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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퍼 님의 서재입니다.

168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세스퍼
그림/삽화
발아현미우유
작품등록일 :
2014.12.22 01:52
최근연재일 :
2019.09.28 16:11
연재수 :
2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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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85,206

작성
19.09.2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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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레인) 기약이 없는 약속의 땅 (8)

DUMMY

후-.

한 번의 호흡.

그 거센 들숨은 마치 휘파람처럼 날카로운 울림을 만들어냈지만, 그건 경쾌함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었다. 날숨을 대신하여 사방에 번지는 것은 다름 아닌, 한때 생명이었던 자들의 붉은 흔적들.

짙은 밤하늘 아래서도 선명하게 빛나는 피의 향연을, 헥토르는 가장 먼저 팔이 잘렸다는 이유로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감상할 수 있었다.


“후-.”


다시 한번, 앞니 사이로 스며드는 커다란 호흡.

기사의 영력을 가장 높은 효율로 머금을 수 있다는 이스누시아산 연철검도 아니다.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말단 용병들에게나 지급되는 조잡한 철검. 심지어 그녀는 자신이 반으로 잘라죽인 제국의 기사로부터 훨씬 질이 좋은 검을 노획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


그녀, 앨리스 ‘드리브달’에게는,

이미 손에 들린 무기란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괴, 괴물인가......”


이미 한번 그녀와 검을 맞대보았다.

제국의 기사에게 ‘드리브달’의 이름을 가진 자와 검을 맞댄다는 것은, 영광이나 은혜의 수준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의미한다. 더군다나 그 ‘기회’가 짧은 대련도 아닌 실전이라면, 억만금을 주더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었어야 할 터.


그러나 헥토르는 실망했다.

이 가볍고 천박하기 그지없는 입을 가진 여인이 정말로 ‘드리브달’의 혈족인가?

근엄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부하의 목이 꿰뚫렸다는 이유로 전의를 상실하고 도망친 여자가 정말로 그 ‘아론 드리브달’의 후손이란 말인가?


헥토르가 제국의 다른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드리브달’이라는 이름에 가지고 있었던 경외심이 무너지는 순간, 그는 곧바로 이번 전쟁에 ‘흥미’를 잃게 되었다. 마지막 작전에 투입되기 직전까지도 그는 제국기사로서 무언가가 결여된 느낌을 안고 있었다.


자신의 오른팔이 잘려나가기 전까지는.


“하하, 괴물이라.”

쓴웃음과 함께 팔을 내리는 앨리스. 그와 동시에 검에 붙어있던 살점들과 그 살점들에 붙어있던 핏방울들이 폭포처럼 땅으로 처박히며 붉은 기운을 빼앗긴다.

“웃기는 일이지. 성자와 괴물의 차이가 고작 입고 있는 제복에 따라 결정되는 거였다니 말이야.”


“.......”


그녀가 찬란한 학살의 폭풍 속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잡아내었다는 사실과, 이 모든 참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얼굴에 피 한 방울 허용하지 않았다는 사실. 어느 쪽에 감탄해야 할지 헥토르가 고민하고 있는 사이, 앨리스는 어느새 제국 병사의 목을 잡아 부러트리고 있었다.


“겸손은 어중간한 자들의 은폐용 자위일 뿐이다. 자신의 강함을 드러내되, 남을 존중하는 것을 잊지 마라. 타인의 위엄을 제일 먼저 엿볼 수 있는 건 외모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적발을 소중히 하고, 아름다움을 만끽해라. 너의 혈통은 함부로 나눠줘서는 안 되는 국가와 황제폐하의 재산이다. ‘드리브달’이라는 이름에 부족하지 않은 남자의 씨앗만을 품어라. 설령 그게 너의 아버지라 할지라도.”


“.......뭐라고?”


“앗차차, 마지막 거는 비밀이랬나?”

비릿한 웃음.

다가오는 그림자.

헥토르는 본능적으로 검을 잡으려 했지만, 자신의 오른팔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앉은 채로 뒷걸음질을 해야 했다.

“비밀을 지키는 방법이란 건 생각해보면 간단하지. 아무리 입으로 내뱉어도, 알고 있는 사람을 모두 죽여 버리면 비밀은 비밀인 채로 남아있을 수 있잖아.”


“.......”


“그런 의미에서-,”


번뜩이는 눈빛, 그보다 더욱 확연히 빛나는 검날.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헥토르는 자신의 왼손, 그리고 양발이 주인을 잃는 과정을 생생히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다.


