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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특성 : 돈이 최고!]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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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오
작품등록일 :
2024.06.02 10:23
최근연재일 :
2024.06.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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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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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35

작성
24.06.1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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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1쪽

19화_백령도

DUMMY

“···같이 파티 하나 만듭시다, 형님.”

“파티?”


파티는 단순하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파티는 탈퇴하면 3개월간 다른 파티도 못 들어가잖아?”

“탈퇴 안하고 길드로 키워야죠, 형님.”


말은 쉽지만 잘못 하다가는 발이 묶여버린다. 게다가 절차도 복잡하고 필요 인원이 최소 4인

.

“5인 파티에 2명만 받쳐줘도 길드까지 문제 없습니다.”

“그게 우리 둘이냐?”

“그럼요, 하하. 게다가 형님은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가거든요.”

“그렇게 쉽게 남을 믿으니까 뒷통수를 맞는거야.”

“···형님 T입니까?”


한참이나 농담을 주고받던 석태원은 조금 진지한 얼굴로 목소리를 낮춘 채 말을 이었다.


“제가 컨트롤 집안인 거 알고 계시죠?”

“자랑하냐?”

“그게 아니라···, 아무래도 회사의 규모 자체가 크다보니 쓸만한 정보들이 꽤 많거든요.”

“무슨 정보?”

“가령 오픈되지 않은 던전이라거나, 숨겨진 몬스터나 아이템의 위치라거나···.”

“흐음···, 파티를 만들어서 몰래 쓸어담겠다?”

“에이, 몰래 쓸어담다뇨? 그냥 방치되고 있는 거 몇 개 먹는거죠.”

“······.”

“혹시 안내키십니까, 형님? 하긴 정직한 길은 아니라 좀 찜찜···.”

“···괜찮은데?”


왜인지 퀘판은 더 이상 검색되는 퀘스트도 없다. 덕분에 저등급 퀘스트를 싹쓸이 하면서 추가 능력치를 날로 먹어보려던 계획도 불가능해져버렸고.


“실제로 가보면 아닌것도 많습니다. 그래도 서울타워 지하에 대한 정보나 이번에 고릴라도 그렇고, 확인해 볼 가치가 있는 것들도 꽤 많거든요.”


그래도 당장 파티를 만들기에는 인원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다른 파티원은 어떻게 구하게?”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되는 법이죠, 형님. 한 명이 A급 찍으면 그때 만드는 거 어떻습니까? 파티원이야 그때 가서 구하면 되는거고.”

“왜 하필 A급이야?”

“그래도 A급 한명은 있어야 폼이 나죠, 형님.”



[능력치]

: 체력 Lv.99, 근력 Lv.99(-1), 민첩 Lv.99, 마력 Lv.84


[추가 능력치 : 6]



이제 집에 가서 조용히 찍기만 하면 A급이긴 한데.


“미리 말해두는데 위험해지면 튈거야 난, 딜러의 희생정신 이런거 바라지 마.”

“으하하, 마찬가지입니다! 형님도 탱이나 몸빵 이런 건 기대하지 마십시오!”

“아니, 넌 탱인데 몸빵은 해야지 인마.”

“그런 거 없습니다, 하하.”


어쩌면 헌터가 된 이후로 더 솔직하게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쪽 세계로 넘어온 2년이라는 시간보다 각성 이후의 짧은 시간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걸 보면.




***




좁지 않은 집이지만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듯 필수적인 가구만 적절히 배치된 거실. 그 중에서 한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이 소파다.


“흐흐흐···.”



[능력치]

: 체력 Lv.99, 근력 Lv.99(-1), 민첩 Lv.99, 마력 Lv.90

[추가 능력치 : 0]



마력이 90 턱걸이긴 해도 A급은 A급. 새어나오는 웃음이 멈추지 않는 이유였다.


‘A급이 되고나니까 왠지 조용하네.’


석태원과 파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지도 1주일이 지났다. 퀘판에 퀘스트는 씨가 말랐고, 시나리오도 깜깜무소식.



[퀘스트 : 백령도 조사]

: 두룡산 조사 영상 이호선 이사에게 전달


[보상]

: ‘랜덤 스킬’ 두루마리


[실패 시]

: 이호선 이사의 신뢰도 하락, 협회의 평판 하락



‘왔다!’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건 한번씩 떠먹여주는 이호선 이사의 개인 퀘스트.


‘두루마리?’


두루마리는 스킬 자체를 각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아이템에 붙어있는 스킬과는 다르게 습득하면 개인 PS에 각인되어 평생 내 것이 된다는 게 장점. 랜덤 스킬이라 도박성이 있긴 하지만 일단 스킬이니 배워둬서 손해볼 건 없으니까.


‘일단 가보지 뭐.’


