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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성좌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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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6.17 20:0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8,863
추천수 :
327
글자수 :
213,799

작성
21.06.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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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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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2. 성장의 시간.(2)

성좌지만




DUMMY

데스나이트가 말한 문제의 성소는 비랄 산맥의 꽤 깊은 곳에 존재했다.


수인들이 주변의 마물을 쓸어버리고 다닐 때도, 여기 근처엔 오지 못했을 정도로 제법 찾기 어려운 곳이었다.


‘... 이런 곳에 얼쩡거려서 그 데스나이트 놈이 나오게 했다는 수인은 대체 뭐하는 놈이냐?’


비랄 산맥은 마물이 우글거리는 곳이다.


당연히 이 성소 주변에도, 이 성소로 오는 길도 마물들이 우글거렸다.


창수야 그렇다 치고, 도대체 그 수인은 무슨 재주로 그 마물들을 뚫고 성소 근처에 얼쩡거릴 수 있었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이거... 마을이 파괴될 때 주변으로 도망쳐서 숨은 수인들 중 한명이 여기까지 흘러왔던 거 아니냐고 생각했었는데, 이걸 보니 절대 아닌 거 같군. 그러면 대체 뭐였던 거지?’


설마 데스나이트가 거짓부렁을 말한 건 아닐 것이다.


‘흠... 짐작이 안 가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했지만, 창수는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생각해봐야 당장 답을 낼 수 없는 문제이니, 일단 당면한 일에 먼저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서였다.


“성소란 말이지...”


데스나이트는 이곳이 나바로가 잠들어 있는 곳이라고 했다.


‘비랄 산맥과 베린잔 숲을 모두 지배했다고 했었지?’


비랄 산맥과 베린잔 숲이 품고 있는 마물들의 수나 질을 생각해보면, 거기를 모두 지배했다는 나바로란 존재는 분명 아주 강력한 존재일 것이다.


‘그러면... 저 성소라는 곳은 일종의 던전이라고 봐야 하는 건가?’


던전이란 단어를 떠올리자, 창수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는 것을 느꼈다.


환타지 계열의 게임이든 소설이든 던전은 신비와 모험과 보상이 가득한 장소였다.


그런 던전이 실제로 눈앞에 나타나고, 자신이 그걸 첫 공략 한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너무 설레고 기대가 되었다.


‘진정하자. 진정해. 장난이 아니잖아. 신중해야 해.’


저 성소 안에는 분명 많은 위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레벨업을 위해서라도 당연히 내부로 들어가 볼 생각이었지만, 그게 무슨 놀이 공원 가듯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잊어선 안 됐다.


‘방심하면 죽는다는 사실을 항상 잊으면 안 돼.’


창수는 조심스레 성소의 입구를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약간의 수색 끝에 그는 생각보다 수월하게 성소의 입구를 찾아낼 수 있었다.


성소의 입구는 바닥으로 내려가는 계단이었다.


그것은 무너진 토사와 잔해 사이에서 음침하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 계단 너머로 가득한 어둠이 성소 내부에 존재할 위험을 노골적으로 암시하고 있었다.


‘내부는 불빛이 없는 모양이군. 하긴 당연한가.’


창수는 잠시 고민했다.


과연 성좌의 눈이 저 어둠 속에서도 문제없이 사물을 볼 수 있을까?


‘밤의 어둠 속에서도 보는 게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밖은 달빛과 별빛이 있어서 완전한 어둠은 아니었어.’


하지만 던전 안에 그런 불빛이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좀 리얼한 환타지 소설이나 게임 같은 데서는 램프나 횃불을 구해서 가거나, 라이트 마법을 쓰거나, 인프라비전 같은 암흑 시야 계열의 능력으로 던전의 어둠을 해결했었지.’


아이템으로 해결하거나, 라이트 마법을 쓰는 식의 해결방법은 지금의 창수는 할 수 없는 방법이다.


결국 성좌의 눈이 완전한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볼 수 있냐 없냐가 관건이었다.


‘그런 방식으로 성좌의 눈을 써본 적은 없는데...’


특정한 대상이나 마물 같은 것의 정보를 알아보는 일에만 성좌의 눈을 쓰다가,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려니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래도 확인은 해봐야지.’


창수는 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문득 확신을 가지지 못하면, 원래는 볼 수 있더라도 못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난 볼 수 있다. 아니 본다. 당연히 보인다. 당연한 일이야. 성좌의 눈이니까!’


성좌는 신이나 마찬가지인 존재다.


그런 성좌의 눈이 고작 어둠 따위를 뚫고 보지 못할 리가 없다!


창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성소의 입구로 들어가 계단 너머의 어둠을 응시했다.