“끄으윽.......!”


“너 정도 되는 기사라면 과다출혈로 죽을 일은 없겠지.”

앨리스는 다른 제국의 기사와 병사들에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검에 묻은 헥토르의 피를 가볍게 털어내며 웃었다.

“내 이름의 비밀을 허락해줄 테니까, 오늘 너는 거기 앉아서 모든 걸 눈에 담고, 피부로 느껴. 그리고 돌아가서 오늘 듣고 느낀 모든 걸 모두에게 알려주는 거야.”


“그게 무슨....... 무슨-”


“이 전쟁에서 내가 죽든, 아니면 너네가 죽든 네 임무는 똑같다는 거지.”


앨리스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지고, 섬뜩한 무표정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만약 헥토르에게 영력이 담긴 목소리를 낼 여력이 있었다면,

그는 앨리스의 뒤로 달려드는 병사들에게 도망치라고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그들이 맞이할 미래는, 지금 사지에서 느껴지고 있는 고통보다도 확연한 것이었으니까.



후-,

익숙한 호흡.


앨리스는 몸을 틈과 동시에 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그리 빠르지 않은 동작이었기에 몇몇 병사는 무기를 들어 방어태세를 취했고, 몇몇은 뒷걸음으로 간격을 벌리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내려진 결과는 같았다.


“?!”


“크아악!”


무기와 함께 몸이 동강 난 자들,

앨리스의 검이 닿지 않았음에도 가슴에서 피를 쏟으며 고꾸라지는 자들,

간격을 벌리며 동시에 방어까지 한 자들은 손목이나 팔이 잘리는 선에서 끝날 수 있었지만, 그걸 축복이나 행운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너지는 전열의 병사들.

앨리스는 이에 멈추지 않고, 그대로 자신이 무너트린 병사들의 신음 위로 뛰어올라 영력이 실린 기합을 내지른다. 무거운 영력이 실린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 육성 자체가 인간의 것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야성적이고 게걸스러웠기에,

1군단의 병사들은 원초적인 수준에서 올라온 뇌의 비명으로 인해 몸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


“정신 차려라! 적은 한 명이다!”


그나마 앨리스의 포효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얼굴은 기사들뿐. 그중 한 여인이 무기를 바닥에 떨어트리는 병사들을 향해 독려의 고함을 내질렀지만,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영력은 도리어 사냥감을 찾던 앨리스의 후각을 자극하는 결과를 낳고 있었다.


“-!”


도약을 마치고 어느 병사의 갈비뼈를 짓뭉개며 착지하자마자, 앨리스는 관절이 뒤틀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격하게 방향을 뒤틀어 두 번째 도약을 감행한다. 덕분에 디딤판이 된 병사는 대부분의 장기가 파열되며 몸의 모든 구멍으로 피를 쏟아야 했지만, 그 병사의 숨이 끊어지는 것보다 여기사의 머리가 땅으로 떨어지는 게 먼저일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으앗.......”


다른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검과 함께 머리가 잘린 여기사. 처참한 그녀의 최후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정예 군단의 기사, 그 선명한 영력으로도 저 ‘괴물’의 일격 한 번을 견딜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황제폐하의 직속이라는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1군단.

그리고 이런 자부심은 강한 유대감으로써 작용하여, 1군단의 장병들과 기사들은 다른 군단들과는 달리 서로를 존중, 상호보완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평시작전을 수행하거나 부대의 분위기를 평온하게 유지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었지만, 문제는 이 1군단 자체가 실전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교리상 병사들의 존재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기사 지휘관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하며, 기사가 전장에서 싸우는 동안 실제적, 전략적으로 그들을 보좌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전장은 이렇게 이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전을 경험한 부대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든든한’ 아군 기사가 적의 기사, 그것도 고작 한 명에 의해 와르르 무너졌을 때,

남은 자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1군단 병사들에겐 너무도 생소한 문제였다.


“뭐하고 있나?! 적은 혼자다! 우회해서 성벽으로 진격하란 말이다!”


영력을 실어 고함을 외치면 ‘그녀’의 표적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당당히 앞으로 나선 1군단의 기사. 대대장이라는 직함이 그를 움직인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1군단의 기사로서, 아니, 제국의 기사로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림자의 이름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무, 물러서지 마라! 움직이지 않는 자는 내가 직접 목을 베겠다!”


“먼저 시범을 보여주시죠, 중령님.”


