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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

C급 헌터도 이 세계에서 잘만 살더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정동글
그림/삽화
정동글
작품등록일 :
2022.05.11 10:26
최근연재일 :
2022.07.31 17:11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18,154
추천수 :
678
글자수 :
392,747

작성
22.05.22 16:45
조회
175
추천
10
글자
12쪽

22. 놈들은 진실로 호소한다.

DUMMY

김준구가 쓰러진 신백호의 심장 부근에 작은 소도를 찔러 넣었다.


핏. 쨍강.


아니. 찔러 넣으려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손에 쥔 소도의 손잡이를 제외한 칼날은 말끔히 뚝 깨졌고, 애꿎은 손잡이로 그의 가슴만 내려친 꼴이었다.


“어?”

“뭐해? 빨리 처리하고 가자니깐.”

“칼날이 왜 깨졌지?”


황당해한 김준구가 소도의 손잡이 부분을 확인했다. 그의 바보 같은 행동에 조재호가 짜증을 냈다.


“이 멍청한 놈이 뭐라는 거야? 저리 비켜봐. 내가 처리할 테니깐.”

“아니 그게 아니라··· 진짠데.”

“닥쳐. 이런 것도 하나 처리 못하면, 같이 일할 수 있겠어?”


조재호가 자신의 한손 검을 들어 내려치려는 찰나.


핏. 쨍강.


한손검이 손잡이를 기점으로 깨졌다.

누군가 자신들을 저격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깨달은 조재호가 주변을 둘러봤다.


“누, 누구야?”


둘은 손잡이만 남은 검을 버리고, 주변을 살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멀리서 파도 소리를 제외하면,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 누가 보내서 왔죠? 강승주가 시켰나요?


조재호와 김준구의 머릿속으로 성별을 알 수 없는 중성적인 목소리가 들린다. 전음 혹은 텔레파시라는 스킬이다.


그런 스킬이 있다는 것은 소문만 들었지, 직접적으로 듣는 것은 처음이다. 그 말은 누군가가 은신한 채 주변에 있다는 거다.


- 다시 말하죠. 강승주가 시켰나요?

“아, 아닙니다. 살려주십시오!”

“맞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 그래요? 아직 말할 준비가 안 됐나 봐요? 제 실력이 궁금하시면 보여드리죠.


그 말과 함께 조재호와 김준구의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뜨끔하더니, 땅에 떨어졌다.


“끄아악. 보여줄 필요 없는데!”

“끄윽. 살려주세요! 강승주라는 사람이 누군지 저흰 정말 모릅니다.”

- 다시 물어보죠. 이번에 대답하지 않는다면, 두 분의 발목이 신체에서 떨어져 나가는 경험을 하실 거예요. 강승주가 시켰나요?


조재호와 김준구는 미칠 노릇이었다.

누군가 분명 주변에 있는데 도저히 찾을 수도 없었고, 저항할 수 없다.


“아니. 강승주가 아니라 김호철입니다. 김호철이 시킨 거라고요!”

“맞습니다! 호철이가 시킨 겁니다!”

- 분명 경고했는데, 사지가 떨어져 나가야 말씀하시겠다는 건가요? 제가 호철이 두 마리 치킨도 모를 거라 생각했나요? 강승주가 시키던가요?


미치고 팔짝 뛰고 싶다. 호철이 두 마리 치킨집이야 워낙 유명하니 오해할 수 있겠다 싶지만, 강승주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게 아닙니다! 저희 조직에 있던 놈입니다. 그놈이 며칠 전부터 신백호를 죽이라고 시켰습니다. 진짭니다!”

“맞습니다. 당장 죽게 생겼는데, 우리가 치킨 생각하고 이름을 댔겠습니까?! 호철이는 실존 인물입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S급 헌터 관찰자 김아름.

최상위 히든 직업인 관찰자는 사냥감을 은밀히 관찰하는 정찰자의 상위호환 직업이다.


전음과 공중 부양, 은신을 가진 관찰자는 그녀의 스킬을 십분 활용해 계속해서 저격 위치를 옮겨 다니며, 상대가 위치를 특정할 수 없게 만드는 게 특기다.


- 진짜 강승주가 아니라는 거죠?

“네 김호철입니다.”