그러자 곧바로 그 어둠 너머의 모습이 천천히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대로다!’


비록 아직 창수가 물려받은 성좌의 힘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해서 새로운 성좌가 되기엔 한참 멀었긴 해도, 어쨌든 그의 힘은 성좌의 힘이다.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이라도 더 자각한 순간, 그는 그만큼 더 성장했다.


[성좌의 힘에 대해 작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레벨이 오릅니다.]


‘오...!’


마치 길을 가다 꽁으로 돈울 주운 기분이었다.


이런 걸로 레벨업을 하다니?


‘뭔가 시작이 좋은데?’


창수는 흐흐 웃으며, 성소의 입구를 통해 어둠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10레벨만 더 올리면 좋겠다. 크크크크.’


* * *


성소의 어둠 속으로 깊이 나아간 창수를 맞이한 것은 각종 언데드 몬스터들이었다.


스켈레톤, 좀비, 구울 등이 끊임없이 나타나 그에게 달려들었다.


“귀찮게스리...”


이것들은 그리 강한 마물들이 아니었다.


그냥 연쇄 번개 한 번에 우수수 쓸려나가는 글자 그대로 잡몹에 불과했다.


‘이런 놈들은 아무리 잡아도 레벨이 오를 것 같지가 않은데 말이야.’


무시하고 지나가고 싶어도, 어찌 된 일인지 이 언데드 몬스터들은 창수의 최상급 투명화를 어렵지 않게 탐지해냈다.


분명 특별한 탐지 방법이 아니면 탐지당하지 않는 마법인데, 이런 잡몹들이 바로바로 탐지하니 솔직히 어이가 없긴 했다.


그렇게 얼마나 더 달려드는 언데드 마물들을 쓸어내며 앞으로 나아갔을까?


창수는 문득 이 무의미해 보이는 공격이 어쩌면 치밀한 계산으로 이루어지는 공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설마... 침입자를 소모시키려는 일종의 물량 공세 아니냐?’


스켈레톤이나 좀비, 구울 등의 언데드 몬스터들이 크게 강한 마물들은 아니지만, 이 정도 숫자가 계속 끊임없이 달려들면 체력이든 마력이든 과연 회복할 새가 있을까?


창수야 마도의 근원이 가진 사기적인 효과 때문에 마력이 고갈되지 않고 있었지만, 그가 아닌 다른 누군가였다면?


‘그게 누구든 체력이든 마력이든 크게 소모하게 될 거야!’


거기에 보너스로 방심하게 될 가능성도 있었다.


큰 위협이 안 되는 마물들을 기계적으로 계속 처리하다 보면 집중력이 낮아지고, 마침내는 방심하게 되는 건 어떤 의미에서 필연적이었다.


그리고 그럴 때, 생각지도 못한 강적이 나타나기라도 한다면?


‘침입자는 아차하다가 당하게 될 테지.’


이 정도 수준의 마물도 감당하지 못하는 침입자들은 그냥 논외일 테고...


그렇게 생각하자, 이 단조로운 언데드 몬스터의 웨이브가 독니를 숨긴 위험한 함정으로 느껴졌다.


'언제 오는 거지, 언제 오는 거냐.‘


창수는 긴장을 풀지 않은 채, 주변을 신중히 살피며 계속 나아갔다.


그렇게 몰려드는 언데드 몬스터들을 처리하며 나아간 지 얼마나 지났을까?


혹시 자신의 추측이 틀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슬슬 뇌리를 맴돌 때 쯔음, 갑자기 공격이 시작되었다.


쉐에에엑-!


“응?”


그것은 창수가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사이에 어둠을 뚫고 날아와서, 단숨에 그의 보호막을 부수고 불멸의 육체의 데미지 감소마저 뚫고 그의 가슴에 박혔다.


격렬한 통증과 함께, 가슴에 박힌 물체에서 저주가 흘러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 화살이다!’


누군가 강력한 위험 탐지 능력의 탐지 범위 저 너머에서 상상을 초월한 위력을 가진 화살을 쏘아대며 그를 저격하고 있었다.


아마 보호막과 불멸의 육체의 효과가 아니었다면, 창수는 제대로 반응조차 못 해보고 조금 전의 화살에 가슴이 꿰뚫려 그대로 죽었을지도 몰랐다.


“크윽...!”


공격은 그 한 번이 전부가 아니었다.


어둠을 가르며, 예의 화살이 계속 날아들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


창수는 날아드는 화살을 피하고, 막아내기 위해 이를 악물고 구르고 뛰며 미친 듯이 마법을 써야 했다.


상황이 어찌나 다급했는지, 가슴에 박힌 화살을 뽑지도, 거기서 퍼지는 저주를 해제하거나 상처를 치료할 새도 없을 지경이었다.


