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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물감 님의 서재입니다.

시계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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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물감
작품등록일 :
2012.11.26 22:54
최근연재일 :
2013.03.24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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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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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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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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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1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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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7.피에스타(fiesta)-7




붕어 없는 붕어빵, 시계 없는 시계의 아이







DUMMY



멜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전에 한 번 봤지만, 멜이 기억하는 팔라스는 당차보이지만 여린 구석이 있는 여기사였다.

‘그때 어쩐지 좀 불안하다 싶었는데.’

밀리아가 노엘을 언급했을 때부터 불안했다. 그 아이가 팔라스의 양자라는 사실에 조금씩 그 불안이 심해졌다. 마침내 이렇게 두 사람이 나타났을 때, 이제야 멜의 불안이 실체화되었다.

“오셨군요.”

제이드가 자신보다 한 발 앞서 나갔을 때에, 멜은 알아차렸다. 숨기려고 노력해도 숨길 수 없는 표정이 있다. 지금처럼. 억지로 내리누르려는 미소가 저절로 얼굴에 떠오르고, 눈빛이 밝아진다. 사랑에 빠진 사람만의 그런 표정.

‘그거였나.’

멜은 허탈해졌다. 대체 팔라스가 누구냐던 자신의 질문이 너무나 간단하게 풀려버렸다. 다시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오는 데 힘들지는 않았습니까?”

팔라스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제이드는 멈칫하면서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았다.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팔라스는 고개를 숙여, 제이드의 시선을 피했다.

‘여자 문제는 지금까지 없었는데.’

멜이 기억하기로는 별 일은 없었다. 염문설이 오갔던 경우도 있었지만,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갔다. 제이드의 손이 팔라스를 잡는 게 보였다.

“불편해 보이는군요.”

“아, 아뇨.”

팔라스는 어설프게 제이드의 팔을 잡았다.

“저, 제 양자인 노엘입니다.”

팔라스는 뒤를 돌아보았다. 노엘의 눈이 자신을 피하고 있었다. 팔라스는 의아했지만 묻지는 못했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밀리아가 칭찬하더군요.”

“칭찬할만한 정도는 못 됩니다.”

멜도 소년을 바라보았다.

“멜, 제 비서입니다. 이미 한 번 보셨죠?”

“...비서라고요?”

팔라스의 오렌지색 눈동자가 선불을 맞은 듯 움찔하는 게 보였다. 멜은 당황했다.

‘왜 그러지?’

멜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나섰다.

“멜 그리드입니다. 초면은 아니지요? 예전에 삼년 전에 한 번 뵌 것으로 기억합니다. 건강해보여서 다행이네요.“

팔라스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멜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멜은 뒤에 서 있는 소년에게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저 아이가 노엘입니까?”

멜은 소년을 향해 웃어보였다. 노엘 역시 팔라스처럼 시선을 떨구었다.

‘어? 다들 왜 그러지?’

멜은 자신이 뭔가 실수했나 싶어, 눈에 띄게 당황했다. 밀리아로부터 들은 말이 생각났다. 노엘이 농노출신이라던. 그거였나 보다. 멜은 빙긋 웃었다.

“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야 진창에서 구른 적도 많아서, 신분 같은 거 무의미합니다. 전 미렌 같은 사람은 아니거든요. 농노의 아이가 자기 옷자락을 만졌다고 손목을 자른 그 미친 인간 말입니다. 하하.”

멜의 말에 팔라스의 얼굴이 더 일그러졌다.

“멜. 미렌은 팔라스 양의 스승이야.” 제이드가 나직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군요.”

크흠. 멜은 헛기침을 했다. 분위기를 띄우려고 한 말이었는데, 실수가 되고 말았다.

“사실인 걸요, 뭘.”

팔라스가 싱긋 웃었다. 멜은 안도감을 느꼈다. 팔라스는 노엘을 돌아보았다.

“노엘, 인사드리렴. 네 스승님이 될 분이야.”

노엘은 꾸벅 고개를 숙였다.

“자, 그럼 들어갈까요?”

