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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특성 : 돈이 최고!]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루오
작품등록일 :
2024.06.02 10:23
최근연재일 :
2024.06.29 19: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36,579
추천수 :
559
글자수 :
202,156

작성
24.06.26 21:30
조회
306
추천
5
글자
12쪽

35화_최면

DUMMY

- 오크는 용맹한 자를 좋아한다. 그게 비록 인간이라도 말이지.

“인간은 오크를 안 좋아해.”

- 그하하하, 재미있는 말이로군. 언젠가 다시 놀러오게 친구, 그때는 족장으로서 맞이하지.

“그러지, 다시 올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 응? 혹시 다시 올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건가? 자네에겐 차원의 기운이 느껴지는데.


고개를 갸우뚱 하는 렉타르에게 같은 표정으로 되물었다.


“차원의 기운? 설마 차원 이동을 말하는건가?”

- 그래, 명칭이야 다르지만 차원을 넘나든 이들에게는 비슷한 에너지가 느껴지지.

“너도 차원 이동을 한건가?”

- 그래, 나도 트롤들의 세계에 갔다가 얼마전에 돌아왔다.


차원을 이동했다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거라면···.


- 잠시 실례하지.


렉타르가 조심스레 그 거대한 손을 내 뒷덜미에 가져다대자 바늘로 찔러대는 듯 미약한 통증이 일었다.



[‘차원의 지도’를 습득했습니다.]


[차원의 지도]

: 확인된 차원의 좌표를 기록합니다.


등급 : 미확인

분류 : 지도

효과 : 이해도 +10


[추가효과]

: 기록한 좌표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뭐지, 이건? 좌표를 기록? 기록은 어떻게 하는건데?”

- 방법은 모두 다르지. 하지만 선택받은 자라면 자연스레 알게 되는 날이 올거다.


그렇다는 건 아직은 이 정도로 만족해야 하나.


- 오르쿠스의 축복이 함께하길.


축복을 마친 렉타르를 뒤로한 채, 일행들과 함께 숲 속에 열려있는 차원의 틈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어떻게 된 거예요?”

“뭐가요?”

“뒷덜미에 문신이 생겼어요.”

“문신이요?”


뒷덜미가 보이질 않으니 몰랐지만 남들에게는 보이는 위치인 모양이다.


“무슨 문양 같기도 하고···, 나침반 같기도 하고.”

“뭐···, 크게 중요한 건 아니에요.”

“중요하지가 않다뇨? 저도 통역 되는 거 잊으셨어요? 저희를 따돌리려는게 아니라면 얘기해주시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크의 성채를 나오자마자 김천덕은 참아왔던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파티끼리 비밀이 어디 있습니까 형님, 속 시원히 풀어 주십시오.”

“저도 듣고 싶네요.”


일행들의 닦달에 잠시 틈으로 이동하던 걸음을 멈추고는 숲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이야기가 길어질 수도 있으니까.


.

.

.



“결국 형님은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사람이라는 겁니까?”

“신기해.”


이 곳으로 넘어와 눈을 뜬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을 일행들에게 설명했다. 마리아는 의외로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고 석태원과 김천덕은 차원을 넘어왔다는 게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한 듯.


“그럼 마음대로 이 차원, 저 차원 왔다갔다 하시는 겁니까?”

“렉타르의 말이 사실이라면 가능한 거 같아.”

“진짜 신기하네.”


잠시 침묵이 흘렀고 적막을 깬 건 역시나 석태원이었다.


“그럼 역시 이전의 차원으로 돌아가시는 겁니까? 원래 살고 계시던···.”

“···모르겠어 아직.”


물론 부모님이 걱정되긴 하지만 이제는 이 세계에도 정이 붙어버려서 이를 악물고 원래의 차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그래도 이건 확실해.”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됐다.


“내가 이 곳으로 넘어온 이유가 있겠지. 그걸 확인하기 전까지는 떠날 생각 없어.”


마리아를 비롯한 일행들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대충 이야기를 마친 우리는 자리를 털고 움직일 채비를 시작했다.


“문제는 해체인데···, 오크들 싸움에 휘말린 덕에 몬스터를 못 잡았잖아요. 돌아가기 전에 몬스터라도 좀 잡고 갈까요?”

“몬스터를 왜 못 잡아요?”


김천덕은 배낭에서 오크의 신체 일부를 줄줄이 꺼내보였다.


“이게 다 뭐예요?”

“뭐긴 뭐예요? 전리품이지.”

“이걸 다 수거했다고요? 그 정신없는 틈에?”

“네, 오크는 이빨이 잘 팔리거든요. 귀도 연금술에 필요한 경우가 있어서 가격도 꽤 괜찮게 나갈거에요.”



오크의 이빨 x 84

오크의 귀 x 31

오크의 손톱 x 62



“그리고 이거.”

“···어? 이건!”


김천덕은 지팡이 하나를 조심스레 내밀었다.


“칼리쉬가 가지고 있던 지팡이 아닙니까?”

