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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성좌니까 괜찮아!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괴인h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6.17 20:0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8,868
추천수 :
327
글자수 :
213,799

작성
21.05.28 20:00
조회
181
추천
9
글자
11쪽

8. 성좌가 알려준 비밀.

성좌지만




DUMMY

이쯤 되면 슬슬 약이 오른다.


‘아니 강 건너 불구경하지 말고 좀 적극적으로 도와주면 서로 편할 텐데 왜...?’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그럴 거면 뭐하러 당신에게 저들을 구해주면 보상을 준다는 제안을 했겠냐고 묻습니다.]


‘아... 그건 그렇지.’


말이야 맞는 말이라 뭐라 더 할 말이 없었다.


창수는 이게 다 내 업보니... 하고 수인들을 인솔해서 광산의 입구로 나갔다.


‘근데 어디로 가야 하지?’


기세 좋게 나온 건 좋은데, 막상 나오니 어디를 가야 할지 갈 곳이 애매했다.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이들이 원래 살던 곳으로 데려가 달라고 말합니다.]


‘하긴... 아무래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맞겠지.’


창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서둘러야 했다.


고블린 마을에서 지원이 오기 전에 일단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 여러모로 편해질 것이다.


“너희들이 원래 살던 곳이 어디냐? 그리로 가자!”


“네... 네네.”


수인들의 태반이 개수인이라 그럴까?


물론 진짜 개는 아니겠지만... 실제 개들이 서열을 확인하면 충성을 바치는 것처럼 개수인들은 순순히 창수의 말을 따랐다.


그들은 아직 움찔움찔 눈치를 보면서도, 창수의 명령에 따라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수인족들이 살았던 땅으로 이동을 시작하면서, 창수는 잠시 전투의 복기와 고블린 마을의 지원이 추적할 경우를 대비한 대책을 생각해보았다.


‘만일 추적대가 따라붙으면... 다른 방법이 없네?’


현재 이들은 큰 전력이 되지 못한다.


여우 성좌는 이들이 원래 겁이 많은 종족이라고 했다.


그게 꼭 개수인인 도기 족만을 의미한 것은 아닐 것이다.


캐트시 족이나 폭시 족까지 모두 포함해서 하는 이야기겠지.


수인들이 야성이라곤 씨알도 없는 꼴이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수인이라고 무슨 야만전사마냥 크아아아-! 하고 야성과 분노로 넘치란 법도 없지 않는가.


‘뭐 모르지... 겁 많은 성격 때문에 제 힘을 못 내서 그렇지. 종족 자체의 전투력 포텐셜 자체는 괜찮을지도.’


어쨌든 지금 당장은 아무 의미 없는 이야기들이다.


만일 고블린 마을의 지원이 광산에 도착한 다음 상황을 파악하고 추적을 온다?


그러면 수인들을 도망치게 하거나 숨게 한 다음, 그가 혼자 추적대를 상대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갑자기 아까의 전투가 참 아쉬워졌다.


‘제기랄. 레벨 1 정도는 오를 줄 알았는데...’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고블린들의 숫자도 제법 많았고, 결과적으로는 비교적 수월하게 처리했다고 해도 상황 자체는 보기보다 까다로웠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 정도 숫자의 고블린을 해치웠는데 설마 레벨 1조차 오르지 않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왜 레벨이 오르지 않는 거지?’


알 미라즈들이야 그의 레벨이 올라서 그렇다 쳐도, 고블린들은 왜?


설마하니 고블린들이 알 미라즈 급이라 레벨이 안 오르는 것이란 말인가!


‘그럴 거 같지는 않은데 말이야.’

알 미라즈와 고블린이 일대일로 싸운다면 누가 이긴다고 단정하기는 좀 애매하긴 했다.


하지만 고블린들의 높은 지능과 그들이 보유한 마법사의 존재를 고려하면, 전쟁을 벌이면 고블린들이 거의 99% 승리할 터였다.


‘그러니 알 미라즈들보다 한 급 위의 마물이라고 봐도 될 텐데... 도대체 왜 레벨이 안 오른 거냐고!’


레벨을 올리며 성좌의 힘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해야 하는 창수의 입장에서 레벨이 안 오르고 있는 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였다.


창수는 수인들을 데리고 이동하면서, 계속 그 이유에 대해 고민했다.


