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뭔 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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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머니랑 승리수당이야 원래 약속했던 돈이니까 그렇다 쳐도,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까지 이렇게 챙겨줘?”
우석은 경기가 끝난 후 지급 예정 금액을 확인해봤다.
상대가 세계무대에서 뛰던 선수인 만큼 우석의 파이트머니도 500만 원까지 올려서 책정되었다.
게다가 승리수당이 500만 원.
추가로 그날 있었던 경기들 중에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을 때 받는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까지 500만 원이 나왔다.
경기 한 번에 무려 1500만 원을 받은 것이다.
‘물론 세금 떼고 팀이랑 나누고 하면 나한테 다 들어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시합 한 번으로 벌어본 돈 중엔 가장 크네.’
원래 파이트머니를 100~200만 원 정도 받던 우석이다.
그런데 상대 덕분이라고 해도 한 번에 몸값이 크게 뛴 것이다.
다음 경기 때 파이트머니를 온전히 500만 원 선까지 올리지는 못하더라도 3~400만 원 정도는 기대해봄직했다.
‘그것만 해도 예전의 2배가 된 셈이지.’
-그런데, 지금 네놈이 돈만 보고 좋아할 건 아니지 않느냐?
우석이 파이트머니 액수를 보며 희희낙락하고 있는데 천마가 찬물을 끼얹었다.
‘그건... 그렇죠.’
천마의 말에 우석이 심각해졌다.
-남궁혁인가 하는 녀석이 말한 패널티라는 게 저놈의 퇴출인 모양인데....
‘그렇다는 건 이미 하야시가 약을 사용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뜻이겠죠. 그런데도 저랑 경기를 매치시킨 거고요.’
-남궁보다는 제갈이 더 어울리는 놈이야. 제갈세가 놈들은 대체로 음흉한 데가 있거든.
천마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고개를 작게 가로저으며 말했다.
‘확실히 속이 시커먼 것 같네요. 어쩌면 남궁혁 대표가 아니라 그 뒤의 스폰서가 문제일 수도 있죠. 절 좋게 보고 있다던....’
우석은 지난 남궁혁과의 대화를 떠올려보았다.
그때 스폰서 기업의 입김에 꽤 영향을 받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우석과 하야시를 싸우게 한 것도 스폰서의 의도였을지 모른다.
‘언제 미팅을 하자고 했으니까 볼 날이 오겠죠. 우선은 오랜만에 집에 맛있는 것 좀 사들고 가야겠네요. 아빠도 돈 많이 받았다는 얘기 들으시면 마음이 좀 더 금방 풀릴 수도 있으니까요.’
우석은 베스트FC에 대한 고민은 접어두고 본가로 향했다.
* * *
-네 동생, 몸에 맞은 흔적이 있는데. 저 녀석 어디서 맞고 다니는 거 아니냐?
과일과 식재료들을 사들고 집에 온 우석은 천마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릴 들었다.
우석의 동생 우철이 맞고 다니는 게 아니냐는 말.
우석은 천마의 말에 먼저 동생의 얼굴을 살폈다.
‘얼굴에 드러나는 건 딱히 없는 거 같은데요...?’
-염병... 몸을 봐라, 몸을. 살짝 움츠러든 복부, 티를 안 내려고 하지만 조금 어기적거리며 옮기는 걸음. 어떤 놈들인지는 몰라도 옷으로 덮을 수 있는 부위만 건드려놨어.
다시 우철의 모습을 보니 확실히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느껴졌다.
우철 자신이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 했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면 몰랐을 정도의 부자연스러움이었다.
‘정말 그렇네요. 학교에서 싸우고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던 앤데.... 무슨 일인가 좀 물어봐야겠어요.’
우석은 일단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척 행동했다.
“아빠, 이거 받으세요.”
강준태에게 내민 흰 봉투.
“너 버는 것도 많지 않을 텐데, 됐다.”
하지만 강준태는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
“이번에 저 이기고 돈 엄청 많이 받았어요. 조금만 넣었으니까 쓰세요. 옷도 좀 사 입으시고요. 맨날 집에서 팬티바람으로 계시면서 최소한 구멍은 안 난 팬티로 입으셔야죠.”
우석은 강준태의 손에 억지로 봉투를 쥐어주었다.
다음으로 우철에게 눈을 돌렸다.
평소 같았으면 기대하는 마음으로 눈을 빛냈을 녀석이 작게 웃고만 있었다.
“강우철. 용돈이다. 아껴서 써.”
“어? 와, 땡큐.”
우철은 어색하게 돈을 받았다.
이어 지갑에 넣으려는지 자기 방으로 향했다.
우석은 그 뒤를 쫓아 같이 방에 들어갔다.
“야 강우철.”
“응? 나 돈만 넣고 나가려고....”
“요즘 뭔 일 있어?”
