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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세가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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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6.16 10:00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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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25
추천수 :
112
글자수 :
591,161

작성
24.04.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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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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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5화 용의 내단(5)

DUMMY

세옥은 무림인들과 내일 만나기로 약속했다.

현무도원에 가서 포원제를 만나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현무도원의 고수라면 내단에 대해서 방법이 있을지 몰랐다.


세옥이 뒤꼍으로 나오자 여자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뭘하는 거야?”

세옥이 여자들을 살피면서 물었다.

“돌절구를 주방으로 옮겨야 하는데 무거워서 못 옮기겠어요.”

녹수가 난감해 하면서 말했다. 뒤꼍에 돌절구가 하나 있었다.

“걸인들 지나가면 시켜.”

음옥여가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저걸 왜 옮겨?”

“비가 올 때마다 사용을 못해요.”

녹수가 말했다.


세옥은 절구에 가까이 다가갔다.

날씨가 흐려져 있었다.

비가 오면 당연히 절구질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서방님은 못 들어요. 장정들 둘이 간신히 들어요.”

녹수가 따라왔다.

세옥은 돌절구를 살폈다.

돌절구가 꽤 무거워 보였다.

손을 대고 밀자 음직였다.


움직이네. 내가 들 수 있을까?


세옥은 힘을 쓰는 일을 한 번도 한 일이 없었다. 그래도 한 번 들어보고 싶었다.

“서방님이 드시게요? 하지 마세요. 괜히 허리라도 다치시면 어떻게 해요?”

음옥여가 손사래를 쳤다.

“힘 좀 쓰는 남자는 들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세옥은 시험을 해보고 싶었다. 두 손으로 돌절구를 잡고 움직여 보았다. 그런데 돌절구가 의외로 가볍게 움직였다.


뭐야? 이거······.


세옥은 두 손에 힘을 더 주고 들어올렸다. 그런데 돌이 땅에서 떨어졌다.

허리를 펴자 돌절구를 완전히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어머!”

“서방님이 돌절구를 드셨다.”

여자들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세옥도 속으로 깜짝 놀랐다.


이게 왜 이렇게 가벼워? 부석(浮石, 가벼워서 물에 뜨는 돌)인가?


세옥은 어리둥절했다.

“내가 옮길 수 있겠어.”

세옥은 어렵지 않게 돌절구를 주방으로 옮겼다.

“이거 남자 둘이 들어도 간신히 드는 건데······.”

녹수는 입을 벌리고 음옥여는 눈을 크게 떴다.

여자들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세옥은 으스대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힘자랑을 해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러나 기분은 좋았다.

“서방님, 보약 드셨어요?”

녹수가 깔깔대고 웃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지 마.”

세옥이 여자들에게 말했다.


세옥이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었다.

내가 저 무거운 돌절구를 들다니.

세옥은 신기했다.

사람들은 세옥을 닭모가지도 비틀 힘이 없는 서생이라고 불렀다.

서생이라는 말에는 약골이라는 비아냥도 섞여 있었다.


내가 갑자기 힘이 생겼나?


장화를 업었을 때도 힘이 들지 않았고 숨도 차지 않았었다.

세옥은 용의 내단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용의 내단이 몸속에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세옥은 밤이 되자 여자들에게 현무도원에 가겠다고 말했다.

여자들이 아쉬워했다.


세옥은 이튿날 익주(益州)를 향해 상강촌을 떠났다.

현무도원은 익주의 흑암산에 있었다.

여자들이 가게 앞에서 배웅을 했다.


악인후는 약속한 장소에 나타났으나 냉무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사람은 신의가 없군.”

악인후가 실망한 듯이 말했다.

“도리없는 일이지요.”

세옥은 쓴웃음이 나왔다.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냉무상에게 실망했다.

마차를 세 내어 흑암산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관도로 나서자 수많은 사람들이 무사시험을 보려고 몰려가고 있었다.

부자와 가난한 자를 가리지 않았기 때문에 농민들과 걸인들까지 몰려가고 있었다.

“늦지는 않겠지요?”

세옥이 악인후에게 물었다.

“하루는 여유가 있소. 흑암산까지는 그리 멀지 않소. 늦지 않을 거요.”

세옥은 악인후와 흑암산으로 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악인후는 춘추전국시대 연나라에서 명성을 떨친 악의장군의 후손이라고 했다.


명가의 후예구나.


악인후는 무공도 어느 정도 익히고 있는 듯했다.

허리에 검을 차고 있었고 하북에 있는 악가장(岳家莊)에서 왔다고 했다.

세옥은 검도 없다.


