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700 님의 서재입니다.

바질 리브스 홀 토마토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일반소설

700
작품등록일 :
2021.07.30 01:47
최근연재일 :
2022.09.01 23:3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6,100
추천수 :
396
글자수 :
742,617

작성
21.09.29 12:10
조회
37
추천
1
글자
12쪽

돈 가방 추격 -7- (完)

DUMMY

“데이지 씨! 저거!”


홀 토마토 호에 타고 있던 조지가 땅을 보고 외쳤다. 콜린과 술집에서 봤던 남자들이 어디론가 끌려가는 모습이었다. 데이지 역시 그걸 볼 수 있었다. 그들이 탄 승합차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기관총을 갈겨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데이지의 말에 조지가 기겁했다.


“안 된다고요. 20mm 구경의 탄을 쏟아부었다간 안에 있는 사람 모두가 걸레짝이 되어 버릴걸요?”

“맞는 말이지. 일단 추적하자고!”


홀 토마토 호는 고도를 낮춰 승합차에서 자신을 볼 수 있게 했다. 위협적인 움직임에 승합차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당황했다. 멜라니가 경호원들에게 물었다.


“저건 또 뭐야?”

“모르겠습니다!”


넓게 보이는 차도에는 다른 자동차들이 별로 없었다. 승합차는 속도를 내었다. 홀 토마토 호의 속도 또한 빨라졌다. 조지가 물었다.


“전혀 멈추지 않는데요? 어떡하죠?”

“어쩔 수 없는걸? 위협 사격을 해야겠어.”

“제발 부탁이니까 콜린은 맞히지 말아 주세요.”

“걱정하지 마. 한두 번 쏴보는 것도 아니잖아.”


홀 토마토의 기관총이 스르륵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불을 뿜으며 총알이 발사되었다. 2, 3초마다 승합차의 앞을 쏘고 멈추고를 반복하자 승합차의 속도는 확연히 느려졌다. 하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좋은 생각 없어요? 길 한복판에서 기관총을 난사하는 건 별로 좋지 않다고요.”


조지의 물음에 세이지가 나섰다.


“나한테 생각이 하나 있는데 들어보실래요?”

“말해 봐.”


홀 토마토 호는 점점 고도를 낮췄다. 도로의 넓이가 아슬아슬하게 맞았다. 승합차에 거의 닿을 정도로 붙은 홀 토마토 호에서 대뜸 조종석 유리창을 열었다. 순간 잽싸게 튀어나온 세이지가 승합차의 바퀴를 쏘았다.


탕하는 소리와 함께 승합차가 중심을 잃었다. 도로 위에서 미끄러져 간 승합차는 가드레일에 부딪혀 넘어졌다. 도로 한복판에 홀 토마토 호를 정박한 데이지는 뒤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경적들을 무시하고 내려서 승합차로 갔다. 그 뒤를 조지와 세이지가 향했다.


다가간 승합차의 탑승객들은 모조리 뻗어있었다. 경호원 네 명이 그 안에 포함된 건 말할 것도 없었다.


“내가 잘못 알았는걸? 전력이 4명분이나 되는 대단한 사람이잖아 당신.”


칭찬을 들은 세이지가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이걸 어떡하죠?”

“일단 경찰을 부르자고. 위조지폐 사범들인 건 맞는 것 같으니까.”


조지는 조수석의 남자가 안고 있는 은색 서류 가방을 봤다.


“어라 이건?”


가방을 열어 본 조지는 깜짝 놀랐다. 5천만은 될 만한 현금이 들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게 원래 가방인 건가?”


뒤에서 보던 데이지가 말했다.


“그런 것 같은데요? 음. 경찰한테 책잡히기 전에 빨리 홀 토마토에 두고 올게요.”

“그래. 그렇게 해.”


조지가 가방을 두러 간 사이 데이지와 세이지는 뒷문을 열고 콜린을 구해냈다. 케이블 타이를 끊고 눈가리개를 풀자 정신을 잃은 콜린을 눕힐 수 있었다.


“다행히 크게 다친 건 아닌 것 같아.”

“구급차도 부를까요?”

“경찰하고 같이 올 거야. 또 신고할 필요는 없어.”


