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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성좌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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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6.17 20:0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8,866
추천수 :
327
글자수 :
213,799

작성
21.05.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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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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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2쪽

8. 성좌가 알려준 비밀.(2)

성좌지만




DUMMY

과연 그 좋은 생각이 정말 좋은 생각이긴 한 걸까? 하는 생각이 순간 스쳐갔지만, 창수는 일단 무시했다.


그래도 찜찜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마땅한 방법이 생각이 안 나는데, 좋은 생각이 있다고 하니 영 수상쩍기도 하고...


‘당장 여우 성좌 이름부터가 수상이 붙어 있잖아?’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화를 냅니다.]


‘... 미안.’


어쨌든 뭔가 영 미덥지 않지만, 성좌는 성좌다.


신이나 마찬가지인 성좌의 힘을 고려하면, 분명 뭔가 유의미한 해결책이 있을 테지.


창수는 자신도 모르게 기대감이 솔솔 올라가는 걸 느꼈다.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잠시 으스대더니, 권능: 이리 오너라!를 사용합니다.]


‘......???’


아니 거 권능 이름이 참 직관적이네?


생각해보니 창수 그가 가진 권능도 직관적인 건 매한가지라 그러려니 했다.


‘사실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지.’


그렇다.


중요한 건 이름 따위가 아니다.


지금 중요한 건 효과였다.


과연 이리 오너라! 라는 직관적인 이름을 가진 권능의 효과는 무엇일까?


창수는 자신도 모르게 두근두근 흥미진진해졌다.


“......?”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조금만 더 기다려보라고 말합니다. 거의 근처에 다 왔다고 말해줍니다.]


‘... 근처에 다 왔다...?’


뭔가 싸한 예감이 드는 순간, 저 멀리 무언가 잔뜩 우르르 몰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니...”


미친 듯이 우르르 몰려오는 ‘그것’들은 살이 통통하게 잘 오른 알 미라즈 떼였다.


“아...!”

이 꼴을 보자 여우 성좌가 사용한 권능이 대충 무슨 효과를 가진 권능인지 짐작이 갔다.


‘주변에 있는 사냥감을 이리로 몰아오는 거였군!’


수수해 보이는 권능이지만, 모든 건 다 써먹기 마련이다.


저 정도 숫자면 며칠 정도의 식량은 어떻게든 될 것이다.


창수는 곧장 저들을 사냥하러 나섰다.


“너희는 일단 대기!”


수인들도 사냥에 참가시킬까 했지만, 아직 수인들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만두었다.


사상자가 나오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사기는 바닥에 바닥을 칠 테고, 고블린 추적대가 쫓아올 경우에도 귀찮아질 테니까 말이다.


어차피 알 미라즈 사냥... 아니 학살엔 혼자서도 아무 문제가 없기도 했고...


그렇게 창수는 여우 성좌가 불러와 준 알 미라즈 떼를 악착같이 잡고 잡아 알 미라즈 고기를 산더미처럼 마련할 수 있었다.


“... 일단 먹여야겠지.”


하지만 이전에 그가 먹어서 알다시피, 아무런 양념도 안 되고 첨가한 재료도 없이 구운 생 알 미라즈 고기는 그렇게 맛있는 것이 아니었다.


솔직히 허기가 반찬이라 그럭저럭 맛있게 느껴지는 거지, 그게 아니었다면 얼마 먹지 못하고 슬슬 물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하다못해 간단한 양념과 소금만 있었어도 더 맛을 내보거나 했을 텐데...’


그가 권능으로 뽑은 마물완전요리술은 매우 강력한 기술이지만, 재료가 없는 상태에도 불구하고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은 아니었다.


‘뭐 부족한 게 천지인 이 열악한 상황에서 일단 배를 채우는 게 중요하지 그 무슨 태평하고 사치스런 소리냐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수인들의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서, 밥이라도 든든히 먹이면 좀 사기가 올라갈까? 싶었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창수는 잠시 고민해보았다.


‘가만? 여긴 아직 숲이잖아. 뭔가 먹을 만한 게 있지 않을까?’


하다못해 뭔가 풍미를 돋굴 만한 약초 같은 거라도 있다면, 항신료나 양념 비슷하게 쓸 수 있을 거다.


