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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龍 님의 서재입니다.

낙뢰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西龍
작품등록일 :
2020.05.11 11:01
최근연재일 :
2020.08.2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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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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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낙뢰전생-78

DUMMY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도착한 항주.


삼합회의 위용을 뽐내던 전각들은 부서지고 건물이 있던 대지는 폐허가 되어 버렸다.


삼합회가 이렇게 된 원인에 대해서 떠나기 직전 불확실한 소식을 접하긴 했지만 이 곳에 도착하고 나서 듣게 된 소문으로 비교적 윤곽이 확실히 잡히게 되었다.


육선문.


특별히 탐문할 필요도 없었다. 길을 걷다 보면 들리는 것이 온통 삼합회가 멸문한 이야기 뿐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뜬소문이 많아서 진실에 대해서는 알지 못 한 채 걸러 들어야만 했다. 그 결과 분명히 알 수 있는 건 육선문이 나서서 삼합회를 멸문 시켰다는 사실 뿐.


이사는 의문이었다. 절강 육선문이 절강삼세가 하나로 뭉친 삼합회를 멸 할 수 있을 정도인가? 과거 반상운 곡주는 육선문의 개입을 우려 해 용소정과 정면대결의 무리수를 둔 적이 있었다. 곡주가 그 정도로 경계할 정도면 위험한 집단으로 보여 지긴 하는데 최정예 고수들을 집한 시킨 삼합회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였던가?


아무래도 정보가 부족하다.


‘풍림곡은 어떻게 되었지?’


삼합회는 어디까지나 절강삼세가 모인 곳이다. 반상운 곡주의 풍림곡은 여전히 표면에는 드러내지 않고 절명부의 전력만을 합세 시켰었다. 그러니 평범하게 생각하면 풍림곡은 화를 당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이사는 풍림곡의 생존을 확인하고 전력이 온전한 것을 확인하면 항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풍림곡을 찾아 나섰다.


항주에 풍림곡 연락망을 찾는 신호를 남긴 이사는 잠시 항주의 골목을 정처 없이 걸어 다녔다. 저잣거리에는 수도에서 곽번 대장군이 찾아왔다느니 삼합회가 반역행위를 벌여 역모죄로 몰락한 거라느니 하는 진위를 알 수 없는 헛소문이 떠돌아 다녔다.


그런 어이없는 사실을 귀동냥으로 들을 때마다 헛소문으로 치부한 이사는 친분을 쌓았던 인물들이 생사를 알 수 없다는 사실에 점점 괴로운 심정이 되어 갔다. 그렇게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게 무슨 사태란 말인가!


외무각의 일로 떠나기 전 진휴는 육선문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그가 경계를 하고 있었음에도 육선문에게 이렇게 파괴당했다면 그건 어떤 종류의 위협이었을까? 경계를 하고 있었으니 중요 인물들은 생존 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으며 신호를 남긴 곳에 돌아오자 답이 있었다.


풍림곡은 말려들지 않은 것이다!


기쁜 마음으로 신호를 해석한 이사는 밤에 은밀한 장소에서 접선하자는 신호를 보고 밤이 오기까지 기다렸다. 날이 어두워지고 해당하는 장소로 숨어든 이사는 곧 사람이 오지 않을 장소에 나타난 젊은 무인을 보고 모습을 드러냈다.


“항주의 풍림곡 분이십니까?”


날카로운 인상의 젊은 무인은 이사를 아래위로 훑더니 눈을 좁히며 다가섰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풍림곡 연락망이 살아 있다! 이제 삼합회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들을 수 있으리라는 마음에 이사는 기꺼운 마음이 들었다.


“저도 다른 지역의 풍림곡 소속입니다. 이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


파팟


방심하고 있던 이사는 상대에게 순식간에 점혈 당하며 제압당했다. 뒤늦게 알아채고 대응 하려 했으나 상대는 한 박자 느린 방어 따위에 수법이 무산 되지 않을 정도로 이사보다 몇 수 위의 고수였다.


털썩-


“이 풍림곡 놈들이라는 졸개들은 끝없이 나타나 귀찮게 하는 군. 수도의 수위사인 내가 왜 이런 일을...젠장....”


