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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세가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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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6.25 10:00
연재수 :
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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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41,055

작성
24.05.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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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90화 영웅호색(1)

DUMMY

세옥은 중상을 당한 월화부인 능옥에게 피를 주었다. 그의 피가 기사회생의 영약이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었다.

과연 능옥은 빠르게 회복이 되었다. 그녀는 사흘이 지나자 일어났고, 닷새가 지나자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레가 지났을 때는 내력이 회복되어 운기조식까지 할 수 있었다.

“공자님, 고맙습니다.”

능옥이 엎드려 절을 했다.

“아닙니다.”

세옥이 그녀의 어깨를 잡아 일으켰다.

“공자님께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해연화가 세옥을 향해 예를 올렸다.

용문표국 사람들은 해연화가 관과 부상자를 데리고 돌아와 고마워했다. 부상자들은 양생당에서 치료했다.


해연화는 창백하던 얼굴에 생기가 돌고 있었다. 전에는 얼굴이 창백했는데 지금은 꽃처럼 환했다.

“낭자는 몸이 어떻소?”

세옥이 해연화에게 물었다.

“다행히 좋아졌어요. 아무래도······.”

해연화가 말을 끝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공자님의 피가 저를 회복시킨 것 같아요.”

해연화가 수줍은 듯이 말했다.

“그게 사실이오?”

“대량을 떠나면서 점점 좋아졌어요. 해북에 도착하기 전에 죽을지 알았는데··· 공자님의 피가 기사회생의 영약인 것 같아요.”

해연화가 가만히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피가 그녀의 몸속을 흐르고 있다. 그녀의 몸을 굳어져가게 하던 음한지기를 녹여서 그녀를 회생시킨 것이다.

물론 완전한 치료가 된 것은 아니다.

“그럼 완전히 회복된 거요?”

“아니에요. 월화부인 말로는 생활을 하는데 지장은 없어도 무공은 못한대요.”

“그럼 네 피를 한 번 더······.”

세옥은 다시 그녀에게 피를 주고 싶었다.


자신의 피가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돼요. 피를 자꾸 뽑으면 공자님이 위험하게 돼요.”

해연화가 고개를 흔들었다. 무리하게 그의 피를 뽑게 해서는 안 된다.

“월화부인은 어떻소?”

“아주 좋아졌어요.”

“다행입니다.”

“공자님. 저희가 조사를 좀 했는데 공자님의 어머니가 해씨라고 하더라고요. 전 왕조의 해귀비마마······.”

“그렇습니다.”

세옥이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니가 납치되어 행방을 알 수 없어 우울했다.

“해씨는 대륙의 후손이에요. 고조선과 부여, 그리고 고구려, 발해······.”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발해의 부흥을 위해서 공자님이 도와주시기를 바래요. 우리 선조의 땅을 위해서······.”

해연화가 대륙의 나라들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세옥은 그날 밤 잠을 자다가 북소리를 들었다.


둥둥둥둥--.


북소리는 멀고 아득한 곳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아주 먼 과거에서 현재로.


*


포숙정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한낮이 되어 있었다.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포숙정은 지우산을 들고 세옥의 별채로 갔다. 세옥은 만두를 먹으면서 젊은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여자도 부인인가?’

만두를 가져온 여자는 운봉이 아니라 설우라는 여자였다. 나이가 얼추 스무 살 밖에 안 되어 보였다.

“의원님.”

세옥이 인사를 했다.

“소형제, 나하고 후원으로 좀 나가요.”

포숙정이 설우를 한 눈에 쓸어보고 말했다. 예쁘장한데 세옥을 향해 방글방글 웃고 있다.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다.


‘어린 것이 천박하기는······.’


포숙정은 설우가 가소로웠다.

“서방님, 저는 가게로 돌아갈게요.”

설우가 눈웃음을 치고 만두 바구니를 들고 나갔다.

포숙정의 가소로워하는 표정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오로지 세옥에게만 빠져 있다.

“저 아가씨도 부인이에요?”

포숙정은 어이가 없었다.

영웅호색이라더니. 주위에 여자가 널려있네.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가라고 해도 안 갑니다.”

세옥이 계면쩍은 표정으로 웃었다.


포숙정은 세옥과 함께 후문으로 나왔다. 후문 밖은 갈대밭이었다. 갈대밭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나를 따라 해봐요.”

포숙정은 세옥에게 무공 초식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세옥은 어렵지 않게 따라했다.

한 시진이나 여러 가지 초식을 보여주었는데 잘 따라했다.

“경공을 해요.”

포숙정이 먼저 경공을 전개했다. 세옥이 그녀를 따라 경공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경공은 초보가 아니네.’


세옥의 경공이 의외로 빨랐다.

포숙정은 내력을 끌어올렸다. 그녀의 신형이 바람처럼 빨라졌다. 그런데 세옥이 뒤떨어지지 않고 따라오고 있었다.

‘웬일이야? 경공이 엄청 빠르네.’

포숙정은 속으로 감탄했다.

무공의 초보자인 그가 이 정도로 경공이 빠른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포숙정은 내공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그런데도 세옥의 경공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다.