창수는 곧바로 성좌의 눈을 써서,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뭐 먹을 만한 거 없냐. 알 미라즈 고기랑 같이 먹을 만한 거!’


그러나 뭐 눈에 띄는 게 도통 없었다.


원래 개똥도 약에 쓸려고 찾으면 없다고 하지 않는가.


이 정도 크기의 숲이니, 안에 별의별 게 다 있을 텐데도 불구하고 뭔가 그럴듯한 재료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다.


창수는 집요하게 보이는 모든 것에 성좌의 눈을 번뜩였고, 마침내 뭔가 그럴듯한 것을 하나 찾아냈다.


“오...”


[은은한 온기를 뿜는 열화초: 먹으면 매운맛이 납니다.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재생력이 소폭 증가합니다.]


창수는 일단 보이는 열화초를 닥치는 대로 채집했다.


이걸 약초로 분류할지 나물로 분류할지는 좀 미묘했지만, 그딴 건 아무래도 좋았다.


이것도 요리 재료라면 요리 재료라 그런지, 그가 가진 요리술을 적용해서 손질할 수가 있었다.


‘이걸로 살짝 매콤한 맛을 내자.’


초라하다면 초라한 요리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가 어딘가!


양념(?)으로 쓸 재료를 구하자, 창수는 곧바로 부지런히 고기를 다듬고, 불을 피우며 구이를 준비했다.


백에 달하는 인원에 고기를 다 돌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식기가 없는 건 그렇다 쳐도, 고기를 굽기 위한 불판조차도 부족했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상당수는 그냥 손질한 알 미라즈를 적당한 나뭇가지 따위에 꽂아 통구이로 구워 먹어야만 했다.


그나마 통구이에 써먹을 만한 나뭇가지를 구하는 것은 아직 숲을 벗어나지 않아 비교적 쉬운 편이었던 게 다행이었다.


창수는 그 모든 알 미라즈 고기에 채집한 열화초를 잘게 다져서 양념처럼 뿌려주었다.


고기가 익어가면서 제법 괜찮은 냄새를 뿜어내기 시작하자, 수인들의 꼬리가 미친 듯이 팔랑팔랑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들 배가 많이 고팠는지, 구슬픈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침을 뚝뚝 흘리며 꼬리만 치고 있었다.


“자~ 일단 먹자!”


창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수인들은 급히 알 미라즈 고기들을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다.


창수도 천천히 구운 알 미라즈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매콤한 매운 느낌이 콧속에 확 차며, 입안에 침이 가득 괴었다.


양념 비슷한 거 하나를 추가했다고 느낌이 이리 달라지나 싶을 정도로, 두 재료는 의외로 궁합이 잘 맞았다.


그는 고기를 씹으며 잠시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이들이 살던 곳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거기에 아무것도 없으면 이 모든 게 무의미한 짓이 되는데...’


여우 성좌가 약속한 보상도 좋지만, 만일 그런 식이면 너무 감당해야 할 것이 많아진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해서 성좌의 힘을 완전히 계승하는 것이지, 수인들을 뒷바라지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창수는 그 점을 수인들에게 확인해보았다.


“그런데... 너희 고향으로 돌아가면 거기에 뭔가 있는 거냐?”


여우 성좌가 그리로 데려가 달라고 하긴 했지만, 갔는데 아무것도 없이 폐허만 있으면 그건 좀...


“아, 그게...”


수인들이 서로 눈치를 보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거기는... 원래 저희들의 마을이 있었습니다. 대장님.”


“저 사악한 고블린놈들에게 패하고, 마을이 점령된 다음에는 어찌 되었는지는 잘 모릅니다만은... 당시 마을이 점령 당하기 전에 노약자들과 청년들 일부를 빼돌렸으니... 그들이 마을을 재건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니야. 고블린 놈들 때문에 근처에 그냥 숨어 살고 있을 수도 있어.”


서로 수군거리는 수인들의 말을 들으며, 창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흠... 마을이란 말이지?’


고블린들에게 점령을 당한 다음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당시 일부 수인들을 빼돌렸는데, 그들이 뭘 하고 있을지도 확실히 모른다.


‘가봐야 안다는 거네.’


