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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방송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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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찌
작품등록일 :
2019.06.23 17:02
최근연재일 :
2019.06.30 17:15
연재수 :
8 회
조회수 :
3,580
추천수 :
71
글자수 :
38,244

작성
19.06.25 17:15
조회
488
추천
12
글자
7쪽

천사가 된 날

DUMMY

-하르시엘라 완전 퇴물 다 됐네

-며칠 만에 얼굴 빻았네

-얼굴 커진 거봐;;

-이제 완전 짐승이네ㅠㅠ


마음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당장 며칠 전만 해도 예쁘다고, 귀엽다고, 사랑스럽다고, 천사 같다고 들었는데.


-욕할 거면 나가세요

-지금도 충분히 예쁜데요??

-원래 당연히 크면 전보단 안 귀여울 수밖에 없죠

-하르시엘라가 얼마나 재능 많고 착한데요...

-ㅇㅈ 좀 못생겼어도 재능 있으니까 괜찮은 거 아님?

-안 못생겼음

-왜 굳이 여기에 와서 욕함


지금은 내 얼굴 때문에 사람들이 싸우고 있었다.


“하르시엘라가 힘이 없네요.”

“쟤도 아는 거지. 사람들 반응을.”

“정말 사람들도 너무하군요. 하르시엘라가 얼마나 착하고 똑똑한데, 욕이나 하고.”

“감동적인 장면 보여줘봤자 원래 못생기면 욕먹는 게 방송이니까.”


촬영진들의 대화 소리가 들렸다. 원래 지금은 그들과 열심히 놀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시간이었지만, 도저히 잠자리에서 일어날 기운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기운이 너무 없네요.”

“정말 걱정이네.”


나는 식사도 하지 않고, 며칠을 잠자리에서 보냈다.


“하르시엘라, 그래도 일어나서 밥은 먹어야지.”


그 동안 염제도 왔고,


“이대로 계속 밥을 먹지 않으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의사도 왔다. 며칠 간 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았지만, 나는 일어날 수 없었다.


“처음에 지나친 관심을 받은 게 오히려 독이 됐네요.”

“그렇게 좋아했던 이베리코 돼지와 한우를 마다하고, 정말 힘든가 봐요.”

“덕분에 우리는 포식하지만요.”


촬영진들은 냠냠, 쩝쩝하면서 비싼 고기들을 먹어댔다.


“하르시엘라가 저렇게 아파하는 걸 보니 정말 먹는 게 먹는 게 아니네요.”

“저도 음식이 입에 잘 안 들어가요.”


그러나 하는 말과 다르게 끝없이 쩝쩝거리는 소리가 내 귀를 거슬리게 했다.


“맥주 좀 더 가져와봐.”

“상추 더 없어요?”


뭐가 안 들어간다는 거야. 얼마나 잘 먹는지 심지어 벨트 푸는 소리까지 들릴 지경이었다.


“후, 하르시엘라가 더 굶으면 진짜 큰일 날 텐데. 어디 미슐랭 3성 셰프라도 초빙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대박! 그럼 하르시엘라가 남기면 우리가 먹을 수 있겠네요.”


-하르시엘라가 남긴 음식은 스태프들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촬영진 레전드 ㅋㅋㅋㅋㅋ

-덕분에 매일 회식함 ㅋㅋㅋㅋ

-하르시엘라 잠만 자는데 꿀잼이네 ㅋㅋㅋ


밉다. 인간 놈들.


“참나, 너는 애가 아파하는 데 그게 할 소리냐.”

“죄, 죄송합니다.”

“물론 그 비싼 걸 버릴 순 없으니까 먹긴 먹어야지. 그래도 우선 아픈 애를 먹일 생각부터 해야지!”


하지만 결국 먹는다는 소리였다.

저녁에는 정말로 미슐랭 3성 셰프가 왔다. 한 끼에 어마어마한 가격을 자랑하면서도 예약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는 입맛 돋우는 설명에 살면서 한 번도 맡아보지 못했던 고급 요리의 냄새까지 풍겨왔다.

꼬박 일주일을 굶은 시점이었다. 솔직히 먹고 싶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지만.


“하르시엘라가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요!”

“앗, 다시 고개를 돌렸어요!”


지금 먹을 수는 없었다. 나는 그저 우울해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성장을 멈추기 위해, 사람들을 위해 이제껏 먹지 않았던 것이다. 맛있는 요리가 나왔다고 해서 먹을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네요. 저희가 먹는 수밖에.”

