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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세가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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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6.16 10:00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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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글자수 :
591,161

작성
24.03.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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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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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8화 묵가의 제자(3)

DUMMY

여자들이 넋을 잃고 손기량을 바라보았다.

손기량이 판자 위에서 강물에 떠 있었다.

“신선인가보다.”

“어떻게 사람이 강물 위를 걸어?”

난초와 지초가 번갈아 말했다. 세옥도 입을 벌리고 쳐다보았다. 처음 보는 신기한 장면이었다.

“강물 위를 걷는 게 아니라 내력으로 판자를 움직이는 거야.”

등옥이 말했다.


등옥은 녹수소요보를 전개하는 천기노인을 알고 있었다. 당가촌 사람들은 천기노인에 대해 모두 알고 있었다.

천기노인이 녹수소요보를 전개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손기량이 판자를 이용해 강물 위를 떠가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손기랑은 벌써 저만치 멀어지고 있었다. 빠르게 강물 저편으로 사라져갔다.

‘묵가의 제자가 무공을 하는구나.’

세옥은 묵가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하게 학문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예를 수련하고 있는 것이다.

“서방님 무슨 책이에요?”

난초가 세옥이 들고 있는 책을 보고 물었다.

손기량이 세옥에게 주고 간 책이었다.

“무림풍성······.”

세옥이 중얼거리듯이 대답했다. 무림풍성은 무림비사가 기록되어 있었다.

무림풍성에도 당가촌의 용에 대해서도 실려 있었다.

이내 손기량이 보이지 않았다.


손기량은 조광윤의 군대를 따라간다고 했다.

조광윤의 군대가 태원과 사천의 접경지역으로 가고 있었다.

북한의 군사가 접경지역으로 모이고 있다.

그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서방님, 우리 여기서 놀다가 가요.”

등옥이 강물에 발을 담그고 말했다. 날씨가 더웠다. 볕이 쨍쨍하고 바람이 없었다.

“뭐하고 놀아?”

“목욕하고 놀죠.”

“대낮에 여자들이 목욕을 해?”

“대나무숲이 있어서 보이지 않아요. 마을도 멀리 떨어져 있고··· 누가 오겠어요?”

“서방님, 목욕해요.”

난초와 지초도 말했다. 세옥은 웃음이 나왔다. 강물이 푸르게 흐르고 있으니 목욕을 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마음대로 하여라.”

“서방님은요?”

“나는 여기서 망을 봐줄게.”

세옥은 풀숲에 앉았다. 여자들이 깔깔대고 웃으며 옷을 벗고 강물로 들어갔다.


‘용이 정말 천문강에 살고 있는 것일까?’


세옥은 용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땅이 흔들리고 괴이한 소리가 들리는 것은 용이 물속에서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용이 있다고 해도 어떻게 내단을 구해?’

무림인이 아닌 세옥으로서는 난감한 일이었다.

용은 본 일이 없지만 날아오르기도 하고 불을 뿜기도 한다.

‘여의주가 내단인가?’

세옥은 의문이 계속 일어났다.

“서방님.”

“서방님도 들어오세요.”

여자들이 소리를 질러댔다.

여자들은 얇은 속옷 차림이다. 그래도 가슴이 둥글게 솟아있고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와 탱탱한 엉덩이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속옷이 여자들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세옥은 웃으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 인적이 없었다.

“서방님.”

여자들이 간드러지게 불렀다. 세옥을 향해 물을 끼얹기도 했다.

“간다.”

세옥은 옷을 벗고 강으로 들어갔다.

“와아.”

여자들이 세옥에게 달려들면서 소리를 질렀다.


*


세옥은 낙양에서 하루를 더 머물고 당가촌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천문강에 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에 만두가게 다른 지점을 돌아볼 수없었다.

무엇인가 큰일이 닥쳐오고 있는 기분이었다.

용월에게 조방촌 사람들에게 땅을 사주고, 농사를 짓게 하라고 지시했다.

언젠가는 조방촌의 사람들이 도움이 될지 모른다.

도둑, 거지, 강도, 살인자들의 집단 조방촌.

세옥은 마차에 앉아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천문강에 용이 출현한다고?


진박이나 무림풍성의 이야기를 믿지 않아도 강에서 들리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용의 내단에 이갑자의 내력이 있다니!


용의 내단을 얻을 수 있다면 무림의 절대고수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세옥의 한독도 치료될 수 있다.

세옥은 자신도 모르게 흥분이 되는 것을 느꼈다.


세옥의 마차가 들길을 달리고 있을 때였다.

마차 바퀴가 늪에 빠졌다.

“왜 그래?”

세옥이 마차에서 내렸다.

“늪에 빠졌어요.”

“같이 꺼내보자.”

세옥과 등옥이 전력을 다해 말을 잡아 당겨 마차를 늪에서 끌어내려고 했으나 되지 않았다.

