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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 그라시아스(그라시아S )의 창작 공간입니다.

초능력자면 뭐하나?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그라시아S
작품등록일 :
2022.05.17 11:12
최근연재일 :
2022.07.01 13:0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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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6
추천수 :
111
글자수 :
167,616

작성
22.05.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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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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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DUMMY

아니? 이 체육복은? 무수한 셀럽들이 별스타그램에서 나 돈 많아 자랑용으로 입고 올리던 그 명품 브랜드의 그 체육복?


별스타그램 속 그 셀럽들이 부러워 엄마한테 사달라고 했다가 “미친 년 돈도 못 버는 것이 어디서!” 라며 무지막지하게 등짝만 초토화됐었는데.


그 체육복을 실물 영접하다 못해 입어보다니. 흐흐흐


꽃분홍 쪽팔림에서 벗어 났겠다, 부티나는 체육복도 입었겠다 기분이 한층 좋아졌다.


"무늬 씨가 생활할 곳을 둘러봅시다."


미현 씨의 말에 괜히 설렘이 느껴져 내 이름이 씌여진 라커 문을 급하게 닫고 탈의실 밖으로 나갔다.


이제부터 내가 생활할 곳.


탈의실을 벗어나니 긴 복도가 이어졌다.


생각보다 너무 기숙학원같은 느낌이라 답답함이 들었지만, 쓱 만져지는 오메 좋은 체육복의 촉감은 나에게 이 정도 답답함은 아무 것도 아니니라. 라며 깨달음을 주고 있었다.


이사님을 따라서 기숙사 복도를 걸었다.


“어? 여기 방에 민무늬라고 씌여있네요. 아, 1년 전에 들어오신 김옥분 님이 룸메이트시네요.”


“아..., 그 수달로 변신하셨다는...,”


“맞아요. 1년 전 초능력이 발현하셨지요. 목욕탕 세신사셨던 김옥분 님은 갑자기 물에 뛰어드셨고 수달로 변신하셨대요. 그 때부터 대환장 파티가 시작했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김옥분 님께 들으시는 게 더 재미있을 거예요. 말씀을 아주 맛깔나게 잘하시는 분이시거든요? 한 번 들어가 보시겠어요?”


나는 고급진 옷을 입고 여유롭게 방에 노크를 했다.


“똑똑”


그리고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문이 열리고, 바로 눈 앞에 오션뷰를 품은 창문이 시원하게 눈으로 들어왔다.


갑자기 보이는 바다에 흥분했던 것일까?


나는 아직 다 열리지 않은 문을 인식하지 못한 채, 방으로 급히 몸을 움직였다.


문은 그런 내 모습을 비웃듯, 그대로 내 왼쪽 눈을 향해 돌진해왔고, 심하게 그리고 뒤에 있는 이미현 이사님이 “민무늬 씨 괜찮아요? 아니 문을 열고 들어가야지. 왜 덜 열린 문으로 돌진을 하는 거예요?” 라고 걱정하실 만큼 세게 부딪혔다.


극심하게 몰려오는 통증.


나는 그대로 내 눈두덩이를 두 손으로 감싼 채, 심한 타격으로 울리는 골의 진동을 느끼며,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아 흑.”

넘치게 흐르는 아픔은 신음을 절로 나게 했다.


이사님도 나와 시선을 맞추며 감싸진 손을 잡고는 “어디 봐요. 눈 다친 것 아니야? 아이고.”

하며 걱정어리게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심각한 것 같다.


왼쪽 눈에서는 번쩍 거리는 섬광만이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점점 심하게 붓는 것인지 눈꺼풀을 올릴 수가 없었다.


이제 통증은 지근지근하게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아팠다.


서서히 손을 내리고 걱정어리가 바라보시는 이사님을 바라봤다.


이사님의 표정은 걱정에서 어떡하냐? 라는 표정으로 서서히 물들고 있었다.


많이 심각한 것일까?


타격을 받은 왼쪽 눈은 자신의 기능을 상실한 것인지 잘 보이지 않았다.


‘안돼! 아직 난 풋풋한 24살이라고. 내 눈!’


이사님은 품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응. 준수. 엄마야. 너 지금 7층으로 와야겠다. 응. 난리났어. 민무늬 씨라고 알지? 응. 지금 기숙사 방에 들어가다가 문에 눈을 부딪혔는데..., 아이고. 엉. 빨리 내려와 봐.”


