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화. 유령선.
대구 지사에서, 훈련을 마무리 한 신혁.
어느새 엄청난 더위를 이겨내고, 불같은 훈련을 견뎌낸 신혁은, 이제 제법 대구지사 검술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그의 실력을 입증해 주는 듯. 그가 검술을 익혀가는 시간은, 인천지사 때 보다, 대전 지사 때 보다 더 빨라지고 있었다.
혁민은, 그런 신혁의 실력에, 살짝 얼이 빠진 듯. 바라보고 있다.
"신기하다... 신기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빨라..."
"그래요?! 아저씨?"
-휙휙-
아무렇지 않게 휘두르는, 검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느낌.
피는 못 속인다고, 아버지 이강석과 비슷한 분위기 마저, 신혁에게서 느껴지고 있다.
혁민은, 가볍게 검술 대련을 해주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래서 대구를 떠나면, 다음은 부산이냐?"
"음... 그렇죠! 가까우니까!!"
"하하하. 그래~! 부산 사나이들도 뜨거우니까. 조심해라!!"
"아유... 뜨거워 봤자. 대구만 할까요?! 하하."
-타앗!-
혁민이 검술 자세를 잡자. 신혁은 눈치채며, 같은 자세를 잡고 있다.
동시에 울려 퍼지는, 두 남자의 목소리.
"충무공 제 14식, 폭염 가르기~!!!!"
엄청난 열기의 참격이 수련장 중간에서 부딪히고, 그 열기로 인해, 공중에 있는, 수분들은, 모조리 날아가 버린다.
-이글이글이글.-
열기가 사그라 들자. 땀을 흠뻑 흘리며, 두 남자는 웃고 있었다.
"하하하. 말보다 이게 더 확실하지! 이 정도면, 어디 가서 대구 검술 좀 한다 해도 되겠는데?!!"
"에이~ 한참 멀었죠~!!!"
...
마지막 훈련을 하고 있을 때.
대구 지사 안으로, 덕배와 지원이 들어온다.
신혁의 검술 훈련이 거의 다 끝나간다는 연락을 받고, 두 사람이 온 것이었다.
역시 과학의 힘으로 만든 옷 덕분에,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덕배와 지원.
땀에 흠뻑 젖은 신혁이, 두 사람을 맞이해주며 손을 흔들어 준다.
"야!! 장덕배!!! 여기다 여기!!!"
"넌 꼴이 그게 뭐냐? 있다가 차 탈 때는, 씻고 타라~!"
-툭툭-
"아이 머야? 누군데 계속 찔러, 찌르길!!!"
"반갑다. 넌 이신혁의 친구더냐?"
"그래, 저 덜떨어진 놈 친구.... 으으으 아악!!!!!"
덕배의 앞에 있는 건, 거대 아나콘다. 강철이.
거대한 크기에 겁을 잔뜩 먹은 덕배가 쌍권총을 꺼내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정확히 두 발을 강철이의 몸을 향해 쏜다.
-탕!! 탕!!-
갑작스러운 대응에 놀랄 법도 하지만, 김지원 이외에 놀라는 사람이 없다.
-찌지지지직!!!-
기묘한 소리를 내며 강철이의 구멍 난 몸이 회복 되었고, 한숨을 푹 내쉬며 인사를 건넨다.
"나의 이름은 강철이, 이곳 대구 지사 소속이다!"
그의 말에 여전히 겁먹어 있는 덕배와는 다르게, 뒤에 있던 지원이 앞으로 달려 나간다~!
"우와~ 큰 뱀이 말도 하네~!!! 신기해라!!"
지원은 상당히 신기해하며, 좋아하고 있다.
...
혼란이 지나가고, 강철이에 대해 모두가 알게 되었을 때.
"아이 귀여워라~! 이 비늘 하며, 이 쭉 뻗은 몸 하며~!"
"그리고... 너무 시원해~♡"
강철이를 안고 아이 처럼 좋아하고 있는 김지원은, 특히 뱀을 좋아한다고 한다.
강철이를 보고 이렇게 좋아해 준 사람은, 김지원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윽... 흐윽..."
남자 중에 남자. 장 씨 집안의 초 천재. 우리 장덕배!!
[뱀이 무섭다...]
"도련님 여기 한번 만져보세요~! 촉감이 진짜 좋아요~"
"난... 됐어요... 지원 씨. 특이한 취향이 있었네..."
"네~! 저 뱀, 되게 되게 좋아해요~"
지원이 강철이를 안고 있을 때. 덕배와 신혁. 혁민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래서 바로, 부산으로 갈 거냐?"
"네~! 가야죠! 덕배야, 너도 가지?!"
"그래~! 너 데려다 주는 것도 주는 건데, 부산에 만날 사람도 있고..."
"아! 맞다! 내 정신 좀 봐라 이거!!"
혁민은 뭔가 생각난 듯. 어딘가로 부리나케 달려 가더니, 무언가를 가지고 온다.
"자~! 신혁아! 이거 가지고 가거라~!"
혁민이 건네준 건. 이순신 장군의 명패.
옛날 이순신이 들고 다니던, 금색 도깨비가 잘 조각된 명패를 받아든 신혁.
"아저씨! 이게 뭐예요?"
"장군님의 유물이지~! 잘 가지고 있어라 혹시 아냐? 장군님 기운 받아, 운이 좋아질 수도 있지 하하."
