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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이 무한성장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종이땡땡
작품등록일 :
2019.07.19 19:27
최근연재일 :
2019.08.25 13:54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21,869
추천수 :
252
글자수 :
177,178

작성
19.08.1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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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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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0쪽

보람찬 하루였다

DUMMY

그대로 달려들었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개발자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하긴, 네 성격상 대화는 어울리지 않겠지"

그걸 알고 시련을 준비한거지만.

이 생각을 입 밖으론 내뱉지 않았다.


최준원이 주먹을 휘두른 순간 벽이 생겨났다.

수확은 개발자의 스킬, 당연히 약점도 알고 있었다.

벽을 부수자 빈틈이 드러났다.

개발자의 검이 순식간에 움직였다.


그 무기가 닿은 순간, 일순 세계가 진동하는 폭음과 함께

최준원은 죽었다.

그리고 다시 살아났다.


목숨 무한은 여기서도 적용되는 모양이었다.

개발자는 평온한 표정으로 최준원을 바라봤다.


"수확의 약점은 나도 잘 알고있다네"

"....."


거만한 말투에 속이 끓었지만, 대꾸하지 않고 달려갔다. 손에는 포션을 쥔 채로.

포션으로 버티는 건 불가능하지만 약점도 똑같겠지.

개발자에게 다가갔다. 역시나 검이 휘둘러지자 포션을 궤도에 던졌다.


그러나 그 시도는 소용없었다.

무기가 병을 통과하고는 나에게 들이닥쳤으니까.

동시에 공격을 나누고는 그는 죽었다.


공격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그는 만족했다.

그런 성과라도 없다면, 그의 속은 뒤집어졌을 테니까.

개발자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시련을 진행하다보면, 이런 의문도 들었겠지

대체 무엇을 위한 훈련일까 라는 의문 말이야."


자신도 그런 의문을 가진 적은 있었다.

그러나 저렇게 말을 늘어뜨리는 걸 보니 알려줄 생각은 없어보였다.

메세지가 울려퍼졌다.


[꿰뚫기를 습득하셨습니다]

[수확이 모든 방어막과 엄폐물을 무시합니다]

방금전의 그 상황은 일으킨건 이 스킬이었다.


개발자의 말에 대꾸 하지 않고 창을 내질렀다. 창이 유리를 무시하고 나아갔다.

죽일 수 없더라도 계속해서 타격을 입혔다.

개발자는 개의치 않고 진중하게 입을 열었다.


"...내 의도를 알고 싶은가?"

마치 내 위에 있다는 개발자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계속해서 달려나갔다.


땅에서 죽순의 형태를 가진 뭔가가 솟아났다.

수확이 둘러진 그것은 나를 가로막았다.


무시하고 달려갔다. 이것 외엔 방법이 없으니까.

개발자의 체력이 닳는지는 모르겠지만, 반응을 한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자신이 가진 패를 꺼낸다는 건 무시할 순 없다는 뜻일테니까.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너라면 알텐데?"

저런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불가능하더라도 목숨이 무한인데 도전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죽음에 대한 패널티가 없어서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가?"


개발자가 손을 움직이자 메세지가 떠올랐다.

[죽음을 겪을 시 모든 스킬이 초기화됩니다]

최준원은 잠시 멈칫했다.

스킬을 잃는다면 그는 아무것도 아닌 유저가 되니까.

목숨이 무한이었기에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봉인되었다.



개발자는 이제야 대화가 가능하겠다고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확이 없다면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없겠지. 이제야 대화를 할 마음이 생기나?"


대답 대신 하나의 손가락을 고고하게 치켜들었다.


중지(中指).

가장 긴 손가락이며며, 여러 의미를 내포하는 이 손가락.

최준원은 이렇게 생각한다.


중지가 가장 긴 이유는

남들보다 한발짝 더 나아간다는 의미라고.


개발자에게 엿을 먹인 그는

죽었다.

고통이 느껴졌다. 온 몸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패널티는 없었다.


