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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이 살아있다.

[전용 특성 : 돈이 최고!]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이루오
작품등록일 :
2024.06.02 10:23
최근연재일 :
2024.06.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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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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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화_뒷조사

DUMMY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실현해 볼 생각으로 동그랗게 말아쥔 중지를 엄지 손가락으로 고정한 뒤, 이마에 정조준, 있는 힘을 다해 가운데 손가락을 튕겨 딱밤을 날렸다.



딱-!

털썩.



[추가 능력치 +1을 획득합니다.]



‘이 놈도? 능력치 주는 게 생각보다 후한데?’


딱밤을 맞고 쓰러져 게거품을 물고있는 오타쿠 놈을 쳐다봤다. 무려 근력 99(-1)의 딱밤. 두개골이 함몰됐는지 움푹 패어버린 이마와 눈은 흰자위만 남았지만, 반지를 중지에 낀 것도 아니니 설마 죽지는 않겠지.


‘이런 짓거리나 하고 다니니 E급인데도 이모양이지.’


어디에 신고를 해야할 지 몰라 그냥 협회에 범인을 잡아뒀다는 메시지를 보내두고는 출구로 나왔다. 연행해 가는 걸 기다려야 하나 잠시 생각 해봤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아깝고, 무엇보다 귀찮다.




+




[입금 1,000,000원]

: 헌터 협회


[잔액 33,180,000원]



모처럼 쉼터에 누워 상태창을 살펴보고 있을 때 기분 좋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일반 퀘스트는 이런 식으로 보상을 주는구나.’


모든 게 전 자동 시스템. 시스템과 계좌가 자체 연동이 되어있어 퀘스트를 완료하고 나면 입금도 바로바로다.


‘헌터들은 진짜 세상 편하게 사네.’


헌터들의 방식을 알고 나니 이제 더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



[미등록 번호]


- 임시원 헌터님?

- 네, 누구시죠?

- 705 군경대의 채성훈 중위입니다.

- 군경대요? 군경대에서 무슨일로?

- 이번 신도림역 테러 사건을 저희가 넘겨받게 됐습니다.

- 아, 네.


···설마 신고만 하고 와서? 결국 나도 귀찮게 조사를 받으러 가야 하나?


- 보상 때문에 연락드렸습니다. 아무래도 테러범을 직접 잡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셨으니, 훈장과 함께 조촐한 아이템 수여를 준비 중입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일반인 사망자들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비공식 절차로 진행될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아마 역 내부의 CCTV며 테러범의 렌즈를 통해 전황은 확인한 모양이다.


- 저도 비공식이 편할 것 같네요.

- 이해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준비 완료되는 대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헌터님 덕분에 일이 더 커지지 않고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군경대를 대표해 감사드립니다.


뭔가 정의감을 가지고 벌레들을 잡은 것도 아니었는데.


- 한 것도 없는데요 뭐. 훈장까지 주신다니 제가 더 감사하죠.

- 주소는 어디로 보내드리는 게 편하십니까? 신분증에 등록된 주소로 보내드리면 되겠습니까?

- 제가 조만간 이사 예정이라 주소는 메시지로 따로 남겨드리겠습니다.

- 네, 알겠습니다.




***




“뷰가 생각보다 나쁘진 않은데요?”


얼마전에 집을 보러 왔을때는 내부를 보느라 거실 뷰는 신경을 못 썼는데, 주변에 높은 건물도 없고 방해 없이 탁 트인 시야가 답답하지도 않고 차분한 동네였다.


“그치? 월 60이면 진짜 거저라니까.”


김재우 과장은 그래도 오늘 이사한다고 했더니 조기퇴근을 하고 한창 이사중인 집으로 찾아왔고.


“근데 엘리베이터는 진짜 좀 그러네요. 몬스터 잡고 기진맥진한 몸으로 4층을 또 걸어 올라가야 한다니.”

“엘리베이터가 있었으면 60에 되겠냐? 인마, 완벽한 건 없는 법이야.”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짐을 올려주는 동안 김재우 과장은 늦은 각성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렸는지 꾸준히도 캐물었다.


“그러고 보니 너 무기 총이라며?”

“그건 또 어떻게 아셨어요?”

“관심을 두면 다 들리는 법이다.”


원래 김재우 과장은 생각없이 회사를 다닌다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의외로 협회 내부의 인물들이나 잡다한 소문들, 더불어 내 소식까지 하나하나 다 꿰고 있는 정보통이었다.


“이호선 이사님도 만났다던데?”

“이호선 이사님요?”

“그래, 리볼버 여신. 이호선 이사님 몰라?”


리볼버 여신이라니···, 한 명 떠오르는 인물이 있긴 하다.


‘리볼버가 진짜 예뻤지.’


“혹시 서부 시대 복장으로 다니시는 분?”

“그래! 만난 거 맞네!”

