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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방송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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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찌
작품등록일 :
2019.06.23 17:02
최근연재일 :
2019.06.30 17:15
연재수 :
8 회
조회수 :
3,581
추천수 :
71
글자수 :
38,244

작성
19.06.30 17:15
조회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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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담배 심부름을 한 날

DUMMY

“아까 했던 것처럼 클러치 잡고 발로 기어 체인지 페달 올려봐.”


어려운 주문이었으나, 해야 할 행동은 어쩐지 알 것 같았다. 왼손으로 핸들을 잡고 왼발로 페달을 올리자, 계기판에 2라는 숫자가 뜨며 속도가 빨라졌다. 기어가 2단으로 오른 것이었다.


-속도 오른다 ㄷㄷ

-대박 ㅋㅋㅋ

-진짜 운전에도 재능있네 ㅋㅋ 대단 ㅋㅋㅋ

-근데 어디 가는 거임 ㅋㅋㅋㅋ


“스로틀 당기면서 더 올려봐.”


그가 말했다. 나는 기어를 3단, 4단까지 올리고 정신을 집중해 도로를 달렸다. 속도는 올랐으나 직선 도로인 덕에 여전히 아무 사고 없이 운전할 수 있었다.


“브레이크 밟고, 잘하는데?”


브레이크 밟는 건 어려웠다. 속도를 내는 거야 스로틀을 열고 기어만 올리면 간단히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정지하는 것은 그렇지 않았기에 나는 심혈을 기울여 스로틀을 풀며 뒷브레이크와 앞브레이크를 잡았다. 오토바이의 속도가 점차 떨어졌고, 나는 그 속도에 맞춰 기어를 내렸다. 그러자 오토바이가 무사히 횡단보도 앞에서 정지했다.


“재능 있네. 원래 한번 시동 꺼지거나 넘어져도 이상하지 않은데.”


그가 웃으며 말했다.


-ㄹㅇ 진짜 잘하네 ㅋㅋㅋ

-재능충이긴 재능충인가 봄

-원래 오토바이는 브레이크가 진짜 어렵거든요

-처음 타는데 저 정도면 오우 ㄷㄷ

-진짜 대회 나가서 우승할 수 있을 듯 ㅋㅋㅋ

-근데 오토바이는 위험하니까 좀 걱정되네

-역시 한국의 자랑!!

-에이 우승은 무리죠 ㅋㅋㅋ


‘선생님이 잘 가르쳐줘서 그런 거예요.’


나는 미소 지으며 그를 바라봤다. 아무리 내가 잘한다고 하더라도 브레이크 타이밍 같은 건 그가 없었으면 애먹었을 게 뻔했다.


“배우는 제자가 뛰어난 거지, 예쁜아. 뭐 이런 기본적인 거야 누가 가르치든 다 비슷하니까.”


예쁜이라니, 정말 묘한 표정을 짓게 만드는 애칭이었다. 하지만 오토바이에 집중하느라 부끄러워할 시간도 없었다.


“그럼 저쪽으로 돌아봐.”


나는 그가 손가락으로 지시하는 곳으로 핸들을 돌렸다. 그러자 시청자들이 다시 한번 내 운전 실력에 환호했다.


“앞으로 계속 쭉 가. 저기 스피드 라이더스가 내가 다니는 회사였어.”


그의 말대로, 스피드 라이더스라는 간판이 달려있는 한 사무실이 보였다. 그 앞에는 오토바이가 몇 대 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업종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오토바이를 주차시키고, 오토바이에서 내렸다.

이곳은 배달대행 업체였다.


“걱정 마. 방금 오토바이 배운 너한테 배달대행 시키려는 건 아니니까. 그냥 인사나 하려고 온 거야. 배달은 좀 더 실력을 쌓고 하자. 결국 대회에 참가하려면 돈도 벌어야 하니까.”


그가 말했다. 이제 보니 배달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헐;; 드래곤한테 배달을 시키는 게 어딨음

-배달은 넘 위험한데..

-아무리 그래도 배달시키는 건 좀..

-대회 나갈 돈까지 벌게 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님?


