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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강화사는 역대급 재벌이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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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손™
작품등록일 :
2023.10.0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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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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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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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헤븐 오브 인섹트(F)

DUMMY

13화.



나흘 뒤, 남쪽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한 고속버스 안.


부우우우웅!


팔짱을 낀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우현의 얼굴에는 안도감이 서려 있었다.


'어휴. 하마터면 놓칠 뻔했네.'


게이트가 수원 인근에 생성된단 건 알았지만 정확한 위치와 생성 시간은 까먹은 지 오래였다.

기억하는 거라곤 제한 시간이 3분이어서 웬 직업군인 한 명이 휴가 복귀 중 경보를 받아서 초동 조치로 도착했다가 입장했고 그대로 클로징에 실패해서 브레이크가 터졌었단 점.

그리고 구역 할당받은 길드는 시간을 맞추지 못했었단 게 전부였다.


'제한 시간이 3분이라니. 괴랄한 게이트이긴 해.'


보통 게이트는 생성과 동시에 권역에 입장 가능한 시간이 제한된다.

제한 시간 내에 각성자가 입장해서 게이트를 클로징해야만 브레이크를 막을 수 있는 것.

그렇지 않으면 그대로 폭주해서 영원히 몬스터가 출몰하는 이계화 영토가 되고 만다.


때문에 우현은 정확한 위치와 시간을 알아내기 위해 하루 종일 천안 고속버스 터미널에 머물러야 했다.

다행이 오늘 버스 터미널에 모습을 보인 군인은 단 한 명뿐이었고, 지금 우현의 옆에 앉아 있었다.


'아, 불편해.'


우현은 옆자리의 군인을 슬쩍 쳐다봤다.

뚱뚱하다는 표현을 넘어서서 150kg은 나갈 것 같은 비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남성.

어느 정도냐면 몸이 너무 커서 우현의 자리를 침범할 정도였다.


"죄송합니다. 불편하시죠."


시선을 눈치챘는지 고개를 숙이는 비대한 남성.

뚱뚱한 게 잘못도 아닌데 눈치를 준 것 같아서 괜히 미안했다.


"괜찮습니다."


짧게 대꾸하곤 잠시 남성을 살폈다.


'제대로 뛰지도 못할 것 같은데 막상 옷은 군복이니 좀 기묘하네.'


툭하면 게이트 재해가 열리는 현 시대에서 직업 군인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생각이 있으면 뛰기도 힘들 정도로 살이 찌는 걸 방치할 리가 없단 뜻.


문득 호기심이 생겨서 감정안으로 군인의 정보를 읽어들였다.


'아하. 특성 때문이었군.'


[특성: 폭식자(F)]

[섭식한 것을 자신의 힘으로 삼을 수 있다.]

[먹어도 먹어도 끊임없는 허기에 시달린다.]


음식 섭취를 통해 스탯을 올릴 수 있으나, 극심한 페널티가 달려 있는 특성.

심지어 등급이 F급이니 특성의 효율도 무척 떨어질 터.


하지만 우현은 이리 생각했다.


'사기 특성이네.'


수련과 경험을 통한 자연 상승 외의 방법으로 스탯을 올릴 수 있는 특성은 전부 사기급이다.

당장 폭식자만 하더라도 '올바른 방식으로' 돈을 쏟아 부으면 고등급 각성자를 탄생시킬 수 있으니까.


'지금 시대엔 그 방법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불가능하지만. 그래서 각성자 등급도 F에 머무는 것일 테고.'


물론 미래의 지식을 지닌 우현에겐 눈 앞의 남자, 김안신을 개발시키는 게 가능하다.

아직 타인에게 써본 적은 없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만물강화로 특성을 업그레이드시켜줄 수도 있고.


'그럴 가치가 있느냐는 별개의 얘기지만.'


그 순간이었다.


에에에엥! 에에에엥! 에에에엥! 에에에엥!


버스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스마트폰이 일제히 사이렌을 울리기 시작했다.


