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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군 님의 서재입니다.

괴인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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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군
작품등록일 :
2023.05.10 10:30
최근연재일 :
2024.05.31 15:45
연재수 :
2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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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218
추천수 :
3,130
글자수 :
1,55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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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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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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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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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91화

DUMMY

귀검은 돌진하는 현무에게 외치며 장검을 휘둘렀다.


<마력 좀 회복 했다고 돌진하다니, 어리석군!>


- 사사삭!


회복된 마력을 다시 강제로 소모하며 날뛰는 감각과 향로를 흡수하며 얻은 '영안' 때문인지 마력의 흐름이 더 명확하게 파악되었다.


덕분에 회피도 수월해졌지만 계속해서 참격을 날리는 귀검의 마력은 감소되는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장검에서 흘러나온 검은 기운에 주변의 '영'을 '악령'으로 바꿀수록 귀검의 힘도 강해져 갔다.


"그 장검 '영'을 악령으로 바꾸는 것 말고도 소유자의 마력을 회복하는 효과가 있었군요."


<흐음. 향로를 가루로 만든 기술, 그 기술을 발동하려고 할 때마다 '직감'이 경고를 하길래 막았는데. 무언가를 획득했군. 그리고 아까와는 달리 확실하게 '악령'들을 인지하는 것을 보니.... '영안'을 획득했다는 건가? 선천적으로만 획득할 수 있다는 그 '영안'을?>


- 쾅!!


갈라진 상체를 노리는 공격을 막으며 근접해 주먹을 뻗었으나 귀검은 영체 몬스터 특유의 움직임으로 물러나 바닥을 박살낼 뿐.


불꽃을 사용해 물러난 귀검을 공격하지만 그새 수를 늘린 '악령'이 대신 타 죽고, 귀검은 장검을 이용해 악령을 늘리고 마력을 회복하며 참격을 날린다.


이런 적들은 동일하게 원거리 공격을 하면서 상대해야 편하지만, 지금 현무에게는 저주로 인해 원거리 공격은 불가능.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폭식교단의 그 돼지놈들조차 능력자를 먹어야 가능하고, 폭식교단의 단장만이 유일하게 아이템을 통해서도 기술을 획득 가능하다고 알려졌는데 말이야.>


"...."


귀검의 말을 흘려 들으며 놈을 죽일 방법을 생각한다.


영체 몬스터를 '의태'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알았지만 정확한 특징이 없으니 어떤 몬스터인지는 알 수 없어 약점을 찾기 힘들었다.


거기에 악령을 방패로 삼아 날리는 장검을 통한 참격도 분명 약점이 존재할 것이 분명함에도 귀검의 '의태'와 장검이 서로를 보완하고 있어 상대하기가 까다로웠다.


그나마 향로를 완전하게 흡수하며 나타났던 시스템 메시지의 '영'에 대한 공격과 방어 능력이 상승한다는 것이 사실인지 마력의 회복에 의한 여러 기술의 효과와 함께 버틸 수 있었다.


회복되지 않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상태로 억지로 마력을 집중해 '중급 재생'을 발동 중인 현무와 '악령'을 늘려가며 참격을 날리는 귀검의 대치는 지속되었다.


다행히도 쿠즈노하 세이를 쫓아간 종말교의 전사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현무는 언제까지 이런 대치를 이어갈 수 없음을 알았다.


억지로 상처를 회복시키고 있는 현무와는 달리 귀검은 불태우는 족족 다시 악령을 만들며 집요하게 피가 쏟아지는 상처 부위를 노렸고, 참격을 통해 현무의 몸에 상처를 늘려가고 있었다.


- 깡!!


<회복했다고 하지만 마력을 회복하는 수단은 이쪽이 더 우세하지. 회복한 마력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거기에 완전하게 다루지 못하는 감각 때문에 내가 만든 상처가 아니더라도 상태가 점점 나빠져 가는군.>


'중급 재생'에 마력을 집중하는 이유는 귀검의 말처럼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강화되는 감각의 영향도 있었다.


최대한 들키지 않으려고 했지만 귀검은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는 듯이 말했다.


<분명 강하기는 하지만 무언가 부족하단 말이지.>


"...."


- 쿠웅!