시청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나도 배달 일은 꺼려지는 게 사실이었다. 배달은 위험하고, 대우도 좋지 않았다.


“솔직히, 나도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너 같은 애한테 무슨 배달을 시키겠다고.”


그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무심한 것처럼 보였어도 그는 누구보다도 일이 위험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냥, 나 이제 성불해도 괜찮아. 그래도 마지막에 천재 한 명은 가르쳤으니까.”


그렇지만, 그렇게 억지로 웃는 그의 얼굴은 도저히 마음 편하게 떠날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할게. 배달.’


내가 말했다.


“무리하지 마. 위험해. 당장 나도 사고로 죽었는데, 너 같은 애한테 시키고 싶겠냐. 너는 사람들한테 사랑받으면서 살아.”

‘나는 천재니까 할 수 있어.’

“그거야 그냥 내가 한 소리고.”

‘괜찮아. 나는 진짜 천재야.’

“나 원 참, 그럼 열심히 연습해서 한 번 해봐. 안 될 것 같으면 그냥 가도 되니까.”

‘응!’

“우선 인사부터 하고.”


나는 스피드 라이더스 사무실에 들어갔다.


그 순간.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숨이 멎은 채 나를 바라보았다.


‘인형 같이 생겼네.’


그들은 침을 꼴깍 삼키고 내 얼굴과 몸을 훑었다. 정말, 몇 번을 경험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시선이었다.


“무슨 공주님이 오셨네?”


대머리 아저씨가 말했다. 그래서 나는 주변에서 종이와 펜을 찾고, 나는 사실 강진우라는 남자라고 전했다.


“뭐, 네가 진우라고? 살아난 거야? 대박! 이거 뭐 말은 못해도, 이렇게 예쁜 몸이 되었으니 오히려 이득 아니냐. 어이구, 진우야! 어디 한번 안아보자!”


그렇게 말하며 그는 나를 안았다.


‘원래 친한 사이야?’


나는 아저씨가 더듬거리는 손에 묘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아니, 평생 안아본 적은 없는 사이인데. 아무래도 네가 예뻐서 그런 것 같다. 나 원 참, 이 아저씨도 주책이구만. 대머리 아니랄까봐.”


-성희롱이었네 ㅡㅡ

-와, 대머리 너무하네

-탈모어 인성

-저러니까 머리 빠지지

-대머리는 관계없잖아요 ㅠㅠ


그는 한참 나를 안더니 내 볼을 만지며 입을 열었다.


“꼭 내 딸 같아서 귀엽네.”

“아니, 사장님. 사장님 딸은 피부 까맣고 눈 찢어졌는데 뭐가 같아요.”


그때, 스마트폰을 하고 있던 남자가 말했다.


“저 녀석은 관우.”


진우가 말했다.


‘관우?’

“짬뽕이 식기 전에 배달한다고 해서 한 손님이 관우라고 불렀거든. 배달 랭킹 6위니 실력은 있는 놈이야.”


거창하지만, 이해는 가는 별명이었다.


“이놈아! 부모 눈에는 다 예뻐 보이는 법이야.”


대머리 아저씨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나를 안았다. 그냥 아저씨라고 생각하고 참으려고 했지만, 더는 한계였다. 그때, 관우가 입을 열었다.


“그만하세요, 사장님. 만지고 싶은 건 이해하는데, 적당히 하셔야죠.”

“내가 뭘 만졌다고 그래?”


사장은 화들짝 놀라 내게서 손을 떼었다.


“그래서, 진우 너 여기 무슨 일로 왔어?”


드디어 본론이었다. 나는 지금은 인사하러 왔고, 다음엔 일하러 올 거라고 글을 썼다.


“얌마, 사고로 한 번 죽었다 살아난 놈이 무슨 배달이야. 하지 마. 얼굴 예쁘니까, 연예인 그런 거 하면 떼돈 벌겠구만.”


사장이 매몰찬 어조로 손을 내저었다. 고개를 돌려 진우의 표정을 확인하니 역시 탐탁잖은 표정이었다. 나는 사장에게 꼭 하겠다는 눈빛을 보였다.