두루마리를 실제로 본 적도 없어 궁금하기도 하고.




+




‘하···, 또 산이냐···.’


헌터가 된 이후로 줄기차게 산에 오르고 있지만 이제는 하다 하다 섬 안에 있는 산이다.


그래도 스킬 두루마리라는 기대감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덧 산의 초입에 들어섰다.


‘다행히 높은 산은 아니네.’


두룡산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긴 백발의 도사가 숨어 살 것만 같은 안개 낀 산을 떠올렸는데, 막상 백령도에 들어와 두룡산을 보니 동산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뒷산 같은 느낌이었다.


“대충 옮겨, 어차피 애들 먹을 거.”


가벼워진 마음으로 두룡산에 오르고 있을 때, 멀지 않은 곳에서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아저씨.”

“흑···, 제발요.”


겁에 질린 아에들의 목소리, 그것도 한둘이 아니었다. 아무리 백령도가 국토 끝 섬이고 각성자와 비각성자의 선이 모호한 지역이라고는 하지만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있는 법인데.


발소리를 최대한 죽인 채 빠른 걸음으로 말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여기인가?’


산 중턱에는 작은 동굴을 연상시키는 입구가 있었다. 동굴 입구로 이어진 길은 아예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도 나무에 가려져 알고 봐도 찾기 힘든 곳.


‘···배?’


항구와는 좀 거리가 있지만, 동굴과 멀지 않은 곳에 분명 배 한 척이 선박 중이었다. 10명 이하라면 충분히 승선하고도 남을 정도의 크기.


“형님, 애들 이제 다 잠든 거 같은데요?”

“벌써? 거 약빨 좋네.”

“잠들었으면 실어, 한 번에 옮기게.”



딱-

털썩.


딱-

털썩.



“무슨 소리야?”


대답 없는 침묵에 검은색 마스크를 쓴 괴한은 다급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것들 뭐해? 무슨 일이야?”



스릉-



수상함을 눈치 챘는지 괴한은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천천히 검을 뽑았다.


“누구냐?”


어둡긴 했지만 분명 본 기억이 있는 검이다.


‘···가볍게 딱밤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가볍게 생각한 퀘스트였는데 괴한이 뽑아든 검을 보니 약간의 분노와 짜증이 밀려 올라왔다.


“애들은 어디로 데려가려고?”

“누구냐!”



쉭-!



괴한이 휘두른 검은 동굴 안의 어두운 공기를 날카롭게 갈랐다.



“형편없는 검술도 여전하고.”



쉭-, 쉬익-!



여전히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섬세한 검술이었지만 쉽게 당해줄 생각은 전혀 없다.


“그때 널 같이 안 죽인 게 후회되네, 오십만.”




***




“러시 길드는 이제 형님이 통합 하시는 겁니까?”

“그래야지, 길드장도 죽고···, 이 아이들 보내고 잔금 들어오면 길드 재정비한다.”


오백만은 길드장이 죽어버린게 오히려 잘 된 일이라 생각했다. 심장을 담보로 잡혀 그의 수족 노릇을 해왔지만 이미 선을 넘어버린 행태는 오백만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아저씨! 살려주세요!”

“무서워요, 흑흑.”

“걱정마라 너희는 살 거다. 적어도 나보다는 좋은 인생을.”


오백만은 울고 있는 아이들을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죄책감은 전혀 들지 않았다. 고등학생의 나이로 조기 각성했던 그였기에, 지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재능을 개화하지 못하고 죽어버린다는 게 얼마나 억울한 일인지 뼈저리게 잘 알고 있으니까.


“형님, 저 여자아이도 보내실 겁니까? 민트 머리요.”

“보내야지, 그 아이가 가장 중요해.”

“가장 비쌉니까?”

“몸값이 문제가 아냐.”

“예? 그럼···?”


오백만은 끝까지 울지 않고 이를 악물고 있는 여자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제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부류다. 작은 국가 하나 이상의 가치가 있다더군.”

“에이, 형님도. 아무리 나라가 작아도 그렇지, 꼬맹이 하나가 국가 이상의 가치라뇨?”

“가치를 모르면 믿지 못할 법도 하지. 하지만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한국에 있으면 앞날은 뻔해. 일본으로 보낸다.”


G2인 미국과 일본의 기술력과 지원은 그 외의 나라들과 최소 몇 십년에서 몇 백년의 격차를 두고 있다. 그게 가능한 건 물론 양국이 보유한 마나 운석의 힘이 절대적이었지만.


“그럼 대부 길드에서 직접 나오는 겁니까?”

“아마 그럴거다. 이런 희귀종은 직접 확인하고 싶을테니.”

“그럼 차라리 우리 정부랑 협상하는 게 나은 거 아닙니까?”