“서방님, 마차를 버리고 말을 타고 가야할 것 같아요.”

“두 사람이 말을 타자고?”

“제가 말을 끌게 서방님이 타세요.”

“하하. 남자는 말을 타고 여자는 말을 끌고···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할 거다. 기다려 보자.”

그때 한 무리의 무림인들이 말을 타고 달려왔다.


“이랴!”


무림인들은 깃발까지 들고 있었다.

무림맹 깃발이었다.

세옥이 손을 흔들며 도와달라고 청했다.


“이랴!”

“이랴!”


무림인들은 사납게 말을 몰아 그냥 지나갔다.

그들은 늪에 빠진 마차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흙탕물을 튀기면서 지나갔다.


“뭐 저런 인간들이 있어?”


흙탕물을 뒤집어쓴 등옥이 펄펄 뛰면서 소리를 질렀다.

세옥이 재빨리 손으로 등옥의 입을 막았다.

“죽고 싶어? 무림인들에게 함부로 말하지 마.”

세옥이 멀어져가는 무림인들을 보면서 낮게 말했다.

“옷을 다 버렸어요.”

등옥이 울상을 짓고 말했다. 등옥의 저고리와 치마가 흙탕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물에 헹궈서 말려라.”

세옥이 눈으로 개울물을 가리켰다.


등옥이 물가로 가서 저고리와 치마를 벗어 물에 헹궈 풀숲에 말리기 시작했다.

등옥은 붉은 젖가리개와 속바지 차림이 되었다.

세옥은 풀숲에 앉아서 행인들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한 시진 쯤 되었을 때 한 무리의 거지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그들은 말도 타지 않고 걸어서 오고 있었다.

타구봉을 들고 있는 사내가 얼추 30명쯤 되어 보였다.

“죄송합니다만 좀 도와주십시오.”

세옥은 걸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들은 아무 것도 묻지 않고 눈짓 한 번으로 우르르 달려들어 수렁에 빠진 마차를 꺼냈다.

“여러분 덕분에 길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세옥은 걸인들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하하. 별일 아니오. 개의치 마시오.”

수염이 텁수룩한 사내가 손을 내젓고 빠르게 걸음을 놀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른 걸인들도 걸음을 빨리했다.

그들은 순식간에 멀어져갔다.


걸음이 엄청 빠르네.


확실히 무림인들이라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개방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서방님.”

등옥이 풀숲에서 나왔다. 속옷 차림이라 풀숲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내가 마차를 몰 테니 너는 마차 안에서 쉬어라.”

세옥은 등옥을 안아서 마차에 태우고 자신이 마차를 몰았다.


무림맹과 개방까지 움직이고 있으니 이들도 용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인가?


세옥은 마차를 몰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무림인들이 당가촌으로 몰려오고 있었다.

그들이 마차를 타고 당가촌 가까이 이르렀을 때는 소속이 없는 무림인들까지 볼 수 있었다.

하오문이다.

옷차림이며 무기가 각양각색이었다.

녹림 출신의 도적들과 수적들까지 몰려오고 있었다.


세옥이 당가촌에서 20리 정도 떨어진 들판에 이르렀을 때 분홍빛에 가까운 홍의를 입은 여자들이 말을 타고 달려왔다.


매염방(梅艶幫)······?


여자들이 들고 있는 깃발이었다.

여자들은 순식간에 달려와 세옥과 마차를 에워쌌다.

얼추 20명쯤 되어 보였다.

모두 등에 검을 매고 있다.

“워!”

여자들이 말을 세웠다.

세옥도 마차를 세웠다. 여자들은 모두 검을 등에 메고 있다.

눈빛이 사나워보였다.

여자 하나가 마차를 들여다보았다. 마차 안에는 등옥이 타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 거냐?”

여자들은 삿갓을 쓰고 있다. 세옥에게 다짜고짜 반말을 한다.

“당가촌으로 가오.”

세옥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여자들의 말투가 오만했다.

“서생이냐?”

“그렇소.”

“어떻게 할까요? 마차를 빼앗을까요?”

여자의 말에 세옥은 눈살을 찌푸렸다. 우두머리인 듯한 여자가 세옥을 가만히 살폈다.

“죽이기 전에 먼저 채음을 해야지. 호호······.”

다른 여자가 눈알을 번들거리면서 말했다.


세옥은 깜짝 놀랐다.

채음을 하다니.

이것들이 제 정신이야? 벌건 대낮에 어디서 음탕한 짓을 하려고? 부끄러운 것도 모르는구나.

세옥은 여자들이 사파의 무리라고 생각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무슨 헛소리냐? 가자!”

우두머리인 듯한 여자가 차갑게 명령을 내렸다.

“이랴!”

여자들이 일제히 당가촌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채음을 한다고?