우석이 묻자 우철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었다.
“뭐, 뭔 일은 뭔 일. 아무 일도 없어.”
“학교에서 누가 괴롭힌다던지 그런 거. 일 있으면 말해. 나 싸움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야.”
우석은 제 딴에 분위기를 가볍게 해보겠다고 농담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프로 선수가 일반인이랑 싸우면 안 된다면서.”
하지만 우철은 쓰게 웃으며 말했다.
“어? 그게....”
“...그냥 한 소리야. 하하, 누구 때려줄 일 있으면 말할게. 나가자. 아빠 기다리시겠다.”
이내 표정을 숨긴 우철은 방을 나섰다.
-뭔 일이 분명하게 있구나. 내 동생놈들도 자기 혼자 문제를 수습해보겠다고 할 때 저렇게 숨기곤 했지. 사건 초기에 도움을 구했으면 쉽게 풀릴 일을 꼭 감추다가 나중엔 소림 땡중들 백팔나한진까지 깨부수게 만든다니까.
천마의 말에 우석은 우철의 뒷모습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았다.
‘안 되겠어요. 며칠 훈련을 못 하더라도 무슨 일이 있는지를 좀 알아봐야겠네요.’
* * *
“후우....”
우석은 아주 길게 날숨을 뱉었다.
-이제 기척을 조절하는 게 꽤 익숙해졌구나.
우석이 우철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다짐한 날, 천마는 새로운 기술을 알려주었다.
-내가 잠시 신교의 살수로 활동할 때 처음 배웠던 것이다. 내공을 운용함으로 기세를 줄여 인기척을 감출 수도 있고 반대로 허장성세를 펼칠 때 써먹을 수도 있지.
덕분에 우석은 우철의 학교 근처를 큰 방해 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그렇게 우철의 학교생활을 살펴본 결과, 한 무리가 지속적으로 우철과 몇몇 애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염병, 저놈들 훈계가 좀 필요하겠구나.
우철의 돈을 뺏고, 때리고, 심부름을 시키고, 반에서 놀림거리, 놀잇감으로 만드는 모습에 우석은 이를 악물었다.
‘맞아요. 애들 교육을 좀 시켜줘야겠네요.’
가족을 건드린 녀석들이다.
눈이 돌아가버린 우석은 교문 근처에서 하교 시간을 기다렸다.
수업이 채 끝나기 전에 우석이 기다리던 녀석들이 담벼락을 넘어 학교 밖으로 나왔다.
‘하긴 착실하게 수업을 다 들을 리가 없지....’
우석은 기척을 숨긴 채 그들의 뒤를 쫓았다.
“야 시발 강우철 그 새끼 존나 웃기지 않냐?”
“그러니까. 가오충이야 아주.”
남학생 다섯은 낄낄거리며 골목 쪽으로 들어갔다.
골목에 있는 헌옷수거함 근처에서 자연스럽게 담배를 꺼내는 게 평소에 그들이 숨어서 흡연을 하는 공간인 듯 했다.
“너희들, 여러모로 말종이구나?”
놈들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선 우석이 기척을 풀었다.
그러자 편하게 담배를 물고 있던 녀석들이 화들짝 놀랐다.
“아 시바! 뭐야?”
“형, 괜히 깝싸지 마시고 갈 길 가세요~”
교복을 입은 채로 담배를 피다 걸렸어도 아무렇지 않게 반응하는 놈들.
그들 중 한 명이 바닥을 가래침을 뱉다가 우석의 얼굴을 유심히 보았다.
“캬악- 퉤! 어? 이 형 강우석이네. 강우철 이 새끼 가오는 다 잡아놓고 형한테 혼내달라고 꼰질렀나봐. 존나 어이없는 새끼.”
“혼날 일 했다는 건 아나보다?”
우석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지만 녀석들은 딱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아~ 형이 시바 프로 선수는 일반인 못 때린다면서요. 좆된다고. 그거 말해주니까 강우철도 아가리 닥치던데. 그거 생각해보면 꼰지른 게 아니라 그냥 들킨 건가?”
“그러니까 니가 안 들키게 잘 팼어야지~ 너 이제 저 형이 존나 팸. 개웃기겠다. 흐흐흐.”
우석은 그들의 말에 유티비 라이브 방송에서 자신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하야시와 손경태 건을 이야기하면서 프로 선수가 일반인과 싸우면 안 된다고 했던 말이.
“야 이거 유티비에 올리자. 우리도 구독자 빨아서 돈 좀 벌 수 있지 않겠냐?”
학생 중 한 명이 핸드폰을 꺼내서 카메라 어플을 작동하려고 했다.
-슉
우석은 그 즉시 핸드폰을 빼앗았다.
싸움 좀 한다는 고등학생이 반응할 수 있는 핸드 스피드가 아니었다.
