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히캣 님의 서재입니다.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히캣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6.23 14:30
최근연재일 :
2024.07.06 20:2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4,754
추천수 :
160
글자수 :
73,694

작성
24.06.28 20:20
조회
395
추천
17
글자
13쪽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05)

DUMMY

주혁은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능력치를 올려보고자 하였다. 무게를 이용해서 훈련할 생각이었다.


그전에 정찰을 끝내기로 하였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였다. 가까이서 유샛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혁 님···.”


소리가 나는 쪽으로 향하였다. 수풀 너머에 유샛별이 쓰러져 있었다. 주혁과 마찬가지로 함정에 걸린 것이었다.


“죄송해요, 일어날 수가···.”

“구해줄게요. 그대로 있으세요.”


가녀린 팔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주혁은 유샛별의 곁으로 다가갔다. 근력이 올랐다고 한결 수월하였다.


“실례하겠습니다.”


무릎 안쪽에 팔을 넣었다. 다른 손으로는 등을 감쌌다. 조심히 들었다.


“읏···.”


유샛별이 공주님처럼 안겼다. 부끄러운 듯하였다.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얼굴이 복숭아색으로 물들었다.


주혁은 조심히 걸음을 뗐다. 계곡을 무사히 벗어났다. 무게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샛별을 내려주었다.


“임무 설명란 기억하시나요. 특정 장소에 무게가 추가되는 듯해요.”


“그러네요, 어쩐지···. 다음부터는 주의하겠습니다.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반대쪽 정찰은 모두 마쳤어요. 별다른 것은 없었어요.”


주혁이 보기에도 그러하였다. 용의 비늘을 해제하였다. 계곡 쪽을 바라보며 의견을 내었다.


“조금 전에 능력치가 빠르게 올랐어요.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이 빠른 듯해요. 적극적으로 이용해볼 계획이에요. 샛별 님은 어떻게 하실래요?”


단순한 함정으로 여기지 않았다. 성장할 기회로 여겼다. 샛별이 작게 감탄하였다.


“대단해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저도 함께해도 될까요? 조금이라도 강해져서 도움이 되고 싶어요.”


주혁이 허락해주었다. 유샛별이 기뻐하였다. 또 좋은 아이디어를 내었다.


“그전에 베이스캠프를 차리는 것은 어떠세요?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들었어요. 틈틈이 휴식하기에도 좋을 거예요.”


캠프를 차리면 버프가 형성된다고 하였다. 버프는 플레이어에게 이로운 효과였다. 그런데 주혁은 가져온 것이 없었다.


“제가 여러 가지를 챙겨왔어요.”


유샛별이 가방을 풀어서 보여주었다.


“캠핑용품들이에요. 인벤토리에는 텐트도 있어요. 커뮤니티에서 보았거든요. 챙겨가면 유용하다고···.”


맥가이버칼, 매듭용 밧줄, 코펠 냄비를 비롯한 식기들까지 다양하였다. 아이스박스에는 음식 재료가 담겨있다고 하였다.


“이것들을 마음껏 사용하셔도 좋아요.”

“고맙습니다, 덕분에 편해졌어요.”


그리하여 캠프를 짓기로 하였다. 주혁은 장소를 물색하였다. 가까운 곳에 공터가 있었다. 땅이 평평하여 괜찮을 듯싶었다.


“이곳이 좋겠어요.”


먼저 천막을 쳤다. 눈이 계속 내렸기 때문이었다. 매듭을 꼬아서 나무에 매달았다. 비스듬하게 설치하였다. 눈이 쌓이지 않도록 하였다.


이어서 텐트를 설치하였다. 유샛별은 그동안 불쏘시개와 장작을 모아왔다. 라이터를 이용하여 불을 붙였다.


-모락모락.


그런데 땔감이 젖어있어서 금방 꺼졌다. 회색의 연기만이 자욱해졌다.


“잘 안되네요···.”


콜록콜록 속상한 얼굴을 하였다. 주혁이 대신해서 나서주었다. 모닥불을 향하여 손바닥을 펼쳤다.


-화르르륵!


붉은 화염을 쏟아내었다. 용의 숨결이었다. 장작에 옮겨붙었다. 곧 아늑한 빛을 내었다.


“와아- 멋져요!”


유샛별이 손뼉을 치며 좋아하였다. 그러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불꽃과 주혁을 마주하니 깨달은 것이었다.


“배, 배우님 맞으시죠? 뉴스에서 보았어요.”

“이제는 플레이어예요. 알아보셨네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존재였다. 현시점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다. 찾는 이들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옆에 있었다. 덤덤하게 텐트를 치고 있었다. 잘생긴 얼굴로 말이다. 샛별은 무척이나 놀랐다.


“신기해요, 어째서 이런 임무에 자원하신 거예요?”


“휩쓸리기보다는 부딪쳐보고 싶었어요."


어른스러운 대답이었다. 샛별은 나지막이 감탄하였다. 주혁은 멋진 사내였다. 능동적이고 또 주도적이었다.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주혁에 대한 호감도가 가득해졌다. 옆으로 와서 손을 보태었다. 곧 텐트가 완성되었다.