제이드의 손이 자연스럽게 팔라스의 어깨를 감쌌다. 팔라스는 어깨를 감싼 손을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색색의 초가 은은한 불빛을 식탁 주변에 뿌리고 있었다.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팔라스는 눈앞의 음식을 바라보았다. 가벼운 전채가 끝나고 정식 차례였다. 연회도 아니니, 가볍게 차려져 있었다. 소스를 뿌린 생선요리와 빵, 샐러드, 와인 정도였다.

“...감사합니다.”

팔라스는 묵묵히 음식을 먹었다. 앞에 있는 제이드와는 전혀 시선을 맞추지 않고 있었다. 제이드가 냅킨을 내려놓았다. 제이드는 빤히 팔라스를 바라보기만 할 뿐, 제대로 말도 걸지 못하고 있었다.

바라보고 있던 멜은 한숨을 내쉬고 싶었다. 주군은 연애에 영 서툴렀다.

제이드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바닷가의 노래에서 가져온 겁니다만.”

“네?”

“카페 이름입니다.”

팔라스는 의아한 눈을 들었다.

“하하. 이곳 아레스에서 이름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괜찮은 카페죠. 가끔 간단한 식사도 팔고요. 아, 팔라스 양도 한 번 가보셨을 텐데요? 이곳에 오자마자 들르신 장소일 텐데.”

보다 못한 멜이 끼어들었다.

“...거기였군요.”

팔라스는 숟가락과 포크를 내려놓고 고개를 떨구었다.

"여기 이쪽 음식이 아마 그곳에서 가져온 것이겠죠.“

멜이 접시 하나를 가리켰다.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민어를 요리한 겁니다. 육질이 괜찮죠.”

“네.”

“이맘때 잡힌 녀석을 우리 고향 말로는 ‘막 도시로 상경한 새색시’라고 하죠. 그만큼 물이 잘 올라서...자 보세요. 이 살집. 통통하지 않아요? 그냥 건드리기만 해도 톡...”

멜의 걸쭉한 입담에, 팔라스는 피식 웃었다.

“그 옆의 와인은 아예 건드리지 않네요?”

“아, 그게...”

“이런 생선에는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리죠. 기름진 생선이라, 좀 무거운 맛이 나는 게 좋아요. 지금 얼마 없는 품종의 와인입니다. 세르디카는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했죠. 팔라스양을 위해서 봉인을 뜯은 겁니다.”

팔라스는 잔을 만지작거릴 뿐, 선뜻 들 생각은 못하고 있었다.

“처음엔 아까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다지 아깝지는 않네요. 이런 미인이 마셔준다고 생각하면, 와인도 기뻐할 겁니다.”

멜의 너스레에 팔라스는 빙그레 웃고는 잔을 입가에 가져갔다.

“전...처음 이거든요. 이런 거.”

“아...뭐 저도 이렇게 호화롭게 먹어본 게 몇 만 년 만인지.”

멜은 하하하고 웃었다. 팔라스는 새삼 멜을 다시 바라보았다. 처음 만났을 때는 인상 험악한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이외로 웃음이 헤펐다. 멜은 나이프로 푹 생선을 찔러 헤쳤다.

“저...노엘도...조금 주시겠어요?”

팔라스가 소곤소곤 말했다. 멜은 뒤를 돌아보았다. 노엘은 뒤에 서 있었다. 소년은 긴장한 탓인지, 얼굴이 굳어 있었다. 대체로 종자들은 하인 취급당했다. 마법사들이 술법사들한테 하는 태도와 비슷했다.

“아, 그러고 보니...주군, 어떻습니까?”

제이드는 어두운 시선으로 팔라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예전 생각이 나는 데요. 구빈원에서 빵을 반으로 갈라서 나눠먹지 않았습니까? 하나는 저에게, 또 하나는....”

멜은 서둘러 입을 다물었다.

‘또 하나는 휴 도련님에게 주셨죠.’

제이드의 시선이 팔라스에게서 멜에게로 옮겨갔다. 제이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리 와서 좀 들도록 해. 사람을 세워두고 음식을 먹다니, 할 짓이 못되긴 하지.”