그게 안쓰러웠는지 아니면 답답했는지, 갑자기 여우 성좌가 말을 걸었다.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왜 그런 걸 고민하냐고 의아해합니다.]


‘레벨이 안 오르는 건 중대한 문제란 말이다!’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그런 식으로 하면 레벨이 엄청 안 오를 거라고 말해줍니다.]


‘어...?’


창수는 자신도 모르게 멈칫했다.


‘그런 식이라니? 그게 무슨 의미인 거지?’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전투가 성립이 되어야 레벨이 오른다고 말해줍니다. 단순 학살은 같은 수의 적을 처치해도 레벨이 그다지 오르지 않는다고 한숨을 쉽니다.]


‘......!’


창수는 순간 충격을 받았다.


‘전투가 성립되야 한다고? 단순 학살은 레벨이 별로 안 오른다고?’


여우 성좌의 그 말을 듣자, 뭔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알 미라즈들을 사냥하면 할수록 레벨이 안 오르던 이유도, 조금 전 광산에서의 전투에서도 레벨이 안 오르던 이유도 말이다.


그 두 개다 상대는 피해를 주지 못하고, 이쪽에서 일방적으로 피해를 줘서 죽이는 행위의 반복이었다.

이건 전투라기보다 처형이나 학살 비슷한 것이라 레벨이 잘 오르지 않는 거라는 의미가 분명했다.


‘비유하자면 손발을 다 묶어 놓은 상대를 처형한다고, 그게 무슨 큰 성장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인 거지?’


[무작위와 뽑기의 화신] 성좌가 준비한 이 계승 작업이 워낙 창수 그가 익숙한 게임의 형식을 빌려서 그가 그만 착각을 한 것이었다.


게임에서는 적... 몹을 어떤 식으로든 처치하면 경험치를 얻는다.


말하자면 죽인 과정은 중요하지 않고, 죽였다는 결과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건 달랐다.


단순히 적을 죽이는 것 자체는 레벨 상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투를 벌이는 그 과정에서의 경험, 숙련, 깨달음 등 다양한 요소가 성장에 관여하고 그것이 레벨업이라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러니 전투랄 것도 없는 일방적인 학살은 레벨이 그다지 오르지 않는 거였다.


‘그래... 광산에서 적지 않은 고블린들을 처치했는데도 레벨이 오르지 않은 건... 그들이 내 보호막을 뚫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야!’


그들은 창수에게 전혀 피해를 주지 못하고, 이쪽은 일방적으로 피해를 주며 쓸어버린다.


그러니 전투가 아니라 처형이나 학살처럼 취급될 수밖에!


‘그럼... 보호막을 고블린들과 싸우고 있을 때는 꺼야 한단 이야기네?’


그래야 싸움이란 개념이 어떻게든 성립할 테니 말이다.


고블린들과의 싸움에서 보호막을 활용하려면, 그들이 위협적인 공격을 하는 순간에 방어하듯 쓰거나 적이 보호막을 뚫고 피해를 줄 수 있는 전력일 때나 미리 쓰는 식이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이런 관점이라면 알 미라즈들 역시 아직 레벨업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싸우는 방법에 따라서 말이야.’


어쨌든 중요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창수는 내심 여우 성좌에게 고마워했다.


그걸 몰랐다면 몇 번은 무의미한 삽질을 반복했을 것이다.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엣헴-! 하고 헛기침을 한 다음, 꼬리를 흔들며 으스댑니다.]


고마운 건 사실이라, 창수는 그냥 으스대라고 조용히 넘어갔다.


수인들이 거주하던 땅은 아직 도착하려면 한참 멀기만 했다.


* * *


한편, 그 시각 고블린 마을은 발칵 뒤집힌 상태였다.


광산 내에서 고블린들의 대응을 보고, 창수는 뭔가 어떤 방법으로 고블린 마을에 지원을 요청한 것이 아닌가 의심했었다.


그리고 그 의심은 사실이었다.


고블린 크레마 부족의 마법사들이 만들어 낸 일종의 비상연락용 아이템이 광산에 배치되어 있었고, 그들은 그걸 통해 고블린 마을에 지원을 요청했던 것이다.


광산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파악한 크레마 부족 측은 즉시 한 부대의 전사들을 광산으로 파견했다.