“강승주가 누군지도 모릅니다.”


아니라는데 왜 자꾸 승주 타령인가? 답답했지만, 혓바닥 잘못 놀리면 저승 직행열차 타게 생긴 그들은 바짝 엎드려 싹싹 빌었다.


- 좋아요. 살려드리죠. 대신 백호 씨가 깨어난다면 사실대로 말하고, 용서비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다면, 당신들의 머리에 자갈돌을 쑤셔 박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후 주변에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지만, 마치 그 둘은 귀신을 본 것처럼 벌벌 떨었다.


그 들의 행동을 봐선, 신백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으리라 판단된다.


“자갈돌로 저격하려니 너무 힘들어. 그나저나 동한 씨는 무사할까?”


뻐근한 팔을 주무르며, 그녀가 공중으로 떠올라 구동한이 있는 곳을 살폈다.


“어라? 정리됐네?”


오크들이 쓰러져 있는 것이 보인다.

공중으로 이동하면 좋겠지만, 많은 체력을 소비하였으니, 곧장 땅으로 내려온 그녀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저 사람들,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구동한 앞으로 오크가 몰려왔길래. 곧 오민서와 구동한이 죽겠다고 판단하자 그들에게 흥미를 잃었다.


‘백호 씨가 있었다면 돕는 시늉이라도 해서 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이라도 할 수 있을 텐데.’


신백호가 없는 이상 저들을 도와줄 이유 따윈 없다. 처음부터 사냥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계약했으니깐.


그녀는 헌터가 된 이후 너무 많은 죽음을 목격했고, 이미 감정은 메마를 대로 메말라 버린 상태였다.


* * *


“으으.”


머리가 깨어질 듯 아팠다.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키며 보니, 내 옆에 몸을 부들부들 떨어대며, 나를 쳐다보는 조재호와 김준구가 보인다.


“이런 씨발. 너희가 지금 내 뒤통수를 까?”


저들을 보자 내 입에서 쌍욕부터 나왔다.


“리더 죄송합니다!”

“김호철이 시켜서 그랬습니다.”

“이 미친것들이 뭐라는 거야?”


어찌나 세게 맞았는지, 혹이 생겼다.


- 띠링! 현상금 퀘스트. 김호철.

1. 김■철은 ■신 ■■서, 부■■ ■해■ ■인■니다. ■를 죽이■시오.

2. 김호철은 당신을 죽이라고, 사주했습니다.

현상금. 12,000 코인.

* 본 퀘■트는 포기■ 수 없■■다.


현상금 퀘스트가 업데이트됐다.


“진짭니다. 김호철이 시켜서 그랬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살려만 주신다면, 던전에 있는 동안 개처럼 모시겠습니다.”


혼란스럽다. 김호철이 저들을 시켜서 날 죽이라고 사주했다고 치자. 그런데 뒤통수까지 쳐 까놓고, 갑자기 용서해달란다.


주변에 박규원이나 구동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두 놈을 찬찬히 살피자, 새끼손가락이 잘려져 있는 것이 보인다.


‘요놈들 뒤통수쳤다가, 호되게 당했구나? 그럼 그렇지 저딴 놈들이 갑자기 뒤통수 까놓고, 착해질 리 없으니깐.’


누군지 생각하면 뻔하다.


‘그녀겠지, 꽤 유명한 헌터라고 했으니깐.’


고마움을 느꼈다. 그 생각도 잠시, 김준구가 내 상념을 깨버린다.


“용서할 건지 말 건지 빨리 말하라고요.”

“아니 이 새끼가 진짜! 얌마! 네가 말하라면 내가 말해야 해? 이거 완전 웃긴 새끼네.”

“크악.”


방금 싹수없게 말한 김준구의 납작 엎드려 있는 뒤통수를 발로 밟았다. 내 뒤통수를 친 이상 저놈들에게 신사적으로 대할 필요 없다.


“둘 다 일어서.”


내 말에 즉각 놈들이 반응한다.


“너. 그래 너. 준구 이 새꺄! 눈깔 안 깔아? 아직도 내가 만만해?”


만만하겠지. 녀석들은 날 죽이기 위해 접근한 놈들이다. 레벨 차이가 있어, 내가 때린다고, 놈들이 아파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 열 받는다.’


