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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폭발 회귀한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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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멋진오소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3:16
최근연재일 :
2024.06.14 19:13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429
추천수 :
62
글자수 :
132,301

작성
24.06.06 19:26
조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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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22. 이상한 사람들도 같이 꼬이는데 2

DUMMY

“하, 짜증나. 글넷피아는 그놈의 불꽃놀이, 학교에서는 그놈의 이영기!”


훈기는 의자에 앉아 신경질을 부렸다.

그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대체 왜! 내 주변에 짜증 나는 사람이 나오는 거야!”


쾅!

그는 양손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필기구가 튀어 오르고 책장에서 책이 떨어졌다.

훈기는 컴퓨터 창을 바라봤다.

글넷피아 댓글이 늘어서 있었다.


[왜 헌터 인생 재시작이랑 스토리가 거의 비슷한데 왜 삭제 안 함?]

[불꽃놀이 작가가 이 글을 보면 뭐라고 할까요?]

[근데 스토리가 비슷한데 왜 재미가 없냐.]


스크롤바를 내려도 다를 바가 없었다.

욕설, 비난, 표절 의혹.

무엇보다 불꽃놀이 작가와 비교가 너무나 싫었다.


“불꽃놀이 작가가 뭐라고!”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올라 키보드 자판을 피아노 치듯 쳤다.

온갖 시스템 창이 떠오르고 경고음이 들렸다.

온몸이 뜨거워졌다. 두통이 도졌다.

애써 진정해봐도 진정 되질 않았다.


“학교도 진짜 거지 같아! 영기가 뭔데? 고작 대상을 탔다고!”


글넷피아에서 벗어나면 학교에서는 이영기였다.

4반에 글 쓰는 얘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자기 반 친구들이 그를 언급하며 자신과 비교했다.


“비교를 하도 해서 누군지 몰래 봤는데 별거 없었는데.”


훈기는 영기를 몇 번이고 봤었다.

6반 맞은편에 4반이 있기에 안 마주칠 수가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얼빠진 표정.

친구들 사이에서 그저 웃기만 하고 대화에 끼지 못했다.


“수련회 때에도 겉돌기만 하던 얘인데.”


훈기가 수련회 때 본 영기는 그저 독특하기만 한 얘였다.

자기 친구들과 같이 있으면서 생각은 다른데 있었다.

가끔은 친구들이 아니라 혼자 다녔다.


“하아, 내가 걔보다 오히려 잘났다고!”


수련회 때, 자신은 친구들과 잘 어울렸다.

활동에 열심히 참가하면서 글 구상도 했다.

항상 겉돌지 않고 함께 있었다.


“그런 얘인데 대상 탔다고 인기를 한 몸에 받는다고?”


중간고사가 끝나고 영기가 태산 문학상 대상을 탔다고 소식이 학교에 퍼졌다.

학교의 모든 시선은 영기에게 집중되었다.

훈기는 영기가 매우 못마땅했다.


“대상이 뭐라고 그런 얘가 집중을 받는 거야?”


상을 탔으니 관심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미어터질 정도로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처음에는 관심이 금방 꺼질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생각은 단순했다는 걸 깨달았다.


“며칠 안 지나긴 했지만, 학교에 이름이 다 알려지는 게 말이 돼?”


생각할수록 화가 나 미쳐버릴 것 같았다.

훈기는 책 한 권을 잡아 던졌다.

벽에 부딪힌 책은 요란하게 펼쳐졌다.


“하, 어딜 가든 다 짜증나.”


불꽃놀이 작가와 이영기가 너무나 짜증났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비교.

웹 사이트에서든, 학교에서든 자신을 영기와 비교했다.

학교에서는 그만 비교하라고 말했다.


“4반 영기는 대상도 타고 글도 잘 쓰던데.”

“교내 백일장도 영기가 다 휩쓸잖아.”

“은상이면 잘 한거지 어차피 금상은 영기인데.”


반 친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틈만 나면 비교했다.

듣기 거북했다. 비교하는 얘들의 입을 꿰매고 싶었다.

교내 백일장에 나가도 항상 영기에게 밀렸다.


“대체 왜 걔랑 비교하는 거야! 난 난데?”


훈기는 한숨을 내쉬며 의자를 뒤로 젖혔다.

오른팔로 눈을 가렸다.

교내 독후감 백일장에서 금상을 한 번 탔었다.

이제 비교는 한동안 잠잠해지리라 생각했다.


“백일장에서 금상을 타도 비교하는데 대체 왜 영기가 나와.”


훈기는 가슴이 답답했다.

교내 독후감 백일장에서 금상을 탄 날, 훈기는 이겼다고 생각했다.

이를 갈며 그는 독후감 백일장을 준비했다.

때가 중간고사 기간이었지만, 공부는 잊었다.

글넷피아 공모전도 잠시 미뤘다.

교내 독후감 백일장에서 모든 힘을 쏟았다.


“결국 금상을 타도 기분만 더러워졌어!”


교내 독후감 백일장이 있던 날로부터 며칠 후.