세옥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여자들은 사악한 무공을 익힌 것이 분명했다.

“서방님, 채음이 뭐예요?”

등옥이 마차 안에서 내다보고 물었다.

“그런 게 있다. 이랴!”

세옥은 다시 마차를 달리기 시작했다.

등옥에게 그런 일까지 설명할 수없었다.


*


세옥은 오늘도 돌아오지 않았다.

당가촌의 만두가게에 들린 당약란은 그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실망하여 당문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당약란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걸음이 무거웠다.

곤륜산에서 돌아오자 세옥이 부인을 수십명이나 거느리고 있었다.

당약란은 눈알이 돌아가는 것 같았다.


부인이 노비인지 알아? 부인을 뭣하러 수십명이나 거느려? 그러니 음란서생이라는 말을 듣지.


당약란은 너무나 분하여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세옥이 어느새 음란서생으로 불리고 있었다.

당약란이 천기노인을 따라 몇 년 동안 곤륜산에 있다가 돌아오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세옥에게는 말하지 않고 생글생글 웃기만 했다.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 나도 너한테 시집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


당약란은 눈을 부릅떴다.

걸음을 재게 놀렸다.

자신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지고 있었다.


당문은 뜻밖에 흑의인들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당문의 제자들은 대나무로 암기를 만들고 독초를 채취하느라고 대부분 당문을 떠나 있었다. 게다가 몇 년 전 무림인들의 공격을 받아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

당문에 남아 있던 제자들은 흑의인들을 맹렬하게 공격했다.


“이 나쁜놈들!”


당약란은 눈에 핏발을 세우고 검을 뽑았다. 사방에서 피가 뿌려지고 비명소리가 난무했다.

“이것들이 당문을 뭘로 보고······.”

당약란은 녹수소요보를 전개하면서 흑의인들과 공격했다.


“아아악!”


녹수소요보는 절세의 경공이다.

당약란이 녹수소요보를 전개하면서 검을 휘두르자 흑의인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나뒹굴었다.

“저게 뭐야?”

“어린 계집이 왜 저렇게 빨라?”

흑의인들은 사색이 되었다.


당약란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면서 그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당약란의 하얀 저고리가 순식간에 피에 젖었다.

“물러나라!”

“철수하라!”

흑의인들이 분분히 흩어져 돌아갔다.


저 여자는 뭐야?


당약란은 지붕위를 쏘아보았다. 흑의인들이 물러가자 적의여인이 지붕위에 나타난 것이다.

그녀의 뒤로 적의여인들이 나타났다. 훈련을 받은 듯 동작이 일사분란하다.

“쳐라!”

그녀의 지시를 받은 적의여인들이 당문의 제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나 같이 무예가 뛰어난 여인들이었다.

당운철과 울금아가 먼저 그녀들에게 제압되었다. 당운성과 설하련은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생사를 알 수없었다.

당약란은 당운철과 울금아를 구하기 위해 그녀들에게 신형을 날렸다.


“멈춰라!”


적의여인이 소리를 질렀다.

기혈이 들끓을 정도로 강한 내력이 실린 목소리였다.

당약란은 머리가 터져 나갈 것 같았다.

당문에서 치열하게 싸우던 사람들이 일제히 적의여인을 쳐다보았다.

“계집아, 너는 천기노인의 제자냐?”

적의여인이 당약란에게 물었다. 녹수소요보를 알아본 모양이다.

“천기노인이 우리 외할아버지시다.”

당약란이 큰소리로 대답했다.

“흥! 천기노인의 체면을 보아서 이만하겠다. 보장도를 내놓아라.”

“우리에게 보장도는 없다.”

이번에도 당약란이 대답했다. 그들이 당문을 침입한 것은 무림의 보물 보장도 때문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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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7화 마녀의 사랑(2) 24.05.04 152 0 12쪽
66 66화 마녀의 사랑(1) 24.05.03 15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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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 천 년 전의 여자(4) 24.05.01 146 1 11쪽
63 63화 천 년 전의 여자(3) 24.04.30 141 0 11쪽
62 62화 천 년 전의 여자(2) 24.04.29 153 0 12쪽
61 61 천 년 전의 여자(1) 24.04.28 15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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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 마왕퇴의 비밀(9) 24.04.26 159 0 12쪽
58 58 마왕퇴의 비밀(8) 24.04.25 151 0 12쪽
57 57 마왕퇴의 비밀(7) 24.04.24 155 0 12쪽
56 56 마왕퇴의 비밀(6) 24.04.23 15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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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4화 마왕퇴의 비밀(4) 24.04.21 159 1 11쪽
53 53화 마왕퇴의 비밀(3) 24.04.20 159 1 11쪽
52 52화 마왕퇴의 비밀(2) 24.04.19 153 1 11쪽
51 51화 마왕퇴의 비밀(1) 24.04.18 16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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