"...어떻게 알아챈거지?"


개발자의 물음에 최준원이 입가를 끌어올렸다.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협박은 쫄리니까 하는거거든"

"고작 그런 이유에서?"

"다른 이유는 니가 처음에 말했잖아?"


게임을 즐겨라.

그가 게임을 시작했을때 본 메서지였다.

그리고 물러설 생각이었으면 시도도 안했다..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나"


잠시 뜸을 들이는 그 타이밍에 달려나갔다.

근처에 다가갔다. 개발자가 손을 움직였다.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뭔가가 꽉 조이는 것처럼.


우두둑.

뼈가 부숴져갔다.

개발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몸이 움직이는 상태로는 대화를 나눌 수 없겠군"

'못 움직여도 대화 할 생각은 없는데?'


최준원의 입술이 천천히 벌어졌다.

이빨에서 검은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개발자가 움직이기 전에 혀와 동시에 이빨을 움직여 자살했다.

개발자가 진심으로 질색하는 눈빛을 보였다.


"대화를 하려는 줄 알았건만..."


부활했지만 몸이 미약하게 움직이는 게 최선이었다.

그러나 입은 잘 움직였다.

완전히 움직임을 봉쇄하진 못하네?


입을 다물려는 순간 놈의 손이 입 안에 들어왔다.


"...대화는 바라지 않으니 그냥 듣고만 있어라"


포기했는지 꽤 공손한 말이 나왔다.

서로에게 대화가 필요하단 사실을 알아낸 그가 하나의 단어를 내뱉었다.


"조가"


입이 닫히지 않아 발음이 좀 샜지만 의미는 알아 들었겠지. 손가락을 움직여 자살했다.

점점 개발자의 얼굴이 굳어가며 일그러졌다.


'이제야 좀 마음에 드네'


표정 변화를 보자 짜릿함이 밀려들었다. 그의 심기가 불편해졌다는 애기니까.

개발자는 빠르게 근처로 다가오며 팔과 입을 막았다.

발가락을 움직여 자살하자 발을 짓밟았다.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자살하자 처음의 평온한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눈에서 광기가 번들거렸다. 이제야 표정다운 표정을 짓게 되자 더없이 행복한 감정이 밀려들었다.


-당사자가 아닌데도 얄미워 죽겠는데요

'그럼 당사자는 얼마나 얄밉겠어? 감평 고맙다'


극찬이었다. 속이 간질간질해지며 실없는 웃음이 내부에서 흘러나왔다.

눈물이 날만큼 행복한 기분이지만 개발자는 속이 끓는 중이었다.

뭐라 말하려 하면 자살한다. 대화를 하자고 하면 기분 더러워지는 언어만을 내뱉었다.


"...."

"저저 마히 어허진다?"


그의 말이 점점 줄어들어갔다. 혹시 빡치신 건 아니죠?

눈웃음을 짓자 개발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입에서 손을 빼내고는 결박을 풀었다. 이겼다는 사실에 전율이 일었다.


개발자는 몸을 돌리고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기다리고 있겠다"

"빡쳤냐?"

"....."


지쳤는지 그는 답하지 않았다. 그대로 주위와 동화되듯 사라졌다.

그렇게 도망치듯 카 리파 젠토는 다른 공간으로 이동했다.

그대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며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저정도로 미친놈은 오랜만에 보네"


그만큼 노력했으면 대화정돈 나눠줘도 되는 거 아닌가?

응? 최종보스 분위기 뿜어내고 떡밥도 좀 남기고

내가 얼마나 깊게 생각해서 입을 열었는데.


변명이지만 자신 역시 배신자를 만들고 싶진 않았다.

처음엔 악역을 자처해서 게임을 플레이할 동기 부여를 해줄 생각이었는데...

역효과로 돌아와버렸다.

오히려 더 농락당했다. 혈압이 오르는 느낌은 오랜만이었다.


'깊은 인상을 남길 대사도 고심했는데...'

기다리고 있겠다.

이 멋진 대사에 대한 답이 빡쳤냐?라니.