데이지의 말에 세이지는 꺼내려던 디바이스를 넣어두었다.


“좀 과격했지만 한 건 끝낸 건가.”


홀 토마토 호 덕분에 길이 막힌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옆으로 조심히 빠져나가는 소리가 도로를 메웠다.




콜린이 눈을 떴다. 낯선 천장을 보며 깨어나는 것이 점점 익숙해질 것 같았다.


“콜린?”


그 부름에 옆을 돌아봤다. 조지를 볼 수 있었다. 저건 걱정하는 표정일까 다행이라는 표정일까.


“기다려봐요. 데이지한테 연락할게요.”


콜린은 말도 못 꺼낼 만큼 피곤했다. 겨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조지가 디바이스를 꺼냈다. 조지가 통화를 하자 잠시 후 데이지가 병실로 들어왔다. 그사이 정신을 조금 차린 콜린이 말을 꺼냈다.


“왔냐.”

“그래. 왔다. 머리는 좀 괜찮아?”

“뭐 하다 온 거야? 조지 혼자 두고 말이야.”

“내 질문에 대답부터 해줬으면 좋겠는데.”


데이지가 고개를 쳐들자 콜린은 반박하지 않았다. 몸도 피곤한데 말다툼을 벌일 이유는 없었다.


“좀 괜찮아졌어. 이제 어딜 갔다 온 건지 말해줬으면 해.”


삐친 듯이 중얼거리는 콜린의 어투에 데이지가 미소를 지었다.


“밥 먹고 왔어. 방금 일어나서 모르겠지만 지금 다들 점심 먹을 시간이라고.”


콜린이 주위를 둘러봤다. 시계는 보이지 않았다. 문득 디바이스에 생각이 미쳤다.


“내 디바이스는 어디 있어?”

“여기요.”


조지가 옆 탁자 위에 놓여있던 디바이스를 주었다. 콜린은 그것을 들고 연락 온 것이 있는지 확인했다. 일이라도 왔나 싶었지만 그런 건 없었다.


“이번엔 얼마 정도 이러고 있었지?”

“하루. 어제부터 쭉 그러고 있었어.”


데이지의 대답이 끝나자 조지가 말했다.


“다행히 부러진 곳은 없는 것 같아요. 크게 다친 곳 없으니 걱정하진 마세요.”

“누가 그러는데?”

“의사가요. 있다가 올 거예요.”


콜린은 다시 천장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자, 그래서 그거 해야지.”


데이지의 말에 콜린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그녀를 쳐다봤다.


“무슨 헛소리를 또······.”

“맞네요. 이런 일이 있을 줄 몰랐는데 오래 살고 볼 일이에요.”


음흉한 미소를 짓는 두 사람에게 중압감을 느낀 콜린이 당황했다.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건지 말을 하라고! 나한테 바라는 게 뭐야?”


심각해진 콜린을 보며 두 사람이 웃었다. 옆 침대로부터 주의를 받은 뒤에야 두 사람은 조용해졌다.


“당신을 구해준 게 누구라고 생각해?”


데이지의 질문에 콜린은 사정을 알 수 있었다.


“그래. 너희들이었냐.”

“그게 다야?”


콜린은 실망한 데이지의 표정을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우리도 목숨을 걸었는데 할 말 없어요?”


입을 꾹 닫던 콜린이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입을 열었다.


“고맙다.”

“뭐라고?”

“고맙다니까.”


데이지가 쿡쿡 웃었다.


“못 들었는데? 다시 말해줄래?”

“너 진짜······!”


또다시 주의를 받을까 걱정이 들던 조지는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


“자, 이만하고요. 일단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하나도 모를 텐데 저희가 다 알려드릴게요.”

“어차피 너희들 자랑 아니야? 별로 안 듣고 싶은데.”

“그러지 말고 좀 들어봐요. 어디서부터 콜린 씨가 위험한 걸 알았냐 면요······.”

“아, 맞아! 소개해줄 사람 있어. 나중에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말 끊지 말아 주세요. 제가 얘기하고 있었잖아요.”


콜린은 마음을 비웠다.