어느새 눈앞으로 다가와 검을 휘두르는 앨리스. 대대장은 자신의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검을 들었고, 다른 기사들과는 달리 뒤로 밀려나는 것만으로 그녀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물론 앨리스의 강공이 한 번만으로 끝날 리 없었기에, 그는 필사의 저항을 연속으로 이어가야 했다.

물론, 이 ‘끈질김’이야말로 그가 처음부터 노리고 있었던 것.


경직되었던 먹색의 물결이 다시금 성벽을 향해 꿈틀거리고 있었다.







“단신으로 수천의 군단 정예병을 막아 세우다니, 과연 드리브달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네요.”


“.......”


아크는 대답하지 않는다. 이 망자의 목소리가 진정으로 경탄을 머금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노골적인 반감을 머금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가 없었던 탓이었다.


“하지만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인간. 저런 기세를 영원히 유지할 수는 없겠죠. 아마 저쪽도 대장님이 지칠 때까지 최강의 기사전력은 숨기려는 거 같고.”

곧바로 흥미를 잃은 것처럼, 아크를 향해 몸을 돌리는 망자, 데니스.

“선택의 시간입니다, 중부지부장님.”


“선택?”


“여기서 요격을 나가 앨리스 대장님을 지원하느냐, 아니면 그녀가 최대한 시간을 끌어주고 있는 사이 성벽의 보수를 이어가느냐의 선택이죠.”


“.......”


“뭐어, 제가 지휘관이 아니기에 뭐라 확답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둘 모두 그리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군요. 가용한 모든 병력을 이끌고 요격을 나간다 해도 저 1군단 병력을 전멸시키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고, 성벽을 추가로 보수한다고 해도 저 병력이 온전히 교전에 임한다면 빠르게 이를 돌파할 수 있겠죠.”


“.......정말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나?”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아크의 목소리에, 데니스는 어깨를 으쓱한다.


“협회가 블라고슬로바 북부에서 이미 제국의 정예병과 교전한 경험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때는 인형, 수인들의 도움을 받기까지 했음에도 그들을 물리치지 못하셨죠. 똑같은 정예병에, 이번엔 숫자도 더 많습니다. 객관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긴 어려운-”


“저들이 어떤 집단인지는 잘 알고 있다. 전투의 향방은 준비가 되어있느냐, 그렇지않느냐의 차이겠지.”

어느새 피가 흘러내리고 있는 아크의 오른 손목.

그리고 그의 피는 공중에서 서서히 형상을 이루기 시작하더니, 이내 완벽한 ‘검’이 되어 어둠에 녹아들었고,


그의 왼손은,

자연스럽게 무전기를 잡고 있었다.





“중부협회, 동부협회, 서부협회 해결사 전원, 앨리스를 도와 교전을 시작한다.”


작가의말

부족한 글을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어색한 문장이나 문맥, 오타가 있다면 지적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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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인) 기약이 없는 약속의 땅 (8) 19.09.23 50 2 11쪽
267 (레인) 기약이 없는 약속의 땅 (7) +2 19.09.18 72 3 9쪽
266 (레인) 기약이 없는 약속의 땅 (6) 19.09.12 53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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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레인) 뒤틀린 눈빛과 어두운 그림자 (7) 18.11.02 11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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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레인) 뒤틀린 눈빛과 어두운 그림자 (5) 18.10.23 12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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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레인) 뒤틀린 눈빛과 어두운 그림자 (3) 18.10.13 10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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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레인) 돌아온 자들의 도시 (8) 18.09.17 111 2 12쪽
233 (란) 돌아온 자들의 도시 (7) 18.09.12 121 2 12쪽
232 (란) 돌아온 자들의 도시 (6) +1 18.01.14 171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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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란) 돌아온 자들의 도시 (4) +2 18.01.04 163 3 13쪽
229 (란) 돌아온 자들의 도시 (3) +1 17.12.30 173 4 13쪽
228 (란) 돌아온 자들의 도시 (2) +2 17.12.25 150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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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란) 그림자를 먹고 사는 것들 (10) +4 17.12.15 204 3 14쪽
225 (란) 그림자를 먹고 사는 것들 (9) +2 17.12.10 208 4 12쪽
224 (란) 그림자를 먹고 사는 것들 (8) +2 17.12.03 159 4 12쪽
223 (란) 그림자를 먹고 사는 것들 (7) +1 17.11.27 141 4 15쪽
222 (란) 그림자를 먹고 사는 것들 (6) +2 17.11.22 17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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