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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아빠가 되주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최근연재일 :
2011.09.29 13:55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99,730
추천수 :
1,099
글자수 :
467,525

작성
11.05.03 14:52
조회
2,933
추천
16
글자
10쪽

아빠가 되주센! - 004

DUMMY

『2화. 미래에서 온 내 딸이 진유나라고?!』




“그러니까, 네가 누구냐고!”



“아, 아빠 딸이라고 몇 번을 말해요!!”



“그게 말이 되냐고!!”



벌써 20분 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





-20분 전.





“우와앗!”



여자애가 내 위로 안기듯 쓰러져, 여자애를 앉고 쓰러진 나. 난감한 상황이었다. 아, 의식하고 보니, 같은 나이 때의 여자애하고는 안겨본 게 처음이구나. 아... 좋다. 얼굴 쪽으로 부드러운 머리카락의 촉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굉장히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나도 모르게 잠시 그 느낌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내 얼굴로 뜨거운 물이 떨어져서, 정신이 들었다. 여자애는 울고 있었다. 아, 느끼고 있을 때(?)가 아니구나. 나는 얼른 몸을 일으켰다. 여자애가 힘없이 쓰러지려고 하자, 얼른 붙잡았다.



“저기... 누구...?”



“...흑...”



여자애를 바닥에 앉히고, 나도 앉았다. 여자애는 조용히 울었다. 일단, 이 애가 귀신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해졌다. 만져지고, 울고 있으니까. 그 눈물이 나한테 닿았으니까. 그런데, 그 외에는 모든 게 알 수 없는 것 투성이였다. 일단, 여긴 어떻게 들어온 것인가. 문은 단단히 잠겨있다. 혹시나 해서 문고리를 만져봤지만, 아까 내가 잠근 그대로였다. 창문도 그대로이고, 이 여자애가 들어온 것으로 보이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마치 허공에서 나타난 것처럼. 둘째로, 이 아이는 누구인가. 누군데 내 방에서, 이렇게 울고 있는 건가. 해결방법은 저 아이에게서 알아내는 수밖에 없다.



“누구...세요.”



“흑...”



두 번째로 물었지만, 여자애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여자애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 듯 싶었다. 여자애는 한동안 슬프게 눈물을 몇 방울 떨구더니, 곧 울음을 그쳤다. 나는 여자애를 빤히 쳐다보다 말했다.



“이제 괜찮아요?”



“네...”



여자애는 대답했다. 힘이 없어 보이는 목소리.



“그럼... 뉘신지...”



“아, 아빠는 날 모르지...”



또 저 ‘아빠’소리 작렬이다. 아니, 틀림없이 저 아빠가 지칭하는 말이 문맥상으로 나인데... 내가 어떻게 저 여자애 아빠가 되냐는 것이다.



“저... 아까부터 ‘아빠’라고 하는데, 그게... 나?”



“네, 아빠.”



“아아니, 내가 왜 그쪽 아빠...”



“이름은 진유나! 나이는 17살이구, 아빠 딸 맞아요!”



여자애는 별안간 밝아져서 말했다. 방금 전 까지 울고 있었다는 게 무색할 정도의 밝은 모습이었다. 그보다, 마지막 말이 더 가관. ‘아빠 딸 맞아요!’라니. 정녕 네가 내 딸이란 말이냐?



“나이가 17살이면... 일단은 나랑 동갑인데. 어떻게 내가 네 아빠야. 너...”



혹시 정신병이나 기타 정신성 질환 있니? 라고 묻고 싶었지만, 차마 그것은 사람으로서 물을 수 있는 말이 아니였다. 얘가 남자라면 당연히 그렇게 물었겠지만, 여자애한테, 그것도 모르는 여자애한테 장난이라고 해도 저런 말을 내뱉을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아이 참!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되...”



여자애는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방금 전까지 울던 애가... 여자애는 그러더니, 갑자기 내 볼을 꼬집더니 말했다.



