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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군 님의 서재입니다.

괴인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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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군
작품등록일 :
2023.05.10 10:30
최근연재일 :
2024.05.31 15:45
연재수 :
2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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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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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0
글자수 :
1,552,256

작성
23.07.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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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
추천
15
글자
12쪽

73화

DUMMY

"자, 잠시만요! 저 혼자서는 처리할 수 없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네."


현무의 대답에 직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래소 안쪽으로 들어갔고, 잠시 후 다른 직원들과 함께 나타나 그가 꺼낸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정리하는 이들에 맞춰 계속해서 부산물을 꺼내 올려놓자 주변에서 거래소를 이용하던 능력자들의 시선이 몰리지만 무시한다.


"저어... 혹시 더 꺼내실 것이 있는 건가요?"


"네."


"아직도 있다는 건가요?!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아직도 꺼낼 것이 있다는 현무의 말에 표정이 변한 직원이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고 직원을 따라와 현무가 꺼낸 부산물들을 정리하고 있던 이들도 약간 질린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그건 주변의 능력자들도 마찬가지.


누군가는 여태까지 모은 것을 이제야 정리하는 거 아니냐는 표정을, 다른 누군가는 현무의 실력을 가늠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전자는 질투를 포함한 욕망이, 후자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직접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상 상관없는 일.


아까와는 달리 직원이 안쪽에 들어간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기에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드디어 직원이 나왔기에 다시 꺼내려고 했지만, 그런 현무의 모습을 본 것인지 직원이 달려오며 외친다.


"능력자님! 잠시만요! 아직 꺼내지 말아 주세요!"


"...."


- 후다다다닥!


능력자와 비교하면 느리지만 빠르게 다가온 직원은 그의 앞에 서서 다시 안내를 시작한다.


"후....,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거래소의 소장님이 능력자님을 잠시 만나 뵙고자 하는데 괜찮을까요?"


"음?"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이며 의문을 표하자 직원들의 표정이 조금 변하고, 주변에서 이쪽을 보고 있던 능력자들의 분위기가 경직되는 것이 느껴졌다.


"아, 아..... 저..., 그, 그러..니...까......"


"...."


"하아..... 하아...... 저... 그....그게....."


그저 대답을 기다리며 바라 보았을 뿐인데 지금까지 안내를 잘 해오던 직원은 말을 더듬으며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건 물건을 정리하던 직원들도 동일.


괜찮냐고 물어보려는 순간 모습을 나타낸 이로 인해 직원들의 얼굴이 편해진다.


"이런 죄송합니다. 저는 이곳 '후쿠오카' 정식 거래소의 소장을 맡고 있는 타카모리 키타노라고 합니다. 그저 뛰어난 능력자분이 왔다고 해서 얼굴을 보려고 했을 뿐인데 기분을 상하게 해드렸다면 정말로 죄송합니다."


"어? 저기.... 별로 기분이 나빠지거나 한 건 아닙니다. 그저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그럼 잠시 저에게 당신의 시간을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그저 디바이스의 구매와 부산물을 판매하러 왔을 뿐인데..."


"아! 그건 바로 해드리겠습니다. 아주 잠시만 대화를 할 수 있으면 됩니다."


".... 알겠습니다."


"그럼 이쪽으로."


정식 거래소의 소장 타카모리 키타노는 아주 정중하게 상대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예의를 갖추며 안내했고, 현무는 그를 따라 처음으로 거래소의 소장실에 들어갔다.


소장실의 중앙에 있는 작은 테이블 앞 의자에 앉자, 다시 문이 열리며 메이드복이라는 것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 차와 다과를 소리 없이 놓은 후 나간다.


현무의 맞으편에 앉은 소장은 그에게 차와 다과를 권하며 말을 꺼냈다.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는 지금 유행 중인 차와 다과랍니다. 그리고 능력자님을 이렇게 초대한 이유는."


"...."


"오크제 장비가 정확히 어느 정도 있는지 알고 싶어서 입니다."


"그건 왜 궁금하신지."


"그것이..., 음, 지금 테이블 앞에 있는 차랑 다과와 같은 이유랍니다."


"?"


"혹시 던전에서 오래 계시다 나오신 겁니까?"


"아, 네. 그리고 일본에는 처음으로 왔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모르실 수도 있겠군요. 저희 일본은 유행이 아주 중요합니다."


"유행이요?"


"예! 아주 중요한 것이지요!"