멜의 말에도 노엘은 쉽게 다가오지 못했다. 노엘의 얼굴에 반쯤 떠오른 공포를 읽고는 멜은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거둬들였다. 왜 저런 표정을 짓는 거지?

“괜찮아, 이리와.”

팔라스가 말했다. 그제야 노엘은 팔라스의 옆에 와 앉았다. 노엘은 조심스럽게 칼질을 하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숫기가 없냐? 사내자식이. 앞으로 내 종자가 되려면 씩씩해야 한다고. 나라면 아마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달려들었을 걸?”

노엘은 시선을 내려트리고 묵묵히 먹기만 했다.

“흐음.”

점점 더 분위기가 가라앉아가고 있었다. 멜은 노엘의 어깨를 팡팡 두드렸다.“눈앞에 계신 저 분이 제이드 드 세르디카 님이다. 너도 알겠지만 대단한 분이지.”

멜은 노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난 저분의 기사가 된 걸 항상 자랑스러워 한단다.”

노엘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멜은 큭큭 웃었다. 이제야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아, 분위기가 원 이래서야. 제가 노래 한 곡 부를까요?“

”멜, 자넨...“

멜은 제이드가 말릴 새라, 얼른 기타라를 집어 들었다. 여흥을 위해서 가져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멜은 기타라를 연주했다.


”나는 달을 닮은 아가씨를 사랑했네,

아스라이, 아스라이.

사랑스러운 그녀의, 이름은 아스라이.


달처럼 퉁퉁한 눈에 투퉁한 코, 퉁퉁한 입술,

소시지처럼 터질 것 같은 몸매,

당신은 정말 우리 엄마를 닮으셨네요,

그 두툼한 솥단지 같은 손은...

아아아, 아스라이...“


멜은 버럭 버럭 노래했다. 노래라기보다는 고함에 가까웠다. 박자도 음정도 엉망이었다. 높게 불러야 할 부분에서는 저음으로 소리를 질러 댔고, 낮게 불러야 할 곳에서는 고음의 가는 목소리로 불렀다. 멜이 느끼는 음정은 음의 높낮이가 아니라, 소리의 강약인 듯했다. 듣고 있던 팔라스가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불그스름해졌다. 노엘은 식탁에 고개를 박고 쿡쿡 웃고 있었다. 제이드가 기타라를 낚아챘다.

“그 노래가 아니잖나. 내가 분명 말했을 텐데. 자네는 지독한 음치라고.”

"아, 너무하십니다. 제 생애 최초로 제자가 생겨서 노래 한 곡 좀 뽑아보려는데.“

멜은 머쓱하게 웃었지만, 순순히 제이드에게 기타라를 넘겨주었다. 제이드는 기타라를 잡고 자세를 잡았다. 제이드는 기타라의 현을 서너번 튕겼다. 살짝 인상을 써가며 음정을 잡았다.

‘그래, 바로 저 모습이야.’

자로고 여자들은 남자의 노래하는 모습에 넘어가 버린다. 잘생기지 않아도, 가진 것도 없는데도 유난 맞게 잘 나가는 남자들이 있었다. 음유시인들, 그들이 그랬다. 별다른 정착지도 없이 이 곳 저 곳을 떠돌아다니는 그들을, 여자들은 죽는 시늉을 하면서까지 좋아한다.

그런데 얼굴도 잘생긴 남자가 노래까지 잘 부른다면? 이건 필승이다. 멜은 음흉하게 웃었다.


“나는 달을 닮은 아가씨를 사랑했네,

아스라이, 아스라이.

그녀의 이름은 아스라이.“


제이드의 낮은 음색이 기타라의 음율을 타고 흘렀다. 멜이 꽥꽥거리며 부른 것과 달리, 노래 가락은 부드러우면서도 구슬펐다.


“달을 따라 그대 마음도 흐르지.

내 마음이 그대를 따라 차오르면

그대는 달을 따라 기우네.


나는 달을 닮은 아가씨를 사랑했네,

아스라이, 아스라이.