‘서생의 경공이 왜 이렇게 빨라?’


포숙정은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어디까지 왔는지 알 수 없었다. 이미 10리는 족히 왔을 터였다. 그녀는 조금 쉬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앗!”

포숙정은 소스라쳐 놀랐다.

갈대밭에서 갑자기 흑의인들이 솟아오르면서 그녀를 향해 검을 내리쳤다.


사혼곡의 살수들!


포숙정은 바짝 긴장했다. 그러잖아도 마영풍의 복수를 하려고 벼르던 참이었다.

“죽어랏!”

흑의인 하나가 허공에서 포숙정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

“오너라!”

포숙정은 신형을 솟구치면서 맞섰다.


창--!


허공에서 검과 검이 부딪치면서 불꽃을 일으켰다.

흑의인들은 상당히 고수였다. 잇달아 초식을 전개하는데 매 초식마다 그녀의 급소를 노리고 있었다.

‘내가 강호에서 명성을 떨친 것이 한 두 해가 아닌데······.’

포숙정은 파도가 몰아치듯이 흑의인들을 공격하면서 세옥을 살폈다.


세옥에게도 두 명의 흑의인들이 공격을 하고 있었고, 세옥은 허둥지둥 그들을 피하기에 급급했다.

자칫하면 세옥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

‘빨리 끝내고 서생을 도와주어야 하겠네.’

포숙정은 내력을 끌어올려 손에 힘을 주었다.

흑의인들은 모두 다섯이었다.

한결같이 고수들이었다.


포숙정은 맹렬하게 흑의인들을 공격했다. 그녀는 앞으로 달려가다가 팽그르 회전을 하면서 검을 휘둘렀다.

“아아아악!”

흑의인 하나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면서 나뒹굴었다. 그의 가슴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졌다.

“헉!”

그때 세옥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포숙정은 재빨리 뒤를 돌아보았다.

세옥이 허둥지둥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크으윽!”


세옥을 공격하던 흑의인이 입에서 피를 뿜으면서 나뒹굴었다.

세옥이 흑의인 하나를 쓰러트린 것이다.

포숙정은 눈을 크게 떴다. 자신과 연습을 할 때는 엉성했는데 위기가 닥치자 세옥의 검이 놀랄 정도로 빨라져 있었다.

“이놈!”

다른 흑의인이 세옥을 맹렬하게 공격했다. 그의 검이 허공에서 어지럽게 춤을 추었다.

세옥은 쩔쩔매면서 흑의인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죽어랏!”

그때 흑의인이 포숙정을 사납게 공격해왔다.


포숙정은 맹렬하게 그들과 맞섰다.

흑의인들의 검술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들은 포숙정의 치명적인 요소만 공격하고 있었다.

살수들은 초식이 항상 패도적이다.

치명적인 급소만 노린다.

포숙정은 살수들과 치열하게 맞서 싸웠다.


“아악!”


비명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포숙정이 고개를 돌리자 세옥이 또 흑의인을 쓰러트리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포숙정은 세옥이 빠르게 검법을 전개하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포숙정이 세옥의 검술에 놀라고 있을 때 왼쪽 가슴에 따끔한 충격이 느껴졌다.

‘암기!’

포숙정은 소름이 쫙 돋았다. 그녀가 세옥에게 정신을 팔고 있을 때 흑의인들이 암기를 발출한 것이다.

‘비열한 놈들!’

포숙정은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왼쪽 가슴에서 쓰리고 따가운 통증이 느껴졌다.


‘독이 있어!’


포숙정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하하! 네년은 이제 죽었다. 대라신선이 와도 살릴 수 없을 것이다. 오늘이 네년의 제삿날이구나. 핫핫!”

흑의인이 앙천대소를 터트렸다.

“개소리 마라.”

포숙정은 재빨리 혈도를 찍어 독이 퍼지는 것을 막았다.


흑의인들이 다시 공격을 하기 위해 허공으로 신형을 솟구쳤다.

포숙정은 회전을 하여 그들의 공격을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암기 때문에 동작이 둔했다. 흑의인의 검이 그녀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쳐왔다.


창--!


그때 누군가 흑의인의 검을 걷어내고 그녀의 허리를 낚아채 달리기 시작했다.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서생······!’


포숙정은 깜짝 놀랐다.

세옥이 그녀의 허리를 안고 경공을 전개하고 있었다.

위기에 처해서인지 경공이 엄청 빨랐다.

“쫓아라!”

흑의인들이 맹렬하게 달려왔다.


세옥은 그들을 따돌리기 위해 전력으로 달렸다.

바람이 귓가로 휙휙거리고 지나갔다.

‘무슨 경공이 이렇게 빨라?’

포숙정은 경악했다. 그녀를 안고도 세옥의 경공이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세옥의 경공은 절대고수의 것이었다.


이내 황하로 흘러 들어가는 거대한 하천이 나왔다.

포숙정은 하천이 넓어서 건널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앗!”


그런데 세옥은 물 위로 그대로 날아갔다.

수면을 박차고 날고 있었다.