“미친? 뭐였어?”
“시바, 개빠르네.”
녀석들은 우석의 가공할 속도에 놀란 토끼 눈이 되었다.
“아, 핸드폰 내놔요. 아니면 내일 학교에서 강우철 폰 박살내버릴 거니까.”
하지만 그 정도로 꼬리를 말지는 않았다.
-툭 툭
“저기요, 폰 돌려달라고.”
가장 먼저 우석을 알아봤던 녀석이 주먹으로 우석의 가슴팍을 가볍게 두드렸다.
-저 싸가지 없는 새끼들 모두 입도 뻥긋 못하게 도륙을 내버려라!
그 모습에 천마가 분노하며 말했다.
“시발, 아가리에 용접을 하셨나?”
가슴을 두드린 다음엔 바로 얼굴이었다.
아무 거리낌 없이 주먹을 휘두르는 녀석.
하지만 어깨를 뒤로 힘껏 젖힌 펀치에 맞아줄 우석이 아니었다.
-팍
우석은 손바닥으로 녀석의 주먹을 잡아버렸다.
“헐, 대박이네.”
“저게 되는 거구나. 개신기하다.”
“쟤 이제 쪽팔려서 뻔치 좀 친다고 못 하겠....”
“끄아아악!”
다른 일행들이 위기감 없이 떠들고 있는데 돌연 우석에게 주먹이 잡힌 녀석이 비명을 질렀다.
어느새 우석은 손을 놓고 있는데도 자기 혼자 팔을 비틀면서 고통에 찬 비명을 터트렸다.
“뭐, 뭐야? 시발. 방금 뭐 했어?”
우석이 그냥 주먹을 잡았을 뿐인데 몹시 괴로워하는 녀석.
우석은 놈을 냉랭한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크흐흐, 분근착골...까지는 아니지만 점혈로 고통만 주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지.
천마가 알려준 고문용 점혈법을 사용한 것이다.
완벽하게 점혈이 들어간 것으로 보면 놈은 우석이 자신을 절대 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듯 했다.
긴장을 하고 있었다면 점혈이 온전히 먹히진 않았을 테니까.
‘진짜 패지는 못해도 고통을 주면 적어도 무서워는 하겠지.’
“야, 시발 경찰 불러!”
“형 이제 좆된 거예요. 미성년자 때렸다고 신문 나고 이제 시합도 못 뛸걸요?”
남학생들은 우석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우석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뭘로 경찰을 부를 건데? 내가 주먹을 붙잡았더니 너무 아팠다고? 나도 얼마 전에 경찰 불러봤는데 사건 처리는 잘 안 해주더라고. 게다가 저 친구는 이제 괜찮아 보이네.”
어느새 비명을 지르던 녀석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있었다.
순식간에 격통이 씻은 듯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뭐야, 괜찮아?”
“어.... 이제 아무렇지 않은데.”
“시발 뭔 일이야 이거.”
“너희들, 우철이도 그렇고 다른 친구들 괴롭히지 마라.”
“다른 친구들 괴롭히지 마라~ 지랄, 푸흐흐! 엿이나 까잡수세요. 보니까 우리 진짜로 때리진 못하니까 이상한 짓거리 하시나본데, 이렇게 건들면 그 새끼들은 더 아파야죠. 우린 리얼로 팰 수 있는데. 흐흐, 누가 이기나 해볼래요?”
상황은 우석이 생각한 것처럼 풀리지 않았다.
이 녀석들은 생각 이상으로 악질적이고 영악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전혀 갱생의 여지가 없는 태도였다.
-쯧, 이대로는 답이 없겠는데?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되겠어.
천마가 혀를 차며 말했다.
우석도 그 말에 동의했다.
‘천마님 혹시 다른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지.
천마의 대답에 우석은 깜짝 놀랐다.
자신은 답이 안 나와서 골치가 아픈데 선택지가 두 개나 된다니.
역시 천마님이라는 생각을 하는 동안 천마가 첫 번째 선택지를 말했다.
-첫 번째, 역시 살인멸구지. 고금제일의 해결책이라고 할 수가 있다. 원래 악행을 저지르는 놈들은 죽여 없애는 게 깔끔해.
우석은 역시 천마님이란 생각은 취소하기로 했다.
-두 번째는, 네 동생을 이용하는 거다. 결국 이놈들은 자신들이 강자라서 더 약한 놈들을 괴롭히는 게 아니냐? 네 동생을 비롯한 녀석들을 강자의 위치로 올려놓으면 해결이 되는 거지.
다행히 두 번째 방안은 꽤 구미가 당겼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싸움이라곤 전혀 모르던 애들이 갑자기 강자가 될 수 있나요? 아무리 천마님께 무공을 배우더라도.’