준수? 훈훈이 준수?


이사님은 전화를 끊고 “우리 준수는 S급 치료 능력자예요. 외과적 치료는 다 치료할 수 있죠. 아마..., 지금은 눈탱이 밤탱이가 됐지만, 곧 정상화 될 거예요.”라며 심각한 표정으로 서서히 멍들고 있을 내 눈을 바라보았다.


누군가가 걸어오는 소리.


쿵 두근 쿵 두근.


궁금함은 호기심을 호기심은 관심을 만든다했던가?


훈훈이 준수의 모습이 궁금해 나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눈탱이 밤탱이된 얼굴을 돌렸다.


그 때, 저 멀리 비율만 봐도 “와!” 싶은 남자가 걸어왔다.


“엄마.”


목소리도 저음으로 참 듣기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이네. 싶은 순간, 훅 다가온 얼굴은..., 어머나 세상에 송중기만큼 잘 생겼다.


와 씨. 심장 떨리게 빈센조인줄.


그리고 다가온 우리 송..., 아니 훈훈이 준수 씨는 내 눈을 보더니 “아이고 초면에 이런 말씀드리기 조금 그렇지만, 정말 제대로 문과 싸우셨네요. 라이트 훅을 정통으로 맞으셨어요.”라며 지금 넌 문과 복싱했음을 확 상기시켰다.


아. 훈훈이 준수에게 이런 첫인상을 남기다니. 아흑아흑.

네네. 복싱을 왜 제가 문이랑 했을까요? 아이고.


“어떻게? 되겠어?”


이사님의 걱정어린 말투.


이사님의 말씀에 “그럼. 엄마. 이 정도는 금방 나아.”라며 잘생긴 준수의 손이 내 눈으로 다가왔다.


어머 이런 식의 스킨쉽은 참으로 곤란스러운데..., 보자마자 나대는 심장을 들킬 것 같단 말이야. 잘생긴 준수.


혼자서 신나게 로맨스를 찍는데 그의 손이 올라간 눈에서 놀랍도록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다.


“아..., 뜨뜨뜨뜨뜨뜨거버여.”


“괜찮아요. 조금만 참아요. 통증이 아직 남아서 그게 날아가는 거라 조금 뜨거울 거예요.”


냉정한 사람.


차가워도 좋아요. 당신의 얼굴은 참으로 빛나면서 이목구비 하나하나 잘생겼네요. 이렇게 생긴 사람 생전 처음 보네요. 연예인이 바로 내 눈 앞에 있는 줄.


밤탱이가 된 눈탱이는 다시 정상 눈으로 돌아왔고, 잘생긴 준수는 “무늬 씨 혹시 아프면 보건실로 오세요. 엄마 일정 끝나면 나 꼭 보고 가요.”라며 기다란 다리를 일으켜 왔던 길을 돌아갔다.


이사님은 내 눈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셨다.


“아휴. 다행이예요. 아까는 점점 파래져서 블루베리가 되는 줄 알았다니까. 우리 아들 능력 괜찮죠?”


“네. 보건 선생님이 치료 능력자라니.”


“그래서 의대를 갔나봐요. 자 일어납시다. 이제 센터장실로 가죠.”


센터장실에서는 아직도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뭐 들어가서도 별 다른 것은 없었다.


“무늬 씨는 피곤하실 테니 방으로 가셔서 쉬세요.” 라는 전달과 그들의 수다는 계속되었다.


뭐하러 센터장실까지 내려왔나? 싶게 나는 다시 7층으로 향했다.


아까처럼 문과 싸우지 않고 얌전히 들어간 방에는 [민무늬]가 씌여진 침대와 옷장, 책상이 있었다.


오늘처럼 피곤한 날이 인생에 몇 이나 되었던가?


'엄마 몰래 저금통 털었을 때 빼놓고는 없었던 것 같아.'라는 생각과 함께 침대 안에 들어가니 누적되던 피로는 곧바로 나의 온 몸을 덮치며 모든 정신을 빼앗아갔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시끌벅적한 바깥소리.


하지만, 정신적으로 피폐한 지금 들리는 소리들은 너무 거추장스러웠다.


피곤해.


온몸은 그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왜 이리 소란스러워? 번데기가 될 거야.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말라고! 피곤해.'


