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드래곤의 방송 라이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뭇찌
작품등록일 :
2019.06.23 17:02
최근연재일 :
2019.06.30 17:15
연재수 :
8 회
조회수 :
3,575
추천수 :
71
글자수 :
38,244

작성
19.06.23 17:15
조회
748
추천
15
글자
6쪽

수호룡으로 태어난 날 1

DUMMY

내가 태어났을 때, 모든 사람들이 나를 축복했다. 한국의 수호룡으로 태어난 내게 사람들은 나라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했다.

그러나 용으로 다시 태어나기 전의 나는 평범한 인간이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늑하고 포근한 알 속에서 처음 깨어났을 때에는 정말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새끼 용으로 태어난 덕분일까.

나는 알을 부수고 나왔을 뿐인데, 엄청난 반응을 얻고 있었다.


-와 ㅠㅠ뽀쨕 나오는 거 너무 귀엽다ㅠㅠㅠㅠ


그중 가장 압권인 것은 바로 이 채팅이었다. 뽀쨕은 뭐고, 그렇게 울 일인가 싶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했다.


-아아앙 귀여워어어!!!

-미룡이네요!

-하르시엘라 진짜 이쁘다!


그리고.


하르시엘라. 그게 내 이름이었다. 사람 이름 같지 않은 그 이름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 특별히 심혈을 기울여 고심 끝에 지은 것이라고 했다. 그걸 생각하니 익숙지 않은 하르시엘라란 이름도 어쩐지 예쁘게 들렸다.

한참 채팅창 반응을 보고 있자, 촬영진들이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와, 하르시엘라가 채팅창 읽고 있는 거 아니에요?”


조연출이 감탄을 감추며 물었다.


“에이, 말이 되는 소릴 해라. 아무리 드래곤이라지만 방금 태어난 애가 어떻게 읽어?”


PD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렇겠죠?”


조연출이 머쓱한 듯 웃었다. 사실 그가 맞았는데 말이다.

나는 채팅창을 읽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평범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와! 하르시엘라 채팅창 본다!

-혹시 채팅창 읽고 있는 거 아님? ㅋㅋ

-그냥 뭐가 있으니 궁금해서 보는 거죠 ㅋㅋ 애니까요

-하르시엘라야 보고 있으면 손 들어줘


내가 보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는지 채팅창에는 어느새 미션까지 내려왔다.

특별히 어려운 것도 아니라, 나는 앞발을 들었다.


그 순간.


와, 하는 감탄사와 함께 채팅창이 쉴 새 없이 올라갔다.


-대박ㅋㅋㅋㅋ 하르시엘라 손 들었음 ㅋㅋㅋ

-채팅창 읽는 거 맞네 ㅋㅋ 대박 ㅋㅋ 머리 쩔어

-헐.. 지능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거임?? 무섭네

-드래곤들 원래 다 저럼?? 미쳤다

-ㄴㄴ 드래곤이라고 다 저럴 순 없음

-저건 하르시엘라가 천재인 거예요

-제가 용 전문가인데 하르시엘라가 특별한 거

-대박 ㄷㄷㄷ

-근데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어떻게 저렇게 빨리 알죠?

-높은 지능으로 순식간에 언어를 분석한 겁니다

-일종의 슈퍼 컴퓨터라고 보시면 쉽죠

-대박 ㄷㄷ 슈퍼컴퓨터 ㄷㄷ

-헐.. 진짜 슈퍼컴퓨터인가요??

-아뇨 그건 그냥 제가 해본 소리임

-뭐임 ㅋㅋㅋ

-어쨌든 언어 천재는 맞는 듯 ㅋㅋㅋ

-한국의 수호룡이 언어 천재라니 ㄹㅇ 대박이네요

-하르시엘라, 너는 대한민국이다!

-ㅋㅋㅋ 천재인 거 밝혀지자마자 바로 대한민국 선언 ㅋㅋ


놀란 건 시청자들뿐만이 아니었다. 나를 촬영하는 촬영진들도 전율에 휩싸여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개중에는 경악하며 입을 다물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고, 반대로 입을 다문 채 침만 꼴깍 삼키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놀라며 감탄을 토했다.


“대박인데요. 하르시엘라가 저렇게 재능 있을 줄이야. 태어나자마자 문자를 이해하는 아이면 시청률도 그냥 대박 보장 아닙니까?”


조연출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당연히 대박이지. 복덩어린 줄은 알았는데, 설마 이런 복덩어리일 줄이야.”


물론 흥분한 것은 PD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경험이 많아 잔뼈 굵은 그라고 할지라도, 태어나자마자 글을 읽는 천재는 보지 못했을 것이다. 내 입장에서야 대단한 걸 한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고개 숙여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물론 사족보행의 몸이어서 인간처럼 할 수는 없었지만.


“방금, 저거! 하르시엘라가 인사한 거 아닌가요?”


관찰력 좋은 카메라맨이 토끼 눈을 뜨며 놀랐다.


“으음, 인사 같긴 한데. 말이 안 되잖아. 문자야 지능이 높은 드래곤이 순식간에 패턴을 발견했다고는 해도, 고개 숙이는 게 인사라는 건 절대 모를 거 아냐.”

“하긴 그렇긴 하네요.”


-헐.. 대박 하르시엘라 인사한 거 아님? ㄷㄷ

-에이, 애가 어떻게 알고 인사를 해요

-인사하는 건 불가능함

-ㅋㅋ 그냥 착각이죠


그러나 아무래도 전달이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결국 나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의 눈이 번쩍 뜨였다.


“봐요, 이거 인사 맞다니까!”


방금 그 카메라맨이 내 말 맞지, 맞지 하는 얼굴로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대박! 하르시엘라가 진짜 천재는 천재인가 보다.”

“재능이 끝이 없구만.”

“야, 하르시엘라가 있어서 대한민국 걱정 없겠어!”


내 별거 아닌 행동에 사람들이 모두 기분 좋은 전율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채팅창으로 고개를 돌렸다.


-와 ㅋㅋ ㅁㅊ다 갓 태어난 애가 인사를 하네;;

-진짜 미친 재능인듯;;

-와 ㅠㅠ 하르시엘라 인사하는 거 귀엽당 ㅠㅠㅠ

-얼마나 똑똑한 거야??

-ㅋㅋㅋ 하르시엘라 인사한 거 맞잖아요

-역시 한국의 자랑!!


채팅창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정말 별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좋아하는지. 괜히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문득 스타라는 존재들이 떠올랐다.


스타.

그들이 하는 일은 실제 생활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으니 무가치하고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건 사실과 달랐다. 스타는 사람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그건 분명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바로 그런 스타 같은 존재가 된 것을 깨달았다.


솔직히 원해서 된 것은 아니다. 한국의 자랑이라느니, 수호룡이라는 이야기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실을 말하고,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미소가 지어졌다. 전에는 지켜주지 못했던, 그 웃는 모습을 지켜주고 싶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들의 용이, 수호룡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드래곤의 방송 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 담배 심부름을 한 날 +1 19.06.30 248 4 12쪽
7 아빠를 만난 날 19.06.29 290 4 13쪽
6 마력 측정을 한 날 +2 19.06.28 348 9 11쪽
5 전설이 된 날 +3 19.06.27 385 6 14쪽
4 천사가 된 날 +6 19.06.25 488 12 7쪽
3 세상이 뒤집힌 날 +4 19.06.24 504 10 13쪽
2 수호룡으로 태어난 날 2 +3 19.06.23 564 11 9쪽
» 수호룡으로 태어난 날 1 +4 19.06.23 749 15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