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지하호 님의 서재입니다.

피의 군주는 귀환하기 싫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지하호
그림/삽화
작하47
작품등록일 :
2021.05.12 11:21
최근연재일 :
2021.06.17 12:5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384
추천수 :
312
글자수 :
154,761

작성
21.06.01 12:55
조회
102
추천
6
글자
11쪽

21화 (재회)

DUMMY

“역시, 제 눈은 틀리지 않았네요. 후훗.”


진우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하는 고급 승용차 안에서 두 남녀의 대화가 오간다.


“대단하네요 준표 씨. 혼자서 헝그리 랜드를 공략했다니.”


얼마 전 보도된 기사들을 읽으며 백설화가 희열에 찬 웃음을 흘린다.


“뉴스에서 제 이야기가 나왔나요?”


“아뇨.”


준표에 관한 기사는커녕 사진 속에 살짝 나온 부분조차도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었다.


“그럼 어떻게 알았어요?”


“척하면 딱이죠.”


“청룡 길드의 이근수도 같이 있었는데도요?”


“그딴 허접 루키가 준표 씨 만 하겠어요? 후훗.”


백설화가 가소롭다는 듯 고풍스럽게 코웃음쳤다.


역시 기분 나쁜 여자다.


생긴 건 웬만한 연예인 뺨을 가볍게 후려쳤지만, 성격이 워낙 개차반이다 보니 ···


아무리 준표라도 불가능했다.


“그나저나, 진우는 괜찮은 건가요?"


준표가 불편한 병원 침대 누워있을 그를 떠올리며 살짝 눈살을 찌푸린다.


“의사 말로는 진우 씨도 금방 정신을 차릴 거라고 하더라구요.”


백설화가 걱정 마라는 듯 가볍게 눈웃음 지으며 그를 바라봤다.


마치 금은보화를 바라보듯 꿀 떨어지는 눈빛.


부담스러운 시선에 준표가 슬며시 눈을 피한다.


“저, 사장님 다 왔습니다.”


그때 앞 좌석에 있던 운전기사가 고개만 돌려 입을 연다.


“내리시죠 준표 씨.”


백설화가 좌석을 털며 가볍게 몸을 일으킨다.


그녀를 따라 준표도 고급 승용차에서 내린다.


***


평범한 플레이어 관리 센테에서 전문병원으로 이송한 진우가 병실 안에서 곤히 코를 골고 있다.


병문안을 끝 맞춘 준표가 슬슬 자리에서 일어난다.


“준표 씨는 도대체 왜 진우 씨를 챙겨주는 거죠? 조사해 보니까 서로 전혀 모르던 사이던데 ···.”


준표가 진우를 보는 시선은 도저히 처음 보는 사람을 향한 시선이 아니었다.


“애인이라도 되나요?”


“뭐 ··· 그냥 ···. 동질감이죠.”


물론 거짓말이다.


명확한 이유가 있었지만, 굳이 그녀에게 밝힐 필요는 없었다.


“흣, 동질감? 두 분 다 재물로 사용됐었으니 비슷하겠네요.”


백설화의 입가가 억지스럽게 올라간다.


그녀가 준표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애초에 동질감같이 하찮은 감정을 그녀가 헤아릴 리가 없었다.


느껴본 적도 없을 테고.


그렇게 병문안은 끝으로 병실을 나가려는 그때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 누구세요?”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에 두 사람의 고개가 휙 돌아간다.


한 명은 깜짝 놀란 듯 몸을 들썩였고.


다른 한 사람은 고개를 돌리자마자 목소리를 향해 달려간다.


-꾸욱!


준표가 초인적인 힘으로 진우의 몸을 끌어안는다.


“저, 저기요 ···. 숨, 숨 막혀요 ···.”


몸을 꽉 쪼이는 준표의 근력에 진우가 천천히 손을 흔든다.


“상, 상혁 ··· 아니 진우야 ···.”


몇만 년 들어본 목소리에 준표의 눈 실이 붉어진다.


상혁의 후생임에도 불구하고 얼굴, 목소리까지 모든 것이 일치했다.


“저, 준표 씨 그건 좀 놓고 말하죠 ··· 아무리 반가워도 환자인데 ···.”


준표와 진우의 레벨차를 생각한다면, 진우의 뼈가 몇 개 부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아 맞다 ··· 그렇지 ···. 미안···.”


백설화의 말에 정신을 차린 준표가 부르르 고개를 젓는다.


“괜찮습니다 ···. 그나저나 여기는 어디죠?”


준표가 떨어지니 그제서야 숨이 트인 듯 진우가 헛기침을 몇 번 한다.


“여기는 서울 중앙 병원입니다.”


“제가 왜 이런 곳에 ···.”


“기억이 없는 건가요?”


“아뇨 ··· 분명 악마교 라는 놈들한테 ···. 읏!”


백설화의 말에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보던 진우가 머리를 부여잡는다.


“왜, 왜 그러시죠?”


“왜 그래 진우야!”


그 차가웠던 백설화 조차도 진우가 고통스러워하자 당황한 기색을 띠었다.


