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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 그라시아스(그라시아S )의 창작 공간입니다.

초능력자면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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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시아S
작품등록일 :
2022.05.17 11:12
최근연재일 :
2022.07.01 13: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267
추천수 :
111
글자수 :
167,616

작성
22.06.02 13:00
조회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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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피카피카 피카츄

DUMMY

민무늬 청룡이 서서히 기억에서 잊혀질 무렵,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모를 유행이 훈련 센터 곳곳에 퍼지고 있었다.


수업시간.


뒤에서 “피카츄, 꼬부기는 5000원, 디그다는 4000원”하며 조용히 어떤 돈 거래가 오가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피카츄? 꼬부기? 디이그다?


처음에는 게임 이야기인줄.


포켓몬도 거래하나 부다. 싶었다.


나 민무늬.


20살 때 엄마한테 등짝을 맞아가면서도 동네를 돌아다니며 포켓몬 고에 열중했던 때가 있었다는 이거지.


동네 용식이네 채소가게는 포켓몬 맛집이었다.


전설의 포켓몬도 촤르르 가지고 있는 나에게 말씀을 하시지.


핸드폰을 집에서 못 들고 온 것을 후회하면서 “피카츄, 꼬부기 5000원”하는 사람들에게 속마음으로 ‘저는 뮤도 있습니다요. 후훗’ 이라며 잘난 척을 하고 있었다.


쉬는 시간.


뒤에 들리던 소리의 정체를 따라서 잘난 척 가득한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기웃거렸다.


분명 그들 역시 핸드폰을 들고 훈련센터에 못 왔을 터.


도대체 포켓몬 거래는 어떻게 한단..., 헐..., 저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들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빵이였다.


피카츄와 꼬부기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빵.


찬 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칠 때 먹었던 호빵으로 유명한 그 곳의 빵이었는데 왜 저 빵을 4000원, 5000원에 산단 말인가?


살짝 그들에게 다가가 이제 슬슬 말을 붙이기 시작한 A급 고양이 변신 능력자 나비 씨에게 물어봤다.


“저 것이 무엇이요?”


나비 씨는 빵에 눈독을 들이면서 “저 것은 희귀템이양.” 이라고 애교스럽게 말씀해주셨다.


“저 것이 무슨 희귀템이요?”


나비 씨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5000원을 꺼내 피카츄 그림이 그려진 빵 하나와 교환한 뒤 나에게 다가와 귓속말로 “이따 수업 종료 후 점심 시간, 식당에서 오케이?” 하시고는 신이 나게 빵 포장지를 박박 찢으셨다.


빵이 목적이 아니였던가?


빵은 처참하게 뜯겨져 내 입에도 들어와 있었다.


맛은 있었지만, 특출나게 아주 맛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희귀템인 것인가?


사람들은 왜 포켓몬이 그려진 빵에 열광하는 것인가?


점심 시간이 되자마자, 고양이가 되어 빠르게 사람들을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 나가서는 식당에 1등으로 도착하는 나비 씨를 찾아 나섰다.


아직 동물 변신 능력이 자유롭지 못한 나는 식당 앞에 줄을 서야 했고, 식판을 잡기 기다려야 했으며, 식판에 음식 받기를 기다려야 했다.


기다림의 연속.


나는 음식을 이제 받았는데, 나비 씨의 식사는 이미 끝나 있었고 우아하게 휴지로 입을 닦고 계셨다.


고양이 능력 좋구먼. 헐.


내가 앉자 마자, 나비 씨는 바지 주머니에서 스티커 하나를 꺼내셨다.


고라파덕이 그려진 스티커.


저게 뭔지 궁금하니 골이 아파질려고 한다.


나비 씨는 “이게 띠부띠부 씰이라고 행. 포켓몬 빵에만 들어있는 희귀템이징. 이 띠부띠부 씰을 모으고 있엉.” 라며 골이 아파지기 시작한 나에게 희귀템의 정체를 폭로하셨다.


“띠부띠부 씰이요?”


