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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님의 서재입니다.

피의 군주는 귀환하기 싫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지하호
그림/삽화
작하47
작품등록일 :
2021.05.12 11:21
최근연재일 :
2021.06.17 12:5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368
추천수 :
312
글자수 :
154,761

작성
21.06.15 12:55
조회
37
추천
3
글자
8쪽

35화 (대악마 소환 의식 11)

DUMMY

진우가 뻘쭘한 듯 얼굴을 붉힌다.


하지만 부끄럽기만 한건 아니었다.


진우의 두 팔다리가 심하게 떨린다.


방금 전까지 죽음을 확신했던 그가 붉어진 눈을 비빈다.


준표가 천천히 다가와 진우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여기서 응급처치 라도 하면서 기다려.”


준성의 부모님께 받은 의료용 키트가 있었기에, 완전히 회복하는 건 불가능해도 어느 정도 상처 복구는 가능했다.


서럽게 눈물을 흘리는 진우를 뒤로 한 채 준표가 고전 중인 민재를 향해 간다.


“미안해.”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진우가 울분을 토하듯 준표의 뒷모습을 향해 말한다.


“응.”


준표가 천천히 걸어가며 손을 흔들어줬다.


*


“쳇 ···”


민재가 가볍게 혀를 차며 뺨을 타고 흐르는 땀과 섞인 핏방울을 닦는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


하지만 세 명의 악마는 지치기는커녕 민재의 공격을 몇 번 맞더니, 약이라도 올랐는지 더 광기에 차올랐다.


과연 본능에 움직이는 존재들답다.


진우가 눈을 돌려 재빠르게 주변을 둘러봤다.


마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길어봐야 30분 정도, 칼을 유지하고 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남은 30분 동안 승패를 결정지어야 한다.


민재가 전투에 응용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주변 환경에서부터 찾기 시작했다.


주변에 잔뜩 깔린 모래.


태양이 떠있는 하늘.


핏빛으로 물든 바다.


민재는 무공에 큰 재능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랭커 반열에 오르게 해준 전투에 특화된 눈썰미와 센스를 가지고 있었다.


모래와 하늘은 전투에 응용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남은 건 ‘바다’ 한 가지뿐이었다.


진우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한다.


다급하게 눈알을 굴리는 민재를 향해 세 명의 악마가 멀리서 다가온다.


그들이 발걸음을 디딜 때마다 바닥에 있는 모래가 사방으로 튀었다.


검게 물든 악마의 손등 위로 힘줄이 돋아난다.


자신들이 사용하던 무기는 버린 지 오래였다.


최소한의 지성마저도 잃어버렸다는 증거였다.


이미 현생의 기억은 머릿속에서 배제되었을 것이다.


오직 눈앞에 있는 민재를 죽이겠다는 생각이 그들의 머릿속에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크어 ···. 어어 ···.”


악마들의 입가에서 해석할 수 없는 단어들이 튀어나온다.


그리고 민재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악마들을 확인한 민재가 빠르게 발을 구른다.


이렇게 싸웠다간 승산이 없을게 뻔했다.


제아무리 S등급 플레이어라고 한들, 플레이어를 뛰어넘는 치유능력과 근력을 가진 존재 3명을 상대로 이기는 건 불가능했다.


어찌 보면, 특별한 전투 특성이 없는 민재가 지금까지 버틴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쿵! 쿵! 쿵!


자신을 따라오는 악마들의 거창한 발소리가 바로 뒤에서 울린다.


“이거다!”


강하게 울리는 발소리가 민재의 머리를 번뜩였다.


그가 파도가 몰아치는 해변가를 향해 달린다.


인간이란 예로부터 머리를 쓰는 고지식한 동물이다.


그를 따라 악마 삼인방 또한 해변가를 향해 달려갔다.


민재가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핏빛이 일렁이는 바다를 바라봤다.


그리고 파도의 움직임을 지긋이 분석했다.


인기척을 느낀 녀석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이 게이트의 보스 몬스터가 미끼를 물 때까지.