일본에서 중요한 것인 유행과 오크제 장비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정식거래소까지 오는 길에 보았던 능력자들의 장비들은 정말 화려하고 세련되어 보이는 것들이었고, 현무가 부산물로 가져온 오크제 장비들은 날카롭고 튼튼하지만 굉장히 투박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상급에서 만나는 오크들의 장비는 현무가 가진 것들보다는 좀 더 멋있지만 그래도 오크제 장비는 단순하고 실용적으로 생겼다.


"하하! 거래소까지 오시는 길에 능력자들을 보셔서 그렇군요. 하지만 지금 수도인 '도쿄'에서는 명문을 비롯해 많은 길드들이 오크제 장비를 사들이고 있답니다."


"그걸 왜?"


"'개조'가 제일 쉬우니까요!"


"'개조'?"


"예!"


'개조'는 이름 그대로의 뜻대로 장비부터 시작해서 소모품까지 폭넓은 범위에서 아이템을 바꿀 수 있게 해주는 기술.


일본은 장인급의 기술자들이 많은 만큼 그 휘하의 제자들도 굉장히 많았고, 그건 일본에서 적극적으로 기술자들을 미뤄주기 때문이었다.


오직 행정만을 맡게 된 일본의 정부에서도 많은 혜택을 주었기에 일본에서 각성자가 된 이들은 능력자와 기술자가 되는 비율이 비슷했다.


그리고 그런 기술자들 중에서는 '개조'라는 기술을 극단적으로 추구한 이들이 있었다.


현무가 가진 '아귀가방'과 최근에 얻는 '용골갑'의 기능 중 '형상변환'을 '개조'로 구현하는 자들.


'마개조' 길드


장비의 원래 모습을 변형하면서 그 장비가 가지고 있던 효과는 그대로인 채 또는 효과를 추가하며 개조하는 미친 장인들이 모인 곳.


물론 그런 기술인 만큼 들어가는 재료와 비용이 굉장히 비쌌기에 충분한 자본과 재료를 직접 구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나 할 수 있는 일.


밖에서 보았던 능력자들의 복장을 다시 떠올려 보니 그저 장비 위에 걸친 옷이었던 것 같았다.


그것만으로도 개성을 나타내기에는 충분했지만 이곳 사람들은 생각이 다른 듯했다.


"최근 시련이 변덕을 부리긴 했지만 저희 일본은 충분히 오크가 나타나는 던전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개조' 길드에서 5일 전에 한 가지 사실을 발표했죠."


"그것이 오크제 장비입니까?"


"예! 장비 자체의 기능에 충실하지만 투박한 장비! 그러나 '마개조'길드에서는 그런 점이 적당한 재료와 비용으로 원하는 형태와 효과로 개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왔군요."


"그것도 접수처에서만 종류별로 10세트를 꺼내셨죠."


"...."


"혹시 더는 없으신 겁니까?"


"더 있기는 합니다만, 음. 이곳 말고 좀 더 넓은 곳은 없을까요?"


"안내하죠!"


좀 더 넓은 장소를 요구하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소장은 소장실의 문을 열고 현무를 기다렸다.


테이블 위에 놓인 다과 중 하나를 챙겨 입에 넣고, 그 뒤를 따라 걸어간다.


소장의 뒤를 따라 거래소 내부를 나아가던 걸음은 어떤 문 앞에서 멈췄다.


"이곳은 원래 사무실이었지만 최근에 거래소를 증축하며 빈 곳이랍니다. 대신 보안은 기존 사무실과 같기 때문에 안심하십시요."


"아, 네."


- 벌컥!


문을 연 소장이 안으로 들어갔고, 따라 들어가자 소장의 뒤를 따라 이곳까지 오면서 보았던 거래소 내부 중 서류작업을 하던 직원들이 있던 장소와 비슷한 크기가 눈에 들어온다.


"음, 넓네요."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네. 그럼 꺼내겠습니다."


'아귀가방'의 입구를 앞으로 향하며 '출납기능'을 사용한다.


양이 많다 보니 기능에 많은 마력이 사용되는 것이 느껴졌으나 그리 문제는 없었기에 오히려 마력을 추가해 더 빨리 장비들을 꺼낸다.


- 촤아아악!


기묘한 소리와 함께 변해버린 던전의 오크 요새에서 챙긴 장비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사, 주술사, 궁수, 라이더의 장비들이 질서정연하게 사무실이었던 공간의 바닥에 깔렸는데, 이는 '출납기능'의 효과 중 하나였다.


바닥을 가득 메우듯 깔린 장비들.


