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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물감 님의 서재입니다.

시계의 아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회색물감
작품등록일 :
2012.11.26 22:54
최근연재일 :
2013.03.24 01:40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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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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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20,623

작성
13.01.1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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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7.피에스타(fiesta)-10




붕어 없는 붕어빵, 시계 없는 시계의 아이







DUMMY


“헥헥! 대체 어딜 혼자 가는 거예요. 나도 좀 데려가요.”

로그가 숨을 몰아쉬며 모퉁이를 돌아 달려왔다. 로그는 현후 옆에 우뚝 멈춰 섰다. 로그는 의아한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로그는 잠시 후 비명을 질렀다.

“우와악! 콜미오 블랑코, 네 번째 사형 아니세요?”

“예끼! 나이로 따지면 내가 제일 윗사람이야.”

콜미오가 눈을 부릎뜨고 말했다.

“마법사가 나이 따지는 거 봤어? 콜미오 아우.”

“오빠라고 불러! 너희 종족은 나이순으로 따진다며. 거기 좋은 말이 있던데. 경로석 우대라고."

“뭔 소리야. 난생 처음 듣는다.”

현후는 허리에 손을 올렸다.

“어쨌든 왜 왔냐?”

콜미오가 물었다. 현후는 한숨을 내쉬었다.

“용인과의 계약 문제 때문이야.”

“아아, 그 애송이 녀석?”

콜미오가 킥 웃었다.

"그 녀석 너무 믿지 마라. 용인들은 믿을 게 못돼."

"말 안 해도 아네."

현후는 콜미오를 올려다보았다.

“넌?”

“오빠라니까. 어, 그게 말이다. 개인적인 문제랄까. 고향친구 좀 만나러 왔지. 정확하게 말하면 고향친구의 조카랄까. 만나서 뒤통수를 때리려고 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밤손님 몇 분 있더군?”

“그래서?”

현후는 콜미오의 말을 재촉했다. 콜미오는 하하하고 웃었다.

“딱 마주쳤어.”

콜미오는 손에 들린 것을 바닥에 던졌다. 처음에 로그는 주위가 어둑어둑해서 그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없었다. 달을 가린 구름이 물러간 뒤에서야 그것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부릎뜬 두 눈과 턱까지 빼 물린 혀, 사람의 머리였다.

“이건 그냥 잔챙이의 것이고. 좀 지켜봤는데, 방금 들어간 세 사람 대단하던데.”

콜미오가 키득 웃었다.

“그게 가능할 줄은 몰랐거든.”

"뭐가?"

"비늘을 사용하더군. 용인은 그러지 않는데. 그래도 실현율은 꽤 높았다."

현후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렇다고 해도 기본은 인간의 신체. 버틸 수 없어. 가공을 한 상태라면 모를까."

현후는 장갑을 낀 자신의 손을 매만졌다.

"실현율은 어느 정도야?"

"거의 '진짜'와 비슷해. 초기형태와는 달라. 꼬마는 '용문'을 사용할 정도였다."

"아무래도 남자가 더 쉽겠지. 어린 쪽이 더 빨리 배우고."

로그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이었다. 용인에 대한 말이 나왔으니 "가공"은 아마도 용인의 비늘이나 뼈 따위를 무기로 가공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로그도 가끔 해봤으니 알았다. 비늘은 그래도 가공이 쉬웠지만, 뼈의 경우는 힘들었다. 척수부분만 쓸 만했다.

"여자 쪽도 만만치 않았어. 공격 쪽에서는 미숙했다만. 기의 응용까지 합쳐서....발레리의 작품일까?"

“꼭 발레리만의 작품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 마법사들은 원래 다들 살짝 미친놈들이라. 누가 해도 흉내는 낼 수 있을 거야.”

콜미오는 턱을 쓰다듬었다. 콜미오는 먼데로 시선을 던졌다가 현후를 내려다보았다.

"아니, 그 놈이야."

단정하는 말투. 현후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그 자, 죽었다."

"알아. 하지만 그 자라고 해서 코렐처럼 '인형'을 만들어 두지 않았을 거란 보장이 없지."

코렐. 그 이름에 현후의 눈꼬리가 더욱 치켜 올라갔다. 치하크 영지에서 기생했던 코렐의 "인형"이 떠올랐다.

"콜미오. 그렇다고 해도..."

현후는 이마를 팍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이 더 논쟁을 이으려는 찰나, 저택 쪽에서 천둥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아아아아!”

“그래, 바로 저거야.”

콜미오가 손뼉을 쳤다.

로그는 이를 악물었다. 땅이 진동했다. 세포 하나하나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처음 이것을 들었을 때, 귀에서 피가 흘렀다. 고막이 터졌다. 눈은 실핏줄이 터졌다. 입에서는 토사물이 흐르고, 아랫도리는 오물로 축축했었다. 지금은 하도 들어서 버틸만했지만, 여전히 견디기 어려웠다. 무릎이 후들거렸다. 로그는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현후는 귀를 막고 저택을 올려다보았다. 익숙한 소리였다."피어." 콜미오는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두 사람은 저택을 향해 달려갔다.

뒤늦게, 로그는 비틀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그는 두 사람을 쫓아 걸었다.



"가아아아!"

우레가 치는 소리였다. 제이드도, 팔라스도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처음 듣는 소리는 아니었다. 다만, 이 장소에서 듣는다는 게 의아했다.

"피어."

팔라스가 중얼거렸다. 건물전체가 진동하는 게 느껴졌다. 피어는 날카롭게 울렸지만 결코 크지는 않았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소리였지만, 파동은 확실했다. 건물전체가 떨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숨을 죽였다.