달도 저문 그믐 밤,

호숫가를 서성거리네.


약속은 호수 너머 저물고,

달을 잡으려 했던

내 헛된 마음을 비웃으며

아스라이, 아스라이.

나는 달을 닮은 아가씨를 사랑했네.”


노래가 끝난 후에도 제이드의 손은 몇 번 더 기타라의 현을 뜯었다. 멜은 슬쩍 팔라스를 바라보았다. 팔라스도, 노엘도 빠져들 듯한 표정으로 기타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반은 넘어왔다. 멜은 그렇게 판단하고 손뼉을 쳤다.

“와아, 여전히 실력이 녹슬지 않았네요. 그 노래로 여러 여자 녹이시더니.”

“무슨 말이야, 멜.”

제이드가 얼굴을 붉혔다.

“에이, 왜 그러십니까. 제가 종자시절에도 제이드의 노래에 상사병에 걸려 죽어가던 처자 여럿 봤습니다.”

멜은 노엘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우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직 제자 녀석이 어떤 녀석인지 간도 못 봤습니다. 아, 물론 밀리아님의 안목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만. 그, 있지 않습니까? 어떤 녀석인지 알아야 훈육 방향도 잡고..에, 네. 제가 들떠버렸습니다. 생전 처음 제자가 생겨버렸으니까요. 제이드 님이 하셨던 것처럼 좀 굴려도 되겠지요?”

멜은 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제이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 잠깐만요. 팔라스...”

노엘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팔라스는 웃어보였다.

“괜찮아, 노엘. 다녀와.”

“아하하하! 자꾸 그렇게 엄마 품에만 파고 들면 안 된다.”

멜은 노엘의 머리에 팔을 걸고는 방을 나섰다. 이제는 꽤 익숙해진 웃음소리만 남겨놓고.

식당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하인들이 부산스럽게 접시를 챙겨갔다. 한참 뒤에 팔라스가 입을 열었다.

"아까 그 노래....이름이 뭐죠?"

"아스라이, 혹은 달을 닮은 여인이라고 합니다. 일정한 제목은 없습니다."

"아, 그렇군요."

팔라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식탁보만 바라보았다. 제이드는 쓰디쓴 술을 들이켠 기분이 들었다. 아까부터 자신에게는 잘 시선을 주지 않고 있었다. 옆에 있던 멜의 실없는 농담에는 그렇게 잘 웃었으면서. 팔라스가 노엘에게 음식을 좀 주면 안 되겠냐고 했을 때, 가벼운 질투마저 느꼈다. 멜과, 노엘이라는 그 꼬마에게.

'당연한 것인가. 그렇게 꺾었으니.'

그래도, 저렇게 꾸미고 온 건....

'어차피 원하는 게 있어서 온 것일 텐데..조금쯤은 웃어줘도 좋잖아?'

첫 만남부터 솔직한 성격의 여자였다. 지금도 너무 솔직했다. 온 몸으로 제이드가 싫다고 말하고 있었다.

'노래라도 한 번 더 불러볼까.'

아까는 그래도 표정이 밝아보였다. 자신에게 노래에 대해 묻기까지 했다. 그러나...제이드는 기타라를 만지기만 할 뿐, 선뜻 연주하지는 못했다.








시계가 없어도 시간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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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8.가리사니 +4 13.01.20 18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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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7.피에스타(fiesta)-10 +1 13.01.17 153 3 10쪽
44 7.피에스타(fiesta)-9 +2 13.01.16 206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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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피에스타(fiesta)-7 +2 13.01.15 16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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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7.피에스타(fiesta)-2 +2 13.01.10 185 2 11쪽
36 7.피에스타(fiesta) 13.01.09 217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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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6.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8 +2 12.12.25 201 4 13쪽
33 6.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7 +2 12.12.25 212 3 15쪽
32 6.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6 +2 12.12.25 200 3 11쪽
31 6.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5 12.12.24 215 3 10쪽
30 6.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4 +2 12.12.23 201 2 11쪽
29 6.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3 +2 12.12.22 170 3 12쪽
28 6.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2 +4 12.12.21 189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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