“그래도, 아빠가 이렇게 어려지니까, 되게 재밌네요.”



“...뭔소리야.”



“헤헤헷.”



여자애의 손을 저지하자, 여자애는 웃었다. 순간, 나는 움찔했다. ‘헤헷’ 하는 웃음소리. 약간 콧소리가 들어가서, 되게 귀여워 보이는 이 웃음은, 내가 아는 한 승희만이 시전(?)할 수 있는 웃음이었다. 승희에게 언젠가, 한 번 그 웃음을 내 보라고 했지만, 승희 자신도, 흥에 겨울 때만 낼 수 있는 특수한 웃음이라고 말했었다. 그런 웃음 소리를, 이 여자애가 내다니... 그렇게 생각하니, 또 연관되서 아까 전 이 여자애가 승희를 굉장히 닮은 게 생각났다. 지금 봐도 승희와 굉장히 닮았다. 그렇다고 쏙 빼닮은건 아니고, 자매나 친척이라고 하면 그렇구나 하고 믿을 정도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또 의문이 들었다. 이 애가 나를 아빠라고 부르고... 이 애가 승희를 닮았고... 그러면, 미래의 내 아내가?



“있잖아. 유나...던가?”



“네! 왜요?”



“내가 진짜로 네 아빠야?”



“네, 아빠 맞아요. 음, 원래대로면 아빠가 41살이여야 하지만요.”



음, 그러면 넌 미래에서 온 내 딸이구나. 환영한다, 과거로 온 것을. 라고 대답할 것 같냐! 무슨 이게 판타지 소설도 아니고, 공간이동이나 차원이동을 해서 미래로 온 거냐고! 그러나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 말도 안 되는 얘기는 다 뒤로 미루고, 물어보았다.



“그러면... 누가 엄마야. 엄마 이름이 뭐야?”



“엄마요? 민자, 승자, 희자.”



예상 적중. 그래, 나는 오늘 승희에게 차이고서 미래에는 결혼하게 되는 것인가. 하하하. 좋군. 아니, 그보다! 이 상황 뭔데! 이거 말도 안되. 엄마 쟤 무서워!



“내가 승희하고 결혼한다고? 아니, 그보다 너는 뭔데 승희를 알고... 아니 그보다 미래에서 왔다고? 말도 안되!”



“아아... 그렇게 한꺼번에 질문하면...”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유나에게 궁금한 점을 한꺼번에 다 물었다. 유나는 그런 나를 보며 난감해 하고 있는데...



“효성아, 야동 보면서 뭐 그리 혼자 시끄럽게 떠드니! 조용히 자라!”



“......”



“아이씨, 뭔 야동이에요!”



어머니께서 깊으신 오해가 있으신 듯 하다. 괜히 나 혼자 떠들고, 여자애 목소리도 들리니 야동을 보며 떠드는 것으로 오해하신 모양이다. 그런 모습을 보던 유나는 깔깔대며 웃었다. 제길... 웃는 모습까지 승희랑 똑 닮았네. 너 진짜 내 딸이냐?



“너 진짜 내 딸이냐?”



“네! 맞다니까요!”



“아니, 목소리는 낮추고... 엄마 들어오면 나 끝나.”



“아... 네...”



유나의 큰 소리에, 내가 놀라 말했다. 아까 엄마의 목소리를 들은 유나도 내 말을 이해하고 덩달아 목소리를 낮추었다.나는 다시금 물었다.



“너가 누구인지... 제대로 좀 설명해 줘.”



“아빠 딸이요.”



“아 쫌!”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큰 소리를 냈다. 이에, 유나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나를 쳐다볼 뿐이다. 에휴, 내가 화내서 무엇하냐. 화 내려던 것을 다시금 진정시키고 조곤조곤히 말했다.



“네가 누군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단 말야. 이름이 유나라는 것 밖에...”



