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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탄의 사수

웹소설 > 자유연재 > 전쟁·밀리터리

톤필리아
작품등록일 :
2014.07.10 15:07
최근연재일 :
2014.09.14 06:58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9,718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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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6,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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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14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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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4장 - 일상 (6)

DUMMY

일레나 린네 준위의 아침 역시 빠르다.


오전 5시 30분. 기상 나팔이 울림과 동시에 그녀는 어김없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침 잠이 많은 편도 아니고, 언제나 정확한 취침시간을 지키는 그녀는 오랜 중대 생활 속에서도 한 번도 컨디션을 무너뜨린 적도 없이,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얼굴을 씻고, 옷을 갈아입는 등 기본적인 몸가짐을 바로한 후에 7중대의 중대장, 프리드 카스토레온 소위의 집무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것 역시 그녀의 일과다.


일레나는 프리드의 집무실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며 잠시, 이제 새로운 중대장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프리드를 생각했다.


나쁘지 않은 중대장이다. 아니, 오히려 리아르드 마을같은 촌구석의 중대장 치고는 꽤나 훌륭한 상사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군에 복무하면서 사병생활 역시도 경험했었고, 전투경험 역시 있었다. 또한 7중대에 배속된 것이 벌써 2년째.


보통 이런 곳에 부임되는 중대장들은 나이 들고 군에 대한 의욕도, 흥미도 없어진 나이든 퇴물이거나, 아니면 사관학교를 졸업했지만 엄청나게 무능한 바보, 둘중 하나일 것이다.


7중대의 전 중대장이었던 브란도 바드 중위가 바로 그 전의 케이스였다.

40대에 배가 툭 튀어나온 뚱뚱한 체격의 그는 생기없는 흐리멍덩한 눈에, 업무는 뒷전이고 언제나 술을 끼고 사는 중년이었다.

게다가 틈만 나면 여성 사병들을 '교육'이나 '징계' 한다는 허울좋은 명분으로 성적인 추행을 해 여병들의 불만 역시 높았고, 심지어는 선임하사관인 자신에게까지 힐끔힐끔 호색한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당시에는 아이슬러 준위가 7중대에 배속되기 전이었지만, 만일 그녀가 있었다면 아마 큰 문젯거리 한둘쯤은 있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언제나 술을 끼고 살던 그가 10개월쯤 전 결국에는 병을 얻어 군에서 퇴역한 이후로는 그녀가 6개월 이상의 중대장의 부재 상황이었던 7중대를 맡아 관리했지만, 이미 바드 중위가 있었던 때부터 업무를 내팽개치며 생활한 그의 대신 중대를 관리했던 경험으로 그녀는 프리드가 부임해 오기 전까지 7중대를 잘 통솔해 낼 수 있엇던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소위님."


"어어, 선임. 좋은 아침이야."



노크를 하고 집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그녀의 인사가 돌아왔다.

중대장, 프리드 소위는 그녀가 방문할 때에는 언제나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이것 역시, 전 중대장이었던 바드 중위와는 다른 점이었다.

그는 언제나 술에 취해서 예사로 오후까지 잠들어 있곤 했고, 일레나가 깨우려고 시도하면 도리어 벌컥 짜증을 내기도 했으니까.

심지어는 잠과 아직 덜 깬 술기운에 그녀를 억지로 자신이 퍼질러 자고 있는 침대로 끌어들이려고 한 적도 있어서 기겁을 하며 떨쳐낸 적도 있었고, 덕분에 일 주일 만에 그녀는 아침 기상 시각에 바드 중위를 깨우려는 것을 포기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소위님, 린네 준위."


"안녕하십니까 아이슬러 준위."


"아아, 좋은 아침."



프리드 소위와 중대의 일정이나 소식들 몇 가지의 협의가 어느 정도 끝나고 나면 비앙카 아이슬러 준위가 어김없이 찾아오고는 한다.