피하는 귀검을 빠르게 따라 붙으며 공격하려는 순간마다 악령들이 끼어들어 사이를 막으며 현무의 발목을 붙잡는다.


검푸른 불꽃으로 악령을 없애고 귀검의 참격을 피해 관찰하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놈을 붙잡아 죽일 방법.


감각은 마구잡이로 정보를 전달해오고, '영안'은 원래는 보지 못하던 것들을 보여 주며 시야를 더 어지럽힌다.


'붙잡을 방법....'


새까만 검신의 장검은 사용할수록 효과가 가속화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처럼 '영'이 많은 상황이 특수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점점 더 많은 '영'들을 악령으로 바꾸고 귀검의 마력을 회복시킬 뿐만 아니라 참격에 담기는 힘도 강해져 갔다.


'감각 강화'에 강제로 마력이 사용되는 현무보다 귀검의 마력이 넘치는 것이 보일 정도.


조금씩 귀검이 우위를 점하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귀검의 공격 간격도 점차 빨라졌지만 그 모습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새까만 장검을 쥐고 있는 귀검의 손과 팔이 처음 '의태'를 했을 때보다 검게 변해 있었다.


'중급 재생'과 연계하던 '집중력'을 멋대로 강화되어가는 감각으로 돌려 강제로 귀검으로 향하도록 한다.


오직 귀검, 반투명한 상태의 그에 대해 집중된 감각은 '영안'과 함께 많은 것을 알려왔다.


- 왈칵!


<하하하! 시간만 끌어도 죽겠군!>


가면의 유일한 틈새인 눈구멍으로 피가 넘쳐흐르고 '집중력'의 연계가 사라진 재생의 효과가 감소되어 갈라진 상반신에서 많은 피가 흐른다.


현무의 모습에 귀검이 소리치면서도 쉬지 않고 참격을 날리며 공격했다.


귀검의 행동과 함께 감각과 '영안'이 알려온 정보는 어떤 확신을 주었다.


어느새 멈춘 악령을 생성과 가속하는 공격속도.


쫓기듯이, 마치 무언가를 털어내는 것처럼.


'무기에 잠식 당하고 있군.'


조금씩이지만 반투명한 육체가 새까맣게 물들고 있었고 공격의 간격은 더 빨라진다.


놈을 반드시 죽여야 할 이유가 더 늘어났다.


무기, 그것도 능력자를 잠식해가는 무기는 그 성질상 꺼림칙한 것이 많았다.


그것도 종말교 간부가 사용할 정도의 무기이자 저렇게 강력한 효과를 가진 것이라면, 무기가 귀검을 잠식하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다.


거기에 귀검은 다른 어떤 행동보다 현무를 공격하는 것에 집중했고, 간격을 좁히거나 공격에 대한 방어는 완전히 장검이 만들어내는 악령에 맡기고 있었다.


귀검은 현무의 모습을 보며 한 말이지만 그에게도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


'붙잡을 방법.'


생각해내라, '영'에게 유효한 방법을.


반드시 놈을 죽일 방법을.


- 후둑! 후두둑!


피가 쏟아진다.


갈라진 상체에서, 눈에서, 입에서.


쏟아지는 피를 보자 떠올랐다.


보았던 그리고 당했던 기술의 마력 흐름을 떠올린다.


현무를 속박했던 사슬, 군령이라는 불멸교의 술사가 사용했던 검붉은 사슬을.


귀검을 쫓으며 흘린 피들을 파악하고, 몸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가늠한다.


이제는 반신이 검게 물든 귀검을 쫓아 달린다.


방해하는 악령들을 태우고, 놈이 날리는 참격을 막거나 맞으면서 피를 흘린다.


흐르고 쏟아낸 피가 어느새 바닥에 원을 그리고 귀검이 그 중앙에 서는 순간을 노려 군령의 기술을 흉내낸다.


천궁이 사용했던 '유령화살'과 같이.


- 촤르르르르륵!!!!


<무슨!! 이익!>


"마, 말도 안 되는!"


'혈쇄'라 불린 기술.


현무가 흘린 그리고 몸 속에 남은 피를 이용해 마력의 흐름을 따라해 발동한다.


그리고 피로 만들어진 사슬은 귀검을 확실하게 속박했다.


