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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폭발 회귀한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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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멋진오소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3:16
최근연재일 :
2024.06.14 19:13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426
추천수 :
62
글자수 :
132,301

작성
24.05.08 15:21
조회
109
추천
4
글자
8쪽

프롤로그

DUMMY

“작가님. 그냥 다른 작품을 준비하시죠.”


작품을 올리고 걸려온 전화 너머로 담당자의 차가운 한마디가 들렸다.

영기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새하얘졌다.


“다른 작품이요?”


영기는 제대로 못들은 척 담당자에게 되물었다.

다시 시작이라니 이 작품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담당자가 다른 사람에게 말할 걸 자신에게 잘못 말한 거다.’

갖가지 행복 회로가 영기의 머리에서 빠르게 돌아갔다.

허나 담당자의 답은 칼 같았다.


“네.”


짧고 굵은 한 마디에 영기의 행복회로는 멘탈과 함께 펑 터졌다.


“작가님. 이 작품은 아니에요.”


매서우면서 시퍼런 칼 같이 날카롭고 냉정한 담당자는 영기의 마음에 대못을 박았다.

그는 스파르타 보다 더한 매정함으로 작가들을 쥐어짜는 걸로 알려졌다.

당근 따윈 없는 채찍만 휘두르는 담당자.

‘작품은 돈이 돼야한다.’

이런 철학을 가지고 작가들을 들들 볶았다.

작품의 가치를 돈으로 매기는 담당자였다. 그와 함께하다가 성공한 작가도 있지만 떨어져 나간 작가가 더 많았다.

영기는 그와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여기까지 하고 다른 작품 준비하세요.”


담당자는 수차례 같은 래퍼토리의 전화를 걸었다. 그때마다 영기의 마음은 착잡했다.

연재 중단한 작품만 수차례.

기획한다고 날린 시간만 수 십 시간.

담당자는 성적이 저조하면 영기를 계속 쪼았다.

다시 기획해라! 다른 걸 써라! 성적이 안 된다!

영기는 폭포같이 흐르는 진땀을 닦기 바빴고 담당자의 전화가 두려웠다.


이세계 메카닉.


영기가 많은 시간을 들여 간신히 건진 작품이다.

이거다! 이 작품이다!

이거라면 날아오를 수 있다.

작품을 긍정적으로 보는 영기를 담당자는 단번에 박살냈다.


“작가님. 생각은 착각입니다. 이러면 성적이 안 나옵니다.”


담당자는 영기의 마음과 정신을 사정 없이 때렸다. 그의 손이 떨렸다. 정신을 추스르며 영기가 물었다.


“갑자기 왜 그러시는지?”

“왜 그러긴요? 작가님. 잘 아시잖아요.”


담당자는 영기를 거세게 쏘아댔다.


“작품 성적이 안 나오잖아요. 작품 성적이!”

“그건 그런데 아직 반도 시작 안했는데.”

“작가님. 10화에요. 10화!”

“네...10화죠.”


영기의 목소리가 기어 들어갔다. 담당자의 거침없는 말에 생각할 틈이 없었다.


“작가님. 10화면요. 성적이 어느 정도 성적이 나와야 합니다.”

“...”

“조회수도 그렇고 추천수도 그렇고 너무 저조하잖아요.”


담당자의 말투에 날이 잔뜩 서있었다.

마치 영기의 목을 금방이라도 벨 듯한 기세였다.

반박하자니 하나하나 다 맞는 말이었다.

요즘같이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최소 10화, 최대 15화안에 성적이 나와야했다.

10화, 15화 이후에 성적이 나는 사람도 있지만, 영기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었다.


“이거 하나만 묻죠. 작가님이 대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가요?”

“...어 그러니까 기계공인 주인공이 판타지 세계로 가서 전투 기계를 만들고 휩쓰는 일들을...”


영기는 잔뜩 긴장한 나머지 말을 더듬었고 설명이 중구난방이었다. 자기가 말하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아.”


담당자는 영기가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영기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훔쳤다.


“그거 재미있어요?”


재미있는가?

담당자에게 수 천, 수 만 번은 들었다.

여기서 영기가 재미있다고 말하면 담당자의 수많은 질문 세례가 쏟아진다.

어디가 어떻게 왜 재미있나?

독자들은 재미있어 할까?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질문에 질문을 얹는다.