“맞아요, 렉타르에게 슬쩍 물어보니 전사는 지팡이 따위 쓰지 않는다고 가져가도 된다더라고요. 다른 하나는 부러져 버렸지만.”



[지옥불 지팡이]

: 지옥의 기운이 담긴 지팡이


등급 : S

효과 : 마력 +10, 정신력 +10, 위압감 +10


[추가 효과]

: 지옥불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와···, S급이긴 한데 우리 마법사 없잖아요?”

“···일단 쟁여두자.”


이 정도면 두루마리 하나보다는 잘 받은 셈.




***




“성공했습니다, 길드장님!”

“뭘?”

“머리카락요! 사제 머리카락!”

“뭐? 가져왔어?”

“이겁니다.”


오백만은 눈 앞의 머리카락에 집중했다.


“확실하겠지?”

“당연하죠, 머리카락 하면 빗 아닙니까? 빗은 본인만 쓰니까요. 몰래 들어가서 슬쩍 했죠.”

“그렇지···, 빗을 같이 쓰지는 않을테니까.”

“당연하죠.”


오백만은 모두 같은 검은색, 비슷한 길이의 머리카락을 보며 의심을 접었다.


“이걸 이 허수아비에···.”


요순의 수장인 ‘팬더’에게 허수아비 사용법을 교육 받았지만 처음 하는 작업이다보니 익숙치가 않았다.


“이렇게 묶고···.”


하지만 크게 어려운 작업은 아니다보니 기억을 더듬어가며 열심히 머리카락을 묶었다.


“됐어, 이렇게 허수아비를 묶고나서 최면가루를 뿌리면···.”

“···성공한 겁니까?”

“아니, 내 것도 올리고 한 번 더 한다.”

“형님 것도요?”

“그래야 나에게 복종한다더군.”


보랏빛의 몽환적인 가루를 허수아비에 두 차례 뿌렸지만 최면이 걸린건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확인하는 방법은 못 들으셨습니까?”

“알아서 잘 될거라던데? ···그것보다 잠시 좀 나갔다 올게.”

“갑자기 어디 가십니까?”

“급하게 누구 좀 만나야 될 것 같다.”

“예? 누구를요?”

“내가 그런것까지 너한테 보고를 해야 되나?”

“아, 아닙니다. 다녀오십쇼!”


불현듯 오백만의 머릿속에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고, 당장이라도 만나봐야 할 것 같은 충동에 지체없이 그 사람이 있는 장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




“갑자기 웬일이세요?”

“생각나서 와봤어.”

“여긴 어떻게 아시고요?”

“나 캐시 길드 오백만이야. 이 정도는 일도 아니지.”

“러시 길드 아니었어요?”


김천덕을 마주하고 있는 오백만은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부산물 수급차 몇 번 본 적은 있지만 길게 대화를 해 본 적도, 다른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었는데.


“여전히 해체일을 하는건가?”

“네, 협회에 잠깐 있었는데 이쪽이 더 체질에 맞아서요.”

“해체 일은 위험해, 던전에 들어갔다가 못 나오는 해체업자들이 한둘이 아닌데.”

“괜찮아요, 파티원들이 짱짱해서. 그보다 찾아온 용건이나 말씀하세요.”


오백만은 갑자기 김천덕의 얼굴이 떠올라 찾아오긴 했지만 사실 이렇다 할 용건이 없었다.


“그···.”


억지라도 부릴 수 있다면 부려볼 심산이었지만 그마저도 마음처럼 쉽지않다.


“목걸이 예쁘네.”

“네? 네. 파티 언니한테 받았어요. 그보다 다른 용건 없으시면 들어가 볼게요.”

“저기···.”

“왜요?”

“해체하고 부산물은 어떻게 처리해?”

“아직 라인을 못 찾아서 보관하고 있어요.”

“내가 처리해줄까? 나 오백만이야, 러쉬 때부터 뒷세계 라인은 다 내가 쥐고 있던거 알지?”


김천덕은 실제로 러쉬 길드의 궂은 일이나 귀찮은 일들은 오백만에 담당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천덕아! 왜 나와있어?”

“언니! 잠깐 누가 찾아와서. 와인 가져 왔어요?”


와인병을 보여주며 미소를 보이는 여자는 분명 최초의 한국인 사제인 마리아였다.


‘사제가 여기에? 이거 생각지도 못했는데···. 만남 김에 테스트 한 번 해볼까?’


분명 나오기 전 사제에게 최면을 걸었다.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게 되는 강력한 최면.


“사제님, 초면에 죄송하지만 그 와인병 좀 볼 수 있을까요?”

“···이거요?”


마리아는 김천덕을 쳐다봤지만 어깨를 으쓱하는 반응에 머뭇거리며 오백만에게 와인병을 넘겼다.


‘고분고분하긴 한데···, 이 정도는 약해.’



퍽!



“이게 무슨 짓이에요?”


와인병을 건네받은 오백만은 다짜고짜 땅바닥에 와인병을 던져버렸다.