모든 교실 앞 게시판에 독후감 백일장 결과지가 붙었다.

때가 됐다며 훈기는 결과지를 보았다.

심장이 심하게 요동쳤다.

결과지를 제대로 볼 수 없어 눈을 꽉 감고 실눈으로 천천히 보았다.


[금상 – 이훈기]


“...됐다.”


금상에 적힌 자신의 이름을 보자 순간 멍했다.

영기를 이겼다는 생각에 쾌감이 몰려왔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

미친 사람처럼 환호하며 달리고 싶었다.


“여기서 뭐하냐?”

“어? 훈기가 금상이네?”

“이야, 축하한다.”


자신 주변에 모인 반 친구들이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나저나 진짜 글 좀 쓰나 보네.”

“거의 은상만 타다가 금상이라니 준비 많이 했냐?”

“맞아. 열심히 준비했어.”


훈기는 어깨를 으쓱대며 답했다.

대업을 이룬 사람처럼 가슴이 벅찼다.

한껏 여유를 뽐내며 훈기는 말을 이었다.


“금상이면 시 대회에 나간다더라 거기서도 금상을 탈 수 있게 노력해야지.”

“와, 독후감 백일장에 진심이네.”

“그래. 6반의 글쟁이인데.”


주위 친구들은 훈기를 치켜세웠다.

훈기는 콧대가 점점 높아졌다.

‘그래! 이 기분 진짜 오랜만이야.’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치켜세우는 이 기분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글넷피아의 불꽃놀이도 4반의 이영기도 지금 자신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게시판을 보던 한 친구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야, 그러고 보니까 영기가 없네.”

“은상, 동상에도 이름이 없으니까 못 탄 거 아냐?”

“교내 백일장은 계속 나가는 얘잖아.”


놀라운 사실에 주위 친구들이 술렁였다.

훈기는 그들에게 동조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이겼다고 자축했다.

금상에는 자신의 이름이 있다.

은상과 동상에 영기 이름은 없다.

교내 백일장에서 자신을 이겨왔던 영기의 이름은 없다.

4반을 힐끗 보던 훈기는 귀에 입이 걸렸다.


영기에게 매일 비교당하던 나날.

매번 은상으로 밀려난 굴욕.

그때마다 놀림당하며 느꼈던 비참함.


그간 느꼈던 모든 감정이 속 시원하게 씻겨나갔다.

심지어 영기는 은상, 동상도 못 탔다는 사실이 통쾌했다.

오랫동안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다.

4반 안내판에는 아무도 모여있지 않았다.

관심이 없는 게 아니었다.

교내 백일장 결과가 나올 때면 교실 앞은 사람이 많았다.

먼저 결과를 보고 비참해진 영기 주위에 몰려있을 터였다.

자신과 비교당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비교와 위로를 실컷 맛보라며 훈기는 속으로 조소했다.


“글 잘 쓰는 4반 영기를 이겼네.”

“당분간 학교에서 글 잘 쓰는 얘는 훈기인가?”

“대단하다. 진짜.”


그와 비교하던 반 친구들이 자신을 치켜세우고 있다.

학교에서 글 잘 쓰는 얘로 인정해줬다.

‘그래. 이게 맞는 거지.’

훈기는 짜릿함에 몸을 떨었다.

영기인가 뭔가는 진심을 다하면 이길 수 있다.

그는 당분간 자신과 비교당하며 굴욕감에 빠질 터였다.

어쩌면 슬럼프가 와서 이제 자신을 이길 수 없을지도 몰랐다.

아니 꼭 그래야 했다.

원래 이게 맞는 거라며 훈기는 생각했다.


“그의 얼굴이 보고 싶은데?”


훈기는 자리로 돌아가며 나지막이 중얼댔다.

혼이 나가 있을까? 아니면 슬픔에 젖어있을까?

눈물이라도 쏟으면 좋겠다. 아니면 화를 주체 못하면 좋겠다.

그가 어느 쪽을 해도 훈기는 좋았다.

생일날 선물을 받은 사람 마냥 훈기의 기분은 날아갈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 기분은 점심시간에 깨졌어! 반나절만에 기분 최고에서 최악으로 떨어졌다고!”


그의 말대로 점심시간에 훈기의 기분이 확 뒤집어졌다.

태양에 가까이 가다 떨어진 이카로스처럼 최고에서 최악으로 떨어졌다.


“그때만 생각해도 정말 짜증 나! 미치겠다고!”


훈기에게 어느 때보다 역대 최고이자 최악의 날이었다.

영기는 그에게 그 어느 때보다 심한 굴욕감을 안겨주었다.

그는 눈에 잡힌 책을 쫘악 찢었다.


“하루 반나절 만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어! 우욱!”


어느 때보다 충격이었는지 그때를 생각하던 훈기는 헛구역질을 했다.

때는 점심시간 이후, 훈귀의 귀에 믿기지 않는 말이 들렸다.


“야, 4반 얘들한테 물어보니까 영기는 그 교내 백일장에 안 나갔다던데?”