부스럭. 부스럭.


“신형! 배신감 듭니다! 저 죽을 뻔했는데 구하러 오지는 못할망정 지금 뭐 했습니까?!”


구동한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니 이 새끼들이 날 죽이려고 들잖아.”

“네? 신형을 죽이려 들었다고요?”

“정말입니까요? 어디 안 다쳤습니까요?”


내 충복들이 나에게 다가와, 내 몸을 더듬는다.


“남자 관심 없다. 좋은 말 할 때 떨어져라.”


구동한과 박규원이 떨어지자, 난 김아름을 보고 고개를 숙였다.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뒤에 두 분. 백호 씨한테 용서 구했나요?”


그 말에 아름이 조곤조곤하게 입을 열었다.


내 말에 조재호와 김준구가 눈이 화들짝만 하게 커져 몸이 사시나무 떨듯이 벌벌 떨어대더니, 김준구가 갑자기 털썩 무릎을 꿇고 양팔을 높게 뻗어 바싹 엎드렸다.


“우와, 저렇게 무릎 꿇으면, 무릎 깨졌을 텐데 대단하다.”


오민서가 김준구를 보며 혼잣말했다.


쿵.


조재호도 질세라, 제자리에서 높이 점프 하더니, 곧바로 무릎을 땅에 찍어, 꿇는다.


“야. 둘 다 일어나. 내가 도저히 용납은 안 되지만, 개처럼 모시면 생각해볼 테니.”

“감사합니다. 리더!”

“개같이 일하겠습니다!”

“어. 그럼 일단 뭐 좀 먹게, 먹을 거부터 내놔.”

“예?”

“먹을 거 내놓으라고.”

“먹을 거는 원래 리더님 담당···.”

“아 이 새끼들이 두 번 말하게 하네. 야 박규원, 구동한.”

“예!”

“부르셨습니까요?”

“앞으로 이 험난한 세상에 뒤통수치다,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지 교육시켜.”

“신형 나만 맡겨주쇼.”

“흐흐흐. 알겠습니다요.”


그렇게 교육 열풍의 현장이 한차례 휩쓸었고, 조재호와 김준구는 가진 물건을 다 꺼내놓고야 교육이 멈췄다.


“어디 보자. 침낭 2개, 부싯돌, 이불, 과도, 손잡이만 남은 한손 검이랑 아! 한손 검 하나 더 있네. 음. 그리고 육포와 치즈라···.”

“백호 선생님. 정말 이게 답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가진 전붑니다. 선생님.”


교육의 효과일까? 리더라는 호칭에서 선생님으로 바뀌었다.


“아직 교육이 덜된 거 같은데?”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요. 중요한 걸 안 꺼냈습니다요.”

“네가 봐도 그렇지?”


나와 박규원 말에 저승사자 보듯 벌벌 떨어댄다.


“아닙니다. 진짜로···.”

“정말입니다!”


놈들은 진실로 호소한다.


“냄비, 프라이팬, 그리고 재호 너 이 새끼 어제 이빨 닦았지? 치약, 칫솔 그리고 에···. 너희 인벤토리에 한손 검이랑 과도 따위만 나올 리 없어. 그렇지? 준구 넌 방패랑 무기 왜 안 꺼내놓니?”

“어떻게 개인 칫솔까지···.”

“그, 그럼 남은 몬스터는 저희 없으면, 어떻게 처리하시려고···.”

“이 새끼 웃긴 새끼네 이거. 야. 김준구. 넌 머리가 비었냐?”

“예?”

“이미 한번 죽이려 들던 놈들한테 무기 쥐여주고, 얼씨구나 하고 남은 괴물이랑 싸울 수 있겠냐? 당장 안 내놔?”


우리는 놈들에게 시체 가방을 제외한 모든 물품을 빼앗은 후에야 용서했다.


“근데 신형. 던전 나가서, 뒷감당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요?”

“뭔 뒷감당?”

“녀석들이 앙심을 품었잖습니까요. 나가서 경찰에 신고하거나, 아니면 직접 야밤에 복수한다면···.”


당장 저놈들이 저렇게 행동하는 건 김아름 때문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내 성격상 저딴 놈들 하나도 안 무섭다.


