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드래곤의 방송 라이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뭇찌
작품등록일 :
2019.06.23 17:02
최근연재일 :
2019.06.30 17:15
연재수 :
8 회
조회수 :
3,577
추천수 :
71
글자수 :
38,244

작성
19.06.28 17:15
조회
348
추천
9
글자
11쪽

마력 측정을 한 날

DUMMY

의사가 청진기를 들고 내 원피스를 살짝 들어올렸다.

그러자 내 뱃살이 보여졌고.


그 순간.


채팅이 홍수처럼 쏟아졌다.


-헐 대박;;

-오우야

-예쁘다

-캡쳐해서 두고두고 봐야겠다;;

-캡쳐를 왜함 ㅋㅋㅋㅋㅋㅋ

-뱃살 만지고 싶네

-말랑말랑할 것 같당 ㅋㅋㅋ

-역시 한국의 자랑!!


사람들이 내 뱃살만으로 행복해해서 흐뭇했다. 하지만 남자인 내 입장에서 봤을 때에는 역시 그냥 미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기도 했다. 이윽고 도현은 내 배에 청진기를 가져다 대었고, 잠시 배를 만지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허, 이거 심각한데요?”

“무슨 문제 있나요?”


수희의 표정도 덩달아 심각해졌다. 나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숨죽여 그의 말을 기다렸다.


“예. 배가 말랑말랑하고 예뻐서 심각할 정도로 기분 좋네요.”


그러나 뜻밖의 발언에 나는 다시 얼굴이 붉게 물들 수밖에 없었다.


-미친 ㅋㅋㅋ

-아 ㅋㅋ 의사님 넘 웃겨요 ㅠㅠㅠ

-의사놈 선 넘었네 ㅋㅋㅋㅋ

-ㄹㅇ 하르시엘라님 뱃살은 인정해야지

-ㅋㅋㅋㅋㅋㅋ

-근데 이거 성희롱 아님??

-나도 뱃살 만지고 싶다;;

-ㅋㅋ 방송이니까 개그한 거죠

-의사분도 방송인이니까 대본이져 ㅋㅋ


물론 의사씩이나 된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 성희롱할 바보도 아니고 당연히 개그였겠지만, 역시 묘한 기분이었다.


그때, 갑자기 염제가 불타기 시작했다.


“하르시엘라한테 그런 말씀은 삼가주세요.”


이제껏 보지 못했던 무서운 얼굴이었다. 그러나 도현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진찰했다.


“그럼 마력 측정도 한번 해볼까요? 발 좀 보여주세요.”

나는 그에게 발을 보여줬다. 채팅창을 보자, 또 난리가 나고 있었다.


-오우

-발 예쁘당

-귀엽 ㅋㅋ

-근데 마력 높게 나올까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드래곤이니까 E급 아닐까요

-하르시엘라는 역대급 천재니 C급도 가능할 듯

-헐.. 드래곤이 C급이면 너무 낮은 거 아님?

-C급 정도면 절대 낮은 거 아님

-애기니까 그럴 수 있죠 ㅋㅋ

-S급이 바로 옆에 있으니까 약해 보이는 거지

-사실 원래는 C급도 센 거죠~


도현은 내 발을 한참 만지작거리더니 다시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허, 이거 문제가 있네요.”

“뭐가요?”


염제가 도끼눈을 뜨며 물었다.


“아무래도 측정기가 고장인가 봐요.”


도현이 그렇게 말하자, 기회를 노리고 있던 염제가 표정을 풀었다.


-머임 ㅋㅋ 난 또 발이 너무 예뻐서 문제라는 줄

-나도 ㅋㅋㅋ

-근데 측정기 고장이면 설마...

-마력이 너무 높아서 측정이 안 되는 그 현상 아님??

-에이 말이 안 되죠

-ㄹㅇ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애가 어떻게 그럼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임

-아무리 역대급 천재라도 한계가 있으니까


“그리고 문제가 하나 더 있네요.”

“뭐가 또 있나요?”

“발이 너무 예뻐서 계속 만지고 싶어서 문제네요.”


그러자 염제가 다시 한번 화르륵 불타기 시작했다.


-역시 대구의 자랑!!

-대구 출신이었음?

-의사 선생님 땀 뻘뻘 흘리는데 괜찮아요? ㅋㅋㅋㅋ

-하르시엘라 성희롱했으면 강제 사우나 정도는 인정이지

-ㄹㅇ 선 넘었으면 바로 화형인데 염제가 참은 거

-근데 그럼 하르시엘라도 덥지 않을까요?

-그래서 지금 샐래맨더가 열일중 ㅋㅋㅋ

-귀엽다 ㅋㅋㅋ


채팅창의 말대로, 샐래맨더가 내게 열기가 오지 않게끔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역시 하르시엘라야.”