파도의 규칙적인 패턴 속에서 순간의 불규칙을 발견해야 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변가를 달려도 녀석이 등장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칫 ···. 좀 더 가까이 가야 하나?”


여기서 더 가까이 바다 근처로 갔다가는, 자신까지도 공격에 휘말릴 수 있었다.


하지만 선택지는 없었다.


물론 이 방법 또한 성공 확률이 낮은 도박에 가까웠다.


민재가 발목이 잠길 정도의 깊이까지 들어간다.


먹이가 자신의 사유지를 침범하였음을 진동으로 알리기 위함이다.


바다 위를 걷는 민재의 발소리가 첨벙거린다.


그를 따라 악마 삼인방 또한 바다의 더욱 깊은 곳까지 들어온다.


민재와 달리 악마들의 물장구 소리는 마치 바다 위에 폭탄이 떨어지듯 거대했다.


육지의 생명체에게는 평범한 물장구 소리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바다의 주인에게 악마들의 발소리는 고막 위로 지진이 울리듯 엄청난 소음이다.


그리고 민재는 그 사실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그때였다.


파도의 흐름이 미세하게 바뀐 것은.


“왔다.”


민재가 고개를 슬쩍 돌려 뒤를 돌아봤다.


발을 첨벙이며 자신을 쫓아오는 거체의 악마 세명이 보였다.


다시 그가 고개를 돌려 바다의 지평선 쪽을 확인했다.


그리고 시야에 기다리던 그것이 모습을 들어냈다.


[명심하세요. ‘적색 해변’에서는 절대로 바다에 들어가지 마세요.]


백설화가 보낸 짧은 경고 메시지가 있었다.


다른 게이트는 어떠한 설명도 없었지만, 유일하게 ‘적색 해변’은 백설화가 메시지에서부터 경고를 하였다..


처음에는 무슨 메시지 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사냥을 하던 도중, 지평선 끝에서 보인 지느러미 하나를 보니, 그녀의 말이 무슨 의도였는지 깨달았다.


핏빛 바다 위로 솟구쳐있는 삼각형의 검은 지느러미.


이 세상 어떠한 상어보다도 커다란 크기의 지느러미였다.


민재가 사냥을 하던 소리가 시끄러웠는지 기꺼이 수면 위까지 행차해 주신 게이트의 보스 ‘흑상어’.


빠르게 다가오는 검은 지느러미를 확인한 민재가 재빠르게 육지 쪽으로 방향을 튼다.


더 깊이 들어갔다간 상어의 밥이 될 것이다.


민재가 거센 호흡을 가다듬는다.


극박한 상황일수록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평정심을 잃으면, 될 일도 안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민재가 빠르게 육지를 향해 달린다.


그러자 그의 뒤를 따라 악마 세명이 몸을 튼다.


그리고 저 멀리서부터 거대한 지느러미 한 개가 빠르게 다가온다.


상어가 나오는 영화 특유의 브금이 귓가로 들려오는 기분이다.


-콰아아아아!!!


바다에서 거대한 상어 한 마리가 뛰어오른다.


칠흑같이 어두운 몸은, KTX만 한 갯웜 수십 마리를 한입에 삼킬 수 있을 정도로 거대했다.


상어가 자신의 사유지를 침범한 세 마리의 생명체를 향해 입을 벌린다.


살기를 감지한 악마 한 마리가 재빠르게 날개를 퍼덕여서 간신히 몸을 날린다.


하지만 나머지 두 명의 악마는 상어의 거대한 입이 다물어지자,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헉···. 헉. ···.”


민재가 가쁜 숨을 내쉬며 뒤를 바라봤다.


마치 유람선 한 대가 육지로 올라온 듯, 거대한 상어의 머리가 자신을 향해 있었다.


하지만 이네 육중한 몸을 흔들며 다시 붉은빛의 바다로 돌아간다.


대문만 한 주둥이를 보니, 입속으로 들어간 악마 2명이 살아나올 확률은 없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휙!!!