소장을 바라보자 그는 입을 벌린 채 장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이게....?"


"이게 다입니다."


"예?"


"아까 접수처에서 꺼낸 각각의 10세트 말고, 지금 여기서 꺼낸 세트는 전사가 800, 주술사가 100, 궁수가 250, 라이더가 200 정도네요."


전사의 비중이 높은 오크였기에 투구, 상갑과 하갑, 장갑, 신발 그리고 도끼를 비롯한 중병기들이 하나의 세트였다.


그건 다른 세트들도 비슷했다.


세트가 맞춰지지 않는 다른 장비들은 모두 흡수했기에 현무가 가진 것은 지금 꺼낸 것들이 전부였다.


바닥에 깔린 장비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타카모리 소장은 갑자기 무릎을 꿇고 소리쳤다.


"부디! 부디 이 장비들을 저희 거래소에 판매해 주십시오!"


"저.. 무릎은 왜?"


"이곳 후쿠오카에 계시는 동안 모든 편의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아니! 지금 당장 상급 디바이스부터 몇 가지 혜택마저 드리겠습니다!"


"그건 됐습니다."


- 흠칫!


약간은 단호하게 대답하자 소장은 무릎을 꿇고 엎드린 상태에서 움찔거렸다.


"제가 원하는 것은 중급 디바이스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장비 판매대금도 지금의 가격대로 해주시면 됩니다."


"그걸로 충분하신 겁니까?"


"네, 저는 그걸로 충분합니다. 아!"


"더 필요한 것이 있다면 모든 말씀하시지요!"


"혹시 쿠즈노하 신사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나요?"


쿠즈노하 신사의 정확한 장소를 묻는 현무에게 원래 있던 장소부터 지금 신사가 있는 장소를 알려주려는 소장.


그런 소장을 멈추고 일단 일으켜 세운 현무는 바닥에 있는 장비들을 먼저 처리해 줄 것을 말했다.


소장은 곧바로 접수처에 있는 직원들을 제외한 이들을 불러 빠르게 정리했고, 그 뒤로는 소장실에서 중급 디바이스가 오기를 기다리며 소장의 말을 들었다.


일단 쿠즈노하 신사는 원래 오사카에 있었으나, 두 번째 시련 '파괴'의 여파로 오사카가 뒤엎어지면서 파괴되었다고 한다.


그것을 대대로 신사를 관리하던 가문에서 가진 모든 것을 팔고 다시 세웠지만 하필 그 장소에 상급 던전이 나타나며 사람들에게 던전을 불러내었다며 신관을 비롯한 이들은 모두 신사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들은 종말선언 이후 대대로 각성자가 나타났지만 일본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에서 기피되는 영매사가 되어 살아가고 있고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 것까지 알려주었다.


이야기를 듣던 와중 중급 디바이스가 왔다.


"일단은 요구하신 대로 중급 디바이스입니다만 최신 기종으로 했습니다."


"최신이라 함은?"


"상급 디바이스에는 미치지 못 하지만 간단한 소식들은 중급 디바이스를 통해서도 이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능력자님께서 거부하셨지만 판매하신 양이 많다보니 '미다스'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무소속'인 능력자의 몇가지 제약이 풀렸습니다."


"...."


"크흠. 일단 수수료에 대한 제약이 완화되었으며, 꼭 거래소가 아니더라도 물건을 사고팔때 약간의 점수가 쌓이게 될 겁니다. 물론 양지에서의 거래입니다."


"그렇군요."


"지금은 일단 2가지 제약이 풀리기는 했지만, 이번에 판매해 주신 양이 정말 많아서 다음번에 거래소에서 부산물을 처리하신다면 다른 제약도 풀리실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판매하신 장비의 대금도 한번 확인해 보시지요."


소장의 말대로 디바이스를 착용한 현무가 약간의 설정을 한 후 계좌를 확인하자 엄청난 양의 골드가 보였다.


"으흠! 능력자분께서 말하신 대로 현재 일본에서 거래되는 오크제 장비의 가격으로 계산한 양입니다."


"많네요."


"그만큼 팔아주신 양도 많거니와 일본에서는 지금 대유행이니까요!"


"고맙습니다. 그럼 이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감사를 전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뒤따라 일어난 소장이 직접 문을 열고 거래소 입구까지 현무를 배웅했다.


주변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배웅해준 소장에게 인사를 한 후 현무는 후쿠오카를 벗어나기 위해 움직였다.


목적지는 오사카.


만나야 될 존재는 '쿠즈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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