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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미 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자가 강호에서 군림하는 법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봉미
작품등록일 :
2023.01.08 06:42
최근연재일 :
2023.10.22 13:54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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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48
추천수 :
608
글자수 :
414,168

작성
23.10.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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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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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4화 당문의 가주 -1-

DUMMY

74화



“무....뭣?”


순식간에 나타난 미모의 여자. 기감은 물론 어떠한 낌새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오싹했다.

지금을 손을 잡고 막았지만 마음만 먹었다면 이쪽의 목숨까지도 거둬들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충분하지 않나?”


“칫.”


꾸그그그극


잡힌 손을 빼내려고 힘을 써 봐도 요지부동. 절세의 미모와는 달리 완력이 엄청났다. 그다지 굵지도 않은 손목과 팔에서 나올만한 힘이 아니었다.


“이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탁!


그녀가 말을 마치곤 바로 손을 풀었다. 자유로워진 손을 쥔 이화건이 손을 주물렀다. 한순간 가해진 압박으로 불편했던 손을 풀기 위해서였다.


“누구냐. 너는....”


“당문의 가주. 당금화(唐金火)라고 하지.”


당금화는 깊은 신광(神光)이 번뜩이는 눈으로 이화건을 주시했다.


“그래서, 그 잘나신 가주나으리가 무슨 일이지? 아직 승부 중인데 말이지.”


“끝나지 않았나.”


“웃기지 마라.”


이화건의 강한 어조에 당금화가 고개를 한번 갸웃했다.


“당문의 이름으로 너의 승리를 보장한다고 하는데도?”


“애초에 이 비무대 위에서의 승부는 당사자 간에 정하는 것이었을 텐데.”


그 말인즉, 여태까지 했던 것처럼 당사자인 이화건 자신이 상대의 패배 따위는 인정치 않고 끝을 보겠다는 말이었다.


“흐음.”


내기를 운용하지 않는데도 압박감이 느껴졌다. 터무니없는 강자의 존재감이 그대로 압력이 되어 전해졌다. 이화건은 마치 우리에 짐승과 함께 갇힌 느낌이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당금화가 말했다.


“역시 아니야. 승부는 여기까지다. 내당주가 죽으면 귀찮아져서 말이야.”


가벼운 태도와 달리 느껴지는 압박감은 전혀 무겁기 그지없었다.


“거절 한다면?”


“아니, 너는 받아야들어야 한다. 너는 본녀가 아니니까. 약자가 강자를 따라야 한다는 건 짐승도 알고 있는 세상의 법칙이지. 하물며 너와 수감자들은 무인이 아니더냐.”


자신은 물론 수감자 전체를 경시하는 당금화의 모습에 이화건은 머릿속이 끓어올랐다.


“뭐?”


“내당주가 약속한 바는 들어줄 테니 사라져라.”


“사양하지.”


“왜지?”


당금화는 무심히 물었다. 받아들이던 그렇지 않던 그녀에게 있어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여기 처박히고 나서야 잃어버렸던 것을 깨달았다.”


“무엇을 말이더냐.”


“나도 역시 무인이라는 사실 말이다. 자신의 신념하에 살아가는 어리석은 자들. 설령 그 끝이 죽음일지라도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라면 그것을 감수하는 자들 말이다.”


“......그것으로 되겠느냐?”


“뭘.”


“네가 죽을 이유로 말이다.”


“하.”


너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에 이화건의 머리가 뜨겁게 불타올랐다.


“누가 죽을지는-”


이화건이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움직였다.


“두고 봐야 알지!!”


기습이었다. 본능이 말하고 있었다. 눈앞의 상대는 전에 없던 강적임을. 그렇기에 모든 역량을 다해 보법을 펼쳐 공격을 가했다. 허나 그런 회심의 일격도 무위로 돌아갔다.


단지 그녀의 몸이 한순간 흔들거렸을 뿐이다. 하지만 그런 간단한 신법만으로 가볍게 피한 것이다.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이.


가볍게 피한 당금화가 팔을 들었다.


‘온닷!!’


감각이 전해주는 경고에 따라 기를 최대한 끌어올린 이화건이 당금화의 공격을 대비했다.


콰앙!!


벽력과도 같은 굉음과 함께 출수된 일격. 허나 그 단순한 일장을 감당하진 못한 이화건의 몸이 날아갔다. 비무대의 끝까지 날아가 벽에 처박히고 나서야 멈췄다.


‘......뭐지.’


무음(無音)과 핏빛의 세계. 단 한 수에 불과했지만 귀는 들리지 않고 눈은 실핏줄이 터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이화건은 갑작스런 충격으로 자신의 상황조차 잊은 상태였다.



***


암천향의 인물들은 침을 삼키고 바라보고 있었다.


암천향의 주인. 당금화.


그녀가 흑도의 장악을 시도했을 때 누구나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허나 당가가 드디어 미쳤구나 하는 흑도인들의 반응도 잠시였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강했고 누구에게도 패하지 않았다. 그녀는 방년(芳年),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은 나이로 사천일대의 흑도를 장악했다.


