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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호 님의 서재입니다.

피의 군주는 귀환하기 싫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지하호
그림/삽화
작하47
작품등록일 :
2021.05.12 11:21
최근연재일 :
2021.06.17 12:55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395
추천수 :
312
글자수 :
154,761

작성
21.05.21 11:31
조회
289
추천
10
글자
9쪽

10화 (S, 위의 EX 등급)

DUMMY

귀가 도중 준성과 헤어진 준표가 수진의 집 문을 두드린다.


-똑! 똑!


“누나! 나 왔어!”


문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수진이 문을 활짝 열었다.


“야! 네가 무슨 홍길동이야?”


오늘도 ‘찾지 마’라는 쪽지만 남긴 채 사라진 그가 걱정됐던 수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내가 동해 번쩍 서해 번쩍이기는 하지.”


준표가 일리 있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하아 ··· 내 마음은 신경 쓰지 않는 거야···?”


매일같이 자신만 놓고 사라지는 준표에게 섭섭한 듯 그녀가 말끝을 흐렸다.


“내가 미안해.”


이럴 때 남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행동은.


반박하는 것도 아니고.


적절한 핑계를 대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는 것뿐이다.


물론 준표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음부터는 제발 나도 데리고 가줘···. 걱정되잖아···.”


수진의 표정에 여러 근심이 섞여있다.


‘내가 뭘 크게 잘못했나?’


준표의 강함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그의 안전은 걱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의 인물 관계가 엉성해짐은 큰 고민이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부끄러움에 못 이겨 약간의 밀당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니 생명의 은인에게 너무 까칠했다는 생각이 든다.


둘 사이에서 묘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잠깐동안의 정적을 깬 것은 다름 아닌 준표였다.


“누나, 이렇게 된 거 같이 게이트나 들어갈레?”


그의 머릿속에 기발한 생각이 스쳐갔다.


관계 회복과 동시에 생산적인 것을 할 수 있는 기막힌 아이디어.


게이트 출근이다.


“게이트? 너 방금 나갔다 왔잖아.”


뜬금없는 게이트 신청(?)에 수진이 당황한 기색을 보인다.


“상관없어.”


준표는 문제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래, 그럼.”


어차피 수진도 플레이어였기에 돈을 벌기 위해 게이트에 가야 했다.


“근데, 네가 E등급 게이트 클리어해서 주변에는 E급 게이트가 없을 텐데 ··· 어떻게 하지?”


“아 ··· “


뒤늦게 깨달은 사실에 준표가 비통한 한숨을를 흘린다.


그를 따라 수진도 깊은한숨을 푹 내쉬었다.


수진은 준표를 발견한 당일, 레벨 5를 달성했었기에, F 등급 게이트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틀 전 플레이어 조회를 해봤을 때, 그의 플레이어 등록일이 일주일 전 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의 레벨이 5 일리가 없었다.


수진이 씁쓸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준표야 너 레벨 몇이야?”


대충 확인이라도 할 겸 수진이 그의 레벨을 물었다.


“그러고 보니, 한동안 확인 안 하고 있었네.”


그동안 레벨업도 수없이 했었기에, 강해진 것은 확실했다.


처음 왔을 때 보다 몸의 근육량이 더 늘었고, 피를 다루는 것도 꽤나 능숙해진 것을 감안하면, 레벨이 적어도 2~3 정도는 올랐을 것이다.


“상태창.”


준표가 덤덤한 말투로 중얼거린다.


+


[상태창]


이름 : 박준표 (플레이어) (피의 군주)


<1차 개화 특성 : ‘공허 (B)’>


레벨 : 8

【‘킬러 위의 킬러’의 효과로 게이트의 레벨업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근력 : 17


체력 : 15


마력 : 8


혈(血) : 12


<킬러 위의 킬러(EX)>


+



“어···.?!”


상태창을 확인한 준표의 동공이 순식간에 확대된다.


“왜? 레벨 몇이길래 그래?”


허겁지겁 놀라는 준표를 보며 수진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레벨 ···”


준표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한다.


F등급 게이트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레벨 8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그가 머릿속에 있는 정보들을 하나하나 조합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온 결론은.


미스터리 게이트.


그때 준표의 머릿속에 레벨 밑에 있던 메시지가 번뜩 떠올랐다.


‘킬러 위의 킬러’


기억의 파편들이 모이며 그의 머리가 팟 하고 띄어졌다.


‘게이트 보상이구나.’


7대 미스터리 게이트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게이트를 클리어 보상에 ‘스킬’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보상으로 얻은 스킬이 바로 ‘킬러 위의 킬러’였다.


레벨업에 제한이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의 입가가 비틀어 올린다.


“나 레벨 8.”


“에?! 벌써 레벨 8이라고?”


그녀는 준표의 행적을 전혀 모르고 있다.


때문에 그녀에게 레벨을 숨길 이유는 없다.


“아까 F급 게이트에 갔다 왔거든.”


단지 스킬을 숨길 뿐.


아무리 수진이라고 해도, 스킬에 관하여 함부로 언급했다간, 그가 ‘고스트 타운’을 공략했다는 소문이 동네방네 퍼질 위험이 있었다.


물론 그녀가 그럴 사람이 아니란 건 준표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최소한의 보험은 들어놓는다고 나쁠 건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벌써 레벨8 이라고?”


“나 강하잖아.”


“그렇긴 한데 ···.”


그의 비상식적인 레벨업 속도에 수진이 의구심을 품었다.


하지만 그의 레벨이 높은 것이 나쁜 건 아니었다.


