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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님의 서재입니다.

피의 군주는 귀환하기 싫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지하호
그림/삽화
작하47
작품등록일 :
2021.05.12 11:21
최근연재일 :
2021.06.17 12:5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370
추천수 :
312
글자수 :
154,761

작성
21.06.05 12:55
조회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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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25화 (대악마 소환 의식 1)

DUMMY

“어머니!!!”


“준성아!!!”


준표와 일행들은 백설화를 찾을 때까지 캐나다에 있는 준성의 집에서 머무르기로 했다.


숙소를 구할 수는 있었지만.


준성의 부모님께서 생각보다 재력가였기에 저택의 크기가 상당하다고 한다.


진정 한국에 있는 준성은 운영하던 헬스장이 망해서 열심히 게이트 막노동을 뛰고 있었는데.


가정사가 꽤나 복잡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준성의 부모님은 아버지가 한국인, 어머니께서 캐나다계 한국인이라고 한다.


덕분에 준성의 순도 100% 한국인스러운 외모가 설명됐다.


물론 그의 여동생들은 어머니의 유전자를 잘 물려받아 약간의 외국적인 외모를 하고 있다.


무려 5년 만에 재회한 두 모자(母子)가 뜨거운 포옹을 나눈다.


그 모습을 보니 모든 사람들이 뭉클한 기분에 잠겼다.


준표를 제외하고 말이다.


***


준성의 집에 도착한 그날 밤.


여러 대화도 나누고 이러한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모두가 잠에 든 시간이다.


민재가 곤히 잠들어있는 진우와 준표를 깨운다.


“으음 ···.”


“아 ··· 뭐야 ···.”


수면을 방해받은 진우와 준표가 침대 위에서 몸을 꿈틀거린다.


“쉿. 두 분 다 저 좀 따라와 주세요.”


민재가 둘의 입가에 손을 갖다 대며 침묵을 요구했다.


옆에서 자고 있는 준성이 깨지 않게끔 말이다.


그의 눈빛에서부터 느껴지는 진지함에 준표와 진우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민재를 따라 준성의 대저택을 나오니 캐나다의 밤공기가 몸을 휘감았다.


적응되지 않은 추위에 모두가 몸을 잘게 떤다.


“그래서, 무슨 일로 나랑 진우를 부른 거죠?”


준표가 몸을 떨며 묻는다.


“제가 여러분들만 따로 부른 이유는 ··· 단장님으로부터 지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 실종된 사람이 별걸 다 남겼네.”


준표가 헛 웃음을 흘린다.


“구체적으로 무슨 명령이지?”


옆에서 추위에 떨던 진우도 입을 열었다.


“그건 여러분들을 위해 단장님께서 루트를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루트?”


“레벨업 루트입니다.”


‘레벨업 루트’라는 말에 두 사람의 눈이 반짝였다.


“단장님 말로는 두 분 다 레벨 20 이상이라 하셨는데 정말인가요?”


“네.”


진우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


그리고 준표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어떻게 아는 거지?’


그의 몸이 이번에는 다른 이유로 부르르 떨렸다.


‘백설화···. 무서운 여자다.’


상식적으로 준표가 D급 게이트에 출근했으니 제한 레벨인, 20 ‘이하’라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상이라니 ···.’


아무래도 준표가 레벨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굳이 한국말고 여기까지 레벨업을 하는 이유가 뭡니까?”


“듣고 보니 그렇네?”


진우의 말에 준표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말씀드렸다시피, 단장님께서 임무 도중 메시지 몇 개만 남기고 실종되셨습니다.”


“무슨 임무였죠?”


민재의 눈망울이 어둡게 가라앉는다.


“캐나다에서 진행되는 대악마 소환 의식을 저지하는 임무였습니다.”


“잠만, 그럼 실종이 아니라 생사 여부부터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만약 대악마가 소환 됐더라면 그녀가 실종된 게 아니라 살해당했을 확률이 높았다.


혹은 저지에 성공했어도, 악마교와의 교전 도중 큰 부상을 입었을 수도 있었다.


“단장님은 살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민재는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백설화가 이렇게 쉽게 죽을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20년 전 악마교를 증오하게 됐던 그날부터, 그녀의 마음가짐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민재의 눈빛에서부터 그윽이 묻어 나오는 확신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다.


“뭐, 그럼 그런 거겠지.”


“솔직히 그 여자가 쉽게 죽을 여자는 아니지···. 그래서 레벨업 루트는 언제부터 시작하는데?”


준표의 비밀도 모조리 꿰뚫어보는 여자가 그렇게 쉽게 죽을 리가 없다.


“지금 이 순간부터 저희는 1달 안에 레벨 60을 향해 달릴 겁니다.”


레벨 60.


즉 S급 플레이어가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민재는 백설화에게 받았던 메시지를 따라 두 사람을 근처 공원에 위치한 C급 게이트로 데려갔다.


소름 돋게도 그녀는 일행들이 준성의 부모님 집에 머무를 것까지도 진작에 파악한 상태였다.