「재난 경보! 재난 경보!」

「인근 지역에 F급 침식형 게이트 발생! 경보를 접하는 즉시 대피하기 바랍니다.」


모든 탑승객들이 당황하는 와중, 우현만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다행히 이 버스가 맞았구나.'


혹시나 다음 버스일까봐 마음 졸이다가 도박하는 심정으로 이 버스를 탄 거였는데 다행히 정답이었네.


그런 생각을 하며, 우현은 옆자리의 김안신이 몸을 일으키는 걸 지켜봤다.


'그럼 이 남자가 그 직업군인이 맞는 거네. 혼자서 게이트에 들어갔다가 순국한.'


모든 직업 군인에겐 인근에 게이트가 생성되면 위수 지역에 상관 없이 초동 조치를 지원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김안신이 버스 기사를 불렀다.


"기사님, 잠시 버스를 멈춰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김안신의 요청은 다른 탑승객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군인 양반, 빨리 대피하라는데 버스를 멈출 시간이 어디 있어!"

"혼자 간다고 달라질 것도 없는데 그냥 안 가시면 안 될까요? 몸 보니까 딱히 도움도 안 될··· 말이 심했네 죄송해요."

"기사 아저씨, 절대 멈추지 마요! 경보 문자가 대피하랬으니까 대피가 먼저인 거 아시죠?"


게이트 재해가 일상인 시대라지만, 위험성과 그로부터 비롯되는 공포까지 익숙한 건 아니다.

탑승객들이 집단으로 정차를 거부하자 김안신은 난처한 표정을 지은 채 어찌 할 바를 몰라 했다.


'실랑이하다 촉박하게 도착하느니 내가 나서는 게 낫겠네.'


우현이 입을 열었다.


"기사님, 멈출 필요 없어요. 군인 분은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말을 마치곤 배낭에서 창시자의 지팡이를 꺼냈다.

당연히 내장된 기능으로 겉모습을 평범한 지팡이처럼 보이게 위장해둔 채다.


"옆자리 분. 마법사셨습니까."

"네. 짐 챙기세요. 제가 비행 마법으로 데려다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신세 지겠습니다."


곧바로 선반에서 골프백처럼 생긴 배낭을 꺼내는 김안신을 보며, 우현은 창문을 열었다.


"그럼 가죠."


비행 마법은 간단해 보여도 무려 C급 마법이다.

당연히 스킬 등급이 D에 불과한 우현은 사용할 수 없었지만.


'지팡이에 내장된 회로로 발동시키면 그만이지.'


[스킬, 스카이 러너(C) 발동]


창시자의 지팡이에 마력을 불어넣자 우현과 김안신의 몸이 떠오르더니 빠른 속도로 비행하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뭘요. 직업군인은 아니지만 각성자라 동원 의무가 있는 건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래도 일반 각성자는 법으로 강제되진 않지 않습니까."

"그건 맞지만요."


게이트를 향해 날아가며 간단히 통성명을 한 뒤, 우현은 질문 하나를 던졌다.


"그런데 다른 탑승객들 말대로 그냥 모른 척 갔어도 되지 않나요? 가방이 군장이 아니라 골프백인 걸 보면 휴가중이셨던 거 같은데."

"군인 정신이 위배됩니다."


짧은 대답이었지만, 김안신이 어떤 사람인지 짐작하는 데엔 충분했다.


'신념이 강한 사람이네. 능력에 비해.'


이런 사람은 일찍 져버리곤 하던데 말이야.

하긴, 실제로도 일찍 져버렸었구나.


이윽고 게이트 근처, 정확히는 침식의 경계선에 도착했다.


게이트는 생성 방식과 형태에 따라 타입이 나뉜다.

그중 침식형은 코어를 중심으로 '일정 지역을 침식하여 이계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휘말려서 희생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가장 까다롭고 위험한 타입이었다.


"저희가 가장 먼저 도착한 것 같네요. 지역 담당 길드도 출동하기 전인 것 같고."

"그런 것 같습니다······."


말꼬리를 흐린 김안신이 골프백에서 검과 방패, 그리고 방어용 장구류를 꺼내더니 착용하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근접 딜러 무장이네. 전부 다 F급이고.'