“아무래도 필름이 끊긴 것 같아요 ···.”


미세한 두통에 표정을 구기며 진우가 말했다.


“뭐, 악마교도 생각이 있으면 진우 씨의 기억을 놔두진 않았겠죠.”


백설 화가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진우의 머리를 바라본다.


그때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말에 준표의 눈이 반짝인다.


“에?! 기억을 지울 수도 있는 건가요?”


“네, 흔하지 않지만, 가끔 최면 스킬을 가진 마법사가 있다고 하더군요. 물론 대부분 음지에서 일하기에 알려진 바는 별로 없어요.”


“흠 ··· 그건 좀 아쉽군요.”


확실히 최면은 양지보다 음지쪽에 어울렸다.


‘괜히 X토미에 나오는 게 아니지.’


일리 있다는 듯 준표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 슬슬 대화에서 잊힐 뻔한 진우가 입을 열었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소개를 좀 들을 수 있을까요···.”


“어멋, 그러고 보니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프리즈 길드의 길드장 ‘백설화’라고 하고, 이쪽은 비밀리에 저희와 계약한 플레이어 ‘박준표’씨라고 해요.”


백설 화가 가볍게 고개를 꾸벅인다.


“백, 백설화요?! 정말 프리즈 길드의 백설화 씨입니까?! 티비에서 보던 그 백설화?!”


화면속에서 그녀는 항상 장발을 흩날리며 갑옷을 착용하고 있었기에, 포니테일에 하의 실종 후드를 입고 있는 그녀를 못 알아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수진이 한눈에 설화를 알아볼 수 있었던 건, 그녀가 여자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후훗, 맞아요.”


자신을 알아본 것에 뿌듯함을 느낀 백설 화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이분은 ···. 박준표 씨요?”


“응.”


자신을 지긋이 바라보는 준표를 보며 진우가 흠칫 몸을 떤다.


‘남자가 남자를 보는 눈빛이 왜 저래?’


흐뭇하다는 듯 바라보는 시선이 약간은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것보다 이제 설명을 해야겠죠? 후훗.”


어느 정도 소개가 끝나자 백설화가 본격적인 상황 설명을 시작했다.


***


“자, 모두 준비됐지?”


D 급 게이트에 들어온 준표가 자신의 파티를 향해 묻는다.


“어.”


“예 형님!”


“응. 준표야.”


진우를 프리즈 길드로 데리고 온 지 약 일주일이 지났다.


계약 조건 데로 준표는 악마교와 대적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져야 했기에, 오늘도 게이트에 출근했다.


하지만, 준표답지 않게 이번에는 준성, 진우, 그리고 수진까지.


모두 함께 게이트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진우만 레벨업 시키려고 했다.


과거의 친구가 악마교에 납치되어 그런 험한 꼴을 당했는데, 가만히 있을 준표가 아니었다.


하지만, 진우와 레벨이 같은 준성이 어느 날부터 따라오기 시작했고, 그를 따라 수진도 준표의 파티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거의 플레이어 강습 교실이 되어버렸다.


모르고 있었지만, 파티원들의 실력은 꽤나 처참했다.


물론 피의 군주였던 준표가 보기에 처참한 건 당연하다. 하지만 준표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본다 해도 그 실력은 눈 뜨고 보기 힘들 것이다.


“준성아! 거기서 도끼를 그렇게 휘두르면 안 되지!”


준성의 엉성한 움직임을 보며 진우가 버럭 소리친다.


“죄, 죄송합니다 ···.”


“그리고 누나 ··· 한 대도 안 맞았는데 힐은 왜 주는 거야?”


“미, 미안해 ···.”


마치 쌍팔년도 학교 선생님처럼 자신의 파티원을 꾸짖는 진우를 보며 준표가 감탄한다.


“우와 ···. 옛날 이랑 똑같네 ···.”


솔직히 기대는 안 했지만, 진우는 꽤 재능 있는 플레이어였다.


아니, 오히려 천재에 가까웠다.


도대체 뭐 하다가 악마교에 납치당했는지 의문일 정도로 말이다.


백설화의 말로는 게이트 밖에서 끌려갔다고 하는데···.


적어도 A급은 되는 녀석일 것이다.


그렇기에 준표는 멀리서 손가락 빨며 바라보거나, 잡몹을 잡으며 레벨업 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준표가 그들을 따라와야 하는 이유는, 악마교의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하 ··· “


며칠째 똑같은 몬스터만 잡고 있는 준표가 비통한 한숨을 흘린다.


지루하게 짝이 없었다.


미스터리 게이트는 클리어했을 때 주는 보상의 짜릿함이 있지만 ···.


여기는 막노동의 연속이다.


스켈레톤을 잡고.


떨어지는 마석을 줍고.


또다시 스켈레톤을 잡고.


마석을 줍는다.


일주일 동안 계속했기에 레벨은 꽤나 올랐지만.


스켈레톤이라 피를 흡수할 수 없을뿐더러 게이트 제한 레벨인 20을 넘겼기에 다음 레벨까지 올리는 데까지 엄청난 량의 경험치를 요구했다.