“안 돼. 너는 배달하다 죽다 살아나 놓고, 그게 하고 싶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력만 있으면 되지. 사고야 운 나쁘면 날 수도 있는 거고.”


그때, 커피를 홀짝이던 아저씨가 말했다.


“저 아저씨는 마신.”


진우가 말했다.


‘마신?’


-미친 ㅋㅋㅋ 왜 마신임 ㅋㅋㅋㅋ

-배달부들이 왜 관우에 마신이얔ㅋㅋㅋ

-원래 배달부들도 이래요??

-실제로 별명 있는 배달부들도 있긴 해요ㅋㅋㅋ


“인천 마신 양종호. 배달 랭킹 3위. 그 이름이 아깝지 않은 실력이야.”

“아무리 그래도 난 한번 크게 사고 난 놈들은 안 써. 재수 없잖아.”


사장님이 말했다.


“테스트 한 번 해보면 되잖아.”


마신이 말했다. 그는 지갑에서 이천 원을 꺼내고, 두 손가락으로 집었다.


“담배 배달, 1분 만에.”

“1분? 1분이면, 뭐.”


사장이 멋쩍은 표정으로 납득했다. 1분이란 시간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1분은 무리야. 그냥 포기하자.”


진우의 반응으로 보아 어려운 것 같았다.


-1분? 1분은 어렵긴 할 듯

-어렵죠 ㅋㅋ 일단 길을 모르는데

-길이야 알려준다고 해도, 시동만 늦게 걸어도

-바로 탈락임

-마신이 드래곤한테 담배 심부름 시키네;;

-ㅋㅋㅋ 그러고 보니 그랬네요 ㅋㅋㅋㅋ

-ㄹㅇ 방금 오토바이 배웠으니 시동 못 걸 수도 있는 건데

-1분 안에 하려다가 그냥 사고만 날 듯

-이건 포기하는 게 맞겠다

-ㅇㅈ 하르시엘라도 할 만큼 했으니까


그때, 나는 성큼성큼 마신에게 걸어가 이천 원을 집었다.


“정말로 할 생각이야?”


관우가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해. 사고 안 나게.”


사장님이 걱정해줬다.


-조심해!!

-사고 나면 안 되는데 ㅠㅠ

-늦어도 안전이 제일임

-솔직히 말리고 싶은데

-하르시엘라가 진우 생각하는 마음을 알아서 못 말리겠네


사장님뿐만이 아니라, 시청자들도 모두 나를 생각해줬다. 사람들에게 이처럼 사랑받는 것을 알았기에, 나도 절대 다칠 생각은 없었다.


“시간은 딱 좋네. 59분에 출발해.”


마신이 말했다.


“무리 안 해도 돼. 1분 만에 가려면 속도 좀 내야해. 내 욕심 때문에 너까지 위험하게 하고 싶진 않다.”


진우가 말했다.


‘괜찮아. 길 가르쳐줘.’

“길이야, 뭐 다 알고 있지.”

“출발해.”


마신이 말했다. 나는 당장 사무실에서 달려 나가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직후 곧바로 키를 구멍에 꽂고 오른쪽으로 돌렸다.


-오오!! 바로 전원 들어왔다!!

-대박!!! 개빠르당 ㅋㅋㅋ


그 다음엔 스타트 버튼을 누른 뒤 왼쪽 핸들을 잡고 왼쪽 레버를 밟았고, 스로틀을 감으며 클러치를 뗐다.


그 순간.


오토바이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아아악!! 잘하면 되겠어요!!!

-개빠르네 ㅋㅋㅋ

-대박 ㅋㅋㅋ 진짜 잘한다 ㅋㅋㅋㅋ

-거의 프로급인데요 ㄹㅇ

-바이크 갤러리에서 왔는데 솔직히 실력 인정

-근데 벌써 7초 지났어요 ㅠㅠㅠ


나는 곧바로 스로틀을 끝까지 감으며 기어를 올렸다. 그러자 바이크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도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풀 스로틀이네 ㄷㄷ

-풀 스로틀이 뭐임??