PD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 장면은 누가 봐도 도현 씨와 염제가 만든 거 아닌가요?”

“물론 그건 그렇지만, 하르시엘라가 불의 정령이 없었으면 이 장면도 못 만들어졌어. 염제가 스킬을 안 썼을 테니까. 하르시엘라가 미친 재능으로 계약까지 한 게 결국 이 장면을 만든 거다 이거야. 그리고 샐래맨더도 귀엽잖아.”

“그렇군요! 역시 PD님이십니다!”


듣고 보니 내가 계약을 한 게 정말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직접 장면을 만든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을 웃게 한 장면에 내가 어느 정도는 기여를 했으니까.


“아뇨, 이번 건 성희롱이 아니라 진담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염제와 나는 어리둥절했고, 도현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럼 아까 건 성희롱이었음? ㅋㅋㅋ

-성희롱 맞았네 ㅋㅋㅋㅋ


“아무래도 서큐버스 피를 타고나서 그런지 사람을 유혹하는 힘이 있군요.”


도현이 그렇게 말하니 염제도 불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야기였어요?”

“네, 그럼 다시 한번 마력을 측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도현은 그렇게 말하고 내 마력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높아봤자 C급인데 뭘 그리 계속 측정하지..?

-ㅋㅋㅋ 하르시엘라 귀여우니까 그냥 봐줘요

-하르시엘라님 몸 만지는 거 부럽네;;

-솔직히 별로 큰 기대 안 돼서

-지금 하르시엘라 발만 보는 중

-ㄹㅇ 발 핥고 싶네;;


그리고 측정이 시작한 지 십여 분이 흐른 시간.


그가 마침내 입을 열고 감탄을 토해냈다.


“아무래도 하르시엘라 씨, S급인가 본데요.”


그 순간.


채팅창이 폭발했다.


-헐 대박 ㄷㄷㄷ

-어떻게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S급임 ㅋㅋㅋ

-ㄹㅇ 미쳤다 ㅋㅋㅋ

-미친 재능충인 줄은 알았는데 진짜 미쳤었네;;

-대박 ㅋㅋㅋ 염제급이었음? ㅋㅋㅋ

-진짜 역대급 드래곤 아님??

-100% 역대급 드래곤이죠 ㅋㅋㅋㅋ

-이 정도면 거의 투명드래곤이네;;

-ㄹㅇ ㅋㅋ 투명드래곤급이네 ㅋㅋㅋ

-투명 드래곤이 뭐예요?

-투명드래곤 모르시는구나!

-투명드래곤은 진.짜.겁.나.셉.니.다


반응이 폭발적인 건 모두 마찬가지였다. 모든 사람들이 믿을 수 없는 재능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보석 보듯 바라보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흥분한 그들이 침을 꼴깍 삼키는 소리까지 들릴 지경이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미소 지었다.


“미치겠다, 진짜.”


PD가 입가가 귀에 걸린 채 말했다. 듣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였다.


‘하르시엘라, 넌 나를 어디까지 올려줄 거냐?’


그리고 PD는 또 나와 함께 성공하는 밝은 미래를 상상했다. 나는 내가 그렇게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S급이었다니, 정말 오늘 하르시엘라가 계속해서 명장면을 뽑아내네요.”


조연출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실제로 그는 온몸을 강타하는 전율에 기분 좋은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그건 다른 사람들도 똑같았지만, 조연출인 입장 때문인지 그는 나를 무슨 방송계에 내려온 천사 같은 것으로 생각하며 우러러 보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염제를 보았다.


“설마 하르시엘라가 나랑 같은 S급이라니, 나도 S급 되려고 튜토리얼은 깼는데. 억울한데?”


염제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가 재능 있다는 사실에 그녀는 누구보다 더 기뻐해주고 있었다.


-ㄹㅇ 다른 S급들은 다들 뼈빠지게 고생했는데 ㅋㅋㅋ

-순전 재능빨로 S급 먹었네 ㅁㅊ ㅋㅋ 재능충 ㅋㅋ

-용수저 미쳤다 ㅋㅋㅋ

-천마는 다른 세계 갔다 와서 S급인데 ㅋㅋㅋㅋ

-튜토리얼 깨고 귀환한 헌터들 피눈물 ㅋㅋㅋㅋㅋㅋㅋ

-재벌 3세 vs 드래곤 하면 뭐함??

-무조건 드래곤이지;;

-ㄹㅇ 무조건 드래곤

-재벌은 늙으면 죽잖슴

-드래곤도 죽긴 죽어요;;

-드래곤은 예쁘기까지 하잖아


채팅창의 반응도 정말 격렬해서, 보는 나의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때, 도현이 입을 열었다.