속박된 귀검을 향해 피가 사라진 육체를 움직인다.


지금과 같은 일은 튜토리얼에서 상당히 많았다.


종말이 오면서 수없이 많은 던전에서 몬스터들이 끝없이 쏟아졌고, 그 몬스터들 중에는 상대의 피를 얼리거나 소멸시키며 때로는 대상의 피를 독으로 만드는 것들도 있었으니까.


순간적으로 사라진 피를 대신해 아직 절반 넘게 남은 마력으로 대체하고, 피 대신 흐르는 마력을 따라 '중급 재생'을 발동한다.


피가 사라지며 멈추려던 심장을 주변의 근육과 함께 억지로 움직이고, 재생시킨 피를 마력과 함께 흐르게 한다.


아직도 갈라진 상체에서 재생된 피와 함께 마력이 새어 나가는 것이 느껴졌지만 무시한다.


드디어 붙잡은 귀검, 놈을 죽일 시간이다.



************



이제는 레이의 수호령이 된, 작은 모습의 하얀 여우.


레이는 하얀 여우를 품에 안고 아직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몬스터를 피해 신사의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높디 높은 곳에 세워진 거대한 신사를 향하던 중 하얀 여우가 갑자기 품에서 벗어나 계단을 벗어난 곳으로 걸어갔다.


"여우님! 어디 가시는 거에요?!"


- 켕! 켕켕!


"따라오라는 말인가요?"


- 끄덕!


"그 쪽에 길이 있나요?"


- 켕!!


- 다다다다닥!


레이의 물음에 짧은 울음소리로 답한 하얀 여우가 달려갔고, 레이는 어쩔 수 없이 그 뒤를 쫓아 달렸다.


- 켕!


"하아... 하아... 여, 여우님.... 이곳에... 길이 어디에...?"


하얀 여우의 뒤를 쫓아 도착한 곳은 신사가 세워진 장소에서 한참 떨어진 바위투성이 장소.


숨을 고르며 묻는 레이에게 하얀 여우가 한 바위를 앞발로 가리킨다.


"하아... 이곳에 길이 있다는 말인가요? 그저 바위만 있는데요?"


- 켕!


레이의 물음에도 하얀 여우는 바위를 가리켰고, 그 모습에 수호령이 앞발을 올린 바위에 똑같이 손을 올리지만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여우님? 아야!"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다시 레이가 수호령을 불렀고, 하얀 여우는 작은 앞발에서 발톱을 꺼내더니 레이의 손가락을 찍어 피를 낸다.


"여우님?! 무슨... 어?!"


- 케켕!


레이가 놀라서 소리치는 것보다 빠르게 레이의 손을 올리고 있던 바위에 피가 흐르더니 천천히 모습이 사라진다.


사라진 바위, 그리고 그 앞에 생긴 넓은 통로로 달려가는 하얀 여우의 뒤를 레이도 쫓아간다.


수호령의 쫓으며 돌아본 뒤쪽은 어느새 다시 바위로 막혔는지 빛이 사라졌고, 하얀 여우와 레이가 달려가는 바닥에서 은은한 빛이 나며 시야를 밝힌다.


'이상한 공간, 이곳은 대체 어디지? 여우님은 어떻게 이 장소를?'


작은 몸으로 변했음에도 레이보다 빠른 속도로 앞서 달리는 수호령의 뒤를 쫓으며 손에 쥔 권총을 더 꽉 잡는다.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굳어버린 레이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권총을 쥐어준 채 떠난 현무가 생각났다.


'영안'이 보여준 모습에 압도되어 레이와 세이에게 기회를 그리고 할머니를 구해준 은인을 혼자 보냈다.


게센의 만물상에서 할머니가 하셨던 말을 떠올린다.


''영안'에 보이는 형의 모습이 어떠하더라도 현무 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하셨지.'


할머니는 가서 막으라고 했다.


무엇을 막으라고 한 것일까, 어째서 자신은 그 말에 무언가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많은 사람이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넓이를 가진 통로는 길었고, 다시 숨이 차올랐지만 하얀 여우의 뒤를 따라 달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을 때, 드디어 문과 같은 것이 나타났다.


"하아... 여, 여우님... 하아.. 다 온....건가요?"