“그랭. 한국에서도 지금 난리가 났다나봥. 포켓몬 빵을 구하는 것부터가 힘이 드니까 뭐~ 이제 모으기 시작해서 아주 구하기가 힘들엉. 하와이에 호박 마켓이 있는 것도 아니공.”


“호박 마켓에도 팔아요?”


“호박 마켓에 띠부띠부 씰을 파는데, 뮤 같은 것은 5만원에서 6만원에 팔리는 모양인가봥. 뭐 뮤까지 바라겠엉? 그저 내 목표는 내가 좋아하는 피카츄, 파이리, 꼬부기, 이상해 씨를 모으는 거양.”


스티커 하나에 6만원? 빵 하나 잘 뜯어서 뮤가 나오면 도대체 몇 배의 이익을 볼 수 있는 거냐?


헐. 이미 팔랑거리는 귀.


나는 나비 씨가 흔들고 있는 고라파덕 띠부 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면서 마음 속으로 진심 저 것들을 모아보고 싶다라는 충동에 휩싸이고 있었다..


마음은 커지고 청룡이 되어 집을 침수 시켰어도 엄마한테 전화해서 구해달라고 졸라보리라. 굳은 결심이 생겼다.


용의 모가지도 아무렇지 않게 찰싹 때리실 수 있는 엄마에게 감히 “포케몬 빵 사달라고. 택배로 보내달라고. 다들 가지고 있단 말이야. 나만 없다고.”할 만큼.


수업이 끝난 후, “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부기 띠부 씰 정말로 모으고 싶다고”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방으로 가 전화기를 들었다.


엄마의 핸드폰 번호를 누르고 신나게 기다리는데 통화 연결음이 한 두 번이나 울렸을까? 친절한 여성 분이 전화를 받으시더니“지금 거신 전화는 고객의 요청에 의해 당분간 착신이 정지되었습니다.”라는 안내멘트가 나왔다.


뭐라?


착신 금지? 엄마 지금 나를 수신 거부한 거야?


와. 진짜.


하나밖에 없는 딸이 지금 하와이에서 열심히 공무원이 되기 위해 이렇게 노력을 하는데 엄마가 돼서 지금 하나밖에 없는 딸의 전화를 수신 거부했다고?


다시 폭풍으로 전화 걸기를 반복.


아빠 번호를 못 외우고 있는 내 자신에게 화를 내며, 청룡이 돼서 집을 침수시켰다고 나의 통화를 거부한 엄마에게 분노가 생겼다.


친절하게 “고객의 요청에 의해 블라블라.”하시는 여성 분을 향해서 “아 씨 포켓몬 빵 가지고 싶다고! 피카피카 피카츄를 모으고 싶다고!”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온몸을 감싸는 파란 빛.


“아니야! 피카츄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고!”


이미 온 몸은 파란 빛에 휩싸여 [너의 소원 피카츄가 될 수 있도록 내가 도와주마.]라고 근엄히 말하는 듯 했다.


아우 씨.


눈부신 파란 빛이 가시자, 나는 방에 놓여진 전신 거울에 인상을 팍 쓰고 있는 피카츄와 마주하게 되었다.


아직 포켓몬 빵 공수를 할 수없게 날 수신 거부해놓은 엄마에 대한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기에 사람으로 쉽게 돌아오지 못했다.


나는 짧은 앞다리를 허리춤에 대며 분노의 다리 떨기를 시행하고 있었다.


문이 벌컥 열리면서 옥분 님이 “뭐여? 왠 노랑 햄스터 시끼가 있는 겨?” 하시기 전까지.


옥분 님의 노랑 햄스터 시끼 발언이 온 복도를 울리자, 사람들은 “무슨 일인데요?”하며 관심있게 우리 방을 향해 모였다.


그 때, 엄마와 함께 능력이 발현되어 들어온 SA급 염동력 능력자 초등학교 5학년 민들레양이 “엄마. 피카츄. 진짜 피카츄야. 완전 귀엽다. 나 저거 만져봐도 돼?” 라고 이야기하는 바람에 띠부띠부 씰에 이미 취미를 붙여버린 사람들의 눈빛이 확 돌변하고 있었다.