“시체 가방 들고 다니는 놈들이 경찰한테 찾아갈 수 있겠냐?”

“그건 그렇네요.”

“걱정마 다 방법이 있으니깐.”


* * *


- 띠링! 현상금 퀘스트. 신백호.

신백호는 당신이 죽인 부부의 자식입니다. 사실을 알게 되면, 당신을 죽일 것입니다. 당하기 전에 사살하십시오.

현상금. 10,000코인.

* 본 퀘스트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상하군. 던전에 들어간 지 벌써 이틀이 지났는데, 퀘스트가 완료되지 않는다니.”


김호철이 소파에 기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평소 C급 던전을 클리어하러 다니는 50레벨이 넘어가는 베테랑들이다.


그런 그들이 이번에 40레벨 중반이라 속이고, 신백호 팀에 잠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설마 ‘힘을 숨긴 찐따’ 그런 연기하고, 놀고 있는 건, 아니겠지?”


평소에 신속하고, 깔끔하게 목표를 처리하는 자들이다. 자신처럼 레벨을 올리지 않았다면, 분명 기껏해야 신백호는 10~20레벨 언저리고, 반년 정도 먼저 나간 구동한, 박규원도 30레벨 근처로 예상된다.


“생각해 보니, 구동한 그놈도 있었군. 참 아까워. 내가 거둬들였다면 잘 썼을 텐데.”


등급이 A급 구동한이라면, 지금쯤 40레벨 정도 됐을지도 모르겠다.


“으읍.”

“읍.”


김호철 앞에 다섯 명의 남녀가 머리에 비닐봉지가 씌워진 채 포박되어 발버둥 치고 있다.


“이제 잡념은 그만두고 슬슬 시작해야겠군. 오늘은 경험치가 얼마나 들어올지 기대되는군.”


김호철의 손에 수술용 메스가 들렸다.

22화.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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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 [1부 끝, Q&A] 준비는 끝났다. 22.06.05 114 6 16쪽
36 36. 모든 비밀을 간직한 버튼. +1 22.06.04 125 5 16쪽
35 35. 우리가 약했다면 어떻게 됐겠어? +1 22.06.03 108 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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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 마음껏 농락하세요. 22.05.29 118 5 11쪽
29 29. 처먹었으면 똥은 싸잖아? 22.05.28 118 4 13쪽
28 28. 내가 노는 사람인 줄 안다. +1 22.05.28 127 6 14쪽
27 27. 점점 하늘이 어둑해진다. 22.05.27 137 7 14쪽
26 26. 혼자 간다고 말한 적 없다. 22.05.26 155 9 15쪽
25 25. 집행은 내일 오후다. 22.05.25 159 8 13쪽
24 24. 칼 든 놈들의 단점이 뭔 줄 알아? +1 22.05.24 161 10 13쪽
23 23. 손 안 대고 코 풀기. +1 22.05.23 175 8 14쪽
» 22. 놈들은 진실로 호소한다. +1 22.05.22 176 10 12쪽
21 21. 누구는 똥이나 먹으라고.. +1 22.05.22 191 8 14쪽
20 20. 엄살떨지 말고, 조금만 버텨 22.05.21 198 6 13쪽
19 19. 레벨도 낮고, 비전투 직업 22.05.21 221 10 12쪽
18 18.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 +1 22.05.20 232 9 14쪽
17 17.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건데? 22.05.19 252 11 15쪽
16 16. 성장하면, 상상할 수 없는 괴물이 된다. +1 22.05.18 263 13 14쪽
15 15. 구동한이 쌓인 게 많은 것 같다. +1 22.05.17 269 12 15쪽
14 14. 우리는 열심히 리듬을 탔다. 22.05.16 291 13 12쪽
13 13. F급이 아닌 곧바로 E급으로 간다. +3 22.05.15 317 16 13쪽
12 12. 놈들이 집요하게 들러붙는다. +1 22.05.15 328 16 12쪽
11 11. 관심 하나는 제대로 끌었던 것 같다. 22.05.14 383 19 13쪽
10 10. 작전을 설명한다. 22.05.14 462 17 16쪽
9 9. 팀을 생성하실 자격을 획득합니다. 22.05.13 559 19 15쪽
8 8. 빌런도 이런 빌런이 없다. 22.05.13 673 1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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