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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탄의 사수

웹소설 > 자유연재 > 전쟁·밀리터리

톤필리아
작품등록일 :
2014.07.10 15:07
최근연재일 :
2014.09.14 06:58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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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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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6,001

작성
14.07.13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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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글자
8쪽

1장 - 새로운 부임지 (1)

DUMMY

<우리에게 남겨진 선택은 두 가지다. 훌륭한 군인으로서 가라앉는 조국을 바라보던가, 역사상 가장 악랄한 범죄자로서 무너져가는 조국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 캇셀 아예바 제 1대 총통, 라반트 칼라드







사관일지. 679년 4월 2일.



오늘부로 나. 캇셀.아예바 육군 소위 프리드 L. 카스토레온은 란드하겐 지역의 리아르드 마을에서 복무하게 되었다.

리아르드 마을은 우르민 연합과의 국경 근처에 있는 마을로 현재는 전투와는 거리가 먼 평온한 지역이지만 사관이 되고서는 첫 임무인지라 과연 기대와 긴장이 섞여서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현재부터 캇셀.아예바 군인으로서의 긍지와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가지고 맡은바 소임에 힘쓸 것이다.



덜컹- 덜컹- 덜컹-



끝없이 펼쳐진 한가로운 벌판을 지나는 기차 안에서, 프리드는 일기장을 덮었다.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자조적인 웃음이 떠오른다. 국가에 대한 충성과 군인으로서의 긍지라....... 글쎄 어떨까.


일단 사관일지에는 저렇게 써 놓지 않으면 안되기는 하다. 군 감사집행부에게 쥐꼬리만한 꼬투리라도 잡히면 그날로 군복을 벗게 될 수도 있으니까.



"......꺼림칙하게 여겨지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난."



조금 특수한 사항에 해당하는 그 같은 경우엔 자칫 잘못하면 군법회의에까지 회부될 만한 사항인지도 모른다. 포켓에서 담배를 꺼낸 그는 불을 붙이고 몸에 해로운 그 연기를 폐 속 깊이 들이마쉬었다.


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없는 건 아니다. 국가에 대한 충성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겠지. 하지만......






동대륙의 평범한 국가들 중 하나였던 캇셀. 아예바 왕국에서 군사혁명이 일어난지는 어언 10년이 넘었다.

대귀족들과 국왕에 의한 왕과 귀족들만을 위한 부패한 정치가 몇백 년이나 계속되고, 시민들의 삶은 빈곤하다 못해 처절할 지경에 이르렀다.


자연히, 국가의 힘도 약해져 역사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은 이웃나라들에 대한 몇 번씩이나 반복된 굴욕적인 외교는, 결국 9년 전, 자존심 강한 군인들의 불만을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되었다.


671년 3월 3일에 일어난 3.3 군사혁명은 그렇게 시작된 것이었다. 당시 혁명을 일으켰던 장군, 라반츠.칼라드는 자신들만을 위한 정치를 펼치며 정치를 독단적으로 행하던 귀족들을 모조리 죽이거나 쫓아내면서 대대적인 숙청을 강행하고,

당시 국왕을 폐위시키고는 새로운 국왕을 옹립, 왕실과 정권을 분리하는 위헌법의 승인을 받아 초대 총통으로 등극한다.


어떻게 보면 군사반란이라고도 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오히려 이 군사정권을 열렬히 지지했다. 그만큼 귀족들의 전횡이 심하고, 나라의 자존심은 바닥을 기고 있었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다음 왕국의회 선거에서 귀족 의원의 수는 급감, 군 출신 의원의 수가 대폭 늘었고, 군인들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파체.무리야 당이 제 1당이 되었다.






"후우......"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프리드는 창문 밖을 바라보며 턱을 괴었다. 문제는 자신이 그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거다.

귀족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귀족이 멸시받고 역차별되는 이 시대에 태어나 버리다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라고 불평해보기도 하고."



그는 피식 웃으면서 다 타들어간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장교들만이 탈 수 있는 넒은 사관 전용칸은 프리드 혼자서 차지하고 있었다. 아직도 포화가 그칠날이 없는 서부 전선으로 향하는 열차였다면 일반 객실은 물론이고 이 사관 전용칸도 군인들로 꽉 차 있었겠지만,

전투가 멎은 지 이미 오래된 동부 지역으로 향하는 기차는 한산하기만 했다. 일반칸에 일반 시민들이 몇명 있었을 뿐이었다.







전쟁. 그것도 두 나라 사이만이 아닌, 많은 나라들을 끌어드린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대전쟁. 발발한지 벌써 3년이 지나가는 이 전쟁의 시작은, 바로 이 캇셀.아예바 왕국으로 부터였다.

정권을 잡은 군인들은 총통 라반츠.칼라드의 카리스마와 훌륭한 리더십으로 캇셀.아예바를 훌륭하게 부흥시키고 있었다.