살아있는 피카츄의 등장.


나는 이미 ‘널 내 것으로 만들어버리겠어.’라며 눈 돌아간 사람들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전광석화로 그들 사이를 빠져나가 6층 보건실이 있는 곳으로 튀어 내려갔다.


사람들은 무르르 계단을 통해 내려왔고, 소문을 들은 남자 기숙사 사람들도 포켓몬 매니아가 많은지 살아있는 피카츄를 잡겠다는 웅성거림과 함께 나에게 무리지어 몰려오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빠르기로 네 발을 열심히 움직이며 보건실의 문을 두드렸다.


“피카피카. 살려주세요. 사람들이 나를 잡으려해요. 보건 쌤!”


“무늬 씨?”


열려진 문.


나는 그대로 뛰어 들어가 준수 씨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피카츄가 어떻게 만화에서 지우의 품에 단번에 뛰어들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피카츄의 점프력은 놀라웠다.


갑작스러운 피카츄의 등장에 놀란 준수 씨는 “뭐야? 피카츄?”라며 자신의 품에 뛰어든 피카츄를 한 방에 쳐서 밀어냈다.


준수 씨의 손바닥 스매시에 내팽겨쳐진 나는 그대로 복도 대리석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피카츄의 몸으로 기절하고 말았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저기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참으로 다채로운 능력입니다. 무늬 씨. 피카츄라니. 이 번에는 뭐 때문에 피카츄가 되신 겁니까?”


와 씨. 얼마나 세게 때린 거야? 이준수!

단번에 기절시키다니.


잠시 정신이 없음에 눈을 몇 번 껌뻑거리고는 신기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는 준수 씨를 향해 째릿한 눈빛을 쏘아올렸다.


그리고는 “100만볼트.”라고 낮게 중얼거렸지만, 몸은 이미 민무늬로 돌아와있었다.


기절하면 사람이 되는 군. 아쉽네. 쩝.


100만 볼트를 쏘아 붙이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끼면서 매서운 눈빛은 쉽게 치우지 않았다.


너 내가 얼마나 잘생겼다 칭찬했는데 그렇게 쌀쌀맞게 스매시를 날릴 수 있냐? 라는 속마음을 담아서.


“미안해요. 무늬 씨. 갑자기 노란 쥐가 달려들어서 얼마나 놀랐는지.”


웃기지마. 너 분명 문 열어줄 때 무늬 씨? 라고 말했단 말이지.


알면서 때리는 게 더 나쁜 것 알아? 라는 눈빛으로 더욱 매섭게 노려봤다.


내 노려봄에 준수 씨는 아랑곳없이 “크게 다치신 곳은 없으세요. 피카츄 털이 충격 흡수를 해주었네요.”라며 넌 이제 괜찮으니 그만 노려봐라. 라는 식으로 웃어 넘기고 있었다.


충격 흡수같은 소리하고 앉았네. 사람이 기절할 정도로 때려놓고는.


나는 다시 분노를 담아서 “다시 피카츄가 돼서 100만 볼트를 쏴주겠어요.”이라고 중얼거리자, 준수 씨는 “아이고.”하더니 그 잘생긴 얼굴을 이산화탄소 존까지 들이밀었다.


“미안해요. 사람이 피카츄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갑자기 노란색이 확 품에 들어오는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놀랄 걸요?”


아. 특유의 민트향.


가까이서 보니 속눈썹도 길고 완전 잘생겨서 분노는 갑자기 확 증발해버리고 머릿 속은 이미 ‘내 것 하자. 내가 더 잘할게.’라는 노래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무늬 씨. 아직도 화났어요? 응?”


아우 씨. 질문하지 말라고. 이빨도 닦기 전에 피카츄로 변신했단 말이야.


그렇게 애교살 접어가면서 웃지 말란 말이다! 확..., 그와의 러브러브 상상력이 펼쳐지려는 순간.