「기본적인 베이스캠프가 완성되었습니다. 체력 회복 속도가 증가합니다. 캠프의 규모와 아늑함에 영향을 받습니다.」


캠프 주위로 버프가 형성되었다. 바라던 것이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유샛별이 아이스박스를 가지고 왔다. 음식 재료들이 담겨있었다.


“거래소에서 구매한 것들이에요. 게이트 내에서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죠. 요리해서 먹으면, 플레이어들에게 버프를 준다고 들었어요.”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또 하나를 알게 되었다. 유샛별이 옷소매를 거두었다.


“서툴지만···. 제가 요리해드릴게요.”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식재료들은 보기에 평범하였다. 양파 마늘 고추 등등 일상에서 보기 쉬운 것들이었다.


‘특이하다면 고기 정도일까.’


주혁은 시스템을 통하여 정보를 확인하였다.


「와일드보어의 앞다릿살. 보통 등급. 여러 차원에서 서식하는 돼지입니다. 성격이 사납고 활동적입니다. 떼를 지어 다니는 습성이 있습니다.“


야생 멧돼지 느낌이었다. 살균되어서 판매되는 듯하였다. 진공 팩에 포장되어 있었다.


-치이익.


유샛별이 작은 손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채소를 손질하고 고기를 구웠다. 양념을 넣고 빠르게 볶았다.


완성된 것은 제육볶음 이었다. 그런데 보기에 문제가 있었다. 불 조절에 실패하였는지 고기가 탔다. 그나마 성한 것도 질겼다.


“죄송해요. 이런 적이 없었는데···.”


낯선 장소에, 낯선 재료였다. 요리 난이도가 오른 것이었다. 아무래도 먹기는 어려웠다. 버프도 생기지 않았고 말이다.


“괜찮아요, 제가 해볼게요.”


남은 재료들이 아까웠다. 주혁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혼자 살면서 기본적인 요리를 하였다. 나름의 솜씨를 지니고 있었다.


-스윽.


와일드보어의 고기를 살펴보았다. 비계의 비율이 낮았다. 야생 돼지라서 그런지 근육이 발달하였다. 결이 촘촘하였다.


‘질긴 이유가 있구나, 수육을 만들어야겠다.’


먼저 재료를 손질하였다. 대파를 가져와서 큼지막하게 썰었다. 양파는 넓적하게 썰었다. 옆에 사과도 있었다. 씨를 제거해서 썰었다.


-타악.


칼솜씨가 빠르고 경쾌하였다. 멋있는 모습이었다. 이어서 냄비에 차곡히 쌓았다. 양파를 깔고 위에 사과를 올려주었다.


-스윽.


그 위로는 돼지고기를 얹었다. 겉면에는 된장을 발랐다. 군내를 잡기 위함이었다. 대파와 통마늘도 함께 넣었다.


마지막으로, 월계수 잎과 통후추를 넣어주었다. 간장과 맛술로 간을 하였다. 물은 따로 넣지 않았다. 재료들 고유의 수분으로 삶을 생각이었다.


-화르륵.


불판에 냄비를 올리고 불길을 조절하였다. 중불 정도로 만들었다. 그동안 곁들여서 먹을 무생채를 만들었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였다. 무를 얇게 썰었다. 고춧가루, 다진 마늘, 설탕, 소금, 식초, 액젓을 넣고 버무렸다.


마지막으로 대파를 송송 썰어서 넣었다. 위로 통깨를 뿌렸다. 그러면 완성이었다. 그릇의 중앙에 소복하게 담았다.


-스윽.


이어서 완성된 수육을 썰었다. 뽀얗고 가지런하였다. 모락모락 맛있는 연기를 내었다. 그릇의 바깥쪽부터 차곡히 둘렀다.


“와···.”


샛별이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보았다.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주혁의 요리 솜씨가 훌륭하였다. 여느 음식점 못지않았다.


“대단해요, 못 하는 것이 없으시네요.”

“맛을 한번 보세요. 실패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는 비주얼부터 완벽하였다. 거칠었던 살들이 야들야들해졌다. 적당히 탱탱하여 젓가락 사이에서 춤을 추었다.


“감사해요, 잘 먹겠습니다.”


유샛별이 먼저 고기부터 먹어보았다. 호호 불고는 입에 넣었다. 곧 눈이 동그래졌다. 씹기도 전에 풍미가 가득하였기 때문이었다.


“오와-”


살이 부드럽고 쫄깃하였다. 같은 고기가 맞나 싶었다. 퍽퍽하지도 않고 질기지도 않았다. 오히려 고소하고 담백하였다.


“너무 맛있어요!”


이번에는 무생채를 얹어서 먹어보았다. 말해 뭐할까. 최고의 조합이었다. 매콤 쌉싸름한 맛이, 담백한 고기와 어울렸다.


-짝짝.


저절로 손뼉을 치게 되었다. 미간은 찌푸려져서 짜증이 났다. 너무 맛있기 때문이었다. 입안 가득히 행복이 몰려왔다.