공장과 도로의 대대적인 정비, 건설사업을 하여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또한 다른 나라에 비해 뒤떨어진 산업을 단번에 대륙 제일로 끌어올리고, 대귀족들은 물론 귀족들의 특권을 법으로 모두 무효화한 후 그들의 사유재산들을 압수해 국고로 돌려놓았다.


여러 가지 정책 중에서도, 가장 크게 국민들의 환대를 받았던 것은 왕실 정부 때에 행했던 수많은 굴욕적인 외교조약들을 파기한 것이었다. 그것도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일방적인 파기였다.


당연히, 이웃나라였던 히르뮈스 연합국과 란드하겐 공화국에겐 자신들과의 조약을 멋대로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나날이 강성해지는 캇셀 아예바가 눈엣가시일수밖에 없었다.


678년 9월, <동서 대륙회의> 가 열렸고, 캇셀.아예바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대륙의 가논 제국과 하르뮈스 연합국의 제의로 인해 캇셀.아예바의 군비축소가 결의되었다.

이는 사실상 군사정권인 캇셀.아예바의 정부를 직접적으로 공격한 것이나 다름없는 조치였다.


캇셀.아예바의 국민이라면 누구 하나 이 일방적인 회의에 분노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칼라드 총통은 이때,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결단을 과감하게 내리기에 이른다. <대륙회의> 의 결정에 따르지 않고, 앞으로도 <대륙회의> 참석을 거부해 버린 것이다.


대신 캇셀 아예바와 가깜고, 란드하겐 공화국의 바로 남쪽에 있는 우르민 연합과 상업조례와 영구불가침조약을 맺음으로서 남쪽의 걱정을 덜었다.


우르민 연합은 캇셀.아예바와 비슷하게, 불과 몇십 년 전 시민들의 혁명을 통해 이루어진 연합국으로 수많은 인구와 남쪽의 풍부한 석탄, 석유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신흥 강국이었다.

바로 이 나라와 상업조례와 불가침조약을 맺음으로서, 다른 국가들의 군사자원에 의한 견제를 미리 차단해 버린 묘수였다.







"........"



프리드가 아득한 눈으로 회상에 잠기고 있는 때, 사관차량 안으로 트레이를 밀고 어린 군인이 들어왔다. 계급장을 보아하니 일병. 이제 17세나 되었을까. 정중하게 나를 향해 경례를 해 보이며 물었다.



"식사는 하시겠습니까?"


"......아니야. 지금은 별로 배고프지 않군. 미안하지만 다시 가져가."


"천만의 말씀이십니다. 그럼......"



프리드는 시계를 힐끗 보았다. 아직 목적지까지는 네 시간 이상이나 되는 긴 여정이다.



"잠깐, 혹시 술이 있나?"



일반 사병이었을 때도 열차를 타 본 적은 물론 있지만 그때는 술은 꿈도 못 꾸는 신분이었다. 하지만 자금의 프리드의 계급은 무려 소위다. 어린 일병은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장교분들을 위해 당 열차에는 여러 주류를 구비해 놓고 있습니다.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위스키? 브랜디?"


"아니, 독한 술은 좀 곤란한걸. 와인이 있다면 한 잔만 주게."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673년 로드웬산을 드리겠습니다."



와인잔까지 바라는 것은 사치일 것이다. 찰랑찰랑 보통 유리컵에 쏟아지는 와인을 받아든 프리드는 그 일병이 다시 경례하고 나가기를 기다려서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



나쁘지 않군. 좋은 와인이야.


무심코 와인을 감정하는 자신을 깨닫고는 프리드는 묘하게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이래서 어릴 때의 버릇이란건 무서운 것이다.

사실, 그가 와인을 청한 것은 목적지까지 한숨 눈을 붙이려는 의도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어째 머리는 더 선명해지기만 했다.

2.jpg


작가의말

 

 아무래도 한번에 너무 많은 설명이 들어간 것 같아 지도를 넣어 보았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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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3장 - 반항 (7) +3 14.08.13 1,013 3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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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3장 - 반항 (1) +4 14.07.24 979 47 10쪽
12 2장 - 3대대 7중대 (6) +5 14.07.21 1,205 41 12쪽
11 2장 - 3대대 7중대 (5) +4 14.07.19 1,182 43 9쪽
10 2장 - 3대대 7중대 (4) +4 14.07.17 1,425 46 11쪽
9 2장 - 3대대 7중대 (3) +7 14.07.16 1,100 44 11쪽
8 2장 - 3대대 7중대 (2) +4 14.07.15 1,407 52 11쪽
7 2장 - 3대대 7중대 (1) +5 14.07.14 1,164 50 9쪽
6 1장 - 새로운 부임지 (4) +4 14.07.14 1,345 45 14쪽
5 1장 - 새로운 부임지 (3) +4 14.07.13 1,167 40 10쪽
4 1장 - 새로운 부임지 (2) +3 14.07.13 1,312 49 11쪽
» 1장 - 새로운 부임지 (1) +3 14.07.13 1,322 46 8쪽
2 Prologue (下) +4 14.07.12 1,668 50 15쪽
1 Prologue (上) +6 14.07.11 1,777 5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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