“잠깐 만나긴 했는데 이름이 이호선이에요? 게다가 이사?”

“그래, 총잡이가 워낙 귀하잖냐. 협회장님 현역 때 같은 길드였는데 모르냐?”


협회장의 길드였으면 최소 A급 멤버. 협회가 생기기 전, 그러니까 10여년 전쯤 우리나라 최고 길드인 ‘개벽’ 길드의 멤버들이자, 현재 협회를 이루고 있는 주축 임원들의 개인정보는 일개 헌터가 조회할 수가 없다. 그러니 각성 전에 헌터 세계를 파고들 때도 그 ‘이호선’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지.


“근데 이호선 이사님은 왜요?”

“이사님이 너 스카우트 하려는 거 같던데?”

“저를요?”

“그래, 너랑 일면식이라도 있으면 찾아다니면서 정보를 캐고 있나봐.”


그 정도로 스카우트할 이유가 없을 텐데?


“과장님한테 제일 먼저 와야되는 거 아니에요?”

“왔었지. 그리고 과장님이 뭐냐, 이제 형이라고 불러.”


하긴 뭐 이제 협회 직원도 아니고 퇴사했으니 형동생 하는 게 맞다고는 생각한다.


“그게 뭐 중요해요, 의미만 통하면 됐지.”

“호칭도 중요한거야, 인마. 어쨌든 이사님이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라고.”

“그래서요?”

“이것저것 알려줬지.”

“알려주셨다고요?”


그렇게 입이 가벼운 사람이었나?


“네가 뭐 대단한 놈이라고 숨겨? 그냥 고향은 어디인지, 뭐 좋아하는지 성격은 어떤지 시시콜콜한 거만 묻고 가시더라.”

“딱히 뭐 별건 없네요?”

“그게 대단한 거 아니냐? 이사라는 사람이 와서 그렇게 정보수집만 하고 가는 것도 진짜 정성이지.”


그러니까 왜 그 정성을 들이는 건지 감조차 안 잡힌다.


“갈거냐?”

“어딜요?”

“어디긴 어디야 협회 본사지, 스카우트.”

“제 주제에 무슨 스카우트예요?”

“그 주제를 이호선 이사님이 스카우트 하려는 거잖아.”


말이야 그럴싸하지만 이제 막 각성한, 그것도 20대 후반의 나이 많은 F급 헌터를 협회의 이사가 몸소 스카우트 하려는 게 누가 봐도 일반적인 모양새는 아니다.


“스카우트인지 아닌지는 만나보면 알겠죠, 뭐.”


짐 자체가 많지 않아서인지 이삿짐도 대충 다 들어온 거 같고, 슬슬 밥 먹을 준비나 해야겠다.


“식사하고 가셔야죠.”

“뭐 사주게?”

“짜장면에 탕수육?”

“고량주도 한 병.”

“또 만취하시게요?”


며칠 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만취라니, 이런 날은 마셔도 안 취해 인마.”




+




“···죽지마라.”

“······.”

“···죽지 말라고 인마!”

“안 죽는다고요.”


꽃 향과 배향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이 향긋한 고량주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지도 못한 채, 오늘도 뒷처리가 고달파질 예감이 든다.


‘오늘은 영상이라도 찍어놔야지.’


헌터들의 폰인 아이언폰, 즉 렌즈로 보는 상태창은 자동 녹화가 가능하다. 언제 어떤 몬스터와 마주칠지도 모르고 항상 위험에 노출된 헌터들이니까. 다른 사람의 흑역사를 찍는 데도 이렇게 유용할 줄은 몰랐지만.



[시나리오 : 엉망진창]

: 사격장 3단계 헤드샷 (0/50)



[보상]

: 500 코인

: 추가 능력치 +1


[실패 시]

: 화신의 자격 회수



사격장은 아마 3단계가 마지막. 2단계에서도 꽤 기괴한 움직임이었는데, 이번엔 시나리오 이름부터가 엉망진창이다. 당장은 술 마시느라 엉망진창인 집구석부터 정리해야겠지만.




***




탕-

탕-!



역시나 3단계 더미의 움직임은 맞히라고 하는 움직임이 아니다. 마치 진짜 살아있는 생명체가 필사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치는 몸부림에 가깝달까. 더미들은 쭈그렸다 뛰었다 비틀었다 꺾었다를 반복하며 발사한 총탄을 모두 피해냈다.



탕-

탕-



1, 2단계와 비교하면 3단계는 극악의 난이도. 조준해서 쏜다는 개념을 버리고 예측 사격을 하지 않으면 총탄은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어머? 벌써 3단계 들어갔네?”

“안녕하세요.”

“아하하, 오늘은 안 놀라?”


혼자 있을 때 말 걸기가 더 수월할 테니 아마 접근해 온다면 사격장 일거라 생각했다.


“협회 이사님이시라는 게 더 놀랍던데요?”