...
그들이 한참. 이야기 하고 수련장을 빠져 나온 그때.
대구 지사 검사들이 한 곳에 모여, 뉴스를 보고 있다.
"우와~! 저거, 무슨 유령선, 아니가?"
"세상에 저렇게 큰, 유령선도 있나?!"
검사들 끼리 수근 대자. 마침 그곳을 지나던, 신혁의 무리도, 뉴스를 접하게 된다.
[날이 너무 더워서 일까요?!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밤만 되면, 거대한 배를 연상하게 하는 그림자가 나타났다 사라지길, 사흘 째 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이런 신기루 같은 현상이, 일시적인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한 것이라 추측하고 있는데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시민들은, 기이한 현상을 보기 위해, 바닷가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형님! 형님! 우리도 구경 갈래요?!"
대구지사 검사 한 명이, 혁민에게 그렇게 말하자.
정신 차리라며, 등짝 스매시 한 대를 맞고 있다.
"정신 안 차리나?! 우리가 놀러 나갔다가, 대구에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할래?!!"
"근데 형님... 우리는 휴가 안 갑니까?..."
"하... 그래... 여기, 가정 있는 사람도 있제... 그러면..."
-번쩍!-
모두의 눈을 주목시킨 건 덕배의 핸드폰! 그가 핸드폰을 높게 들고 사람들에게 외치자. 분위기는 불타오르다 못해 폭발할 것 같다!
"충무공 검사분들, 수고가 많으십니다! 이번 휴가는! 저! JYS의 후계자! 장덕배가 모조리 쏘겠습니다!"
"...와...와아아아아아아아아악!!!!"
덕배는 전국에 있는 회사 계열 호텔을 수배해, 대구지사 검사들에게 마음 것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 그곳에서 제공하는 모든 음식과,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지원한다고 했다.
"단! 여기 계신 이혁민 검사님의 안내에 따라, 휴가를 진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악!!!"
순식간에 영웅이 된 장덕배.
그는 조용히 고개를 돌려. 귓속말로, 혁민에게 말한다.
"부산은 뭔가 이상한 것 같으니, 그 곳만 빼고 휴가 보내주세요~!"
"그러지... 고맙네~!"
환호하고 있는 검사들을 뒤로 하고, 덕배는 신혁과 지원을 데리고 밖으로 나온다.
...
어느새 뉘엿뉘엿 지는 해가, 산 뒤로 사라지고.
뉴스에서 봤던 내용을 토대로, 셋은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잠깐에 기이한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안도하기엔, 대한민국은, 지금 이상한 일 투성이다.
그 중간에 있는 것이 바로, 붉은 마녀의 수하들이고.
"야 이신혁! 일단, 부산으로 가자~!"
"벌써 그곳도, 충무공 부산지사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움직이고 있을 거야~!"
"부산지사라... 거긴 정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네..."
"그래서 언제 출발할 거야?"
-탓탓탓.-
바깥으로 나온 혁민은, 오늘 하룻밤만 편하게 있다. 내일 출발하라 이야기 한다.
"내가 에어컨 빵빵한 방으로, 안내해 주마! 그리고...!!!"
잠시 후 그가 안내한 방에 도착한 3명은, 녹아 없어질 것 같은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약속대로 빵빵한 에어컨 방에, 바닥은 적당히 뜨끈뜨끈해, 이런 호사가 어디 있을까?
"아... 아저씨... 녹을 것 같아요..."
"야~! 이신혁! 대구 좋은 것 같다..."
"하... 역시... 이 맛에 대구 오나 봐요. 도련님들..."
-미끌...!-
덕배의 발밑을 지나가는 무언가! 그리고 그것은, 크고! 미끌거리고, 차갑다!!
"뭐야?! 발 마사지...이이이이익!!!!"
-낼름 낼름.-
덕배의 온 몸에 있는 털이 쭈뼛하고, 세워지고, 그의 발 밑에는, 아나콘다. 강철이가 있었다.
엄청난 스피드로 앉은 채로, 구석으로 점프한 덕배가 덜덜 떨며 작지도, 크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너너너. 네가 왜! 이곳에!!!"
"나는 김지원, 저 자와 많이 친해졌다. 오늘 밤이 끝나면 간다고 하길래, 아쉬워서 찾아온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내 몸은 깨끗하니, 나도 여기서 잠을 잘 수 있다."
심지어 여기서 자겠다고 말하는 강철이 때문에, 덕배의 의식이 날아갈랑, 말랑, 하고 있을 때.
"하~ 너무 좋아! 큰 뱀에게 둘러 쌓여, 잠을 잘 수 있다니~! 오늘은,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해~!"
"지... 지원 씨... 그러다 뱀이 몸을 확 조이면..."
"야! 이신혁이~! 말 좀 해봐~!!!"
"드르렁!!! 드르렁!!! 어푸푸푸푸...."
이신혁이는, 아까부터 잠들어 있었다.
"젠장! 어떡해, 뱀이랑 한방에서 자냐?!!!"
-스르륵! 탁!-
"윽..."
하던 말도 끝까지 하지 않고, 앞으로 고꾸라져 잠에 든, 덕배. 그의 뒤에는, 강철이의 꼬리가, 딱 앉은 사람 목 높이만큼 올라가 있었고, 김지원은, 아주 행복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강철이... 시원해~... 음냐 음냐 음냐..."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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