"...인생 씨ㅂ..."

스읍...후우...심호흡하며 가까스로 욕을 참아냈다.


"좀 정상적인 놈이 얻었어야 해는데"

그가 수확을 얻은 이유? 랜덤이었다.

그런데... 랜덤에서 골라진 유저가 저딴 성격이라니.


"나도 잘못했고 성장은 잘 하니까...그걸로 만족해야지"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 얄미운 얼굴만 떠올려도 짜증이 치밀어 올랐지만 NPC를 죽인 것도 짜증날 만 하니까.

이해했다. 이해...


"못하겠다 젠장!"

성난 외침이었지만 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최준원이 이 외침을 들었다면 자지러지게 낄낄댈테니 그나마 다행인 점이었다.


***

"아, 속 시원하다"


개운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폈다.

만족스러운 성과였다. 원래 게임은 상대 빡치라고 하는 거다.

상대가 빡친다 -> 재밌다.


트롤러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답을 알아낸 그에게 세계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야기 정도는 들어봐도 괜찮지 않았을까요?

세계수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개발자가 만든 거니까 당연하려나?

그러나 중요한 점이 하나 있었다.


'기다리겠다잖아. 나중에 천천히 나누면 되겠지'

-.....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명쾌한 대답이었다.

애매한 답으로 궁금증이 더 생기는 것 보다는 한번에 모든 답을 알아내는 편이 더 좋았다.


[스웨이벨의 시련이 종료되었습니다]

타이밍 좋게 스웨이벨의 시련도 끝났다.


[이동합니다]

메세지와 동시에 그는 섬으로 이동되었다.

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자 두 마리의 말이 서 있었다.

새로운 말 위에 앉아있는 스웨이벨을 올려다보았다.


"시련의 보상이 꽤 쏠쏠하셨나보군요"

"쏠쏠한 정도가 아니지. 새로운 동료 임파늄일세"


[레벨 110 마부 스웨이벨]

대체 무슨 시련을 클리어하고 저렇게 성장한 것일까?


"무슨 시련을 겪은 겁니까?"

"임파늄이 쫒아오길래 도망치고 쓰다듬다보니 길들여지더군"

"정말 그걸로 끝입니까?"

"살짝 과격하게 쓰다듬어 주긴 했다네"


간단한 설명을 끝내곤 움파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올라 타라는 얘기였다.


"99일동안 최대한 성장해 보자고!"

"좋죠. 출발해봅시다!"


위에 올라타자 움파늄과 임파늄의 다리에서 검은 불꽃이 타올랐다.

움파늄이 지나간 자리에서 검은 불꽃이 타올랐다.


'저걸로 방화 저지를 수 있으려나'

-불가능하니까 이상한 생각하지 마세요


아쉽게도 불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중에 실험해보면 알 수 있겠지'

눈만큼 정확한 답은 없으니 실험하면 되는 일이었다.


잡생각에 잠겨있자 보이지 않는 계단을 딛는 것처럼, 움파늄이 점점 공중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적절한 높이까지 떠오르자 움파늄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 속도는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빨랐다.


"움파늄의 속도가 마음에 드는군요!"

"이 정도면 1골드의 값은 톡톡히 치룬다고 생각하네만?"

"매우 만족스러운 계약입니다!"


운이 좋았다. 시련을 시작하기 전에 마부를 얻다니.

그러나 더 많은 직업군을 데려왔다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2인용으로 설계된 시련이니 그런 걱정은 필요없답니다

'왜 처음에는 알려주지 않았냐?'

-처음부터 2명이였으니까요


몰라도 되는 정보였기에 별 말 없던 것이었다.


'오늘은 정말 보람찬 하루였어'

개발자한테 엿도 먹이고 속도 뒤집어주고 시련도 끝마쳤고.

정말, 만족스러운 성과들이었다.


작가의말

캬, 이게 이렇게 복선 회수가 되네.
아 근데 왜이리 중지가 자주 나오지.
이리 우려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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