마치 제비가 물을 차고 나는 것 같았다.

포숙정은 자신의 눈이 믿어지지 않았다.

자신도 그러한 경공을 펼치지 못했다. 그때 어떤 무공의 이름이 포숙정의 뇌리에 섬광처럼 떠올라왔다.


‘설마 녹수소요보······?’


포숙정은 경이로움을 느꼈다. 그녀는 아직까지 녹수소요보를 전개하는 것을 본 일이 없었다.

물 위를 산보한다는 듯이 난다는 녹수소요보.

무림에서는 전설의 경공이라고 불렀고, 신비문파인 천기문의 상승무공 중 하나라고 했다.

흑의인들은 하천이 넓어서 더 이상 따라오지 못했다.


세옥은 한참을 달리다가 포숙정을 내려놓았다.

포숙정은 넋을 잃고 세옥을 바라보았다.

세옥이 이마에 맺힌 땀을 손등으로 훔쳤다.

“암기에 맞았어.”

포숙정이 힘들게 말했다. 그녀의 왼쪽 가슴에 암기가 박혀 있었다.

“윽!”

가슴에서 맹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긴장이 풀린 탓이다.


가슴에서 검은 피가 흘러나왔다. 혈도를 찍어 독은 퍼지지 않고 있었다.

“암기에 독이 있습니다.”

검은 피를 본 세옥이 말했다.

“독을 빼내야 돼.”

그러나 독침을 맞은 곳이 하필 포숙정의 왼쪽 가슴이었다.

“제가 뺄까요?”

포숙정은 망설여졌다. 암기를 뽑으려면 옷을 벗고 가슴을 꺼내야 한다. 그러나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이다.


포숙정이 스스로 자신의 상의를 풀어 헤쳤다.

망설일 시간이 없다. 그러자 하얀 가슴이 쏟아져 나왔다.


포숙정의 탐스러운 가슴을 본 세옥의 눈빛이 흔들렸다.

“빨리 해.”

포숙정이 괴로운 듯이 눈을 감고 다그쳤다.

세옥이 그녀의 가슴에서 바늘처럼 작은 침을 뽑아냈다.

검은 피가 솟아나왔다.

세옥이 포숙정에게 엎드려 입으로 독을 빨아내기 시작했다.


‘이, 이놈이······.’


포숙정은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도 모르게 세옥의 등을 힘껏 껴안았다. 순간 독침을 빨면 중독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옥이 중독의 위험을 무릅쓰고 독혈을 빨아내고 있는 것이다.

‘위험한데······.’

포숙정은 이를 악물었다.


포숙정은 독기운에 맹렬하게 저항하다가 의식을 잃었다. 그녀가 의식이 돌아온 것은 사방이 캄캄하게 어두워졌을 때였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빈집에는 모닥불이 피워져 있었다.

세옥은 그녀의 옆에서 잠들어 있었다.

손목에 또 헝겊이 감겨져 있었다.

‘자기 피로 또 나를 살렸네.’

포숙정은 가슴이 저려왔다. 그가 손목을 그어 그녀의 입에 피를 흘려 넣어주던 일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진기를 운용해 보자 막힘없이 흐르고 있었다. 포숙정은 세옥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느녀를 공격하던 흑의인들이 누구인지 짐작이 갔다.


사혼곡의 살수들!


포숙정은 눈을 부릅떴다. 그들이 아니면 이런 짓을 벌일 자들이 없었다. 그들에게 처절한 복수를 할 것이라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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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2화 귀화파파(3) +2 24.06.19 90 1 12쪽
111 111화 귀화파파(2) 24.06.18 84 0 13쪽
110 110화 귀화파파(1) 24.06.17 92 0 11쪽
109 109화 강호출도(3) 24.06.16 87 0 14쪽
108 108화 강호출도(2) 24.06.15 97 0 11쪽
107 107화 강호출도(1) 24.06.14 104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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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105화 밤을 걷는 아이들(4) 24.06.12 94 0 12쪽
104 104 밤을 걷는 아이들(3) 24.06.11 116 0 12쪽
103 103 밤을 걷는 아이들(2) 24.06.10 104 0 12쪽
102 102화 밤을 걷는 아이들(1) 24.06.09 117 0 13쪽
101 101화 여장남자(2) 24.06.08 115 0 12쪽
100 100화 여장남자(1) 24.06.07 114 0 15쪽
99 99화 영웅호색(10) 24.06.06 114 0 13쪽
98 98화 영웅호색(9) 24.06.05 119 0 13쪽
97 97화 영웅호색(8) 24.06.04 111 0 12쪽
96 96화 영웅호색(7) 24.06.03 113 0 13쪽
95 95화 영웅호색(6) 24.06.02 138 0 12쪽
94 94화 영웅호색(5) 24.05.31 146 0 13쪽
93 93화 영웅호색(4) 24.05.30 128 0 12쪽
92 92화 영웅호색(3) 24.05.29 125 0 12쪽
91 91화 영웅호색(2) 24.05.28 124 0 13쪽
» 90화 영웅호색(1) 24.05.27 1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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