그리고 크레마 부족의 지도층들은 그걸로 문제가 해결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일은 그들의 생각처럼 돌아가지 않았다.


광산에 도착한 전사들이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급히 연락이 온 것이다!


광산 안의 고블린들이 몰살하고, 노예로 일하던 수인들이 모두 탈출한 것도 어마어마한 문제였지만, 고블린들이 마법에 의해 몰살당한 흔적이 있는 것은 더욱 큰 문제였다.


크레마 부족의 마법사들은 많아야 스물 정도에, 그들은 모두 부족의 지도층이자 권력자들이다.


이천이 넘는 고블린들의 위에 그 스물 남짓한 소수가 군림할 수 있게 해주는 힘!


그 원천이 바로 마법이었다.


그런데 그 마법을 쓰는 누군가가 광산을 습격해 광산의 고블린들을 전멸시키고, 수인들을 구해갔다?


그 사실에 크레마 부족이 발칵 뒤집혔다.


결국... 뒤늦게 고블린 마을에서 마법사가 추가로 넷이나 합류하고, 그 호위로 전사들이 이백이나 그 뒤를 따랐다.


다행히 탈출한 노예 수인들이 이동한 흔적은 명확했다.


그들이 이동한 흔적을 따라 움직이며, 추적대를 이끄는 네 마법사 중 한 명인 무크울은 추적을 보강할 추적 마법을 시전했다.


“크레마는 피의 빚을 잊지 않으리니...”


크레마 부족을 해치고 그 피를 본 자를 추적하는 크레마 부족 고유의 마법이 펼쳐지자, 그자가 걸어간 방향으로 핏빛으로 빛나는 발자국이 점멸하며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부족의 적이 간 길이다. 그게 누구이든 부족의 피를 흘리게 한 대가를 우리는 치르게 할 것이다.”


“오오-!”


고블린 추적대가 흉포한 기세로 창수와 수인들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 * *


한편, 그 시각 창수는 새로운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아... 이건 생각 못했었는데...!”


구슬픈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수인들의 시선을 슬쩍 피하며, 창수는 난감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그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 그것은 바로 식량 문제였다.


수인들도 살아 있는 생명인 이상 뭔가를 먹어야 했고, 그건 도주(?) 중인 지금이라고 달라지는 일이 아니었다.


창수 그 혼자 먹는 것은 사냥해둔 알 미라즈 고기를 아공간 창고에 좀 보관해둔 게 있으니 그렇다 쳐도, 수인들의 숫자는 거의 백 명 가까이 되는데 이들을 지금 당장 뭘로 먹인단 말인가!


가진 알 미라즈 고기를 다 턴다고 해도, 이들을 다 먹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고... 설령 다 먹인다고 해도 그 다음 끼니는 또 어쩐단 말인가.


게다가 좀 참으라고 하기도 어려운 것이...


제대로 식사를 하지 않으면, 이렇게 걷다가 체력이 떨어진 수인들이 픽픽 쓰러지고 탈진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러니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했다.


‘뭐 적당한 걸 찾아 사냥이라도 해야 하나?’


하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문제인 것이... 고블린들이 추적해 올 경우 그렇게 사냥을 하다간 놈들과 반드시 조우한다는 점이었다.


굶주리고 기가 잔뜩 죽어 있는 이 수인들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추적해온 고블린 추적대와 딱 마주치는 건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아까도 생각했던 일이지만, 만일 싸우더라도 당장은 나 혼자 싸워야 할 테지.’


어쨌든 이래저래 어떤 선택을 하든 난감한 상황이었다.


‘어쩌는 것이 최선일까.’


고민하던 창수에게 다시 여우 성좌가 반응을 보였다.


[<수상할 정도로 애교가 많은 여우>가 좋은 생각이 있다고 손을 번쩍 듭니다.]


‘... 오.’




괜찮아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 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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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10. 재능임. 아무튼 재능임.(2) +2 21.06.03 163 7 12쪽
25 10. 재능임. 아무튼 재능임. +2 21.06.02 163 9 11쪽
24 9. 충격과 공포다. 이 고블린들아!(3) +2 21.06.01 162 10 12쪽
23 9. 충격과 공포다. 이 고블린들아!(2) +2 21.05.31 166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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