혼절하기 직전 이사는 어떻게 풍림곡의 은밀한 신호를 이 무인이 알고 있는지 의문을 느끼고, 수위사라는 직위를 드러낸 무인의 말을 들은 뒤 의식이 끊어졌다.



***



절그럭-


기묘한 이물감에 거북하다는 감정을 느낀 이사는 이에 의식을 회복하고 황급히 일어났다. 일어나 보니 거북하게 느껴지던 이물감의 정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그의 손에는 움직임을 봉하는 수갑과 목에 나무판자의 모양을 한 칼(고대 중국에서 죄인의 목에 채워 넣는 나무판)을 채워 놓은 것이다.


“엿 같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어이 없이 당했다. 아무리 풍림곡이 온전한 것으로 오해하여 풀어져 있었다지만 만약 제압이 아니라 공격이었다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어떤 혐오감으로 자신을 질책한 이사가 주변을 둘러보자 감옥 안으로 보이는 공간에 여러 사람이 골병이 든 채 골골거리고 있었다.


‘....!’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복색에서 삼합회의 흔적을 발견한 이사는 이 자들이 삼합회 소속의 무인들이라는 생각에 깨워 보려 했으나 괴상한 신음을 흘리는 사람들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 했다.


“냅둬라. 고문에다가 약에 취해서 망가진 상태라 약해져 있어. 단잠을 방해하지 마라.”


기묘한 저음의 목소리. 소리가 들린 곳은 맞은편의 철창 안이었다. 이사가 있는 곳과 비슷한 상태로 보이는 사람들이 누워 있는 가운데 수척한 모습으로 이사를 직시하고 서 있는 사내가 말을 건네곤 곧 등을 돌려 철창에 기대앉았다.


그리고 이사는 상대의 복색에서 한 단체의 이름이 떠올랐다.


금와오!


이전에 본 적이 있던 복색에 의식을 가지고 있는 남성. 처음으로 그럴 듯한 정보를 얻을 순간이 온 것 같아 이사는 구속당했다고는 볼 수 없는 속도로 바짝 철창에 기대섰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다짜고짜 묻는 말에 금와오 무인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특유의 저음의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여기까지 와 놓고 무슨 일이 벌어졌냐고? 참 답답하군.”


“육선문이 공격을 했다는 것은 알고 있습...”


“그냥 육선문이 아니야.”


“....?”


“수도 직속, 육선문 본관에서 파견 된 병력에 의해 습격당했다. 삼합회는 끝났어.”


수도 직속의 육선문 병력? 낙양에서 삼합회를 치기 위해 절강까지 내려 왔다는 말인가? 무슨 이유로?


“널 알고 있다.”


“네?”


“회계산 본문에서 회의가 있었을 때 본 적이 있지. 크크큭. 포쾌 짓이나 하고 있는 수도의 병신 같은 수위사 놈이 거물을 몰라보고 잡범으로 쳐 넣었군. 운 좋은 줄 알아라.”


“이 꼴이 되었는데 운이 좋다고요?”


수갑과 구속구인 칼을 흔들어 보인 이사에게 금와오 무인이 옆얼굴을 비치며 살벌한 안광을 쏘아냈다.


“네 주변에 널브러진 놈들을 봐라. 그게 누구의 솜씨 일 것 같나?”


“...??”


“절강 육선문 책임자인 장형관 위패의 솜씨다. 지금 자리를 비운 걸로 아는데 그래서 그냥 네가 쳐 박혀 있는 거야. 그가 자리에 있었으면 진즉에 뺨을 쳐 맞고 일어나서 갖은 고문과 약에 절여 졌을 것이다.”


‘위패?’


진휴가 만만치 않은 인물 같다고 중얼거리던 사람이다. 그가 삼합회가 당한 것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당신도 고문당했습니까?”


이곳저곳이 상한 채 수척한 모습의 무인을 보면 그런 것 같은데 다른 자들과는 달리 정신이 멀쩡해서 긴가민가했다.


“그래.”


“근데 왜 멀쩡해 보이죠?”


“크크크....그냥...위패 같은 놈의 수법에는 익숙하거든 내가.....재수 없게 또 경험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아직 혼절할 정도는 아니야.”