부채 하나가 있을 뿐이다.

누가 봐도 평범한 서생으로 보이는 차림이었다.

“무림맹은 어떤 곳입니까?”

객잔에서 쉴 때 악인후에게 물었다.

사마독이 무림맹주라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었다.

“옛날에는 무림맹이 정파와 사파로 나뉘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어떻게 다릅니까?”

“맹주가 무림을 통일했습니다.”

“그게 가능합니까?”

무림을 통일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몰론 완전한 통일은 아닙니다. 정파와 사파중에 무림맹에 가담하지 않은 문파나 세가도 여럿 있습니다.”

“사마독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계십니까?”

“사파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사파가 무림맹주라니······.”

악인후가 혀를 찼다.

무림맹은 무림인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이튿날은 마차를 세워놓고 노숙을 했다.

가을이 오기 시작하여 날이 빠르게 저물고 있었다.

건량을 먹으면서 술을 마셨다.

캄캄한 들판에 모닥불도 피웠다.

“형제는 왜 무공을 수련하려고 하십니까?”

악인후가 세옥에게 물었다.


악인후가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세옥을 형제라고 불렀다.

“몸이 약한 서생이라 수련을 하려고 합니다.”

세옥은 용의 내단부터 내력으로 흡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까지 악인후에게 설명할 수 없었다.


돌절구를 들 수도 있고, 여자들을 업어도 숨이 차지 않았다.

용의 내단이 범상치 않은데 내력으로 만들 수 없어서 답답했다.

“군대에 들어갈 생각은 없으시고요?”

“없습니다.”

“난세입니다. 난세에는 군대가 가장 힘이 세지요. 형제의 만두가게는 아주 좋은 소문이 낫습니다.”

악인후가 화제를 돌렸다.


세옥의 만두가게는 중원 어디에서나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났고, 걸인들을 돕고 있어서 칭송을 받았다.

“그렇습니까?”

“흉년에 이재민도 구휼하고 걸인들도 돕는다고 하여 만두가게 주인이 부처라고 하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당치 않습니다.”

세옥은 쓴웃음을 지었다.


세옥이 돕고 있는 것은 걸인들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만두가게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수많은 걸인이나 노비들을 구할 수 없었다.

“돈을 벌면 집을 크게 짓고 호화롭게 사는 게 능사인데······.”

악인후는 눈빛이 부드러웠다.

“어릴 때 저도 걸인 생활을 하면서 동냥을 다녔습니다. 저와 함께 지내던 누이는 나를 살리겠다고 만두 두 개를 얻어오다가 얼어 죽고······.”

완아를 생각하자 가슴이 아팠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나쁜 소문도 있습니다.”

세옥이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 그게 무엇입니까?”

“음란서생이오.”

“음란서생이요?”

악인후가 웃음을 터트렸다.


악인후는 이미 알고 있었다. 소문만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

“예.”

“하하. 나도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대체 부인이 몇이나 됩니까?”

“저번에 알아보니 50명이 넘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부인이 3명 더 늘었더군요.”

“예? 아니 본인도 모르게 부인이 생깁니까?”

“어려운 여자들이나 갈 곳 없는 여자들은 일단 구하라고 했더니 만두가게 여자들이 거두더군요. 부득이한 경우만 구하라고 했는데 할머니까지 거두어 할머니 부인까지 생겼습니다. 하하.”

세옥도 황당하여 웃었다.


익주에 있는 만두가게 여자 연방이 한 짓이었다. 그 할머니는 연방이 거두었는데 6개월 만에 죽었다.

세옥은 얼굴도 보지 못했다.

“아니 이게 웃을 일입니까?”

“내가 미리 써놓고 지장을 찍은 서류가 있는데 거기에 여자 이름 써놓고 지장만 찍으면 됩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얼굴도 모르는 부인도 있습니다.”

세옥은 자신의 부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여자들을 부인으로 삼는 것은 구제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일이 엉뚱하게 진전되었다고 말했다.

“우리 주나라의 법 때문입니다.”

“법이 왜요?”

“전쟁과 반란으로 우리 주나라에 여자들을 겁탈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이에 나라에서 남편이 있는 여자를 겁탈하는 자들에게 사형을 선고한다는 포고령을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악인들이 여자들을 겁탈하려다가도 남정네가 있다고 하면 손을 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기사(奇事)로다. 기사야.”

악인후가 무릎을 쳤다.

기사는 기이한 일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짓을 하는 겁니까?”

“여자들이 학대받지 않고 잘 살기를 바랍니다.”

세옥은 악인후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그때 발자국소리가 귓전에 들려왔다.