게이트 관리인과 의사소통에서 약간 불편함을 겪었지만, 발전한 번역기의 힘으로 아무도 없는 C급 게이트에 들어오는데 성공했다.


{오우거의 초원}


정직한 시스템 메시지는 게이트의 이름을 한국어로 번역해 줬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게이트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느껴지는 인기척이라고는 근처를 서성이는 오우거들뿐이었다.


“그나저나, 준표 씨한테 이런 스킬이 있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네요.”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헝그리 랜드를 진짜 이 자식이 공략했네···.?”


진우는 악마교의 습격을 받은 그날 레벨 20을 달성했었기에 C급 게이트에 들어올 수 있었지만.


민재는 이미 S급 플레이어였기에 C급 게이트 들어오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레벨업의 제안은 준표가 ‘헝그리 랜드’를 공략하고 얻은 스킬 덕분에 의미 없어졌었다.


‘탐식 貪食(EX)’


지정한 대상을 일정 시간 동안 ‘탐식’ 상태로 만들 수 있는 스킬.


과소비를 뜻하는 탐식의 단어답게 민재를 레벨을 향한 탐식 상태로 만들 수 있었다.


처음에는 도통 무슨 스킬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스켈레톤에게 사용하고 나니 그 효과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버프에 걸린 스켈레톤은 미친 듯이 날뛰었고.


준표의 살가죽을 탐내듯 칼날을 휘둘렀다.


준표 정도의 경험이 쌓이면 그 칼날이 무엇을 위한 건지 정도는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비슷한 원리로 민재에게 걸고 나니 그는 레벨을 향한 탐식으로 게이트를 들어올 수 있었다.


게이트 내부는 오우거들로 가득했다.


확실히 지금까지 싸워왔던 몬스터들과는 급이 달랐다.


E등급 게이트부터 D등급까지 난이도 차는 그리 심하지 않다.


하지만 C 등급부터는 다음 등급의 게이트로 갈수록 그 난이도가 수직 상승한다는 말이 있다.


“진우야 죽지 마라?”


“너나 잘 하세요.”


눈앞에 득실거리는 거체의 오우거들을 보며 두 남자가 준비 자세를 취한다.


사냥은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준표의 심장은 미칠 듯이 뛰고 있다.


물론 무서워서 뛰는 게 아니다.


몇만 년 만에 친구와 함께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의 몸을 들썩인다.


“여러분 저는 구경할 테니 빨리 레벨업 하세요.”


기세등등하게 서있는 두 남자를 보며 민재가 피식 웃음을 흘린다.


‘단장님께서 왜 그렇게 눈독을 들이시는지 한번 볼까?’


거대한 바위 위로 올라간 민재가 턱을 괸 채 두 남자의 사냥을 관전했다.


눈앞을 가로막는 오우거 때를 보며 준표가 비릿한 웃음을 흘린다.


‘이 피를 다 흡수하면 ··· 도대체 얼마야?’


오우거의 신체가 거대한 만큼 내포하고 있는 피의 량 또한 상당할 것이다.


준표가 엄지 끝을 물어뜯는다.


그러자 엄지 끝마디를 타고 피가 주르륵 뱀처럼 흘러내렸다.


준표의 오른손에 거대한 도끼가 만들어진다.


비교적 살가죽이 두꺼운 오우거를 상대로 필멸자의 검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게다가 필멸자의 검으로 생명체를 죽일 시 보여주는 짤막한 기억들은, 기분 나쁠 정도로 어두웠기에 더욱 피를 사용해 공격해야 했다.


“흐읍!”


준표가 숨을 들이마시며 혈련을 일으킨다.


그가 다리에 힘을 주며 오우거들의 머리를 향해 강하게 도약한다.


단순히 점프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도는 엄청났다.


-써걱!!


준표의 도끼날에 오우거 한 마리의 머리통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의 말도 안 되는 속도에 오우거는 반응조차 할 수 없었다.


애초에 준표는 지금 막 레벨 20을 찍은 플레이어가 아니다.


“나 레벨 27이야 이 녀석들아!”


그동안 스켈레톤만 잡으며 진행했던 지옥 같은 레벨업을 떠올리니 그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진다.


픽 하고 쓰러지는 오우거의 거체를 디딤 발 삼아 준표가 추진력을 얻는다.


"자식 ··· 좀 치네?”


준표의 현란한 전투를 보며 진우가 감탄사를 흘린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준표는 이미 자신과는 다른 경지에 있었다.


하지만, 그 사실에 진우의 몸이 더욱 달아올랐다.


넘어서야 할 벽이 있다면, 그 벽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길이 보이는 법이다.


때로는 그 길이 절벽처럼 보이지만.


적어도 진우의 눈에는 절벽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천재는 나야!”


진우가 전재산을 털어 구입했던 B급 롱소드를 거세게 휘두른다.


-푸부북!


물 흐르듯 움직인 그의 칼날이 오우거의 배를 스쳐가듯 지나간다.


준표의 도끼날처럼 한방에 오우거를 쓰러뜨릴 수는 없었지만 ···.