다시 무언가를 물으려는 이사의 말을 금와오 무인이 제지했다.


“더 해줄 말은 없다. 구원이 없는 이상 나는 물론 너도 위패가 돌아오는 순간 끝날 거야. 시끄럽게 굴어서 말을 건넨 것뿐이다. 피곤하니 이 잠시 동안의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귀찮게 굴지 마.”


“그...!”


무시하고 정보를 얻으려던 이사는 입술을 깨물었다. 진정 지친 것으로 보이는 사내에게 추궁할 독심을 일으키지 못 했기 때문이다.


‘위패가 돌아오면 끝이 난다고?’


이런 축축한 감옥 안에서 아무 것도 알지 못 한 채로 이번 생이 끝이란 말인가?


쿠쾅쾅쾅-!!

파가가가각-!!


후두둑-


갑작스런 굉음과 함께 감옥 안의 천장이 진동하며 흙먼지가 떨어져 내렸다. 이상 사태에 이사와 공허한 눈빛의 금와오 무인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쾅쾅쾅-! 깡깡-!!


엄청난 폭음 속에서 희미하게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왔다.


“무슨 일이...”


“....”


끄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계단에서 일반 민초의 모습을 한 일단의 무리가 번개 같은 속도로 내려왔다. 간수에게서 얻어 낸 것인지 열쇠를 들고 철창 안을 살피던 그들 중 한 사내가 화색을 드러냈다.


“사형!!”


“네가 어떻게....”


“설명할 틈이 없습니다!”


민초로 위장한 무리 중 한 사람이 금와오 무인을 보고 사형이라고 하는 것 보니 이들은 금와오 소속인 것 같다. 이사는 금와오 소속의 무인들을 들쳐 엎고 빠져나가는 사람들 뒤를 향해 자기도 풀어 달라고 요청했으나 무시당했다.


“풀어줘라.”


“사형, 그럴 틈이...”


“풀어줘!”


콰콰쾅-!


사형을 어깨에 부축하며 탈출하던 사제는 사형의 강권에 할 수 없이 열쇠를 찾아 이사가 갇힌 방의 철창을 열고 매끄러운 검술을 부려 이사를 구속한 수갑과 칼 역시 베어냈다. 이사는 몸이 자유로워지자 풀어 달라고 강권한 금와오 무인을 반대쪽에서 부축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


쿠쿠쿵-!


“나도 궁금하군. 뭔 일이 일어 난거냐? 이 위는 수도 육선문의 정예가 포진했을 텐데?”


이사의 물음은 무시했던 무인이 사형의 물음에는 번개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지상에서는 지금 조화의 고수끼리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이 틈에 탈출해야 합니다.”


조화경들끼리 싸움이 일어났다고? 이 진동의 정체가 그 전투의 여파였던 것인가?


“조화의 고수...라고...? 설마 그 분이...나선 건가? 어떻게...?”


화급을 다투는 사태에 행동을 재촉한 셋은 곧 관청으로 보이는 건물이 박살나는 현장을 보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쿠쿠쿵-!


도망치는 와중에 들린 굉음에 힐끔 바라 본 곳에는 허리까지 오는 장발에 지저분한 무복은 입은 괴인이 연신 금빛으로 빛나는 보도를 휘둘러 관인으로 보이는 젊은 미남자가 휘두르는 피리를 쳐내며 압박하고 있었다.


그들의 간단한 동작 하나에 항주의 관청을 이루는 건물이나 비석들이 버티지 못 하고 하늘을 수놓으며 비산하고 있었고, 금빛보도를 휘두르는 조화경 고수가 지나간 길로 보이는 곳에는 육선문 관인으로 보이는 고수들의 시체가 터져 버린 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운이 좋군. 너는. 잘 가라. 이사.”


잠깐 조화의 고수들을 엿 본 삼인 중 감옥에 갇혀 수척해진 금와오 무인이 이별의 말을 꺼냈다.


“혹시 이름을 들을 수...”