그때 모래 바닥에 몸을 던졌던 악마가 쓰러진 채 민재를 향해 팔을 휘두른다.


자신의 동료 2명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곧바로 민재를 공격하는 게 정말 감정 없는 사이코패스와도 같았다.


체력이 전부 빠진 민재의 몸을 손이 낚아챈다.


악마의 거대한 손 아귀에 몸이 포박된 민재가 격하게 몸을 뒤흔든다.


체력이 모두 빠져 반응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우직!!


악마의 엄청난 근력이 민재의 뼈를 압박한다.


“으으으 ... 윽!”


몸을 짓누르는 압력에 민재가 고통에 찬 심음을 흘린다.


“특성 ···.!”


그 와중에 평정심을 유지한 민재가 재빠르게 ‘부러진 날개’를 발동한다.


그가 손에 쥐고 있던 칼날이 길쭉해진다.


-푸북!


민재를 감싸던 손안에서 마력이 모인 칼날이 삐져나온다.


하지만, 손등이 뚫렸어도 악마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민재의 공격을 맞고도 멀쩡했던 악마가, 이런 조그마한 상처를 신경 쓸 리가 없었다.


평정심을 유지하던 민재의 정신이 서서히 흐트러진다.


숨이 천천히 막혀왔고, 몸의 뼈가 으스러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 .. 아 ···.”


민재의 안색이 창백해지며 의미 없는 소리만 흘러나온다.


“그거 놔라.”


그때였다.


악마의 등 위로 올라탄 준표가 입을 연것은.


작가의말

분량이 상당히 조ㄹ네요. 죄송합니다 ... 그리고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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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8화 (대악마 소환 의식 14) 21.06.17 35 0 8쪽
38 37화 (대악마 소환 의식 13) 21.06.17 30 0 9쪽
37 36화 (대악마 소환 의식 12) +2 21.06.16 40 3 9쪽
» 35화 (대악마 소환 의식 11) 21.06.15 38 3 8쪽
35 34화 (대악마 소환 의식 10) 21.06.14 44 2 11쪽
34 33화 (대악마 소환 의식 9) 21.06.13 47 2 10쪽
33 32화 (대악마 소환 의식 8) 21.06.12 47 2 9쪽
32 31화 (대악마 소환 의식 7) 21.06.11 49 3 10쪽
31 30화 (대악마 소환 의식 6) 21.06.10 50 3 8쪽
30 29화 (대악마 소환 의식 5) 21.06.09 64 2 10쪽
29 28화 (대악마 소환 의식 4) +2 21.06.08 65 3 9쪽
28 27화 (대악마 소환 의식 3) +2 21.06.07 73 3 10쪽
27 26화 (대악마 소환 의식 2) +2 21.06.06 66 3 8쪽
26 25화 (대악마 소환 의식 1) +2 21.06.05 92 3 12쪽
25 24화 (실종) +2 21.06.04 75 5 8쪽
24 23화 (D급 게이트 2) +2 21.06.03 82 5 8쪽
23 22화 (D급 게이트 1) +2 21.06.02 88 5 8쪽
22 21화 (재회) +4 21.06.01 101 6 11쪽
21 20화 (헝그리 랜드 5) +2 21.05.31 108 8 9쪽
20 19화 (헝그리 랜드 4) +2 21.05.30 101 6 9쪽
19 18화 (헝그리 랜드 3) +4 21.05.29 103 7 8쪽
18 17화 (헝그리 랜드 2) +2 21.05.28 123 7 10쪽
17 16화 (헝그리 랜드 1) +2 21.05.27 159 7 9쪽
16 15화 (영입) +4 21.05.26 196 6 10쪽
15 14화 (소환 의식 4) +2 21.05.25 225 8 11쪽
14 13화 (소환 의식 3) +2 21.05.24 215 9 9쪽
13 12화 (소환 의식 2) +2 21.05.23 249 11 8쪽
12 11화 (소환 의식 1) +2 21.05.22 247 9 7쪽
11 10화 (S, 위의 EX 등급) +2 21.05.21 288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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