“후 ···”


그렇게 또 한 마리의 스켈레톤을 사냥하는 그때였다.


레벨이 오른 것은.


[레벨이 상승합니다.]


“이게 마지막 레벨업인 것 같네 ···.”


레벨이 올랐지만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경험치 획득량이 상태창의 표시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한 번 더 레벨업을 하려면 적어도 스켈레톤 200마리는 더 잡아야 할 것이다.


더 이상 할게 없어진 준표가 파티원들 상태라도 점검할 겸 발걸음을 옮긴다.


*


“교주님! 얼마 전 프리즈 길드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고 합니다!”


“자세히 말해보거라.”


“프리즈 길드에서 매일 같은 시간에 D 급 게이트로 향하는 차가 한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차량에서 내린 사람이 박준표와 김진우였습니다.”


“오호 ···”


남자가 흥미롭다는 듯 턱을 문지른다.


“조사해보니 박준표가 프리즈 길드와 손을 잡은것 같습니다.”


“근거는?”


“박준표의 모든 주변인들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프리즈 길드 숙소에 머무르고 있는 건가?”


“그런 것 같습니다.”


“하하하!!!!”


그제야 모든 정황이 맞아떨어졌다.


최근 모든 계획들이 실패한 이유와, 자신이 아끼던 F부대가 전멸한 이유까지.


“방해꾼은 백설화였나?”


남자가 희열에 찬 웃음으로 중얼거린다.


“박준표의 현재 위치는 알 수 있나?”


“최근 들어 매일같이 D급 게이트에 파티원들이랑 출근하는 것 같습니다.”


“녀석을 죽여버려.”


“제가 집적 나설까요?”


남자가 살기 그윽한 눈으로 오강현을 바라본다.


“아니. 이번 일은 게이트 안에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해. 게이트 밖에서 일을 벌였다간 일이 커질 염려가 있다. 그러니 D 부대를 보내도록. 너는 S 급 플레이어 않은가?”


“하지만, 저번에 박준표는 F 부대를 혼자서 ···.”


“아니, 그건 전부 백설화의 짓이 분명해.”


오강현이 확신에 찬 눈을 반짝인다.


“역시 그렇겠죠? 한낮 F급 플레이어 따위가 저희 부대를 그렇게 쉽게 처리할 리가 ···.”


오강현이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자신의 부하를 내려본다.


“그럼 언제 출발 시킬까요?”


“지금 당장. 백설화가 한국을 비운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다.”


그가 손에 쥐고 있던 와인잔을 훌쩍인다.


작가의말

따라와 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는 독자님들 덕분에 일반 연재로 승급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재미있는 글 쓸게요. (꾸벅)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피의 군주는 귀환하기 싫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21.06.17 56 0 -
39 38화 (대악마 소환 의식 14) 21.06.17 35 0 8쪽
38 37화 (대악마 소환 의식 13) 21.06.17 30 0 9쪽
37 36화 (대악마 소환 의식 12) +2 21.06.16 40 3 9쪽
36 35화 (대악마 소환 의식 11) 21.06.15 38 3 8쪽
35 34화 (대악마 소환 의식 10) 21.06.14 44 2 11쪽
34 33화 (대악마 소환 의식 9) 21.06.13 47 2 10쪽
33 32화 (대악마 소환 의식 8) 21.06.12 47 2 9쪽
32 31화 (대악마 소환 의식 7) 21.06.11 50 3 10쪽
31 30화 (대악마 소환 의식 6) 21.06.10 50 3 8쪽
30 29화 (대악마 소환 의식 5) 21.06.09 64 2 10쪽
29 28화 (대악마 소환 의식 4) +2 21.06.08 65 3 9쪽
28 27화 (대악마 소환 의식 3) +2 21.06.07 74 3 10쪽
27 26화 (대악마 소환 의식 2) +2 21.06.06 66 3 8쪽
26 25화 (대악마 소환 의식 1) +2 21.06.05 93 3 12쪽
25 24화 (실종) +2 21.06.04 75 5 8쪽
24 23화 (D급 게이트 2) +2 21.06.03 83 5 8쪽
23 22화 (D급 게이트 1) +2 21.06.02 89 5 8쪽
» 21화 (재회) +4 21.06.01 103 6 11쪽
21 20화 (헝그리 랜드 5) +2 21.05.31 108 8 9쪽
20 19화 (헝그리 랜드 4) +2 21.05.30 101 6 9쪽
19 18화 (헝그리 랜드 3) +4 21.05.29 104 7 8쪽
18 17화 (헝그리 랜드 2) +2 21.05.28 124 7 10쪽
17 16화 (헝그리 랜드 1) +2 21.05.27 160 7 9쪽
16 15화 (영입) +4 21.05.26 197 6 10쪽
15 14화 (소환 의식 4) +2 21.05.25 225 8 11쪽
14 13화 (소환 의식 3) +2 21.05.24 216 9 9쪽
13 12화 (소환 의식 2) +2 21.05.23 249 11 8쪽
12 11화 (소환 의식 1) +2 21.05.22 247 9 7쪽
11 10화 (S, 위의 EX 등급) +2 21.05.21 289 1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