“아, 죄송해요. 아직 설명 안 했나요?”



“그래,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설명 좀 해줘라.”



나는 조금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나는 아까의 승희를 닮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어디부터 설명해야할 지...”







-효성이의 ‘정해진’ 미래.






2014년, 효성이와 승희 결혼식.


효성이와 승희는 결혼한다. 뭐가 어찌된 건지는 잘 몰라도, 둘은 대학 내내 잘도 사귀고 발랄한 연애를 했고, 그래서 대학 졸업하자마자 바로 결혼한다. 실질적으로 효성이는 아직 대학생인데도 말이다. 가뜩이나 실업자 많고 취직 안되서 고생인데, 둘은 취직도 안하고 무작정 결혼 먼저 한다. 양가의 부모와 친지들은 무모한 짓이라며 말리지만, 둘은 마냥 좋아라 결혼식을 올린다.



“아유, 안녕하세요. 아, 교수님도 오셨네요.”



“너네, 이렇게 빨리 결혼할 줄이야. 한 5년 뒤에야 소식이 올 줄 알았는데. 사고라도 쳤냐?”



“하하하, 들어가세요.”



효성이의 대학시절 교수가 와 한바탕 말하고 간다. 하객들을 맞이하는 둘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하다. 어쩌면 지금이 둘에겐 가장 행복한 순간일지도.






2015년, 첫 딸 유나 출산.




“휴후...”



병원, 효성이가 한숨을 쉬며 안절부절 못하고 서 있다. 승희는 출산에 앞서 회사에 휴가도 내고, 며칠 입원해 있었는데, 갑자기 진통이 와 분만실로 간 것이 1시간 전이다. 효성이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분만실에서 들리는 승희의 비명소리에, 효성이는 괜히 죄라도 지은 듯 그녀에게 미안해졌다. 그렇게 생각하며 뭐 마려운 개처럼 좌불안석으로 서성대고 있는데, 분만실의 문이 열리고 초록색 옷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가 나왔다.



“의사선생님! 제 아내는...”



“아, 아주 순산이에요.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해요. 출혈이 조금 있

어서, 산모가 약간 빈혈기가 있는 것만 빼고는 아주 괜찮아요.”




효성이는 다 듣지 않고 분만실로 들어갔다. 의사도 그려려니 했다. 나이도 젊은 부부가 합의 끝에 아이를 낳은 것이니 생각하는 의사였다.





“승희야!”



“...승희야가 뭐야, 여보라고 통일하기로 했! 잖아...”



효성이는 얼른 승희에게 갔다. 승희는 온 몸이 식은땀투성이에,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애써 괜찮은 듯 미소지었다.



“많이 힘들었어?”



“그럼, 애 낳는게 안 힘들겠어?”



“미안...”



“뭐가 미안해?”



“그냥... 미안.”



승희가 웃으며 효성이를 골렸다. 그러다, 승희는 품에 안고 있는 갓난아기를 효성이에게 넘겼다. 효성이는 웃으며 아이를 안았다. 그리고는 한 마디 말했다.



“이 애기, 보통 네가 안고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어디 보호실? 그런

데 가지 않나?”



“으이그, 첫딸 안고 하는 말이 그거야?”



“아유... 귀엽네. 승희를 쏙 빼닮았어.”



효성이는 마냥 좋아서 아기를 보았다. 갓난아기는 막 나와서 피부가 쭈글쭈글하고 외계인 같았지만, 작은 손과 발을 아등바등하며 싫어했다. 승희는 그 모습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정했어, 아기 이름.”



“응, 벌써? 뭔데?”



“진유나. 예전부터 정해놨었어. 첫째가 딸이면, 이 이름 붙이기로.”



“오, 유나. 이쁘다, 우리 유나!”



효성이는 좋아서 아기유나를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아기유나는 여전히 아빠가 싫은 듯 발버둥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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