세옥은 바짝 귀를 기울였다.

이내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실례하오.”

두 사내가 가까이 왔다. 세옥과 악인후는 일어나서 그들을 맞이했다.

“우리는 용문표국 표사들로 현무도원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폐가 되지 않는다면 불 옆에서 같이 쉬게 해주십시오.”

표사들이 정중하게 예를 올렸다.

“그렇게 하십시오.”

악인후가 세옥을 힐끗 보고 허락했다.

“용문표국의 황우입니다.”

“엄탁이라고 합니다.”

황우와 엄탁은 모두 20대의 사내들이었다. 그들이 세옥과 악인후에게 포권례를 올렸다.

“악인후요.”

“이세옥이오.”

세옥은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술을 따라주었다. 그들은 술과 안주를 내놓았다.


세옥은 그들로부터 표국의 업무에 대해서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용문표국은 대량성에 있고 강남표국과 함께 가장 크다고 했다.

일개 표사로 평생을 보낼 수 없어서 현무도원에 가서 무예를 수련한 뒤에 군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용문표국의 국주는 마영풍이고 부인은 포숙정인데, 포숙정은 표국 옆에서 의원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튿날은 흑암산이 있는 익주에 이르렀다.

한낮이 조금 지났을 때였다.

세옥은 만두가게로 가고 악인후는 객잔으로 갔다.

익주에도 세옥의 만두가게가 있었다.

“서방님.”

만두가게로 들어가자 연방과 채령이 반갑게 맞이했다.


연방은 성격이 활발하여 세옥을 끌어안기까지 했다.

주방을 살피자 40대로 보이는 여자도 일을 하고 있었다.

“누구야?”

연방에게 물었다.

“서방님 부인이요.”

연방이 생글거리고 웃었다.

“엥?”

세옥은 당황했다.

연방이 또 엉뚱한 짓을 저질렀다.


40대 여자가 부인이라니. 또 연방이 사고를 첬구나.


연방은 때때로 불쌍한 여자들을 멋대로 데리고 와서 세옥의 부인으로 관청에 신고했다. 세옥이 연방에게 마음대로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듣지 않는다.

“언니. 서방님인데 인사해요.”

연방이 여자에게 말했다.

여자가 세옥을 쳐다보았다. 옷은 허름했으나 단정했다.

“첩이 인사드립니다.”

여자가 두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예.”

세옥은 당황스러웠다.


여자는 전 왕조의 관리 부인인데 남편은 유배를 갔다가 죽고 딸과 아들, 그녀는 노비가 되었다고 했다.

이름은 주여랑이라고 했다.

“서방님이 허락하면 아이들도 사올게요.”

연방이 세옥과 여자를 번갈아 살피다가 말했다.

흡사 물건을 사오는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세옥은 일단 허락했다.

아버지가 죽었는데 어머니와 아이들이 헤어져 살게 할 수 없었다.

연방이 신이 나서 돈을 들고 나갔다.

아이들이 가까운 곳에서 노비 생활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


휘이이익--.


아향(娥香)은 만두가게의 지붕으로 날아올랐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 만두가게도 문을 닫았다.

황후 부명화의 명령으로 당가촌에서부터 이세옥을 추적해 왔다.

그는 익주에도 만두가게가 있었다.


여기서도 여자들을 사서 부인으로 삼다니. 아주 음탕한 놈이네.


세옥은 40대 여자의 아이들까지 사왔다.

기이한 작자였다. 세옥을 추적하면서 부인들이 4, 50명이나 된다는 사실에 입을 벌리고 놀랐다.

‘뭐 저런 놈이 있어? 음탕한 놈 아니야?’

아향은 서생놈이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방에서는 여자와 아이들이 세옥에게 절을 하고 있었다.


휘이이익--.


멀리서 휘파람소리가 들렸다.

아향이 고개를 돌리자 적의인형이 날아오고 있었다.


황후마마께서 여기까지?


아향은 바짝 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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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 천 년 전의 여자(4) 24.05.01 146 1 11쪽
63 63화 천 년 전의 여자(3) 24.04.30 141 0 11쪽
62 62화 천 년 전의 여자(2) 24.04.29 153 0 12쪽
61 61 천 년 전의 여자(1) 24.04.28 15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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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 마왕퇴의 비밀(9) 24.04.26 159 0 12쪽
58 58 마왕퇴의 비밀(8) 24.04.25 151 0 12쪽
57 57 마왕퇴의 비밀(7) 24.04.24 155 0 12쪽
56 56 마왕퇴의 비밀(6) 24.04.23 15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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