흑도인들의 저항도 잠시였고, 수많은 피를 흘리며 장악 후 일 년이 지나자 그녀의 위치는 반석과도 같았다.


모든 이들이 그녀에게 무릎을 꿇어 굴복하고


모든 이들이 그녀에게 경외심을 품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현세에 나타난 것은 하늘의 바깥에 존재하는 신의 내방과도 같으니, 불리기를 천외신마(天外神魔)이라 하였다.


그런 그녀가 휘하의 흑도인들을 모아 암천향을 만들었다. 암천향의 간부들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이들.


그런 그들이기에 지금 그녀와 싸우려는 이화건이 제정신으로 보이지 않았다.


“핫. 미친놈이군.”


“아무것도 모르는 천치인 게지.”


“히야.....저거 보니 그게 떠오르는데. 가주께서 막 출두하셨을 때 덤비던 놈팡이가 있었는데 말이야.”


“크흠!!”


“하긴 그때 개처럼 처맞고 일 년 동안 죽다 살아난 게 기적이었지.

“이런 썩을 것들이...그 이야긴 왜 여기서 들먹여!”


“그나저나 불똥이 우리들에게까지 튀는 건 아니겠지?”


“행동을 종잡을 수 없는 위인이니....다들 몸 좀 사리자고.”


“쯧. 그나저나 내기는 어찌 되는 거야?”


“x발. 저 미친놈은 이 상황에 그런 걸 찾고 앉아 있네. 야! 이 미친놈아. 지금 그게 문제야?”


암실에서는 시정잡배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말들이 오갔다.


“헌데.....어째서 손을 쓰신 게지?”


“왜 뭐. 그럼 쥐새끼가 달려드는데 가만히 있어?”


“한때는 정말.....거칠었지만 요 근래에 들어선 거의 세상사에 관심을 두지 않으시더니. 갑자기 나선 게 이상하지 않은가.”


“.....거야 뭐....내당주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그래도 배다른 형제이니....”


“미친. 내당주랑 가주랑 서로 소 닭 보듯 하는 걸 몰라서 하는 소리냐. 아니지, 솔직히 내당주가 이리저리 꼬리 흘려서 세를 불리고 다니는 꼴 보면 그쪽에서는 거의 원수 취급하는 것 같은데. 지금의 가주가 아니었다면 가주자리는 솔직히 자신의 것이었을 테니 말이야.


“그건 맞지. 내당주는 여우야 여우. 가주가 조금이라도 틈만 보이면 당문은 물론 암천향까지 홀라당 삼킬걸?”


“헌데 가주께선 영 내색을 안 하시니...”


“그게 몰라서 안하는 거냐? 고수가 어린아이가 목검을 들어도 상대가 안 되는 것처럼 내당주가 아무리 고수라고 해봤자 고작해야 우리들 수준인걸. 가주가 상대를 할 만한 가치가 없으니 그런 거 아니냐.”


“그런 가주가 지금 저런 놈에게 손을 쓰고 계시지 않냐.”


“.......에이 몰라. 알게 뭐야. 지금처럼 조용해지기 전까지 변덕이 죽 끓듯 했는데. 갑자기 그 성격이 나왔나 보지.”


“어쩌면.....너무 높은 경지에 올랐기에 그러신 걸지도 모르겠군.”


“.....가주가 무슨 정종무공 아니지, 소림사의 중놈들처럼 도 닦는답시고 앉아있길 했냐? 먼 경지타령이야.”


“너무도 강하니까, 무료함 혹은 권태감을 느낀 게 아닐까 하는데....”


“이봐. 다 좋은데 지금 승부도 내기해야 되는 거 아냐? 좀 전의 내기는 승자도 없었잖아.”


“아...저 새끼는 진짜. 야!!!! 이 미친놈아. 똥오줌 못 가려? 피바람이 불지도 모르는데 내기는 뭔 내기야. 저 새끼는 진짜 전대를 죽여서 도박장을 물려받은 게 아니라 도박으로 딴 게 분명하다니까.”


암실 속은 시끌벅적했다. 앞으로의 어떻게 될지 그들로서도 예측이 되지 않았기에. 단지 누구 하나 가주가 패배한다거나, 고전을 한다 따위의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녀가 바로 신마(神魔)였기에. 그녀가 세상에 흥미를 가졌다면 정파나 세상 따위 언제든 그녀의 발아래 있었을 것이기에.



***



“아.”


잠시 멍하니 있던 이화건이 정신을 차렸다. 정신이 들자마자 잠시 눈을 돌려 주변을 살폈다. 눈앞에 있던 당금화는 뒷짐을 쥔 채 그대로 서있는 채였다. 그녀의 뒤에는 허공섭물로 당이화가 띄워진 채였다.


“왜 끝을 안 냈지?”


“끝이라....마무리를 했던 하지 않던 차이가 있나?”


지극히 무심한 태도. 조롱이 보이지 않았기에 더욱 화가 치솟았다.


‘칫.’