"이제 어떡하실 거예요?"

"다른 병력이 오기를 기다려서 합류할 생각입니다."

"그래요? 흠."


우현이 저 멀리 보이는 게이트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


"그럴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

"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 게이트, 곧 제한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요."


김안신의 눈이 커졌다.


"그걸 어떻게 아셨, 아니 그건 둘째치고, 브레이크가 벌써 시작된단 말씀이십니까?"

"네. 제한 시간 2분 남았네요."

"2분······."


지역 담당 길드의 도착을 기다렸다간 절대 시간을 맞출 수 없단 말과도 같았다.


표정을 굳힌 김안신이 앞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혼자 가시게요?"

"네. 여기까지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위험하니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무조건 죽을 텐데요?"

"···그래도 가야 합니다. 제 의무니까요."


의무를 위해서는 목숨도 바칠 수 있을 정도의 강한 사명감이라.

다시 한 번 생각하건대 이 남자는 신념이 능력에 비해 너무 과하다.


'능력만 있으면 영웅이 됐을 사람이네. 전생엔 그냥 그냥 져버렸지만.'


"김안신 씨. 도와줄까요?"


걸음을 멈춘 김안신이 고개를 돌렸다.

간절히 바랬으나 차마 말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정말이십니까?"

"네. 대신에 게이트 클로징 성공하면 부탁 하나만 들어주세요."

"네! 뭐든지 들어드리겠습니다!"

"약속한 겁니다."

"네!"


오케이. 마법의 맹약을 맺은 건 아니지만 저 사람 성격상 한 입으로 두말 하진 않을 것 같고.


피식 웃은 우현은 다시 한 번 게이트를 바라봤다.


[헤븐 오브 인섹트(F급)]

[거대 곤충 계열의 몬스터가 출현하는 침식형 게이트]

[남은 제한 시간: 1분 44초.]


게이트 클로징에 도전하기로 한 이상, 준비를 해야 한다.

시간이 없으니 빠르게 가진 물자를 체크했다.


"김안신 씨, 포션류나 기타 레이드에 필요한 물품 가진 거 전부 말해주세요."

"휴가중이었어서 회복 포션 3개에 장비한 아이템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그냥 들어가려고 했다고? 마켓에서 템도 안 사고?


우현이 어이 없단 표정을 짓자 김안신이 쭈뼛거렸다.


"스톤이 없어서··· 모아놓은 돈은 다 은행에 있습니다."


그래도 사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던 건 아니구나.


"둘이서 게이트 클로징 도전하는 입장에 그냥 갈 수는 없죠."


우현은 시스템 마켓을 호출했다.


게이트의 영향권 내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다수의 몬스터가 근처에 있으면 시스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게이트와 몬스터가 발하는 특유의 파장 때문이라는데, 이는 인류가 시스템을 신용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적어도 게이트, 몬스터와 시스템은 적대 관계라는 뜻이었으니까.


하여튼.


'포션은 미리 챙겨온 데다가 강화도 다 해놨으니 필요 없고.'


판매 상품으로 등록했던 아이템 중 당장 필요한 것들을 판매 취소했다.


"이거 받아요."


우현이 방패를 내밀자 김안신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전 이미 방패가 있습니다만."

"그거보다 좋은 거니까 주는 거죠."


옵션을 설명해주자 김안신이 기함했다.


"E급인데 스킬 옵션이 붙어 있단 말입니까? 그것도 강체술?!"


이 사람, 소문이 어둡네. 아직까지 올마이티를 몰라?


"네. 훨씬 낫죠?"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김안신이 자신의 방패를 가방에 넣고 우현의 방패를 손에 쥐었다.

그 모습을 보며 우현은 다시 한 번 혀를 찼다.


"근접 계열이면서 가방 메고 싸우시게요? 가방은 놓고 가야죠."

"그, 그랬다간 도난의 위험이······."

"아이템들만 시스템 마켓에 판매품으로 등록해요. 그럼 당장 들고 있을 필요가 없잖아요. 가격 비싸게 하면 팔릴 일도 없고."