「훌륭한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몸이 든든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에 따른 버프를 얻습니다.」


시스템도 주혁의 요리 솜씨를 인정해주었다. 주혁은 각각의 정보를 살펴보았다.


「와일드보어로 만든 수육. 고급 등급.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입니다. 단전에서부터 힘이 솟는 것을 느낍니다. 최대 근력이 1레벨 증가합니다.」


「고춧가루로 무친 무생채. 일반 등급. 새콤하고 달콤한 맛입니다.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습니다. 요리의 버프 시간을 증가시킵니다.」


요리의 효과가 다섯 시간이 지속되었다. 식사 이후로 적용된다고 하였다. 주혁은 만족스러웠다. 근력이 올랐기 때문이었다.


‘1레벨이 소중한 지금이다.’


훈련할 때 보탬이 될 것이었다. 유샛별도 기뻐하였다.


“맛은 물론이고 능력치까지 챙기게 되었네요. 정말 감사해요. 뒷정리는 꼭 제가 할게요.”


주혁은 보람을 느꼈다. 식사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샛별이 지난 삶을 이야기 해주었다.


딱한 사정이 있었다. 부모님을 일찍이 여위었다고 한다.


과일 장사를 하다가 사고를 당하셨다고. 이후에는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고 하였다.


“인천에는 병원 때문에 오게 되었어요. 할머니께서 편찮으시거든요···. 커다란 수술도 앞두고 계시고···.”


그것이 플레이어가 된 이유였다. 샛별은 이른 나이에 가장이 되어야 했다. 성좌에 대해서도 말해주었다.


“원래는 시골에서 살았어요. 마을에는 오래된 장승이 있었는데요. 어째선지 저를 선택해주었어요.”


장승은 일종의 조각상이었다. 나무나 돌에 사람 얼굴을 새겼다. 마을 입구에 기다랗게 세워졌다.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하였다. 요즘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과거에는 마을 대부분에 장승이 있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간단한 주술을 부릴 수가 있어요. 가령 이런 것들이에요.”


샛별이 땅에 손을 대었다. 그러자 주위가 들썩였다. 나무의 줄기들이 솟구치더니 하나로 엮어졌다. 곧 채찍처럼 변하였다.


“공격과 방어의 용도로 쓸 수 있어요. 또 다른 스킬로는···. 제 소유의 물건들을 변장시킬 수 있어요.”


입술을 모아서 바람을 불었다. 그러자 아이스박스가 깃털로 변하였다. 무게도 가벼워져서 한 손에 잡았다.


“이러면 무거운 물건들을 들 수가 있어요. 정신력이 소모되기는 하지만 말이에요. 어느 순간 두통이 밀려오는데, 그때는 쉬어야 해요.”


그래서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있던 것이었다. 멋진 능력이었다. 그런데 샛별은 자신이 없는 듯하였다.


“잠재 등급은 F에요. 도움이 되지 못해서 죄송해요.”


등급이 낮기 때문이었다. 최하위였다. 주혁은 고개를 저었다.


어린 나이에 고생하는 샛별이었다. 기특한 마음뿐이었다. 옛날 생각이 나기도 하였다. 자신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죄송할 일은 아닙니다.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덕분에 캠프를 차리고 식사를 할 수가 있었어요. 좋은 버프가 생겼고 훈련할 장소도 마련했어요.”


이제는 강해질 일만이 남았다. 주혁이 용기를 주었다.


샛별은 가슴이 뭉클하였다. 할머니 이외에 처음으로 받아보는 애정이었다. 감사하여 주먹을 불끈 말아쥐었다.


“네, 맞아요. 무엇보다 주혁 님을 만났잖아요. 저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아자아자! 파이팅!”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었다. 그때였다. 시스템이 새로운 소식을 전해왔다.


「특정 동료와 친밀도를 쌓게 되었습니다. 인연 시스템이 활성화되었습니다. 고유의 스킬을 얻습니다.」


주혁과 샛별이 놀라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인연 스킬은 얻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였다. 마음이 시키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진심으로 하나가 되어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주혁과 샛별이 얻게 되었다. 스킬창을 열어서 확인해보았다. 샛별이 했던 말이 그대로 등록되어 있었다.


「아자아자! LV1. 두 사람은 서로를 응원하는 사이입니다. 같은 게이트 내에 있을시, 모든 능력치가 1레벨 상승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저녁 8시 20분에 업로드 됩니다. +1 24.06.23 151 0 -
13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13) NEW 23시간 전 147 4 12쪽
12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12) +1 24.07.05 200 7 11쪽
11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11) 24.07.04 208 8 11쪽
10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10) +3 24.07.03 256 9 12쪽
9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09) +4 24.07.02 282 10 14쪽
8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08) 24.07.01 299 9 12쪽
7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07) 24.06.30 318 11 14쪽
6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06) 24.06.29 384 14 13쪽
»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05) +1 24.06.28 396 17 13쪽
4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04) +4 24.06.27 455 18 14쪽
3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03) +3 24.06.26 486 18 12쪽
2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02) +5 24.06.25 551 17 13쪽
1 불꽃을 삼키는 플레이어 (001) +4 24.06.24 772 1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