- 켕!


숨을 몰아쉬는 레이에게 작은 앞발을 들어 다시 문에 올리는 수호령이었고, 그 행동에 거대한 문의 형상이 천천히 열린다.


열린 문 사이로 손에 쥔 권총을 겨누며 천천히 들어간다.


하얀 여우는 당당하게, 원래 자신이 있어야 할 장소처럼 들어갔지만 이 장소에 대해 모르는 레이에게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후우...."


레이와 세이에게 자신의 기술을 가르치면서 여러 가지 훈련도 시킨 헤티나에게 배운 심호흡을 하며 긴장을 가라앉힌다.


한 걸음 한 걸음, 하얀 여우의 뒤를 쫓아가던 레이는 갑자기 넓은 공간이 나타나며 보인 거대한 여우 조각상을 보며 넋을 잃었다.


정말로 거대한 여우 조각상의 눈이 레이를 쳐다보고 있었고, 그 모습에 레이는 저도 모르게 '조형'을 떠올린다.


'저 여우의 모습을 내가 만든다면 어떻게 만들었을까? 조각상을 만든 이는 누구일까, 내가 가진 '조형'으로 흉내 낼 수 있을까?'


멍하니 여우 조각상을 보던 레이에게 갑작스런 소리가 들려왔고, 반사적으로 손에 쥐고 있던 권총을 발사해버렸다.


- 타앙!!


<레, 무, 뭐야?!>


"으악!!"


갑작스런 소리의 정체는 헤티나 칼리나였고, 레이는 자신이 발사한 권총의 위력에 뒤로 넘어가 뒹군다.


처음 사용하는, 그리고 위력이 너무 강력한 권총.


레이가 발사한 탄환은 헤티나를 빗겨나가 옆의 벽을 파내듯이 흔적을 남겼고, 레이를 부르려던 헤티나는 그 모습에 놀라 멈칫거린다.


<레, 레이.. 너...>


"서, 선생님?! 어떻게 여기에?!"


- 케켕!


"여우님?! 여우님 맞아요?! 왜 이렇게 작아졌어요?!"


"세이!!"


놀라고 있는 레이와 헤티나는 신경도 쓰지 않고 이상한 공간을 가로 질러 움직인 하얀 여우가 세이을 발견해 울었고, 세이는 수호령인 하얀 여우의 작아진 모습에 놀라 소리쳤다.


레이는 그런 세이를 부르며 달려가 껴안았다.


"살아 있었구나! 살아 있었어!!"


"레이 오빠?! 여우님이 작아졌어! 어떻게 된 거야? 설마 할머니!!"


"아니야, 세이! 할머니는 살아계서! 현무 형이 살려줬어! 그보다 현무 형은? 혼자서 너를 찾아 갔을텐데?!"


<세이와 나도 깡통이 살려줬다.>


"선생님! 어떻게 된 거에요?! 그보다 두 사람, 뭔가가....?"


"레이 오빠, 선생님은 나와 수호령의 계약을 맺었어."


"어?! 그게 가능해?!"


<가능 하더라고. 세이의 능력이 좀 부족해서 그리 큰 힘은 쓰지 못 했지만....>


"감사해요! 헤티나 선생님!"


<내가 한 건 별로 없다니까.>


"그래도 선생님이 세이를 따라가 주셔서, 세이가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것이겠죠."


<그건... 하아, 됐어. 그보다 레이, 너는 어떻게 이곳으로 들어온 거냐? 우린 신사 내의 건물을 통해서 이곳으로 들어왔는데?>


"저는...."


그 뒤로 레이와 세이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끝에 현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현무 형은...."


"현무 오빠는...."


현무의 이름을 꺼내고 멈칫거리는 두 남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유령장인 헤티나가 말했다.


<깡통은..., 녀석은 뭐냐. 세이와 수호령의 계약을 맺은 후에 보인 그 모습은 뭔데?>


"선생님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적 없나요."


<무엇을?>


"현무 오빠랑 같이 시장이나 던전으로 갈 때, 주변의 반응이요."


<음? ...., 아! 어?! 어!!>


"할머니는 저희에게 현무 형이 있는 동안은 절대로 '영안'을 쓰지 말라고 하셨어요."