-스로틀을 최대로 해서 속도를 가장 높인 거예요

-재능 미쳤다 ㅋㅋㅋ

-대박 ㄷㄷ 오토바이 배운 지 15분도 안 됐는데

-바로 풀 스로틀 운전 ㄷㄷ

-이거 위험한 거 아님??

-겁나 위험한 거 ㅠㅠ


“이 속도는 위험해. 속도 줄여.”


진우가 말했다.


‘길 가르쳐줘.’

“우선 직진인데, 어차피 안 돼. 도로가 막혔어.”


진우가 혀를 차며 말했다. 앞을 보자, 확실히 도로가 차들로 막혀 있었다.


-이거 사고 나겠는데요;;

-속도 줄여야 됨 이젠

-헐;; 속도 줄여야됨

-빨리 속도 줄여!!


“감속해, 빨리!”


그 순간.


나는 차와 차 사이를 질주하며 정체 구간을 빠져나갔다.


-대박

-헐 머임 ㄷㄷ 미쳤다 ㄷㄷ

-칼치기 대박 ㅋㅋㅋㅋ

-꼭 영화의 한 장면 같네 ㄷㄷㄷ

-진자 미친 재능충이네 ㅋㅋㅋㅋ

-엄청난 피지컬 컨트롤

-하르시엘라 그녀는 신인가?

-역시 한국의 자랑!!


나는 차들 사이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것에 감사하며 바람을 갈랐다. 이번에는 진짜였다.


“우측으로 돌아!”


나는 곧장 우측으로 핸들을 돌렸다. 오토바이가 아슬아슬하게 옆으로 기울었고, 나는 화려하게 코너를 돌았다.


-미쳤다 미쳤어 ㅋㅋㅋㅋ

-운전 왤케 잘함 ㄷㄷ

-그녀는 신인가?

-멋있당 ㅠㅠㅠ

-생긴 건 완전 예쁜데 운전하는 모습은 개멋있음 ㅋㅋㅋ

-역시 한국의 자랑!!

-그래도 지금 이제 시간 25초밖에 안 남았음 ㅠㅠ


“저기야, 저기 편의점!”


나는 곧장 속도를 줄이며 깔끔하게 주차를 했고, 오토바이에서 내려 편의점으로 달렸다.


‘던힐 쿨 하나 주세요.’


나는 마법을 써서 말하고, 곧바로 담배를 받고 돈을 준 뒤 다시 바이크에 올라탔다. 운전법도, 길도 완벽히 알았다. 이제부터는 순전히 시간 싸움이었다. 나는 다시 한번 도로를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리고.


-도착했다!!!!

-이걸 시간에 맞추네 ㅋㅋㅋ 대박 ㅋㅋㅋ

-진짜 재능 미쳤다 미쳣오 ㅋㅋㅋ

-5초 남았어요!!

-눈물날라그럼 ㅠㅠ

-4초!


나는 오토바이에서 내리고,


-3초!


사무실의 문을 열었다.


-2초!!


그 다음엔 걸어서,


-1초!


마신에게 담배를 넘겨주었다.


“실력은 여전하네.”


마신이 입에 담배를 물며 말했다.


작가의말

인공지능이 제 말을 잘못 알아들어서

강제로 유튜브 카트라이더 영상을 시청하고 영감을 받아 쓰게 된 파트인데,

솔직히 쓰면서도 오토바이 타는 소설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는 생각이 드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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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담배 심부름을 한 날 +1 19.06.30 249 4 12쪽
7 아빠를 만난 날 19.06.29 290 4 13쪽
6 마력 측정을 한 날 +2 19.06.28 349 9 11쪽
5 전설이 된 날 +3 19.06.27 386 6 14쪽
4 천사가 된 날 +6 19.06.25 489 12 7쪽
3 세상이 뒤집힌 날 +4 19.06.24 504 10 13쪽
2 수호룡으로 태어난 날 2 +3 19.06.23 565 11 9쪽
1 수호룡으로 태어난 날 1 +4 19.06.23 750 1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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