생각하면서 더욱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급격한 스트레스 상황은 무늬를 지치게 하는 법.


시끌벅적한 소리는 점점 내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누군가가 나를 덮은 이불을 흔드는 느낌이 들었다.


시끌벅적하지만, 웅성거리는 소음만 있을 뿐.


사람들의 목소리는 명확하게 들리지 않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슬슬 짜증을 유발하고 있었다.


간질거리게 들릴락 말락한 목소리들은 꼭 내 뒷말을 하는 것 같아 점점 성질을 돋우고 있었다.


"도대체 왜 이리 시끄러운 건데요?"


날 흔드는 다수의 손에게 짜증어린 소리를 쳤다.


그런데 소리는 이상하게 울렸다.


아니. 내 주변으로 메아리치며 맴돌았다.


기숙사를 방음벽으로 만든 것인가?


퍼져나가야 하는 소리가 벽에 부딪혀 울리는 느낌?


'뭐지? 아까부터 들리는 소리가 이상하게 들렸던 것 같은데?‘


밖의 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내 목소리는 전달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불안감이 몰려오며 살며시 눈을 뜬 나는 너무 놀라서 손을 뻗었다.


벌레 껍데기같은 갈색 막이 나를 둘러 쌓고 있었다.


눈앞을 가로막고 있는 갈색 막을 손으로 더듬어 보다 촉감에 더욱 놀라 내 쪽으로 손을 재빨리 끌었다.


"윽. 징그러. 이것 뭐야?"


놀란 눈은 번쩍 떠졌고, 내 몸은 갈색 막에 사로잡혀 있었다.


"악! 뭐야? 살려줘요. 이게 뭐야? 나 좀 꺼내주세요.“


갈색 막 내에 내 몸은 흰색 실로 꽁꽁 묶여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내가 갇혀있는 막에 대고 큰 소리로 외쳤다.


"민무늬 씨. 들려요? 들리면 막을 주먹으로 쳐 봐요."


나는 소리가 들리는 쪽을 주먹으로 힘껏 쳤다.


"다행이에요. 민무늬 씨. 지금 민무늬 씨 번데기가 되었어요."


'뭐어? 번데기? 내가? 왜에?'


나는 주먹으로 계속 소리 나는 곳을 치면서 "내가 왜 번데기가 되요? 나 좀 살려주세요." 소리쳤다.


"민무늬 씨. 이걸 칼로 자르자니 민무늬 씨가 변신한 것이라서 어디 상할까 봐 손을 못 대겠어요. 민무늬 씨가 스스로 변신을 풀어야 돼요."


'뭐어? 변신?'


초능력자이네를 막 들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번데기 변신이라고?


완전 어이가 없고 멘탈 붕괴 상태가 되어버린 나는 "변신 해지해보세요. 무슨 동기가 있었을 것 아닙니까?"라는 소리에 그저 헛웃음만 나왔다.


'자, 동기를 생각해보자. 민무늬.

너는 갑자기 집으로 들이닥친 남자들로부터 납치됐어. 그리고 순간 이동 능력자 손을 잡고 하와이에 왔지.

어제 눈탱이 밤탱이가 되고 잘생긴 준수를 만나고는 지쳐서 잠이 들었어. 그리고 지금 번데기가 됐네. 젠장. 무슨 동기가 있어?'


짜증이 확 올라왔다.


'웃기는 소리들하고 자빠졌네. 동기는 무슨 동기.

이 모든 상황은 분명 나를 괴롭히려는 김 팀장의 주작일 것이야.

아주 그냥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앉았어.

주작한 김 팀장 놈 두고 봐. 능력이 발현되면 다 찍 소리 못하게 만들 것이야.'


그다음부터 내 머릿 속에는 계속 주작이란 단어가 맴돌았다.


분노는 차올랐다.


그때 차오르는 분노를 억눌렀어야 했다.


기숙사의 사람들은 생각보다 친절하다는 것을 몰랐던 나는 목소리의 조언을 들었어야 했다.


몸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지 못할 만큼 갈색 막에 갇힌 상황이 너무 화가 났다.


붉은빛이 내 온몸을 감싸자, 갑자기 밖에서 사람들의 비명이 들렸다.


찌지 직.


껍질이 찢어지는 소리에 '아 이제 살았다. 이런 징그러운 주머니에 가둔 놈들 다 죽었어.'하는 그 순간, 번데기에서 갑자기 뛰어 오른 나는 시야가 순식간에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


'뭐야? 뭐지?'