-내가 늘 말했지? 방법은 언제나 있다고. 이딴 놈들은 이제 무시하고 네놈 동생에게 가봐라.
우석은 천마의 말에 화를 억누르고 발걸음을 돌리려고 했다.
“어어? 갑자기 빠꾸하시네.”
“그냥 가면 강우철 이제 학교 제대로 못 다닐걸요?”
“이제 제대로 빵셔틀 생활 시작이지~”
“어디, 해봐.”
우철을 들먹이며 협박하는 녀석들.
우석은 차분하게 대답하고 뒤로 돌아섰다.
“어디, 해봐~ 아 시바 존나 웃기네. 동생은 버려도 가오는 못 버리신다?”
학생들은 우석의 말을 따라하며 비웃었다.
“사람 개무시하네 진짜? 솔직히 다이 뜨면 뭣도 아니겠구만.”
그러다 다섯 중 가장 덩치가 큰 녀석이 우석의 어깨를 잡으며 멈춰 세우려 했다.
-화아악!
어깨를 잡히는 순간, 우석이 고개를 돌려 그를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동시에 우석을 중심으로 엄청난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
기척 숨기던 기술을 역이용해서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으...!”
덩치가 산만한 녀석이 그대로 굳어져버렸다.
무리 내에서 대장 노릇을 하던 놈이 위축되자 나머지도 조용해졌다.
-허, 그새 기세에 감정을 싣는 방법을 터득했어? 저런 꼬맹이들한테는 과분한 기술을 펼쳤구만. 크흐흐.
천마는 우석을 건드렸던 놈이 찔끔 실금한 걸 알아차리곤 킬킬 웃었다.
* * *
“강우철. 내가 다 봤으니까 괜히 숨기려고 하지 말고 말해. 그 다섯 놈들이 왜 건드리는 거야?”
집으로 돌아온 우석이 우철을 불러다 물었다.
다섯 놈들이라는 말에 우철은 확실히 우석이 알고 묻는 것이라는 걸 눈치 챘다.
“...형이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야.”
“어떻게 된 건지나 일단 얘기해봐.”
“하아.... 처음엔 나랑 큰 연관이 없는 일이었어....”
원래 그 다섯 명은 학교에서도 손을 뗀 양아치들이었다.
1학년 때는 반도 달라서 우철과 부딪칠 일이 없었다.
그러다 2학년이 되며 무리 중 한 명이 우철과 같은 반이 된 것이다.
학기 초까지도 보통의 학생인 우철과 접점은 없었다.
하지만 전사의 길 시즌2가 방영되면서 우철에게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친해지려는 거 같았어. 격투기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형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런 이야기들....”
그것도 잠시.
우철이 불량한 무리와 어울리려 하지 않자 그에 대한 관심을 끊었다.
그 후 반에서 건드리기 만만한 타겟을 골라 괴롭히기 시작했는데 그게 우철과 친한 친구였던 것이다.
당연히 친구를 건드리지 말라고 제지했지만 싸움이라고는 전혀 모르던 우철이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애들을 괴롭혀온 놈들이라 어떻게 하면 선생님들이나 학폭위를 피할 수 있는지 꿰고 있더라....”
불량 학생들에게 찍힌 후로 우철은 지옥 같은 학교생활을 해야 했다.
점점 폭행의 수위도 높아졌고, 지난 하야시 경기 때는 다리를 세게 맞아서 티가 날까봐 경기장에 못 갔던 것이다.
우석은 화를 참으며 우철에게 물었다.
“괴롭힘 당하는 건 너 혼자야?”
“몇 명 같이 따돌림 당하는 애들이 있어. 주동자는 그 다섯이고. 나머지는 방관이지....”
모든 이야기를 토로하고 나니 우철의 표정이 투명하게 드러났다.
괜찮은 척, 씩씩한 척 하던 얼굴이 사라지고 지치고 우울한 표정이 됐다.
하지만 우석과 대화하며 일말의 희망이 조금 살아나는 듯 했다.
“혹시 니가 도와달라고 하면 나서줄 애들은 몇 명 정도 돼?”
이어진 우석의 질문에 우철은 다시 어두워졌다.
허울만 좋은 해결법에 의해 무력감을 학습한 표정이었다.
“다 같이 그만하라고 말해라 이딴 소리 할 거면 그냥 관둬.”
“뭔 미친 소리야 너 괴롭힌 자식들은 다 족쳐야지. 어떻게 처리할지 가늠하느라 물어보는 거야.”
그러나 우석의 해결법은 달랐다.
천마의 조언이 포함된 해결법이기 때문이었다.
-그래, 적어도 세 명. 다섯 명 이상이면 아주 넉넉하게 다 박살낼 수 있다고 그래라. 본좌가 만든 진법이면 하루아침에도 강자가 될 수 있지.
- 작가의말
학교폭력 멈춰!(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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