프리드 소위가 비앙카를 보면서 얼굴을 와락 구기는 것을 보면서, 그녀는 빙그레 웃으면서 같이 아침 점호를 위해 연병장으로 향했다.


좋은 중대장이다.

좋은 사람이고.


그런 면에서, 프리드 소위는 여러 모로 봤을 때 전 중대장 바드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훌륭한 중대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할 의욕이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마운 일이었지만, 요 두어 달 간의 그의 업무 처리 능력 역시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아니, 오히려 상당히 우수했다.

그가 7중대에 온 이후로, 일레나의 업무는 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그녀는 2년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본직인 수석행정장교로서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었다.


중대원들 역시도 프리드 소위에게 호의적이었다. 바드 중위가 있을 때부터 복무했던 중대원들은 물론이고, 새로 입대하거나 배치된 다른 대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엄격하기는 하지만 결코 융통성 없는 사람도 아니고, 특히나 엄격한 데다가 융통성조차 전혀 없는 아이슬러 준위의 밑에서 고통받던(?) 사병들은 오히려 부드럽게 나갈땐 원만한 새 중대장을 은근히 반기는 눈치였다.


일레나 역시, 프리드와 닮아 적당한 유함으로 사병들을 대할 줄 알았지만 중대장이 부재중이었던 때에는 병사들을 관리하는 비앙카의 영역을 침해하는 월권 행위가 될까봐 지금까지는 아무래도 병사들 관리는 비앙카에게 일임한 느낌이 없지 않았으니까.



'사병으로서의 경험이 있으신 걸까......'



아이슬러 준위의 호령과 함께 병사들이 연병장을 구보로 달리기 시작하자, 등을 돌려 다시 성으로 향하는 프리드 소위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녀는 생각했다.


병사들의 생활과 행동 패턴을 잘 알고, 중대원들의 입장에서 제대로 생각해 판단을 내리는 프리드가 그녀에겐 아무래도 사병으로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하지만, 프리드의 나이는 이제 고작 23세. 사관학교를 졸업하는데 보통 4년이 걸린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사병으로서의 경험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쓸데없는 생각을 떨쳐 버리듯 고개를 흔들면서,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보급품 목록 확인, 무기고와 탄약 점검, 재보급 신청서 작성, 훈련용 물품 점검 등등, 오늘도 그녀가 해야 할 일은 아직 많다.











비앙카 아이슬러 준위의 아침은 빠르다는 개념을 넘어서 너무나도 이르다.


매일 아침 오전 네 시. 아직 해가 뜨지도 않아 밖이 어두운 시각, 그녀는 기상한다.

당시 중대장의 갑작스러운 은퇴와 마치 교체하듯이 7중대에 들어오고 나서, 그녀는 한번도 이 기상 시각을 어긴 적이 없었다.

체내시계가 완벽하게 맞춰져 있듯이, 매일 아침 4시면 그녀는 눈을 떴다.


그녀의 취침시간은 오후 11시. 오히려 다른 중대원들보다 한 시간이나 더 늦은 시각이었지만, 그녀는 7중대에서 누구보다도 빨리 아침을 맞이한다.


눈을 뜨자마자, 비앙카는 기계적인 동작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이부자리를 정돈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아무리 그녀라도 과연 군복을 입고 침대에 눕지는 않는다. (전에 카스토레온 소위가 농담조로 묻길래 가만히 바라봤더니 어째서인지 창백한 얼굴로 사과받았다)


그러나 그녀가 아침에 일어나서 입는 옷은 군복이 아닌, 운동을 위한 트레이닝복이었다.


가볍게 얼굴을 씻고 나서, 그녀는 아무도 없는 어두컴컴한 연병장을 혼자서 달리기 시작했다.



비앙카의 직책은 일반보병조장. 중대원들을 다루고, 캇셀.아예바 왕국군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그들의 련도를 유지하고 언제라도 실전에 투입될 수 있도록 군의 기강을 잡는 것이 그녀의 임무다.