마치 발리스타를 쏘는 것 같은 위력으로, 몰려드는 언데드 몬스터 사이를 뚫으며 그 화살은 계속 창수를 노렸다.


강력한 위험 탐지가 화살을 감지하는 순간에 이미 화살은 창수의 코앞으로 날아와 있을 정도라 공격에 반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아마 보호막과 불멸의 육체가 아니었다면, 창수는 벌써 고슴도치가 되어서 죽었을 것이다.


반격을 하고 싶어도, 거리가 닿는지도 불확실하고, 무엇보다도 몰려드는 언데드 마물들에 가려서 누가 저 멀리서 저격하는지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


보통의 사람이라면 패닉을 일으켜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도의 근원이 가진 효과로 창수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거리는... 생각보다 더 멀다. 거기까지 사거리가 닿는 내 공격은 없어!’


강력한 위험 탐지의 범위는 백 미터다.


저격수는 일단 그 범위 바깥에서 공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게 백 미터를 조금 넘는 정도라면, 아무리 어둡고 계속 언데드 마물들이 몰려드는 이 환경에서라도, 창수는 누가 공격을 하는지 정도는 볼 수 있었을 거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 이야기는...’


훨씬 더 먼 곳에서 적이 저격을 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얼마나 될까? 이백 미터? 삼백 미터?’


어쩌면 그보다 더 먼 곳일지도 몰랐다.


미친 듯이 몰려들어 덤벼드는 언데드 마물들은 그 자체로 일종의 장애물이 되어, 가뜩이나 먼 적과의 거리를 더욱 멀고 암담하게 느껴지게 했다.


하지만 역으로 그 거리가 창수에게 이점으로도 작용했다.


마도의 근원 패시브의 효과로 냉정을 잃지 않는 지금, 창수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위태위태하지만 못 감당할 정도는 아니다.’


저격을 하는 적이 무슨 생각으로 이 정도 거리를 벌리고 저격을 하는지는 몰라도, 이건 실수한 것이었다.


‘만일 놈이 거리를 더 좁혔다면, 아무리 마력 보호막과 불멸의 육체가 있어도 이렇게 버티는 건 어려웠을지도 몰라.’


아마 반격의 여지를 차단하려고 거리를 멀리 벌린 것 같은데, 그 덕분에 화살이 날아오는 시간이 그만큼 더 늘어나게 된다.


그 약간의 시간 차이가 창수에게 활로를 열어주었다.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화살이 날아오는 걸 제대로 느끼지도 못해서, 버티는 것도 거의 요행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렇게 버티는 도중에 창수는 천천히 공격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그가 이번에 얻은 보팔 컴뱃이었다.


‘온다.’


다시 무시무시한 속도로 어둠을 뚫고 화살이 날아온다.


하지만 창수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손을 휘둘러 화살을 옆으로 쳐냈다.


적이 내지르는 공격을 쳐내는 것과 다를 게 없는 요령이라는 걸 보팔 컴뱃 능력이 그에게 가르쳐주었다.


‘다시 화살이 날아오기까지 1.5초.’


그 사이에 절대 정화를 사용해서 저주를 해제하고...


쉐에에엑-!


다시 날아온 화살을 또다시 손을 휘둘러 쳐낸다.


창수는 바로 자신에게 완전 치유를 사용해 상처를 회복한 다음, 달려드는 언데드 몬스터들을 쓰러뜨리며, 다음 화살 공격을 기다렸다.


쉐에에에에엑-!


다시 날아온 화살 공격!


창수는 이번엔 손을 휘둘러 튕겨내지 않았다.


그는 그대로 손을 뻗어 날아드는 화살을 낚아채며, 몸을 빙글 돌려 화살에 실린 힘을 죽였다.


이제 이 거리에선 이 정도 화살 공격에 당하지 않을 거란 자신이 생겼다.


“... 좋아. 이 거리는 이제 제압했다. 그럼 다음은...”


창수는 달려드는 언데드 마물들을 다시 쓸어버리며 앞으로 한 걸음 전진했다.


“한 걸음 전진했다. 어떤 놈인지 도망가지 말고 거기서 딱 서 있어라. 내가 곧 간다.”


그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어둠을 뚫고 다시 화살이 날아들었다.


쉐에에에엑-!




괜찮아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 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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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10. 재능임. 아무튼 재능임.(3) +2 21.06.04 155 7 12쪽
26 10. 재능임. 아무튼 재능임.(2) +2 21.06.03 163 7 12쪽
25 10. 재능임. 아무튼 재능임. +2 21.06.02 163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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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9. 충격과 공포다. 이 고블린들아!(2) +2 21.05.31 166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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