영기는 답도 못하고 자신의 작품에 자신이 없어졌다. 담당자는 거침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작가님 그냥 편하게 따라 쓰세요. 굳이 이세계에 가야 한다면 주인공이 공작가든 뭐든 회귀해서 전투기계를 만드는 식으로 스토리를 짜세요. 대박치는 답이 정해져 있는데 왜 꼬아버리실까.”


영기는 절로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써라.’


이 말을 면전에서 그대로 말하고 싶었다.

대세에 편승하면서도 자신만의 글이 영기가 추구하는 글이었다.

지금의 영기는 추구할 수 없었다. 그러니 그는 순순히 수긍했다.


“...다른 작품 기획하겠습니다.”

“하아. 네. 제발 그래주세요.”


한숨 쉬는 담당자와의 전화를 끊으며 영기는 눈을 감았다.


“하아아아아아!”


영기는 머리를 뒤로 젖혔다가 눈을 떴다. 한창 작업 중이던 11화의 글들이 보였다.


“X발!”


쾅!

영기는 주먹을 불끈 쥐며 책상을 힘껏 내리쳤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마우스 옆에 있던 큰 컵이 넘어졌다. 물이 엎어지며 흘렀다.

쾅!

영기는 신경 쓰지 않고 다시 한 번 내리쳤다.


“하아. 진짜.”


영기는 씩씩대며 분을 삭였다. 담당자 말 하나하나가 마음에 안 들었다.


“뭐라고 답하라는 건데?”


영기는 그의 말을 반박할 수 없었다. 조목조목 다 맞는 말이었다.

하루빨리 돈을 벌어야하는 자신에게 시간이 없었다.


“슬럼프만 아니었어도 진짜!


영기는 자신의 처참하고 비루해진 모습에 한탄했다.


“후우!”


천장을 바라보며 크게 숨을 불었다.

화는 잦아들 기미가 안 보이는데, 서글픔까지 몰려왔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지?’

영기는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겼다.


5년 전.


[번뜩이는 이영기 작가를 주목하라!]

[데뷔작부터 심상치 않다? 이영기, 필명 불꽃놀이의 화끈한 데뷔!]

[그의 필명 불꽃놀이 필명대로 데뷔작의 엄청난 임팩트!]

[불꽃놀이 작가의 다음 신작이 기대되는 이유.]


영기의 성공적인 데뷔와 동시에 웹소설 계가 들썩였다.


혜성.

초신성.

대형 신인.


앞으로가 기대되는 기대주.

슈퍼루키.


데뷔 당시 영기에게 붙은 수식어였다. 작품은 큰 붐을 일으켰다.

마치 그의 필명대로 크고 화려하게 터졌다. 작품은 많은 사람의 뇌리에 강렬하게 기억됐다.


잘나가는 영기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슬럼프는 시한부 선고나 다름없었다.

그는 슬럼프에 맞설 준비가 안됐다.

슬럼프에 허덕이며 방황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영기의 모습은 피폐해졌다.


그가 간신히 슬럼프에서 나왔을 때,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단 하나만 남아있었다.


반짝이.


영기의 필명 불꽃놀이는 반짝이라는 수식어처럼 허무하게 끝났다.

시간은 영기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그는 대세를 못 따라가고 뒤쳐졌다.


영기의 나이 어느 덧 35세, 시간이 갈수록 초조하고 압박감에 짓눌렸다.

예전처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빵빵 터뜨리고 싶어도 자신보다 뛰어난 작가들이 매년 나타났다.

영기의 가슴 한 쪽이 아렸다.

‘왜 슬럼프를 빠르게 이기지 못했을까?’


현실을 서서히 받아들일수록 자신이 한심했다.

“돌아 갈수만 있다면 돌아갔으면 좋겠네.”


영기는 망상에 가까운 말을 멍하니 중얼댔다.


“아니 좀 더 어린 나이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돌아만 간다면 확실히 준비할 텐데.”


남들에게는 망상일 뿐이지만 영기에게는 잠깐의 즐거움이었다.


“응? 이게 무슨 냄새지?”


그때 영기의 코끝을 찌르는 탄내와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파직! 파직! 위이이이이잉!

뒤이어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영기는 서둘러 연기가 나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물에 젖은 본체와 멀티 콘센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스파크가 터졌다.


“아, 큰일 났다!”


서둘러 전기를 내리려 했지만 때는 늦었다.

불길이 높게 치솟았다.

순간 영기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뭐, 뭐야!”


당황하는 영기의 말을 끝으로 큰 소리가 울렸다.


펑!


컴퓨터가 폭발했고 영기는 폭발에 휘말렸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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