"오빠를 '영안'으로 보면 안 된다고 하셨죠."


- 케!


현무의 이야기에 그리 기분이 좋지 않은지 작게 변한 얼굴을 찡그리는 하얀 여우를 세이가 품에 안고 쓰다듬는다.


<너희 할머니, 그리고 주변의 '영안'을 가진 이들은 알고 있던 거였군. 녀석의 그.... 모습을.>


"네.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너도 세이도 보았군. .... 그래서, 어쩔 건데?>


"할머니는 형을 막으라고 했어요. 선을 넘지 말도록. 정확히 무엇을 막으라고 하시지는 않았지만..."


"무엇을 막으라는 걸까, 레이 오빠?"


"나도 잘 모르겠어, 세이. 하지만 할머니의 말대로 현무 형을 막아야 한다는 예감이 들어."


<하아.... 겨우 도망쳐서 놈들이 들어오지 못할 이곳에 왔는데, 다시 그곳에 가야 하다니.... 쯧, 어쩔 수 없지. 가자! 깡통은 깡통이지! 그리고 그 녀석 아직도 나에게 저주 받고 있잖아! 그럼 나쁜 짓은 못하겠지!>


그런 헤티나의 말에 레이와 세이도 앉아 있던 몸을 일으켜 그녀들이 들어온 입구로 향했다.


"그런데 이곳을 정말로 고조 할아버지가 준비하신 걸까?"


"나도 잘 모르겠어, 오빠. 각 문양이 새겨진 곳에서 고조 할아버지가 최종 확인자라고 적힌 종이가 나오더라."


"일단은 현무 형에게 가자. 이번 일이 무사히 지나가면 할머니에게 말해 드리자."


"응."


<그보다 레이. 너, 손에 든 그건 뭐냐? 능력자라고 불리는 이곳의 초인들 중에 그 물건을 사용하는 녀석들을 몇 번 만나기는 했지만 그런 작은 형태로 그정도 위력을 보이던 것은 없었는데.>


"이거, 현무 형이 주고 간 권총이에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어요."


<이 깡통 놈은 활이나 제대로 만들 것이지, 이상한 걸 만들고 있었네!>


세이의 품 안에 안겨 있다 두 남매와 헤티나가 움직이자 레이의 어깨에 올라타는 하얀 여우와 함께 입구에 다가가자 레이가 들어왔던 통로의 바위처럼 저절로 입구가 드러났고 그곳을 통해 건물로 올라갔다.


작은 여우 조작상이 장식된 장소.


레이는 다시 한번 아래에서 보았던 거대한 여우 조각상처럼 이 작은 조각상들에서도 여러 생각이 떠올랐지만 하얀 여우가 앞발로 뺨을 누르는 행동에 정신을 차렸다.


"왜 그래, 오빠?"


"어? 아니 그게, 이 조각상들 말이야..."


<헤에... 역시 레이, 너는 장인이 될 자질이 있구나. 특이하지, 이 조각상들? 모든 조각의 결이 균일하고, 조각의 모습들에서 생동감이 넘치지 그리고....>


"그만! 선생님, 일단 일이 끝나고 해요! 오빠도 정신 차리고!"


"으, 응! 미안해, 세이."


<쳇.>


"미안해 하지마, 오빠. 선생님도 삐지지 마시고요. 나중에 레이 오빠랑 같이 이야기 다 들어 드릴게요."


<레이! 방금 세이가 한 말 들었지? 지켜야 한다! 가자! 뭐가 되었든 깡통이 선을 넘는 것을 막고 어서 돌아가자고!>


"네!"


"그래요!"


- 케켕!


조각상에 꽂혀 말이 길어지려는 헤티나를 말리며 세이가 해야 할 일을 말했고, 혹시나 종말교를 비롯해 세이가 말한 술사들을 마주칠 것을 경계하며 건물을 빠져나와 의식이 행해지고 있는 장소로 향했다.


그리고 레이와 세이, 수호령인 헤티나와 하얀 여우가 본 것은 검붉은 아니, 너무나 선명한 붉은 색의 사슬에 묶인 귀검.


속박된 상태로 몸의 반신이 검게 물든 귀검과 그 귀검에게 손을 뻗는 현무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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