“오, 그것까지 알고 있고? 그럼 얘기가 빠르겠네.”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스카우트인데 바로 용건부터 꺼내려는 건가?


“어차피 각성한 지 얼마 안되서 별로 할 일 없지?”

“각성한 지 얼마 안되서 할 일이 많죠?”

“그래? 나 때랑 다른가? 어쨌든 우리 루키한테도 좋은 일이야. 은밀하게 사냥 한번 하고 오자고.”

“사냥요?”


그럼 그렇지, 스카우트는 무슨.


“협회에서 주는 퀘스트라고 생각하면 돼. 보상도 꽤 괜찮을거고.”

“얼마나 괜찮은데요?”

“응? 아하하, 뭐야? 보상을 밝히는 타입이었구나?”

“헌터한테는 보상이 제일 중요하죠.”


이호선 이사는 호쾌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맞아, 보상 중요하지. 그건 개인 퀘스트로 보내라고 할게. 뭐 따로 필요한 거라도 있어?”

“글쎄요, 무기는 있으니 방어구 정도?”


아닌 게 아니라 협회에서 지급품을 받을 때도 반지를 선택하는 바람에 방어구도 없이 마력 없는 일반 옷을 입고 다니고 있었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영락없는 일반인.


“그래, 그럼 보상은 방어구로 준비하라고 해두지 뭐.”


메시지를 보내는 건지 이호선의 시선은 허공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근데 왜 저를 데려가시게요? 초보가 있어야 되는 퀘스트예요?”

“맞아, 낮을수록 좋거든. 그러면서 자기 몸 하나 정도는 지킬 수 있는 수준?”

“위험할 수 있다는 말로 들리네요.”

“크게 위험하지는 않아. 나도 같이 가는거고 그냥 혹시 모를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까 하는 말이지. 헌터 세계라는 게 그렇잖아?”

“그냥 같이 가기만 하면 되는거에요?”

“맞아, 난 거기서 조용히 조사할 게 좀 있고. 겸사겸사 너도 거기서 레벨업 하면 서로 좋잖아.”


본인 임무 때문에 데려가는 모양인데 괜찮을 것도 같다. 보호자를 끼고 가니 위험한 일도 없을테고. 다만 의아한 점은 스카우트도 아니면서 굳이 뒷조사까지 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는 점.


“그리고 혹시 아는 탱커 있어?”

“탱커요?”

“등급이 너무 높아도 좀 그렇고 F~D급 수준으로.”


딱 거기 걸쳐있는 탱커가 있긴 한데···.


“탱커도 등급이 낮으면서 자기 몸 하나 정도는 지킬 수 있는 수준이어야겠죠?”

“그렇지, 척하면 척이네 아주.”

“한 명 있긴 해요. 동의를 할지는 모르지만.”

“물어봐.”

“언제 가는 건데요?”

“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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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_인간 사냥꾼 NEW 15시간 전 79 1 11쪽
36 36화_진화된 무기 24.06.27 163 3 12쪽
35 35화_최면 24.06.26 265 4 12쪽
34 34화_혈전 24.06.25 302 4 12쪽
33 33화_마력탄 24.06.24 374 5 12쪽
32 32화_내 이름은 '브록타' 24.06.23 423 6 12쪽
31 31화_대장장이 24.06.22 454 9 12쪽
30 30화_신성력 24.06.21 483 10 11쪽
29 29화_지하 묘지 +1 24.06.20 570 11 11쪽
28 28화_임시원 파티 24.06.19 592 11 12쪽
27 27화_등급 재측정 24.06.18 615 10 12쪽
26 26화_고블린 농장 24.06.17 635 10 12쪽
25 25화_S급 성기사 24.06.16 693 9 12쪽
24 24화_선택적 독단 +1 24.06.15 700 10 12쪽
23 23화_트리거 24.06.14 731 12 11쪽
22 22화_놀이공원 24.06.13 769 10 11쪽
21 21화_상점 오픈 24.06.12 814 16 12쪽
20 20화_파워 슬랩 +2 24.06.11 855 14 11쪽
19 19화_백령도 24.06.10 904 14 11쪽
18 18화_될 성 부른 악(惡) 24.06.09 945 15 12쪽
17 17화_물주 24.06.08 977 13 11쪽
16 16화_힘 싸움 +1 24.06.07 1,037 15 12쪽
15 15화_꽝 +1 24.06.07 1,060 17 12쪽
14 14화_화이트 24.06.06 1,097 20 13쪽
13 13화_말포이 24.06.06 1,122 18 11쪽
12 12화_D급 마력 24.06.05 1,158 19 12쪽
11 11화_백화(白化) 몬스터 24.06.05 1,205 18 11쪽
10 10화_아는 탱커 24.06.04 1,266 19 12쪽
» 9화_뒷조사 +1 24.06.04 1,313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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