긴 조사를 받고 나온 콜린의 앞에 세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노을에 세 사람이 반기고 있는 게 꽤 멋진 장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그런 생각을 접고서 그들에게 다가갔다.


“수고했어.”

“잘하고 나왔어요?”

“그래. 별일 없을 거야.”


위조지폐를 제조한 일당은 모두 검거되었다. 그들이 상부에 대한 정보를 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콜린에 대해 나쁘게 말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의문의 현금 5천만을 들고 사람을 해하려 했다는 남자가 될 뻔한 콜린은 그게 얼마나 사실에 가깝든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5천만 솔라리에 대한 행방도 알 수 없었고 다른 세 사람이 미리 입을 맞춘 덕분에 콜린은 단순히 욕심 때문에 홀로 적들을 찾아간 현상금 사냥꾼이 될 수 있었다.


“이 사람이 세이지인가?”


데이지가 고개를 끄덕이자 난생처음 보는 남자에게 콜린이 인사하게 되었다.


“반가워요. 절 구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했다기보다는 다 같이 한 거지만요.”


세이지가 멋쩍게 웃으며 콜린을 보았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이내 어색해진 두 사람은 말이 끊겼다. 겨우 할 말을 생각한 세이지가 다시 말문을 열었다.


“대단한 일 한 것도 아닌데 데이지 씨가 괜히 고맙단 말을 들어야 한다고 해서······.”

“대단한 일이 아니라뇨? 제 목숨을 구해주셨잖습니까. 또 경찰에 잘 말해주셔서 곤란한 상황도 벗어났고요.”


두 사람이 다시 말을 죽였고,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조지 역시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고 데이지는 세 사람의 어색함을 재밌게 보고 있었다.


“자, 고생했으니까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맛있는 거 해놨으니까. 다 같이 먹자.”


어색함을 깨는 데이지의 말에 세 사람은 안도했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혼자 빠지려는 세이지의 어깨를 데이지가 붙잡았다.


“어딜 가려고? 네가 나눠 준 현상금으로 차린 밥상이니까 너도 먹고 가야지.”

“어? 그래도 되는 건가요?”

“안 될 게 있어? 얼른 따라오라고.”


바질 리브스 호로 향한 네 사람은 각자 식탁에 자리에 앉았다. 얼어버린 듯한 분위기도 따뜻한 음식들이 함께 하니 누그러지는 것 같이 느껴졌다. 한 상 잘 차려진 음식을 먹으며 어색함도 점점 풀어갔다. 데이지가 로스트비프를 썰며 말했다.


“저번에 칼리스토에서 진 빚은 이걸로 없는 걸로 하자고. 오케이?”

“아직도 그걸 기억하고 있었냐. 난 이미 다 잊었는데.”


콜린은 어이가 없다는 듯 대답했지만 데이지에게는 상관없는 듯했다.


“아닌 척하기는. 아무튼 내 마음에서도 그 사건과의 부채 의식은 안녕이야!”

“마음대로 해라.”


조지가 전부터 궁금했던 말을 꺼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만든 위조지폐를 살 사람들은 누가 있었을까요?”


세이지가 대답했다.


“그거라면 아까 알아봤는데 이 행성에 있는 조직하고 거래할 게 아니었던 것 같더라고.”

“그럼 다른 행성이나 위성 조직이랑 연관되어 있다는 말이에요?”

“그렇지. 아까 인터넷 기사에서 보니까 가니메데라고 하던데······.”


콜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조직 이름은?”

“네?”


갑자기 굳어진 콜린의 얼굴을 본 세이지가 긴장했다.


“가니메데에 어느 조직인지 혹시 나왔나?”


모두의 얼굴에 긴장감이 돌았다. 데이지와 조지는 콜린과 세이지의 표정을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세이지는 당황하며 말을 했다.


“그, 골든 혼이라고 하는 조직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콜린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잘 먹었어.”라는 인사를 남긴 채 식당을 나갔다. 세이지는 자신의 말이 무언가 잘못된 건가 하여 밖으로 간 콜린에게 외쳤다.


“그 뒤에 보니까 그 기사 다 삭제되었던데요? 골든 혼을 지목하는 다른 기사들도 전부 삭제됐어요! 어쩌면 오보일 수도 있어요!”