“괜찮을까요? 저희가 먹어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미 먹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먹어. 맛있게 먹어야 하르시엘라가 약올라서 더 먹으려고 하지.”


PD가 약간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애써 밝은 척하려 했으나, 역시 나를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와 촬영진들 부럽다 ㅠㅠ

-파티다!!!

-미슐랭 3성 셰프 요리먹음 개꿀 ㄷㄷ

-나도 빨리 촬영 스태프 지원해야겠다;;


“와, 이거 진짜 맛있네요!”

“진짜 비싼 게 다르긴 해.”


나는 다 죽어 가는데, 정말 무슨 파티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시간이 흘러갔다. 내 몸은 날이 갈수록 말라갔고, 나는 그것을 보며 만족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다.


-ㅠㅠ 하르시엘라 왜 밥 안 먹는 걸까요

-우울증이 심한가봐요...


그래도 이제는 욕을 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지고 있었다.

나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눈꺼풀을 닫았다.


그때.


한 소녀가 내게 찾아왔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나를 쓰다듬어 줄 뿐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행동이었지만, 나는 눈물이 나왔다. 그랬다.

그녀도 나와 같은 스타였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니?’


그녀의 조용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인형 같은 소녀가 슬픈 눈망울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법을 알려줄게.’


나는 그녀에게 마법을 배웠다. 그녀는 내게 마법을 가르쳐준 뒤에 떠났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일어났어요!”

“쉿.”


사람들이 자세를 바로잡고 일제히 숨을 죽였다. 나는 눈을 감은 채, 사람들 앞에 섰다. 수십 대의 카메라가 나를 비췄다.


무대의 중심에서,


나는 주문을 외웠다.


그 순간.


천사가 강림했다.


“저거···!”

“대박!”

“하르시엘라가 빛에 휩싸이고 있어요!”

“날개?”

“천사, 천사예요!”


사람들이 홀린 듯 입을 벌린다. 사람들의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탄이 입가를 간질였다. 나는 미소 지으며 감았던 눈을 떴다.


-헐.. 대박 예쁘다!!!

-천사가 내려왔다 ㄷㄷ

-와.. 얼굴.. 대박..

-미모 미쳤네

-하르시엘라 진짜 예쁘당!!!

-무슨 사람이 아니라 여신 같다..

-여신강림 ㄷㄷ

-은발에 파란 눈 엄청 예쁘다 ㅠㅠㅠ

-눈이 꼭 보석 같아요 ㅠㅠ

-ㄹㅇ 사람이 아니라 인형 같음

-진짜 눈에서 별이 쏟아져 내리는 것 같당 ㅠㅠㅠㅠ

-머리카락은 꼭 달빛을 받은 것 같고, 눈은 밤하늘 같아요ㅠㅠ

-공주님 같음!1

-정말 차원이 다른 미모네요..

-종이 다른 미모죠 ㅋㅋ

-역시 한국의 자랑!!


“와, 뭐가 저리 예뻐.”


사람들이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움을 찬미했다. 모두 내 모습에 찬탄을 금치 못하고, 계속해서 몇 번이나 내 외관을 훑어보았다.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나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것도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정도로 아름다운.


“진짜 천사 같네요.”

“다시 방송 인기가 오르겠는데요.”


사람들이 흥분에 달아오른 얼굴로 말했다. 실제로 그들의 심장 박동 소리는 내 귀에까지 들릴 정도였다. 게다가 뭇 남자들이 나를 보는 시선은 내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엄청난 열기를 띠고 있는 것 같았다.


“오르겠는데요, 가 아니야. 지금 당장 폭발하고 있어. 커뮤니티랑 SNS에서도 난리 났고.”


PD가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실제로 시청자 수가 쉴 새 없이 오르고 있었다.


“하르시엘라의 완전 부활이군요.”

“그냥 부활이 아니야. 천사로, 여신으로 다시 태어난 거지.”


나는 기뻐하는 사람들에게 미소 지었다.

사실 내 성별은 남자지만, 사람들을 위해 잠시 천사로 살아가기로 했다.


작가의말

드래곤 모습 사람 모습 많이 왔다갔다 할 예정입니당..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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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사가 된 날 +6 19.06.25 489 12 7쪽
3 세상이 뒤집힌 날 +4 19.06.24 504 10 13쪽
2 수호룡으로 태어난 날 2 +3 19.06.23 565 11 9쪽
1 수호룡으로 태어난 날 1 +4 19.06.23 750 1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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