“같은 와인을 한병 다시 사오시겠습니까?”

“뭐라고요? 와인을 깬 건 당신인데 당신이 사와야죠!”


오백만은 잠시 머뭇거렸다. 옆에 서 있는 덩치 큰 남자에게 기가 눌려서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이···이게 아닌데···? 최면이 잘못됐나?’



퍼억-!



순간 등짝이 얼얼한 느낌이 들며 김천덕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하는거에요? 당장 같은걸로 구해와요!”

“으···응? 그래, 금방 다녀올게.”

“미안해요 언니. 이상한 사람인 줄도 모르고.”


와인을 찾으러 가는 오백만은 이상하다 여겼다. 등짝 스매싱을 맞아도, 직접 와인을 구하러 가야하는 이 상황도 기분이 나쁠법도 하건만 신기하게도 전혀 반감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빨리 와인을 사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




***




“진짜 생각할수록 이상한 사람이네.”

“누가?”


협회 로비에서 만난 김천덕은 왜인지 아침부터 불만이 가득했다.


“아니, 며칠전에 러쉬 길드 간부가 갑자기 찾아왔거든요. 그러더니 연희언니가 사 온 와인병을 냅다 깨버리는거 있죠?”


김연희는 마리아의 본명이다. 다들 많이 친해지긴 했어도 석태원이나 나는 아직 마리아의 본명을 부르는 게 어색하긴 하지만.


“러쉬 길드 해체되고 와인 파는거 아냐? 자기네 와인 팔아 먹으려고?”

“설마요, 그럼 더 이상한 놈이지.”

“다른 해코지는 없었어?”

“네, 와인만 다시 사오고 바로 돌아갔어요.”


러쉬 길드라면 딱히 좋은 기억은 없지만 자꾸 이름이 들리니 이제는 좀 측은하기까지 하다.


“조심해, 일부러 접근한걸지도 모르니까.”

“저한테 뭐하러 접근해요?”

“그래도 우리 파티에 사제가 있잖아. 조심해서 나쁠 것 없으니까. 일단은 올라가자.”


김천덕은 석태원과 내가 대장 기술을 배우는 걸 보더니 자기도 배우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


“여기부터 기술자들 구역이야. 30층부터 39층까지.”

“우와, 엄청 넓네요. 이런 게 10층이나 된다고요?”

“생각보다 전문기술이 꽤 다양하더라고. 쭉 둘러봐. 난 또 망치질 하러 들어가봐야 하니까.”

“네, 알아서 찾아갈게요. 구경도 할겸.”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김천덕을 가만히 서서 지켜봤다. 뭘 배우고 싶은건지 비밀이라며 말도 안해주던데.


‘30층에 뭐가 있더라···? 재봉이랑 요리랑 낚시랑···.’


이내 가장 안쪽에 큰 강의실로 들어간 김천덕은 제대로 찾아간건지 시간이 지나도 다시 문이 열리지 않았다.


‘아! 저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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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일정&드리는 말씀] 24.06.24 159 0 -
38 38화_포로 구출 24.06.29 131 3 12쪽
37 37화_인간 사냥꾼 24.06.28 180 1 11쪽
36 36화_진화된 무기 24.06.27 212 4 12쪽
» 35화_최면 24.06.26 307 5 12쪽
34 34화_혈전 24.06.25 345 5 12쪽
33 33화_마력탄 24.06.24 415 6 12쪽
32 32화_내 이름은 '브록타' 24.06.23 465 7 12쪽
31 31화_대장장이 24.06.22 496 10 12쪽
30 30화_신성력 24.06.21 526 11 11쪽
29 29화_지하 묘지 +1 24.06.20 619 12 11쪽
28 28화_임시원 파티 24.06.19 642 12 12쪽
27 27화_등급 재측정 24.06.18 665 12 12쪽
26 26화_고블린 농장 24.06.17 681 11 12쪽
25 25화_S급 성기사 24.06.16 741 10 12쪽
24 24화_선택적 독단 +1 24.06.15 750 11 12쪽
23 23화_트리거 24.06.14 781 13 11쪽
22 22화_놀이공원 24.06.13 823 11 11쪽
21 21화_상점 오픈 24.06.12 866 17 12쪽
20 20화_파워 슬랩 +2 24.06.11 907 15 11쪽
19 19화_백령도 24.06.10 961 15 11쪽
18 18화_될 성 부른 악(惡) 24.06.09 998 16 12쪽
17 17화_물주 24.06.08 1,031 14 11쪽
16 16화_힘 싸움 +1 24.06.07 1,092 16 12쪽
15 15화_꽝 +1 24.06.07 1,122 18 12쪽
14 14화_화이트 +1 24.06.06 1,157 21 13쪽
13 13화_말포이 24.06.06 1,182 19 11쪽
12 12화_D급 마력 +1 24.06.05 1,225 20 12쪽
11 11화_백화(白化) 몬스터 24.06.05 1,277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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