이 남자가 풀어 주라 그러지 않았으면 저 싸가지 없는 금와오 사제는 이사를 풀어주지 않았으리라. 솔직히 금와오에 대해서 나쁜 인상이 더 강했지만 이 남성에게는 고마운 감정이 든다.


“남한테 이름을 밝힐 만큼 당당한 존재가 아니다...나는....”


금와오 무인들은 항주의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홀로 남겨진 이사 역시 난리가 난 현장을 떠나 골목길 사이로 숨어들었지만 갈 곳이 없는 그는 어떻게 해야 하나 행동을 결정하지 못 했다.


“..여기!”


‘응?’


“여깁니다...! 빨리!”


어떻게 봐도 일반인으로 보이는 상인이 쪽문에서 얼굴을 빼낸 채 연신 이사를 부르며 손짓하고 있었다.


‘...’


방심했다가 당한 전적이 있는 이사는 이걸 믿어야 할지 무시해야 할지 고민했으나, 아무리 봐도 일반인으로 보이는데다가 별다른 정보도 없었던 이사는 방심하지 않으면 함정이라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일단 상인의 손짓에 호응했다.


“따라오시죠.”


이사를 불러들인 상인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그를 안내 했는데 전혀 무공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방심을 불러들이는 사실이었으나 근래에 낭패를 본 이사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누가 날 부른 걸까?’


구불구불 이어진 안내에 따라 도착한 곳에는 특색을 찾아 볼 수 없는 용모의 비단옷을 걸친 노인이 자리 해 있었다.


“자네가 이사인가?”


“네. 그렇습니다만...당신은?”


“난 풍시후라는 사람일세.”


풍시후?


“어, 혹시 풍 노사님이 동생분이신가요?”


이사에게 풍연퇴를 가르친 풍시언은 과거 항주 최대 포목점 취급 상단을 거느린 가문의 장자로 태어났으나, 장자계승의 전통을 고수한 가문의 지지를 걷어차고 가문사람들을 두들겨 팬 뒤 귀찮다는 이유로 동생에게 넘겼던 이야기를 해 준 적 있다.


의문의 공간으로 와 알 수 없는 노인을 만났던 이사는 풍시후라는 이름을 듣자 혹시 풍시언의 동생이 아닌가 하는 추론에 달한 것이다.


“이사가 맞는 모양이군.”


풍시후는 수납장에서 곱게 접힌 종이를 꺼내 이사에게 건넸다.


오두막.

‘오두막?’


종이를 받아 들어 바로 펼친 이사는 짧게 적힌 문구에서 의문을 들어내다가 곧 떠오르는 바가 있었다.


“이제 떠나게.”


축객령을 내린 풍시후 상대로 이사가 머뭇거리며 말을 꺼내려하자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형님이...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떠나게.”


할 수 없이 떠나간 이사를 뒤로하고 한 동안 미동도 하지 않던 풍시후는 곧 한줄기 눈물을 흘리며 수납장에서 또 다른 물건을 꺼내 들었다. 얼핏 보기에는 유골함과 같은 상자로 보였다.


“그냥 집에 쳐 박혀 계시지....갑자기 밖에는 왜 나가서는....”



***



쪽지에 적힌 내용을 보고 이사는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담 누님의 은신처!


진휴를 부활시킨 암실이 있는 오두막.


갈 곳이 정해지자 서둘러 항주를 빠져 나온 이사는 기억을 더듬어 항주 서북부의 막간산 지대 끝자락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가능한 경공을 전개해 서둘러 오두막으로 향했다. 단내가 나도록 서두른 탓에 새벽이 오기 전에 오두막이 위치한 밑 지대의 민가로 들어선 이사는 곧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민가의 건물들이 부셔지고 박살나 있었고 피의 흔적들이 사방에 이어져 있었다.


‘설마 이 곳도?’


으적으적-

빠각빠각-


육선문이 추적해 온 것인가? 하는 생각에 깊숙이 들어가던 이사는 정체모를 소리에 확인하러 몸을 움직였다가 무언지 모를 강한 압박에 몸이 붙잡혀 강한 고통이 밀려 왔다.


“끄악-! 뭐 뭐야!? 히익?”


-꾸어어...꾸어....


