는거에요?”

“남자는 일단 크고 봐야죠. 동기님은 뭐 고르셨어요?”

“전 작은 거 골랐어요.”


일본 만화에나 나올법한 거대 양손검을 선택한 석태원은 한껏 상기된 얼굴이었다.


“임시원 헌터님?”


처음 불려보는 호칭. 반지를 받을 때까지도 무덤덤했는데, 막상 ‘헌터님’이라는 호칭을 들으니 싹터 오르는 약간의 설렘.


“여기 렌즈랑 신분증요, 등급 기준은 알고 계시죠?”

“등급 기준요?”


안내 직원은 부스럭거리며 용지에 출력된 ‘등급 기준표’를 내밀었다.


“렌즈 끼시면 협회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긴 한데, 일단 먼저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받아 든 용지는 마력을 기준으로 헌터들의 등급을 나누어 표기해 둔 등급 기준표.



[등급 기준표 (마력 기준)]


90~99 : A급

80~89 : B급

70~79 : C급

60~69 : D급

50~59 : E급

40~49 : F급



등급 기준표와 맞춰보기 위해 빠르게 개인창을 열었다.



[개인 정보]


이름 : 임시원

나이 : 28세

등급 : 미정

레벨 : Lv.1


전용 특성 : [돈이 최고! Lv.1]

전용 스킬 : [차원 상점 Lv.1]



[능력치]

: 체력 Lv.6, 근력 Lv.5, 민첩 Lv.6, 마력 Lv.48


[추가 능력치 : 0]



[보유 코인 : 0]



‘48이면···F급이네.’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실제로 F급이라는 걸 확인하고나니 실망스러운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마력수치를 기준으로 책정된 안내표예요. 등급에 욕심내서 마력만 올리다가는 코마 상태에 빠질 수 있으니 육체 능력치를 항상 신경 쓰셔야 되고요.”

“S급은··· 없네요?”

“S급은 마력 100 이상이라 일반 각성자는 해당 사항 없습니다.”


샌드백으로 확인했던 ‘마수저’ 선별. S급은 태생 S급이 아닌 한 닿을 수 없는 영역이라 등급 기준표에 기재조차 안 해두는 모양이다.



[시나리오 :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

: 헌터 협회에서 등급 측정하기

: [완료]



[보상]

: 200 코인

: 추가 능력치 +1


[실패시]

: ‘화신의 자격’ 회수



때마침 떠오르는 완료 메시지.



[레벨이 올랐습니다. Lv.1 > Lv.2]

[마력이 상승합니다. Lv.48 > Lv.49]



‘레벨업? 시나리오 하나 완료했다고 바로 레벨업이라니. 마력도 같이 오르고··· 초반이라 확실히 빠르네.’



[20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전용 특성 : 돈이 최고! Lv.1 효과가 발동됩니다.]


[200 코인을 추가 획득했습니다.]



특성 효과로 총 400코인이 들어왔지만 100코인이 부족하다.



[장바구니]


- [무기] : 500 코인

- [탈태] : 1,000 코인

- [축복] : 1,500 코인


[보유 코인 : 400]



시나리오 하나만 더 완료하면 일단 무기부터 사야지.



[추가 능력치 +1을 획득했습니다.]



‘이건 일단 쟁여놓고.’


아직 전투를 해 본 적이 없어 어떤 능력치를 올려야 할 지 감이 없는 상황이고, 괜히 쓸데 없는 걸 올렸다가 후회하느니 당장은 쓰지 않고 모아두는 게 낫다.



[개인 정보]


이름 : 임시원

나이 : 28세

등급 : F

레벨 : Lv.2



전용 특성 : [돈이 최고! Lv.1]

전용 스킬 : [차원 상점 Lv.1]



[능력치]

: 체력 Lv.6, 근력 Lv.5, 민첩 Lv.6, 마력 Lv.49


[추가 능력치 : 1]



[보유 코인 : 400]



시나리오를 하나 완료하고나니 대충 돌아가는 방식이 눈에 들어온다. 레벨업을 하면 자동으로 마력이 1 올라가고, 코인이나 추가 능력치는 별도 획득. 레벨업을 위한 경험치 표기는 따로 없었지만 여기까지는 확실하다.


“다 받으신 거 같은데 오늘 동기끼리 한 잔 어떻습니까? 이것도 인연인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용 특성 : 돈이 최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10화_아는 탱커 24.06.04 1,351 20 12쪽
9 9화_뒷조사 +1 24.06.04 1,403 19 11쪽
8 8화_신도림 정화 +1 24.06.03 1,443 17 12쪽
7 7화_첫 번째 권능 +1 24.06.03 1,526 18 11쪽
6 6화_카우먼 +1 24.06.03 1,543 23 11쪽
5 5화_선택과 집중 +1 24.06.02 1,575 24 12쪽
» 4화_ENTJ +1 24.06.02 1,653 23 12쪽
3 3화_등급 측정 24.06.02 1,714 26 13쪽
2 2화_각성 +1 24.06.02 1,807 27 12쪽
1 1화_헌터 세계 +2 24.06.02 2,049 28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