“정부에 넘겨도 결국 우리나라에 묶여서는 답이 없어.”

“대부에서 데려가면 혹시 우리 윗사람이 되는 거 아닙니까?”

“차라리 우리가 키워버리는 건 어떻습니까, 형님?”


오백만은 결국 개화의 시기를 놓쳐버린 자신의 꼴을 떠올리고는 씁쓸하게 웃었다.


“우리 능력 밖이다. 3대 세력이나 3대 길드라면 몰라도.”

“그럼 저희도 대부 산하에서 한자리 차지할 수는 있겠죠?”

“흐흐흐, 그건 가능할지도.”


자선사업가가 아닌 이상 오백만도 무료 봉사를 할 생각은 없다. 아무리 아이들의 인생이 기구하다 해도 본인보다는 형편이 훨씬 나았고, 이번 일만 잘 풀리면 세계 3대 길드 중 하나인 ‘대부’ 길드의 말단 산하에서 그 위치가 크게 격상할지도 모르니까. 그렇게만 된다면 국내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하는 저 컨트롤 길드에도 밀리지 않을거라는 기대감.


“준비해라. 애들 먹을 거 대충 챙기고 수면탄 미리 터뜨려 놔.”

“네, 형님.”


부하들은 아이들 옆에 쌓여있던 식량박스를 배에 싣기 위해 밖으로 대충 빼두고, 아이들을 잡아둔 동굴로 다시 들어가 수면탄을 터뜨렸다.


“사···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아저씨.”

“흑···, 제발요.”

“아저···.”

“······.”


방독면을 쓴 부하들은 아이들이 잠든 걸 확인하고는 내부의 가스를 빼낸 뒤 방독면을 벗었다.


“형님, 애들 이제 다 잠든 거 같은데요?”

“벌써? 거 약빨 좋네.”

“잠들었으면 실어, 한 번에 옮기게.”



딱-

털썩.


딱-

털썩.



“무슨 소리야?”


오백만은 불길한 소리에 마나등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이것들 뭐해? 무슨 일이야?”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초조해진 오백만은 괜히 목소리를 높이며 조용히 검을 뽑았다.



스릉-



“누구냐?”


분명 부하들 말고 다른 존재가 이 안에 있다. 동굴 안을 울린 타격음은 오백만에게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고.


“애들은 어디로 데려가려고?”

“누구냐!”



쉭-!



아니길 바라면서도 뽑아 든 검을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휘둘렀다.


“형편없는 검술도 여전하고.”



쉭-, 쉬익-!



“그때 널 같이 안 죽인 게 후회되네, 오십만.”


자꾸 눈앞에 나타나는 것도, 일부러 엉뚱한 이름으로 자신을 부르는 것도, 무엇보다 마음에 안드는 건 늦은 나이에 각성을 했음에도 볼 때마다 강해진다는 점이었다.


“제길! 난 오백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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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_최면 24.06.26 265 4 12쪽
34 34화_혈전 24.06.25 302 4 12쪽
33 33화_마력탄 24.06.24 374 5 12쪽
32 32화_내 이름은 '브록타' 24.06.23 423 6 12쪽
31 31화_대장장이 24.06.22 454 9 12쪽
30 30화_신성력 24.06.21 483 10 11쪽
29 29화_지하 묘지 +1 24.06.20 570 11 11쪽
28 28화_임시원 파티 24.06.19 592 11 12쪽
27 27화_등급 재측정 24.06.18 615 10 12쪽
26 26화_고블린 농장 24.06.17 635 10 12쪽
25 25화_S급 성기사 24.06.16 693 9 12쪽
24 24화_선택적 독단 +1 24.06.15 700 10 12쪽
23 23화_트리거 24.06.14 731 12 11쪽
22 22화_놀이공원 24.06.13 769 10 11쪽
21 21화_상점 오픈 24.06.12 814 16 12쪽
20 20화_파워 슬랩 +2 24.06.11 855 14 11쪽
» 19화_백령도 24.06.10 905 14 11쪽
18 18화_될 성 부른 악(惡) 24.06.09 945 15 12쪽
17 17화_물주 24.06.08 977 13 11쪽
16 16화_힘 싸움 +1 24.06.07 1,038 15 12쪽
15 15화_꽝 +1 24.06.07 1,060 17 12쪽
14 14화_화이트 24.06.06 1,097 20 13쪽
13 13화_말포이 24.06.06 1,122 18 11쪽
12 12화_D급 마력 24.06.05 1,158 19 12쪽
11 11화_백화(白化) 몬스터 24.06.05 1,205 18 11쪽
10 10화_아는 탱커 24.06.04 1,266 19 12쪽
9 9화_뒷조사 +1 24.06.04 1,313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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