팔라스도, 제이드도 지겹게 들어서 익숙한 소리임에도 선뜻 다음 동작을 하지 못했다.

"아이 씨, 죽을 뻔 했네."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프잖아."

"죽여 버리겠어."

성마른 목소리가 들린다. 소매가 거칠게 펄럭이는 소리가 났다. 수십 개의 동그란 물체들이 반짝이며 날아들었다. 제이드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쳐냈다.

챙, 금속성 소리가 났다. 암기인가, 제이드는 생각했다.

"이거, 비늘 같은데."

팔라스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났다.

"비늘, 비늘이에요, 이거."

팔라스의 말은 단정으로 끝났다. 제이드가 쳐낸 비늘 중 하나를 낚아챈 모양이었다.

"입 닥쳐, 창녀."

"우와, 지안이 화났다."

촤르륵! 또 한 번 금속성 소리가 났다. 수백자루의 검이 한꺼번에 뽑히는 소리였다. 제이드의 본능이 소리쳤다. 이번에는 정말로 위험하다고.

제이드는 손에 검기를 집중시켰다. 팔 전체가 푸르스름하게 빛났다.

"죽어!"

암살자로는 참으로 어설픈 자들이다. 공격신호를 먼저 보내다니. 제이드가 겪어본 이들은 모두 조용했는데. 아마도, 이들은 엄청나게 형편없는 암살자들이거나, 실력에 자신 있는 살인귀들일 것이다.

검이 날아왔다. 제이드는 그것을 쳐냈다. 또 한 자루가 날아왔다. 제이드는 검기를 연속으로 날리기 시작했다. 수십 다발의 검기가 펼쳐져 꼭 푸른 막이 허공에 펼쳐진 것 같았다. 제이드는 그것으로는 다 막기 어렵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수천 다발의 검이 제이드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아니, 검이 아니었다. 그것은, 거대한 바늘이었다. 고슴도치처럼 빽빽한 막을 이루며 날아오고 있었다. 그 바늘의 끝에는 체구 작은 소년이 있었다.

검기의 막이 펼쳐지자, 주변이 다소 환해졌다. 바늘은, 바늘이 아니라 비늘로 이루어진 막이었다. 운모처럼 얇고 반들거리는, 비늘.

"크크큭. 왜 놀랐어?"

소년이 웃었다.

"이런 거 처음 보지, 기사 양반?"

지안의 등에서부터 시작된 비늘의 창은 검기의 막에 부딪혀 부서졌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비늘 창이 부러진 자리에서는 또다른 비늘 창이 자라나고 있었다. 허물을 벗듯,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이거였나. 너희들이 내 수하들을 죽일 수 있었던 게."

제이드는 중얼거렸다. 제이드의 표정은 비교적 담담했다.

"뭐야, 처음이 아냐?"

지안은 의아한 눈으로 제이드를 바라보았다.

"얀디르 공성전. 그 마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 된통 당한 적 있지."

제이드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회색 머리카락에 서늘한 눈매를 가진 어느 여 마법사가 떠올랐다. 기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거만하고 잔인했다.

"카라."

'그 이름이면 되려나.'

카라라는 이름을 들은 셋의 몸이 움찔거리는 게 느껴졌다.

'인간의 피어는 처음이나, 이런 비늘창 공격은 이미 한 번 겪어봤다.'

제이드는 과거의 기억을 헤쳐 보았다. 얀디르의 용인 성주, 모사크에게는 발레리라는 이름의 인간 마법사가 딸려 있었다. 마법사들의 주 특기는 마법인데, 가끔 인체실험에 능한 자들이 있었다. 기사들은 강한 신체라는 유혹에 잘 넘어갔고, 그걸 아는 마법사들은 종종 기사들에게 기생했다. 제이드는 마법사들의 그런 교활함을 증오했다. 마법사란 자존심도 영혼도 없는 존재였다. 카라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너희 기사들의 기에는 시간제한이 있어. 하지만 용인은 없지. 그 틈을 막기 위해서 체술 등을 강화시킨 존재가 너희들이고.'

카라의 나른하면서도 거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용인이라고 약점이 없는 건 아니야. 용문은 알려진 대로, 성대를 뜻하지. 그것 외에도 한 군데 더 숨겨진 곳이 있다.'

"팔라스."

"뭐죠?"

"잠시 할 말이 있으니, 이쪽으로."

팔라스가 다가왔다.

"즉시, 저택을 나가서 노엘을 찾아."

도망치라고 한다면, 팔라스는 듣지 않을 것이다. 이미 한 번 말했다가 거절당했다. 차라리 노엘을 찾으라고 한다면 들을 것이다.

'둘이 한 곳에 있다가 죽는 것보다는 낫겠지.'

제이드는 뒤를 돌아보았다. 팔라스는 기겁했다. 지금 공격을 막는 것도 급급한데, 등을 보이다니.

"무슨 짓이에요!"

검기의 막이 사라졌다. 제이드는 팔라스의 주변으로 검기를 보냈다. 파란색 섬광이 바닥에 동심원을 그렸다.

"어? 어엇!"

기기긱. 돌이 갈리는 소리가 났다. 푹. 바닥이 꺼졌다. 팔라스의 몸이 기우뚱하더니 아래로 사라져버렸다.

"저 녀석이...내가 도망가게 둘 것 같아?"

"일단 나부터 막아야 할 거다."

제이드는 지안을 향해 달려갔다.








시계가 없어도 시간은 갑니다...





작가의말

좀 길어질 예정이네요. 오늘은 컨디션이 안좋네요.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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