좋게 말하면 군기반장이고, 좀 속된 표현으로 말하면 얼차려 담당인 것이다.


그리고, 이를 담당하는 병조장은 타 병사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는 규율에 맞추어, 그녀는 오늘 아침에도 홀로 이른 자주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천성적인 군인이다.



비앙카의 몸은 겉으로만 보면 호리호리하지만, 그녀가 다른 중대원들에 비해 전투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부사관으로서의 업무를 해내는 그녀지만 철저한 자기 단련으로 그녀는 군인으로서의 능력을 충분히 유지하고 있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7중대 최고의 전투력을 가진 1분대장 힐다 블로턴마이어 상병조차 사격이나 그 외 몇몇 종류에서는 그녀에게 뒤떨어질 정도다.



"..........."



한 시간에 이른 트레이닝이 끝나면, 그녀는 수돗가에서 어느 정도 땀을 씻어내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다.


젖은 수건으로 다시 꼼꼼히 자신의 몸에 떠오른 땀방울을 깨끗이 닦고 나서야, 그녀는 군복 소매에 팔을 넣는다.



잠시 아침의 일들을 일단락하고 나서, 기상나팔이 중대내에 울려퍼지면 그녀는 아침 조회를 위해 다시 한번 연병장으로 향한다.



"빨리 모이도록."


"예! 준위님!"



비앙카의 목소리는 절대 크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상대방에게 유무를 말하게 할 수 없는 다른 박력이 존재했다.

그녀는 다른 중대의 병조장들이 하듯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고, 사병들을 체벌하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7중대에서 그녀의 말을 감히 거역할 중대원들이 아무도 없는 것은 철저히 그녀가 군의 규율로 내리는 징계들 때문이었다.


다른 중대라면 몇 마디 잔소리로 끝날 법한 집합시간의 지각이나 군복의 착용 불량 등이 7중대에서는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을 돌거나 외출 금지 등의 엄격하다 못해 질릴 법한 징계들로 내려졌고,

결국 그녀가 착임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7중대 내에서 그녀에게 토를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었다.



중대원들이 어느정도 모이는 것을 확인하면, 그녀는 곧 중대장, 프리드 카스토레온 소위를 부르러 계단을 올라갔다.












힐다 블로턴마이어 상병은 아침에 약하다.



"크아...... 쿨......"



이미 기상 나팔이 울렸는데도, 호쾌하게 배를 드러낸 채 코를 골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여느 때와 같이 그녀의 부스럭부스럭 그녀의 침상 옆자리에서 일어난 여성 분대원들이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꿈속이었다.


7중대에는 분대별로 막사가 세워져 있지만, 남성과 여성 사병들을 위한 막사들을 따로 세우지는 않았다. 막사 한가운데에 있는 긴 커튼 한 장이 취침시 남성 병사들의 침대와 여성 병사들의 침대들을 갈라놓는 유일한 물건이었다.


7중대의 모든 병사들은 기상 나팔이 울리고 15분, 즉 5시 45분까지는 아침조회를 위해 연병장에 집합해야만 한다.



"힐다 상병님, 일어나세..... 우급!"



군복으로 갈아입고 힐다를 깨우려던 한 여병이 그녀의 잠버릇에 의해 곰돌이 인형이라도 되는 것처럼 머리를 껴안기는 일도 예사로 존재하는 일이었다.



"으으으......"



두세 사람이 합심하여 그녀의 몸을 이리저리 흔들면 그제서야 그녀는 무거운 머리를 붙잡고 비몽사몽 몸을 일으킨다.

반쯤 감긴 눈과, 칠칠치 못하게 입가에 늘어진 침의 선은 아직도 그녀가 온전히 깨어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 힐다는 그 불같은 성격과 혈기왕성한 태도에서는 상상할 수 없겠지만 혈압수치가 평균보다 낮았고, 다른 저혈압 증상들은 없었지만 유독 아침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몇 시야?"