당황한 시선으로 내려다 본 밑에는 정말 엉망진창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우선, 붉은 깃털을 가진 점점 커지는 몸뚱이가 보이고 그 밑에 같이 커지는 닭발이 보였다.


점점 거대해지는 닭발 사이 사람들이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지는 것에 황당함을 느끼면서 이 상황을 이해해보려 노력했다.


"안돼! 여기서 그렇게 커지면 건물이 무너져."


눈앞에 본부장님과 그 와중에도 보이는 잘생긴 준수 씨가 조그마한 미니미가 되어 나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천장에 부딪힌 내 몸은 점점 찌그러들었고 눈부시게 발하는 빛 때문에 이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나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위급한 순간, 미현 씨가 나타나 닭발을 잡는 것이 보였다.


그 닭발이 왠지 내 발 같아서 소름이 느껴질려는 찰나, 순간 이동할 때의 어지럼증이 느껴지더니 실내가 아닌 실외로 이동되었다.


'뭐야? 나 왜 핑크 거대 닭이 된 것 같지?' 생각이 드는 순간, 번데기 안에서 "어디서 주작이야!"소리쳤던 분노가 떠올랐다.


'설마? 아닐 것이야. 난 아직 초능력자가 아니라고. '


자기 합리화를 해보지만, 지금 상황에서 내가 주작이 된 것이 더 납득 가는 것은 왜일지...,


팔을 들어 눈앞을 가리는 순간, 수북히 쌓여진 깃털을 보고 말았다.


"악! 안돼. 내가 주작이라니...,"



이미 커질 대로 커진 내 몸뚱이에서는 밝은 붉은 빛이 경건하게 퍼져나갔고, 내 목소리는 상상의 동물답게 웅장히 하와이를 울리고 있었다.


"안돼! 내가 주작이라니!"


귓가에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라는 노래가 들리는 듯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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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면 뭐하나?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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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하..., 심장 떨려. 22.07.01 45 2 10쪽
31 채소가게 아들 용식이 22.06.27 34 3 10쪽
30 그냥 시집이나 보내버려? 22.06.18 49 1 10쪽
29 폭주2 22.06.18 36 1 9쪽
28 폭주1 22.06.18 44 2 9쪽
27 무력화 초능력자는 빛나 22.06.17 42 2 9쪽
26 초능력 관리 본부 초창기 빌런, 조천만2 22.06.16 39 2 11쪽
25 초능력 관리 본부 초창기 빌런, 조천만1 22.06.16 60 2 10쪽
24 초능력 관리 본부의 초창기 멤버, 정수현 22.06.15 43 1 11쪽
23 초능력 관리 본부의 초창기 모습2 22.06.15 43 3 10쪽
22 초능력 관리본부의 초창기 모습1 22.06.14 46 1 11쪽
21 자수해라. 민무늬 +1 22.06.14 58 2 9쪽
20 특명! 거미들을 살려라. 해피해피 뽀로롱 22.06.13 48 2 10쪽
19 봉사활동이라니 너무해 +1 22.06.10 56 3 10쪽
18 유후. 다 유혹해버리겠어! 22.06.09 60 2 12쪽
17 술 마시면 개가 되는 썰? 진짜야?! 22.06.08 59 3 11쪽
16 해충 박멸에는 스파코! 22.06.07 63 2 11쪽
15 왕이 쓰러지면? 22.06.06 72 1 14쪽
14 신의 선물 22.06.03 78 2 14쪽
13 피카피카 피카츄 22.06.02 84 4 11쪽
12 초능력 관리 본부는 놀지 않아 22.06.01 79 3 12쪽
11 하늘의 신수, 청룡 22.05.31 84 3 13쪽
10 능력이 또 있다고? 22.05.30 77 1 15쪽
9 C급 초능력 22.05.27 85 1 12쪽
8 예민한 그들 22.05.26 86 1 12쪽
7 이렇게 훈련을 한다고? 죽일 셈인가? 22.05.25 101 3 12쪽
6 모기 퇴치 +1 22.05.24 123 4 15쪽
5 수다쟁이 수달 아줌마 22.05.23 154 3 11쪽
»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1 22.05.20 169 11 12쪽
3 내가 간다, 하와이 22.05.19 215 1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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