“아주 얕봐 주시는군.”


“얕봐? 본녀는 그저 엄연한 현실을 말하고 있을 따름이다. 네놈은 느끼질 못하겠나? 압도적인 격차를.”


그 말 대로였다. 잠깐 분노에 호응했던 암륜지공의 기세도 점점 떨어지고 있었고 몸에 충격도 컸다. 무엇보다 온전한 상태에서 있는 대로 힘을 다 끌어 쓴다 해도 승리하는 자신이 그려지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기세를 흘리지 않는데 압박감은 여전했다. 압도적인 강자의 존재가 그대로 주변을 짓눌렀다.


“하, 격차라. 그딴 건 지금 이 자리에서 넘어버리면 된다.”


허세였다. 허나 단순히 현실부정이나 자존심으로 인해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은 아니었다. 무인의 대결이란 무공실력도 중요하지만 마음가짐 또한 중요한 요소. 처음부터 승리를 믿지 않는 자가 어찌 승리 할 수 있겠는가. 머릿속에서 만 번의 긍정함으로 현실에서 단 한 번 승리를 이끌어내는 자, 그것이 무인이다.


이화건이 다시 자세를 취했다.


“......희한하군. 약한 주제에 분수에 맞지도 않는 꿈을 꾸는 건가?”


“뭔가 착각하고 있나 보군. 약하면 꼬리를 말아야 한다는 거냐? 약한 무인, 약한 인간이라 해도 싸울 수 있다. 어떠한 존재하고도 말이다.”


이화건의 순수한 진심이었다. 그를 항상 저항해왔기에. 전세(前世)에서도 현세(現世)에서도. 죽음과도 싸워온 이였기에 내뱉을 수 있는 말이었다.


“죽음을 각오하고 나아간다는 말인데. 이 나를 상대로 가능하겠느냐?”


물론 그 말이 상대에게 전해진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무인인 이상 자신의 말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말이 아니라 무(武)일뿐이다.


당금화 또한 진지해졌는지 지금까지 취하지 않던 자세를 취했다.


‘상관없어. 네가 어떻게 나오든, 해야할 일은 하나. 나아가 공격을-’


당이화와의 접전 속에서 놓쳐버린 검이 보이지 않기에 권과 장을 날리기 위해 이화건이 움직였다.


‘가할 뿐!!’


파파팟!


수많은 파공음과 함께 수많은 장영(掌影)이 당금화의 가느다란 몸을 에워싸 갔다. 그 변화와 속도가 너무나 극심해 하나 정도는 요혈에 적중할 듯 싶었으나. 당금화의 몸을 마치 사이사이를 헤엄치듯 너무 수월히 헤쳐 나갔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한쪽 손이 이화건의 어깨를 짚더니 이화건을 뒤집어 바닥에 꽂아 버렸다.


“커흑.”


‘뭐..화경인가?’


한순간의 이쪽의 힘이 모두 받아넘겨지고 방향이 바뀌어버린 느낌이었다. 힘을 흘린다. 이 단순한 기교를 극한까지 갈고 닦고 그저 그것을 행한 것이다. 초식이라기보다는 그녀의 능숙함, 능력에 가까웠다.


이화건이 천천히 일어섰다.


“재미있군. 크흠. 자.”


다시금 자세를 취한 이화건이 연격을 퍼부었다. 그때마다 일어나 더욱 격렬히 공격을 했으나 어느 것 하나 적중하지 못했다. 그렇게 몇 번을 더 반복했을까.


“큭!!!!”


이화건이 또 다시 요란하게 바닥을 뒹굴었다.


“이제 끝을 내도록 하지.”


다가오는 당금화를 기감으로 느낀 이화건이 급하게 기를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걸어오던 당금화가 마무리를 위해 손을 올린 순간 이화건의 쌍장이 내밀어지며 가공할 경력을 분출했다.


정역일여(正逆一如)!!!


경력으로 주변을 날려버리는 범천공 상의 무공이 펼쳐졌다.


후웅!!


파공음과 동시에 가공스러울 정도의 경력이 당금화는 물론 주변까지 휩쓸었다.


작가의말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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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76화 무중생유 23.10.05 98 2 11쪽
75 75화 당문의 가주 -2- 23.10.03 104 2 11쪽
» 74화 당문의 가주 -1- 23.10.02 139 2 12쪽
73 73화 마음속 풍경의 차이 23.10.01 130 2 12쪽
72 72화 뇌옥대전 -9- 23.09.30 13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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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5화 뇌옥대전 -2- 23.09.04 146 0 12쪽
64 64화 뇌옥대전 -1- 23.08.15 173 0 11쪽
63 63화 이명(耳鳴) 23.08.04 173 1 11쪽
62 62화 고독(蠱毒) 23.07.25 177 2 12쪽
61 61화 요구 23.07.18 178 1 12쪽
60 60화 서광(西狂) 23.07.15 215 1 12쪽
59 59화 내당주 23.07.12 242 2 11쪽
58 58화 항위동(降僞洞) 23.07.10 24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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