이사를 붙잡은 존재는 괴물이었다. 괴상한 비음을 흘리는 괴물은 애벌레와 같은 몸체가 십장에 달하는 거체에 기괴한 얼굴이 백 개에 가까운 수가 피부 표면을 꾸물렁 거렸고, 양팔에 촉수와 같은 수족이 흔들거렸는데 한 쪽을 하나로 모아 팔의 형상을 한 채 이사를 붙잡은 것이다.


그 끔찍한 모습에 충격을 받은 이사는 정신에 공황 상태가 왔다. 상당한 수라장을 거쳐 오며 나름 정신력이 성장했으나 그 성장한 정신력의 거름이 되었던 사태와는 전혀 괘를 달리하는 괴물의 모습에 수양 따위를 단번에 깨부수고 혼란을 일으킨 것이다.


-꾸아아...꾸아...


상체로 갈수록 점점 비대해지는 상체 부분 끝의 표면에서 기괴한 얼굴의 입이 벌어지며 이사를 천천히 그 곳으로 움직였다. 이사는 붙잡히기 직전 들었던 정체모를 소리의 진원지를 깨달았다. 이 괴물이 사람을 먹는 소리였던 것이다.


털썩-!


-꾸엑?


완전히 질려서 얼어 있던 이사는 별안간 중간이 잘려진 촉수의 현상 탓에 바닥에 떨어져 충격을 받은 후 겁에 질려 얼른 괴물에게서 떨어진 쪽으로 바닥을 구르며 촉수에서 벗어났다.


괴물에서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촉수를 흔들거리는 괴물을 뒤로한 채 주변을 살핀 이사는 깜짝 놀랐다. 그의 뒤로 사람이 서 있었는데 본 적 있는 존재였던 것이다.


‘관청을 박살내던 금빛 보도를 든 조화경 고수잖아?’


갑자기 나타난 괴물에 뜬금없이 나타난 조화의 고수. 이사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꾸어어어! 꾸어억! 꾸어!


애벌레 형상을 한 괴물의 거체를 흔들며 분노 한 것처럼 촉수를 흔들어 댔다.


“나태의 사도...너는 정말 끈질기고 짜증나는 놈이다......”


‘뭐...?’


나태의 사도? 뭔가 어디선가에서 들어 본 것 같은 어감인데?


혼잣말을 중얼 거린 조화경 고수를 향해 애벌레 괴물이 괴성을 지르면서 달려들자 그의 금빛보도가 전방을 향해 휘둘러졌고, 그 일도에 세상이 갈라지며 애벌레 괴물 역시 양쪽으로 양단 되었다.


‘....!’


-키키키키키키...키키키키키키키....키키키키킥!


산허리의 지면을 갉아 바꾸는 참격에 갈라진 애벌레는 갈라진 부위에서 생물체와 같은 피를 흘리다가 곧 하얀 영기로 변하며 하늘 위로 솟구쳐 올랐다. 흩어져 있던 하얀 영기들은 곧 하나로 합쳐지는 모양을 이루며 사람의 웃음소리 같은 소리를 남긴 채 사라져 버렸다.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군....’


이 괴물은 뭔가? 이게 내가 회귀한 것과 연관이 있는 걸까? 나태의 사도라고?


‘!!!’


과거 사회차의 생에서 용소정에 붙잡힌 이사가 탈출할 때 모종의 조작을 한 주근깨 간수 놈이 스스로를 혼돈의 사도라고 칭했다. 이 나태의 사도라는 놈도 신목교와 연관이 있는 건가?


“저...저기!”


의문의 조화의 고수에게 질문을 하려던 이사는 상대가 어느새 사라졌음을 확인하고 한 동안 혼란에 빠져 있다가 일어섰다. 지금과 같은 실력으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확인할 힘이 없고, 해야 할 일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이사는 의문을 접어 두고 민가를 뒤로 한 채 야산을 올라 오두막으로 향했다.


끼이익-


오두박 밑에 은밀히 지어진 암실. 삼중의 공간으로 분리한 이 암실의 가장 안쪽의 문을 열자.


“이사냐...?”


그 곳엔 가슴이 갈라 진 진휴가 석관 위에 않아 이사의 방문을 반기고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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