그가 강하다면, 그만큼 그녀가 할 일이 줄어든다는 뜻이었다.


물론 그녀도 가만히 앉아서 버스만 받을 생각은 없었다.


“잘 됐다! 나도 레벨 5 거든. 우리 같이 F 등급 게이트 갈레?”


“누나가 레벨 5 야?”


당연히 레벨 2에서 4 정도라고 생각했던 수진은 무려 E 급 게이트의 제한 레벨인 5레벨에 다다랐었다.


“뭐야··· 나 무시하는 거야? 이래 봬도 플레이어 경력 1달은 됐거든!”


그녀가 자존심이 상한 듯 미간을 구겼다.


“흣, 한 달?”


한 달이라는 아득한 숫자에 준표가 헛웃음을 흘렸다.


한 달이면, 굉장히 평범한 성장세였지만, 고작 2일 만에 레벨 6을 올린 준표에게 5라는 숫자는 귀여울 따름이었다.


“뭐야 ··· 왜 웃어! 이 정도면 평범한 거거든!”


자신을 깔보는듯한 준표의 태도에 그녀가 볼을 부풀렸다.


“그치, 누나는 나쁜 게 아니야. 상대가 나잖아. 어떻게 이겨.”


준표가 잔잔한 미소를 띠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


머리 위로 올라온 듬직한 손길에 그녀의 얼굴이 달아오른다.


“그럼, 가볼까?”


***


{오크의 유적지}


게이트 안으로 들어온 준표가 시스템 메시지를 바라봤다.


“여기는 오크가 나오나 봐?”


자신의 옆에서 장비를 꺼내드는 수진을 보며 준표가 입을 열었다.


“맞아.”


그녀가 거대한 지팡이를 꺼내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 ··· 그 커다란 효자손은 뭐야?”


준표가 쓸데없이 큰 지팡이를 보며 표정을 구긴다.


“야! 효자손이라니! 이거 C급 아이템 이거든!”


C급 아이템 정도면, 5레벨 플레이어에게 충분히 과분한 아이템이다.


수진이 이것만큼은 질 수 없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큭 ··· C급? 너무 부럽다~”


준표가 특유의 아니꼬운 눈빛으로 그녀의 우람한 지팡이를 바라봤다.


“이 씨 ··· 그러는 너는 뭐 좋은 거 있다고 그렇게 웃냐?!”


아까부터 자신을 아래로 보는 준표에게 화가 난 그녀가 팔짱을 끼며 그를 노려본다.


“나는 ···.”


준표가 자신이 걸치고 있던 ‘블랙 잭 코트’를 펄럭이며 허리에 차고 있던 ‘필멸자의 검’을 꺼내들었다.


“뭐, 뭐야 ··· 뭔 무기 때깔이 이렇게 좋아?”


분명 후드 뒤집어 쓰도 돌아다니던 녀석이었는데, 하루아침에 레벨 8 찍고 멋진 코트랑 검을 들고 있으니, 그녀의 입장에서는 어이를 상실하기 충분했다.


“이거 ···. A등급. 그리고 이건 S등급.”


준표가 코트와 검을 각각 가리키며 말했다.


“ ···..”


그녀의 표정에서 엄청난 심란함이 묻어났다.


“내가 주워온 게 호랑이 새끼가 아니라 드래곤었네···. 뭐 저런 놈이 다 있지?”


그녀가 덤덤한 말투로 다 들리게 중얼거렸다.


“누나 다 들려.”


준표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말했다.


“그, 준표야 ···.”


“왜 누나?”


“아니다 ··· 준표 오빠.”


“?”


수진의 커다란 눈망울이 빛났다.


“왜, 왜 그래 누나 ···.”


몸을 배배 꼰 채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태도에 준표가 말을 더듬었다.


“지금까지 내가 너무 정 없이 행동했지 ···. 미안해 ···”


그녀가 고개를 떨구며 자신의 검지를 부딪친다.


“아니야, 충분히 정 많았어 ···”


사실이다.


생명의 은인이기는 하지만, 생판 모르는 거지를 집에서 재워주고, 먹여주고, 고소장(?)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수진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준표와의 첫날밤 이후 바로 법정에 갔을 것이다.


“준표는 어떤 호칭이 편해? 아무거나 말해봐, 누나가 다 들어줄게!”


능력 있고, 힘 있으면 다 오빠고, 다 사장님이다.


“그냥 이대로 해줘 ··· 왜 그래 ···. 읏!”


어느새 준표와 팔짱을 낀 그녀가 자신의 몸을 밀착 시켰다.


그와 동시에 팔을 휘감는 풍만한 물 풍선(?) 들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누, 누나 ···. 거기까지만 ···.”


마계에서는 허구한 날 했지만(?) 지구에 온 이후, 한동안 절제하고 있었기에 슬슬 인내심의 한계가 왔다.


“왜구래 준표야 ··· 누나 속. 상. 해.”


그녀가 특유의 야릇한 숨소리를 섞어 준표의 귓가에 속삭인다.


“아 ···.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착한 생각. 착한 생각. 여기는 계이트다. 침대가 아니다.’


-쿠구궁!!!!


그때였다.


자기 최면을 하던 그의 귓가로 엄청난 굉음이 흘러들어온 것은.


작가의말

오늘도 좋은 하루 보네세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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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2화 (소환 의식 2) +2 21.05.23 249 11 8쪽
12 11화 (소환 의식 1) +2 21.05.22 248 9 7쪽
» 10화 (S, 위의 EX 등급) +2 21.05.21 290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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