"5시 35분이예요. 빨리 나가야 됩니다."


"5분만."


"가능할리가 없잖아요. 빨리 일아나세요."



그녀를 일으킨 여병이 다시 맥없이 침대로 쓰러지려는 그녀의 팔을 쑥쑥 잡아당겼다.

귀찮다는 듯이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벅벅 긁으면서, 힐다는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졸린 눈을 비비면서 억지로 눈을 뜬 그녀는 자신에게 건네진 군복을 받아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아무리 커튼을 사이에 두고 있고 그 너머에 있는 것이 고락을 같이하는 동료 분대원들이라고는 해도, 남녀가 같은 공간 안에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했고, 그래서 옷을 갈아입는 등 이성이 보기에 부끄러운 행동을 하는 데에 있어서는 여성 사병들은 특히나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편이었지만, 힐다는 그런 것을 신경쓰는 성격이 아니었다.

비몽사몽간에도 거침없이 훌렁 윗도리를 벗은 그녀는, 제대로 속옷도 입지 않은 채로 군복의 바지부터 입기 시작했다.

햇볓에 타서 건강해 보이는 구릿빛 피부와 적당히 붙은 근육질의 상반신이 통째로 드러났지만, 그녀는 신경쓰지 않고 덤덤히 바지를 입고는 특이하게도 그대로 군화에 발을 집어넣었다.

일련의 갈아입는 행동은, 저혈압으로 인해 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라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몸에 밴 습관이나 다름없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누님."


"누님이 아니라 분대장님이......"


"엇차, 서두르지 않으면 제대로 씻을 시간도 없어진다구요? 누님 머리, 평소보다 더 뻗쳐있으니까."



옷을 갈아입고 막사를 나오면, 언제나와 같이 딜로크 라르슈타인 일병이 쾌활하게 아침인사를 건네 온다.

저 바보 자식, 두 달 전 사고를 치고도 어떻게 된 게 하나도 없다.

원래대로라면 그가 누님, 누님 거리며 따라붙는 걸 주먹 한두 발이라도 내질렀을 테지만, 말했다시피 그녀는 아침에 약하다.

평상시보다도 더 무거운 몸과 눈꺼풀 덕에, 딜로크는 아침에는 언제나 그녀의 징벌을 피할 수 있었다.



"푸하!"



수돗가에서 차가운 물을 뒤집어 쓰고 나면, 그제서야 어느 정도 제정신이 돌아온다.

이제서야 진정한 힐다의 아침이 시작된 것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분대장님."


"좋은 아침이예요 힐다 상병님."


"여어~ 좋은 아침 힐다."



그녀가 연병장에서 1분대와 합류할 때쯤이면 이미 대부분의 중대원들이 모여 있다.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남녀를 가리지 않고 중대원들에게는 인기있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짧은 인사로 중대원들의 아침인사들을 돌려주면서 분대원들과 함께 정렬했다.



"차렷!"



얼마 있지 않아, 중대장인 프리드 카스토레온 소위와, 일레나 린네 준위, 비앙카 아이슬러 준위, 루벡 말르워 상사가 성 쪽에서 연병장으로 향해 걸어온다.



"흥..."



힐다는 대인관계가 결코 나쁜 편이 아니다.

연애라던가 정치라던가 파벌이라던가, 이런 복잡한 인간관계는 딱 질색이지만, 단순한 친구나 동료들 사이의 우정, 유대감 같은 간단한 관계라면 차고 넘칠 정도로 많다.

1분대의 부하들은 그녀에게 허물없이 대하면서도 존경했고, 다른 분대의 사람들도 그녀와 휴일에 같이 술자리를 같이 하거나 자유시간에 카드 게임이나 럭비 등을 같이 할 정도로 사이가 나쁘지 않다.


7중대에서는, 그녀와 아직까지 벽을 쌓아두고 있는 것이 중대장인 프리드와 비앙카 뿐일 것이다.