콜린은 뒤를 돌아 말하고 싶었다. 그건 오보가 아니야. 골든 혼에서 벌써 손을 쓴 거지.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 더 많은 질문이 기다리고 있겠지. 배가 덜 찬 콜린은 조종실로 돌아가 위조지폐를 챙겼다. 또 그곳을 나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미안 놀랐지?”


데이지가 대신 사과하듯 말했다. 세이지는 당황스러웠지만, 본심을 숨겼다.


“아니에요. 콜린은 괜찮은 거죠?”

“재수없는 데에 엮인 탓이지.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더 파고들 수는 없었다. 세이지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데이지와 조지는 세이지가 걱정하지 않도록 계속 다른 주제의 얘기를 꺼냈다.




저녁 식사를 끝낸 세 사람은 세이지를 바질 리브스 해치 앞까지 배웅했다.


“아쉽네요. 다음에 금성에 오면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세이지의 미련 섞인 표정을 본 데이지가 말했다.


“인연이 닿으면 언제든지 만날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만나서 즐거웠어요. 현상범 많이 잡아서 돈 많이 버시길 바랄게요.”


조지의 말에 세이지가 웃었다.


“자, 그럼 헤어질 시간이네요. 만나서 반가웠어요.”

“그래. 우리도.”

“그럼 이만!”


그 말을 끝으로 세이지는 사라졌다.


“들어가죠?”

“그래.”


해치가 닫혔다. 어두운 하늘 아래서 더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17 무위검
    작성일
    22.04.02 23:05
    No. 1

    콜린이 주인공? 계획도 없고 참 허접한 행동 이게 주인공? 그냥 길가다 칼맞아 죽기 쉽상이내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바질 리브스 홀 토마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7 불청객 -3- (完) 21.10.05 35 1 15쪽
46 불청객 -2- 21.10.01 33 1 12쪽
45 불청객 -1- 21.09.30 33 1 12쪽
» 돈 가방 추격 -7- (完) +1 21.09.29 38 1 12쪽
43 돈 가방 추격 -6- 21.09.25 36 1 13쪽
42 돈 가방 추격 -5- 21.09.24 35 1 11쪽
41 돈 가방 추격 -4- 21.09.23 36 1 12쪽
40 돈 가방 추격 -3- 21.09.17 37 2 12쪽
39 돈 가방 추격 -2- 21.09.16 42 2 12쪽
38 돈 가방 추격 -1- 21.09.15 38 2 13쪽
37 독사과를 빼앗다 -7- (完) +2 21.09.14 48 2 16쪽
36 독사과를 빼앗다 -6- +2 21.09.11 47 2 14쪽
35 독사과를 빼앗다 -5- 21.09.10 38 2 13쪽
34 독사과를 빼앗다 -4- 21.09.09 45 2 12쪽
33 독사과를 빼앗다 -3- 21.09.08 41 3 13쪽
32 독사과를 빼앗다 -2- 21.09.07 40 2 12쪽
31 독사과를 빼앗다 -1- 21.09.06 39 2 11쪽
30 등잔 밑이 어둡다 -2- (完) 21.09.04 44 2 14쪽
29 등잔 밑이 어둡다 -1- 21.09.03 39 2 12쪽
28 여자의 일상 -2- (完) +2 21.09.02 40 2 16쪽
27 여자의 일상 -1- 21.09.01 44 3 12쪽
26 발목을 잡혔다 -3- (完) 21.08.24 46 3 14쪽
25 발목을 잡혔다 -2- 21.08.24 46 2 11쪽
24 발목을 잡혔다 -1- +2 21.08.23 46 2 12쪽
23 폭탄 넘기기 -2- (完) 21.08.22 42 2 12쪽
22 폭탄 넘기기 -1- 21.08.21 55 5 13쪽
21 가느냐 남느냐 -3- (完) 21.08.20 52 5 15쪽
20 가느냐 남느냐 -2- +3 21.08.19 64 6 15쪽
19 가느냐 남느냐 -1- 21.08.18 69 7 11쪽
18 황야의 우주인 -5- (完) +2 21.08.17 66 7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