“하르시엘라가 S급인 건 단순히 드래곤의 혈통 때문은 아닙니다.”


-그치 다른 드래곤들도 태어나자마자 S급은 아니니까

-원래 다 커도 S급 되는 건 아니잖음 ㅋㅋㅋ

-ㄹㅇ 하르시엘라가 그냥 미친 거


“그렇다고는 생각했는데, 그럼 뭐 때문이에요?”


염제가 물었다.


“확실치는 않지만, 서큐버스 혈통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ㅋㅋㅋ 먼 소리임

-헐 하르시엘라가 사람들 마력 빼간 거임?;;

-미쳤다 미쳤어;;

-서큐버스로 S급인 건 너무 말이 안 되는데...

-ㄹㅇ 실제로 서큐버스들 약하잖음


“서큐버스 스킬로 S급이라구요?”

“네, 아마 시청자가 많아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시청자들의 마나를 흡수한 것 같습니다.”


도현의 충격적인 발언에 나는 사람들과 함께 놀랐다.


-뭐임 내 마나 돌려줘요

-시청료가 마나였네...

-알고 보니 XX 도둑이었네;;

-ㄱㅊ 내 마나는 가져가도 됨

-근데 어차피 마나 아까운 사람이면 방송 안 보고 있지

-인정 ㅋㅋ 마나 좀 준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괜찮음

-시청료 대신 마나를 드리겠습니다

-헐;; 내가 XX한 게 도움이 된 거임??

-하르시엘라 방송 보면서 그걸 왜함;;

-하르시엘라 도와주려면 방송 많이 봐야겠네ㅋㅋ

-아아, 우리만 믿으라고!!

-오늘부터 매일 방송 보면서 마나 줘야겠다;;


마나가 아까워서인지 나가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았지만, 다행히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지금 시청자 수도 오만 명을 넘었고, 하르시엘라 씨가 보름 동안 열심히 방송했기에 마나가 어마어마하게 쌓였던 것 같네요.”


오만 명. 한국의 자랑이란 별명치고는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일반인이었던 내게는 정말 어마어마한 수였다. 지금도 이 많은 사람들을 재밌게 해줘야한다고 생각하면 부담감에 머리가 아플 정도였으니 말이다.


-알고 보니 재능충이 아니라 노력충이었네 ㄷㄷ

-그래도 하르시엘라는 재능빨 아님?

-절대 미각에 마법 천재는 누가 봐도 재능이잖아요 ㅋㅋ

-만 명도 안 됐었는데, 오만 명까지 키웠으니까

-열심히 노력한 건 맞죠!

-솔직히 방송 키운 건 재능빨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하르시엘라 방송 열심히 한 건 인정

-재능도 재능이지만 방송도 진짜 열심히 하는 듯

-ㄹㅇ 방송 열정도 1위급임

-하르시엘라는 재능도 타고났는데

-착하고 성실해서 보기 좋음 ㅎㅎ


올라오는 채팅들을 보자,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방송을 진행해야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도 하고 걱정도 해서 많이 힘들었지만, 결국 이렇게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고 인정을 받자 그 힘들었던 게 전부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나만 사람들을 치유한 게 아니라, 사람들도 나를 치유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헌터가 되어서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그러자 사람들이 전부 기분 좋은 미소 지었다.


-착하다 하르시엘라 ㅎㅎ

-생긴 것도 천사인데 마음씨도 진짜 천사네

-역시 한국의 자랑!!


“착하네, 우리 하르시엘라! 헌터 일은 힘든데 괜찮겠어?”


염제가 물었다. S급 헌터인 그녀가 말한 것인 만큼, 무게감이 달랐지만 나도 모르고 한 소리는 아니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착하시네요. S급 마력을 가진 하르시엘라 씨가 헌터 일을 하면 확실히 세상에 도움이 될 겁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S급 헌터라도 목숨은 하나뿐이니 차근차근 쉬운 일부터 해나가는 게 좋겠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물론 나도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진 않으니 쉬운 일부터 할 생각이었다.


“하르시엘라, 그럼 게이트에 들어가기 전에 부모님을 만나보는 건 어때?”


염제가 말했다.

부모님.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드래곤의 방송 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 담배 심부름을 한 날 +1 19.06.30 248 4 12쪽
7 아빠를 만난 날 19.06.29 290 4 13쪽
» 마력 측정을 한 날 +2 19.06.28 349 9 11쪽
5 전설이 된 날 +3 19.06.27 386 6 14쪽
4 천사가 된 날 +6 19.06.25 488 12 7쪽
3 세상이 뒤집힌 날 +4 19.06.24 504 10 13쪽
2 수호룡으로 태어난 날 2 +3 19.06.23 564 11 9쪽
1 수호룡으로 태어난 날 1 +4 19.06.23 749 15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