비앙카 아이슬러 준위야, 뭐 좋다.

성격 자체가 힐다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중대원들 누구와도 친해지지 못하는, 한겨울 밤의 산꼭대기를 보는 듯한 느낌의 여자니.


그런데 중대장인 프리드 소위는 달랐다.

자신이 그를 싫어할 이유는 딱히 없었다.

첫날의 마찰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녀 자신은 언제까지나 과거의 일을 꾹꾹 맘에 담아두는 성격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그 다음날 있었던 1분대원들의 잘못을 가벼운 처벌만으로 끝낸 그에게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중대원들의 사이에서도 평판은 나쁘지 않았고,

심지어는 지난 번 사건의 당사자인 딜로크조차도 그 이후로는 대놓고 불평을 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드 소위와 그녀의 사이는 여전히 좋지가 못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



모르겠다.

그저 이유 없이, 어째선가 프리드 소위가 맘에 들지 않는 힐다였다.

그녀 자신도, 말도 안되는 트집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그냥 맘에 들지 않았다.

중대장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미움이나, 증오의 감정과는 멀리 동떨어져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그를 볼때면 짜증이 난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군에서 복무해온 그녀였지만, 이렇게 상관이나 동료에게 생리적인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흐아아.....헙!"



그녀는 하품을 하다가 중대장과 눈이 마주치고는 급하게 입을 막았다.

눈이 마주친 프리드는, 잠시 그녀를 멀뚱히 쳐다보다가 이윽고 피식 웃으면서 그녀에게서 시선을 뗐다.


......저 자식, 지금 웃었지?



'으아아아! 역시 맘에 안 드는 녀석이야!'



힐다는 짧은 머리칼을 움켜쥐고 싶은 생각을 억누르며, 낮게 으르렁거리며 복무신조를 복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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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4장 - 일상 (5) +6 14.09.08 725 31 10쪽
24 4장 - 일상 (4) +5 14.09.03 756 31 16쪽
23 4장 - 일상 (3) +5 14.09.01 901 30 10쪽
22 4장 - 일상 (2) +3 14.08.28 845 35 13쪽
21 4장 - 일상 (1) +7 14.08.26 846 35 14쪽
20 3장 - 반항 (덤) +6 14.08.13 901 38 5쪽
19 3장 - 반항 (7) +3 14.08.13 1,013 31 18쪽
18 3장 - 반항 (6) +8 14.08.08 993 36 12쪽
17 3장 - 반항 (5) +4 14.08.04 1,132 39 14쪽
16 3장 - 반항 (4) +6 14.07.30 1,071 43 13쪽
15 3장 - 반항 (3) +5 14.07.29 1,015 41 9쪽
14 3장 - 반항 (2) +4 14.07.27 1,125 45 10쪽
13 3장 - 반항 (1) +4 14.07.24 979 47 10쪽
12 2장 - 3대대 7중대 (6) +5 14.07.21 1,205 41 12쪽
11 2장 - 3대대 7중대 (5) +4 14.07.19 1,182 43 9쪽
10 2장 - 3대대 7중대 (4) +4 14.07.17 1,425 46 11쪽
9 2장 - 3대대 7중대 (3) +7 14.07.16 1,100 44 11쪽
8 2장 - 3대대 7중대 (2) +4 14.07.15 1,407 52 11쪽
7 2장 - 3대대 7중대 (1) +5 14.07.14 1,164 50 9쪽
6 1장 - 새로운 부임지 (4) +4 14.07.14 1,345 45 14쪽
5 1장 - 새로운 부임지 (3) +4 14.07.13 1,167 40 10쪽
4 1장 - 새로운 부임지 (2) +3 14.07.13 1,312 49 11쪽
3 1장 - 새로운 부임지 (1) +3 14.07.13 1,322 46 8쪽
2 Prologue (下) +4 14.07.12 1,668 50 15쪽
1 Prologue (上) +6 14.07.11 1,777 5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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