"그, 그런 방법이."


하여간 군인은 이래서 문제야. 유도리가 없다니까.


"이것도 받아요. 필중의 도끼라고, 던지면 반드시 대상을 맞출 수 있는 아이템이에요."

"허억! 이런 귀한 것을!"

"그리고 이것도. 스킬은 없고 그냥 아이템으로 인정받을 만큼 튼튼한 방검복인데 일반 군복보단 나을 거예요."

"이럴 수가! "


우현 또한 각종 아이템을 몸에 둘렀다.

착용한 목록은 이랬다.


[실드 헤드기어(C)]

[사용자의 위기 감각에 반응해서 사용자의 전신을 가리는 마력 보호막(D)을 생성하는 머리 보호구.]


[네클리스 오브 테러(E)]

[마력 부여 시 강렬한 섬광과 끔찍한 냄새를 사방으로 발사하는 기능이 내장된 목걸이.]


[마력 증강 팔찌(D)]

[마력 사용 효율을 22% 증가시켜주는 팔찌.]


[마력 증강 팔찌(D)]

[마력 사용 효율을 23% 증가시켜주는 팔찌.]


[창시자의 마법 지팡이(SSS+)]


사실상 지팡이만으로도 F급 게이트를 클로징하는 데에는 충분했지만, 세상사 뭐든 유비무환인 법.


"우현 씨, 들어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30초도 안 남았을 것 같습니다."

"잠시만요. 준비는 마치고 가야죠."


감정안으로 남은 제한시간을 살피며, 5초가 남을 때까지 더 챙길 게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했다.


"안신 씨, 이제 뛰세요! 5초 남았어요!"

"으, 으엇!"


김안신에게 도핑용 물약을 던져줌과 동시에 우현도 달음박질을 시작했다.

그리곤 정확히 1초를 남겨놓고 침식 지대에 들어섰다.


'내 인생 최초의 게이트 클로징 도전인가.'


두려움이 느껴질 법도 했지만.

정신 스탯이 높은 데다가 사기급 아이템인 창시자의 지팡이가 있다 보니까 긴장은 커녕 소풍을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자, 어디 한 번 가보자고.'


헤븐 오브 인섹트. 미래에 비약 밭이란 별명이 붙는 게이트.

모조리 쓸어먹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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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첫 번째 재앙 +3 23.11.14 2,725 89 13쪽
34 첫 번째 재앙 +7 23.11.13 3,029 82 14쪽
33 첫 번째 재앙 +4 23.11.12 3,448 98 13쪽
32 미래의 SSS급, 현재의 F급 +3 23.11.10 3,868 103 13쪽
31 미래의 SSS급, 현재의 F급 +2 23.11.09 3,969 100 12쪽
30 미래의 SSS급, 현재의 F급 +9 23.11.08 4,340 12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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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포션 혁명 +4 23.11.06 4,689 114 14쪽
27 포션 혁명 +6 23.11.05 5,030 111 14쪽
26 포션 혁명 +2 23.11.04 5,365 108 13쪽
25 포션 혁명 +3 23.11.03 5,529 109 14쪽
24 D급으로의 성장 +4 23.11.02 5,850 110 13쪽
23 D급으로의 성장 +4 23.11.01 6,101 107 14쪽
22 포션 양산 +2 23.10.31 6,269 116 12쪽
21 포션 양산 +6 23.10.30 6,299 126 15쪽
20 포션 양산 +5 23.10.29 6,369 1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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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합성 강화 +6 23.10.27 6,789 138 13쪽
17 합성 강화 +5 23.10.26 6,802 144 12쪽
16 헤븐 오브 인섹트(F) +4 23.10.25 6,899 133 12쪽
15 헤븐 오브 인섹트(F) +2 23.10.24 6,990 139 12쪽
14 헤븐 오브 인섹트(F) +4 23.10.23 7,194 142 11쪽
» 헤븐 오브 인섹트(F) +5 23.10.22 7,577 14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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