진우가 복부를 스쳐간 검에 탄력을 실어 바로 옆에 있는 오우거의 팔 다리를 내리쳤다.


-카가 가가 각!!!


한 번에 여러 명을 공격할 수 있었다.


진우와 준표가 한창 사냥에 빠져 일을 무렵.


뒤에서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민재의 턱이 빠질 듯이 벌어졌다.


“뭐, 뭐야 ···? 도대체 단장님은 무슨 괴물들을 ···”


C급 게이트에 처음 들어온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초반에 얼마는 모습을 보인다.


당연하다.


난이도가 급증했는데, 그걸 단번에 적응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있을 리가 없다.


애초에 C급 게이트의 레벨 제안은 20에서 35.


즉, 무려 15레벨을 한 가지 몬스터만 잡고 올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몬스터가 강하다.


그렇기에 제아무리 유명한 루키라고 한들, 처음 C급 몬스터 두세 마리를 잡기 전까지 본래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거 ··· 60까지 한 달도 안 걸릴겠는데?”


1차 개화 특성으로 A급 특성을 개화했던 민재였다.


프리즈 길드와 계약하고 난 후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결국에는 부단장이라는 높은 직위까지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플레이어가 된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은 새내기 들은.


과거의 그와 다른 시발점에 있었다.


민재가 주먹을 꽉 쥐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 ... “


그의 비통한 한숨이 게이트 안을 울렸다.


*


백설화의 레이피어가 엄청난 냉기를 내뿜는다.


“흐읍!”


그녀가 간결히 호흡하며 검을 정면으로 내지른다.


-콰지지직!!!


마력이 담긴 냉기가 김민철의 검격과 부딪친다.


“크흑 ··· 많이 강해졌군 ···.”


예전에 잠시 접점이 있었을 때와는 비교가 안되는 강력함이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강자 월드 랭커인 김민철조차도 상대하기 버거울 정도이니, 그녀의 강력함은 두말하기 입 아픈 수준이다.


“단장님, 의식 준비가 끝났다고 합니다.”


그때 한창 교전 중이던 김민철의 옆에 두건을 쓴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디선가 난입한 남자를 향해 백설화가 검경을 내질렀다.


-화아 아악!!!


얼어붙은 폭포 위로 얼음 폭풍이 휘몰아친다.


크고 작은 얼음조각들이 두 남자의 몸을 휘감는다.


“크흑 ··· 그래, 시간 벌이는 이 정도면 충분하겠군.”


백설화의 얼음 폭풍에 생긴 크고 작은 상처들을 보며 김민철이 비릿한 미소를 띤다.


“젠장 ··· 결국 저지는 실패 한 건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백설화가 미간을 구긴다.


아무래도 소환 저지를 맡았던 그룹이 실패한듯하다.


-쿠궁!!!!


그때였다.


얼어붙은 거대 폭포를 단순에 부숴버리는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 것은.


작가의말

따라와 주시는 소중한 독자님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가 관종이라 조회수만 봐도 힘이 나네요, 좋은 하루 보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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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화 (대악마 소환 의식 11) 21.06.15 38 3 8쪽
35 34화 (대악마 소환 의식 10) 21.06.14 44 2 11쪽
34 33화 (대악마 소환 의식 9) 21.06.13 47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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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화 (대악마 소환 의식 6) 21.06.10 50 3 8쪽
30 29화 (대악마 소환 의식 5) 21.06.09 64 2 10쪽
29 28화 (대악마 소환 의식 4) +2 21.06.08 65 3 9쪽
28 27화 (대악마 소환 의식 3) +2 21.06.07 73 3 10쪽
27 26화 (대악마 소환 의식 2) +2 21.06.06 66 3 8쪽
» 25화 (대악마 소환 의식 1) +2 21.06.05 93 3 12쪽
25 24화 (실종) +2 21.06.04 75 5 8쪽
24 23화 (D급 게이트 2) +2 21.06.03 82 5 8쪽
23 22화 (D급 게이트 1) +2 21.06.02 89 5 8쪽
22 21화 (재회) +4 21.06.01 101 6 11쪽
21 20화 (헝그리 랜드 5) +2 21.05.31 108 8 9쪽
20 19화 (헝그리 랜드 4) +2 21.05.30 101 6 9쪽
19 18화 (헝그리 랜드 3) +4 21.05.29 103 7 8쪽
18 17화 (헝그리 랜드 2) +2 21.05.28 123 7 10쪽
17 16화 (헝그리 랜드 1) +2 21.05.27 159 7 9쪽
16 15화 (영입) +4 21.05.26 196 6 10쪽
15 14화 (소환 의식 4) +2 21.05.25 225 8 11쪽
14 13화 (소환 의식 3) +2 21.05.24 215 9 9쪽
13 12화 (소환 의식 2) +2 21.05.23 249 11 8쪽
12 11화 (소환 의식 1) +2 21.05.22 247 9 7쪽
11 10화 (S, 위의 EX 등급) +2 21.05.21 288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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