“에이, 거짓말 아니야?”

“아냐. 내가 4반 얘들한테 물어봤는데 안 나갔데.”


4반에 자주 왕래하는 반 친구의 말에 술렁였다.

훈기는 애써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펜을 쥔 손이 떨렸다.


“에이 진짜 안 나간 거겠지. 4반 얘들 말을 믿어?”

“야, 4반 얘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할 정도인데?”


안 믿는 친구의 말에 바로 반박했다.

훈기 옆에 있던 친구가 물었다.


“야, 4반 얘들이 그렇게 말했다고? 감싸주는 거겠지.”

“아니. 글에 관심 없는 얘들까지 그렇게 말했다니까.”

“그러고 보니까 반 이상이 축구나 다른 거에 미친 얘들이잖아.”


점점 영기가 안 나갔다는 말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그가 안 나갔든, 나갔든 상을 탄 건 자신이라고 애써 마음을 달래던 훈기였다.


“그럼 뭐야. 그게 사실이라면 영기가 안 나가서 훈기가 상을 탄 거야?”

“교내 백일장엔 왜 안 나갔데?”

“그건 모르겠는데? 교내 백일장이 있던 날, 그는 다른 일에 매진 했다나 봐.”

“걘 무슨 일에 빠졌데?”

“몰라. 글을 쓰고 있었다 던데.”


대화를 듣던 훈기의 속이 순식간에 문드러졌다.

영기가 안 나가서 상을 탄 거냐는 말이 불쾌했다.

방금 먹은 점심이 입으로 나올 거 같았다.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간신히 표정을 관리하고 있지만 툭하면 화가 드러날 것 같았다.


“그래도 훈기가 상 탔잖아. 어쨌든 훈기가 글을 잘 쓰네.”

“그래. 맞아. 은상 타다가 영기가 안 나가서 금상 탔으니 축하하자고.”

“글 잘 쓰는 사람은 영기가 맞지만, 지금은 훈기가 최고다.”


훈기는 대화에서 자신을 은근슬쩍 조롱하는 걸 느꼈다.

굴욕감, 수치심, 좌절, 분노.

감정이 어느 때보다 세차게 휘몰아쳤다.


“씨발! 다 닥쳐!”


참지 못하고 훈기는 소리쳤다.

반 친구들은 그런 그를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살살 건드렸다.

하늘을 날다가 땅에 추락한 기분이 이런 걸까?

훈기의 심정은 한순간에 비참했다.


문득 백일장이 열리던 날이 훈기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많은 학생 중에 영기가 보이지 않았다.

‘뭐지? 왜 그 자식이 안 보여?’

조금 늦게 온다 생각하고 긴장을 멈추지 않았다.

다른 학생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오직 ‘이영기’ 만 찾을 뿐이었다.

대회가 시작하고 착석했을 때도 영기는 보이지 않았다.

많아서 영기를 못 찾는 거라고 생각하며 훈기는 백일장에 집중했다.

그는 일부러 천천히 독후감을 작성하며 거의 마지막에 나갔다.

남은 학생들을 봤을 때, 영기는 없었다.

벌써 다 쓰고 일찍 퇴장했다고 생각했다.

그가 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자신의 노력이 부정 당하는 꼴이라 생각하기 싫었다.

그 최악의 생각이 현실이 되었다.

훈기는 그날의 끔찍한 기억을 접고 자세를 바로 했다.


“그 자식을 어떻게 해야 해? 내가 느꼈던 굴욕을 어떻게 갚아줘야 해?”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훈기는 여러 차례 생각하다가 박수를 쳤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그 자식이랑 친해지자. 그럼 답이 나오겠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는 중얼댔다.


“걔가 뭘 하려고 하면 가까이서 망치는 것도 좋겠네.”


손을 싹싹 비비며 훈기는 머릿속에서 온갖 계획을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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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 이상한 사람들도 같이 꼬이는데 24.06.05 3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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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 그에게 모여드는 다양한 사람들. 24.06.03 3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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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1. 이게 뭐야. 24.05.22 56 3 12쪽
11 10. 깐깐한 독자들도 잡는 매력 2 24.05.21 58 2 13쪽
10 9. 깐깐한 독자들도 잡는 매력 24.05.20 62 3 11쪽
9 8. 다시 시작하는 고등학교 생활 2 24.05.17 65 4 12쪽
8 7. 다시 시작하는 고등학교 생활 24.05.16 70 3 12쪽
7 6. 폭풍을 부르는 영기 3 24.05.15 69 3 12쪽
6 5. 폭풍을 부르는 영기 2 24.05.14 68 3 12쪽
5 4. 폭풍을 부르는 영기. 24.05.13 68 3 12쪽
4 3. 압도적인 능력치에 히든능력까지 (2) 24.05.10 77 2 11쪽
3 2. 압도적인 능력치에 히든능력까지 24.05.09 81 4 12쪽
2 1. 눈 떠보니 고등학생 1학년 24.05.08 100 4 12쪽
1 프롤로그 24.05.08 110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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