보건실 문이 벌컥 열리면서 “보건 선생님. 나비 씨가 아까 생선 가스 먹다가 가시가 목에 걸린 것 같다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으세요.”라며 최 사랑이 뛰어들어왔다.


이미 이산화탄소 존에서 야릇하게 볼이 빨개져 있는 나를 본 최 사랑은 ‘넌 준수 선생님 없으면 뒤졌어.’라는 표정으로 내가 준수 씨에게 했던 표정 그대로를 보내고 있었다.


아, 맞다. 이 진득 여사.


눈에 보이지도 않았던 진드기 여사 덕분에 준수 사랑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겠구나.


최 사랑은 보건 선생님이 뛰어가자마자, 내 이마에 검지를 갖다대더니, "피카츄? 아쮸 안았어? 뭐야? 헐." 하더니 갑자기 친절한 웃음을 보이면서 "계속 어디선가 맞고 다니시네요. 무늬 씨는. 이제 그만 방으로 들어가서 푹 쉬세요. 자꾸 여기서 얼쩡거리지 마시고요. 2번째 참아드리는 겁니다. 너무 찰지게 맞으셔서 뭐 제가 할 말은 없네요." 뒤돌아 나갔다.


신나게 까고 있겠지.


민무늬 피카츄 변신해서 사방팔방 날뛰다가 보건실가서 보건 선생님께 포옹을 시도했다가 찰지게 스매시 당했다고.


하..., 뭐든 쉽지 않다. 쉽지 않아.


신이시여, 도대체 저한테 원하시는 것이 정녕 무엇이란 말입니까?


혹시 개그입니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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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하..., 심장 떨려. 22.07.01 45 2 10쪽
31 채소가게 아들 용식이 22.06.27 34 3 10쪽
30 그냥 시집이나 보내버려? 22.06.18 49 1 10쪽
29 폭주2 22.06.18 36 1 9쪽
28 폭주1 22.06.18 44 2 9쪽
27 무력화 초능력자는 빛나 22.06.17 42 2 9쪽
26 초능력 관리 본부 초창기 빌런, 조천만2 22.06.16 39 2 11쪽
25 초능력 관리 본부 초창기 빌런, 조천만1 22.06.16 60 2 10쪽
24 초능력 관리 본부의 초창기 멤버, 정수현 22.06.15 43 1 11쪽
23 초능력 관리 본부의 초창기 모습2 22.06.15 43 3 10쪽
22 초능력 관리본부의 초창기 모습1 22.06.14 46 1 11쪽
21 자수해라. 민무늬 +1 22.06.14 58 2 9쪽
20 특명! 거미들을 살려라. 해피해피 뽀로롱 22.06.13 48 2 10쪽
19 봉사활동이라니 너무해 +1 22.06.10 56 3 10쪽
18 유후. 다 유혹해버리겠어! 22.06.09 60 2 12쪽
17 술 마시면 개가 되는 썰? 진짜야?! 22.06.08 59 3 11쪽
16 해충 박멸에는 스파코! 22.06.07 63 2 11쪽
15 왕이 쓰러지면? 22.06.06 72 1 14쪽
14 신의 선물 22.06.03 78 2 14쪽
» 피카피카 피카츄 22.06.02 85 4 11쪽
12 초능력 관리 본부는 놀지 않아 22.06.01 79 3 12쪽
11 하늘의 신수, 청룡 22.05.31 84 3 13쪽
10 능력이 또 있다고? 22.05.30 77 1 15쪽
9 C급 초능력 22.05.27 85 1 12쪽
8 예민한 그들 22.05.26 86 1 12쪽
7 이렇게 훈련을 한다고? 죽일 셈인가? 22.05.25 101 3 12쪽
6 모기 퇴치 +1 22.05.24 123 4 15쪽
5 수다쟁이 수달 아줌마 22.05.23 154 3 11쪽
4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1 22.05.20 169 11 12쪽
3 내가 간다, 하와이 22.05.19 215 1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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