그런데 대장은 또 뭐지?


창수는 대체 얘네가 날 왜 대장이라고 부르나 싶었지만, 따지기도 귀찮아 그냥 넘어갔다.


일단 지금 무리를 이끌고 가고 있으니, 일종의 우두머리라고 해도 틀린 건 아니니까.


‘그보다...’


[<식별 불능> 능력을 얻었습니다. 현재 구현율 74%입니다]


‘... 이건 뭔데 갑자기 이리 팍팍 올랐지?’


알 미라즈 고기를 마저 먹으면서, 창수는 잠시 고민했다.


마물완전요리술의 효과로 알 미라즈 고기를 먹을 때 뭔가 지금은 알 수 없는 능력을 얻어간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당시는 식사 한번 하면 8% 정도 올랐었다.


여우 성좌의 옛 신전 지하에서 식사를 할 때만 해도, 20%를 좀 넘을까 하던 구현율이 근데 왜 갑자기 이리 확 높아졌단 말인가!


‘많이 먹으면 퍼센트가 더 오르지 않을까? 하고 추측했었는데 설마 그래서 그런 걸까?’


나쁜 결과는 아니지만, 그 이유를 확실히 모르니, 왠지 기분이 떨떠름했다.


‘분명 뭔가 이유가 있을 텐데... 설마 저 열화초란 걸 양념을 쳐서 이렇게 된 건가?’


그때 여우 성좌가 다시 반응했다.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생각해볼 수 있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합니다.]


‘여러 가지?’


창수는 여우 성좌의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냥 양념을 좀 쳤을 뿐인데, 이유가 여러 가지일 수 있다고?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뭔가 특수한 능력을 가진 요리 기술을 사용하는 거라면, 요리의 완성도에 따라 그 특수한 능력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오...”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그리고 많은 이들이 당신이 만든 요리를 먹었기에 추가로 효과가 강화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합니다.]


‘과연...’


확실히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솔직히 이전에 그가 먹었던 알 미라즈 고기 구이는 별다른 재료가 없어서 그냥 살을 얇게 잘라 돌판에 구워먹은 게 전부였잖은가.


비록 양념 같지 않은 양념을 뿌린 것에 불과하지만, 그로 인해 요리의 완성도가 높아져서 그만큼 효과를 더 강하게 받았다고 하는 건 말이 됐다.


요리로 효과를 얻는 거니까, 요리의 완성도가 오르면 그만큼 더 강한 효과를 얻는다고 하면 충분히 말이 되잖는가!


‘수인들이 내 요리를 먹은 것도 포함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어쨌든 그럭저럭 의문이 풀리자, 정말 새로운 의문이 생겨났다.


이 식별 불능이라고 표시되는 효과는 과연 무엇인 걸까?


퍼센트가 크게 올랐으니, 구현율이 100%가 되는 것도 사실 그리 멀지 않았다.


완전마물요리술을 얻고, 처음으로 그 요리술로 인해 얻는 이로운 효과가 무엇인지 판별할 수 있는 거라, 기대감도 호기심도 무럭무럭 솟아났다.


‘다음 식사를 하면 알게 되겠지.’


창수는 남은 알 미라즈 고기들을 흡입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나저나 추적대가 온다면 어느 정도의 거리일까.’


식사를 하느라 지체된 시간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그들이 바짝 쫓아오고 있을지도 몰랐다.


여기서 변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고블린들의 피지컬이었다.


고블린들이 직접 걸어서 행군을 해온다면, 보폭과 체력만 고려해도 어지간해선 쉽게 따라잡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고블린들이 모를 리가 없었다.


머리가 있으면 문제를 알 테고, 문제를 알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런저런 시도를 할 터...


인간이 말을 길들여 탔듯이, 고블린들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었다.


‘아니면... 뭔가 다른 방식의 해결책일지도 모르지.’


어느 쪽이든 고블린들의 이동 속도를 확정하지 어려워서, 추적대가 쫓아온다면 어느 정도 왔을지 짐작하기가 어려웠다.


‘이거 아무래도 안 되겠다. 후방 정찰을 좀 해봐야겠어.’


... 뭐 정찰이라기보다는 요격에 더 가깝지만.




괜찮아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 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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